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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coolrufseoul/220699864754
높은 곳에 올라가서 풍경을 보면 다른 건물들의 옥상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유난히 옥상 바닥은 초록색인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진출처: 네이버 지도 위성사진
네이버 지도에서 위성사진으로 찍어본 풍경입니다. 다른 색에 비해 녹색이 많죠? 왜 그럴까 궁금해서 이리저리 찾아보았는데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답은 옥상의 방수 시설 설비에 있었습니다.
'썰'은 많습니다. 숲을 만드는 대신 옥상을 녹색으로 칠했다든가.
비행기 조종사의 시야를 편하게 하려고 그랬다든가.
지붕이 없는 경우, 옥상은 뻥 뚫린 공간으로 비상시에는 사람들의 대피 장소로 이용됩니다. 옥상에 거주시설을 설치하여 소위 말하는 ‘옥탑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옥상은 건물의 다른 공간보다 비와 햇볕에 노출되는 횟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방수 시공을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옥상에 방수 시공을 하지 않으면 건물 내부로 물이 스며들어 건물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곰팡이 등 건강에도 좋지 않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옥상 아래층에 사는 사람들은 천장에 얼룩이 생길 수도 있고요.
그래서 옥상에는 보통 ‘우레탄 방수제’ 라는 강력한 방수 페인트를 바르게 됩니다. 이 방수 페인트에는 ‘산화크롬’이라는 물질이 들어가는데 물과 알코올에 녹지 않으며 짙은 녹색을 띱니다.
산화크롬입니다. 출처는 위키미디어 커먼즈.
별도의 색을 넣지 않을수록 페인트 값이 줄어들 테니, 옥상 등 대량의 우레탄 방수제를 사용할 경우 녹색 페인트를 많이 쓰게 되었지요. 주차장 바닥 이 녹색인 경우도 지하주차장 역시 습기가 쉽게 차고 비오는 날 등 물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재미있는 시도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옥상이 너무 덥기 때문에 옥상에 나무 등을 심어서 온도를 낮추는 방법도 있지만, 더 간단하게는 흰색 우레탄 방수 페인트를 발라서 열 반사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을 ‘쿨루프’ 라고 합니다. 쿨루프용 흰색 페인트를 칠한 곳은 햇빛과 열의 75% 이상을 반사시킨다고 합니다. 초록색 페인트에 비해 10도 정도 온도가 내려갔다고 해요. 이렇게 지붕 색깔을 흰색으로 바꾸면 실내 온도도 4,5도 가량 낮아지고 냉방 에너지도 절약된다고 합니다.
흰 지붕이라는 걸 생각하면 어떤 나라가 떠오르세요? 행톡지기는 그리스의 산토리니가 떠오릅니다. 사실 쿨루프의 원조는 그리스의 산토리니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얀 지붕이 많죠? 현재 쿨루프 시공을 추진하는 대표적인 단체는 ‘십년후연구소’ 라는 곳입니다. ( http://blog.naver.com/coolrufseoul ) 냉방에너지 사용을 줄여 도시의 열섬효과를 줄이고 탄소배출도 줄이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이미 뉴욕을 비롯한 전세계 40개 도시에서 화이트루프(쿨루프) 캠페인을 함께 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옥상'의 역사 자체가 짧은 편인 것도 알고 계신가요?
한옥은 옥상이 없는 구조고, 초기 단독주택도 슬레이트나 기와로 지붕을 덮었죠.
옥상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근대 고층건물부터라는 사실..베이비...
옥상 바닥이 하얗게 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저는 가장 먼저 옥상 청소할 걱정부터 들긴 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냉방비와 탄소배출이 줄어들까요? 쿨루프, 정말 기대되는 캠페인이네요.^^
화이트루프 팩토리 첫 좌담회 이야기>
페인트 제조사를 통해 알아본 쿨루프 페인트 A to Z,
어떻게 만들어지고 효과는 무엇인가?
십년후연구소가 화이트루프(쿨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4년 8월 28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당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대로변의 건물 3층에서 ‘서울그라픽스’라는 복합문화공간을 준비하고 있던 십년후연구소는 건물 개보수 과정에서 옥상방수 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무렵 “가장 효과적인 온실가스 저감전략”으로 인정돼 쿨루프 설치 의무화가 추진되고 있던 미국의 사례를 눈여겨보고 있던 조윤석 소장의 제안으로 우리가 사용할 공간에서 직접 효과를 체감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습니다. 때마침 원전하나줄이기와 에너지자립 사업을 펼치고 있던 서울시에서도 관심을 표명하여 단순한 시공이 아닌 ‘서울형 쿨루프’ 시범행사로 치러지게 되었습니다. (기사 서울시 '에너지 절약 쿨 루프' 시범사업 시작 )
우리가 확인한 화이트루프 효과를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다들 무릎을 치며 비슷한 질문을 합니다. “아하, 여름엔 흰색옷을 입어야 시원한 것처럼 건물도 마찬가지구나!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그동안 우린 왜 녹색으로 옥상을 칠해온 거지?”, “옥상 색깔이 녹색이 된 데는 그래도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전문가들도 그 이유를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기원을 알 수 없는 녹색 일색의 옥상. 이 방수페인트의 색을 흰색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실내온도가 내려가고 건물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는 사실, 어차피 7~8년에 한번씩은 옥상 방수공사를 해야하는데, 이때 페인트만 바꾸어도 에어컨 가동시간을 줄여 도시열섬과 열대야를 완화하고 뜨거운 지구를 식힐 수 있다니, 나도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자신감이 솟구쳤습니다. 이렇게 한번 맛본 자신감의 싹이 조금씩 자라나 올해는 6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할 만큼 자라났습니다. 여기에 서울시와 네이버, 베이직하우스, 그리고 페인트 제조회사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2016년 4월 26일 화요일, 십년후연구소는 쿨루프용 차열(방수)도료 제조회사 노루페인트와 두온에너지원의 담당자들을 초대하여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구를 식히는 60일, 쿨루프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는 노루페인트와 두온에너지원의 마케팅, 기술개발 담당자들을 모시고 쿨루프 프로젝트의 의의와 효과, 쿨루프용 페인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도 짚어보는 자리였습니다. 십년후연구소에서는 좌담회에서 나눈 정보와 아이디어들을 소개하여 많은 분들이 쿨루프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노루페인트, 두온에너지원, 십년후연구소 좌담회 모습
- 시간과 장소 : 2016년 4월 26일 오후 2시
- 패널 : (주)노루페인트 신재석 과장(건축기술4팀), 김치훈 대리(공업4팀), (주)두온에너지원 이종형 부장팀장(마케팅팀), 허원석 팀장(영업 1팀), 김학원 대리(영업 1팀), 십년후연구소 조윤석, 송성희, 김지은
쿨루프에 쓰이는 페인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십년후연구소(이하 십년후): 자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십년후연구소는 올해 쿨루프 캠페인을 지구의날인 4월22일부터 일년중 태양이 가장 오래 머무는 6월 21일 하지까지 60일간, 서울시내 옥탑방 거주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페인트와 부자재를 후원하는 노루페인트와 두온에너지원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먼저 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쿨루프용 페인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노루페인트(이하 노루): 노루는 70년 역사의 페인트 종합회사입니다. 2009년부터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기능성 차열도료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주택 에너지 절감을 위해 차열 페인트 ‘에너지세이버’를 개발하게 되었는데요, 국내에서는 아직 보급이 덜 되어 시장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을 중심으로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고, 한국도 곧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기능성 차열도료의 판매가 미미하지만, 회사에서는 투자와 관심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기업에서는 꼭 필요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아직 시장의 수요가 형성되지 않은 제품을 사회적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십년후연구소의 쿨루프 프로젝트는 차열 페인트로 건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었고, 제조사로서는 어떤 격려보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다른 페인트 회사들도 에너지 절감 페인트 개발에 동참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쿨루프가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두온에너지원(이하 두온): 저희 두온은 태양광, 에스코 등 에너지 절감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쿨루프용 차열 페인트 ‘어드그린코트’ 또한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생산, 유통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차열 페인트는 초기 시장입니다.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현재 에너지 절감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모든 나라가 전지구적으로 동참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선뜻 나서기 힘는 일을 먼저 시작해준 십년후연구소에 감사합니다. 앞서 문을 열어준 노루페인트와 더불어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어 기쁩니다.
십년후: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지구 곳곳에서 확인되는 기후변화 현상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타들어가고 있는 도화선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나라 페인트회사에서도 차열도료를 만들어주어 내 집 옥상이라도 하얗게 칠할 수 있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감사합니다. (웃음)
차열 페인트가 무엇인지, 그 원리를 쉽게 설명해주세요.
십년후 : 그럼 본격적인 페인트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노루에서 출시하고 있는 ‘에너지세이버 우레탄’은 저희 캠페인에서도 차열 효과를 수차례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차열 페인트가 시원한 원리는 뭔가요? 빛을 튕겨내는 흰색의 성질 외에 어떤 성분들이 있나요?
노루: 기본적으로 흰색 페인트는 빛을 반사하는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흰색 안료라 하더라도 제각각 반사율이 다릅니다. 저희 ‘에너지세이버 우레탄’은 적외선을 반사하는 흰색 특수 안료를 이용하여 태양열을 반사하는 차열효과와 표면의 열을 대기중으로 방출하는 고방사 효과로 건물의 냉방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에너지세이버 우레탄’은 쿨루프용 도료에 대한 인증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 미국의 에너지 절감형 도료 인증인 CRRC(Cool Roof Rating Council)와 ENERGY STAR 인증을 획득하였으며, 차열 방수도료로 국내 특허(등록번호 제 10-1225069호)도 함께 취득했습니다.
두온: 저는 단열과 차열의 원리를 비교하면서 저희 ‘어드그린코트’의 차열 원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단열도료는 열을 축적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겨울철 다운 의류처럼 공기층을 형성하여 그 안에 열을 머금습니다. 반면 차열도료는 공기층이 없는 무공질(無孔質)로 되어 있어서 열을 머금지 않고 반사하는 원리입니다. 열을 튕겨내는 성질이라 표면 온도와 건물 내부 온도가 덜 뜨거워집니다. 양철지붕은 한여름에 150~170도까지 표면온도가 상승합니다. 콘크리트도 한여름 표면온도가 80도까지 올라 옥상에서 맨발로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차열도료를 칠하면 표면온도는 30도, 실내온도는 5도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에너지관리공단 자료를 보면 실내온도 1도당 에너지효율이 7~8%라고 하는데요, 이를 대입하면, 실내온도가 5도 떨어지게 되면 에너지효율은 40% 정도 향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차열페인트 어드그린코트는 미국 CRRC는 물론 일본의 JIS 인증까지 획득한 국내 유일의 도료입니다. 또한 국내 및 국제특허를 획득해 현재에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노루 : 단열과 차열 효과를 동시에 부여하기 위하여 도막내 공기층 부여를 하기 위하여 ‘중공상(中空狀)’ 특수물질를 사용하는데, 중공상은 가운데가 비여있고 공기층이 있는 물질입니다. 노루페인트의 ‘에너지세이버 우레탄’은 차열효과 및 단열효과기능 부여를 위하여 중공상 물질와 적외선 반사안료를 적절한 비율로 혼합하여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 모두 대응해야 합니다. 건물이 구조적으로 단열에 취약한 상태라면 중공 물질이 포함된 페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노루페인트 김치훈 대리. 2014년 8월, 쿨루프서울 1호가 된 신사동 옥상 시공현장에서 십년후연구소
멤버들과 인연을 맺게 된 그는 쿨루프 캠페인의 모든 과정을 함께 해왔다. 건물에너지 부문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기술자문, 페인트 시공 방법, 필요한 자재들의 지원, 현장실사까지,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 않고 달려와준 든든한 우군이기도 하다.
차열 페인트로 겨울철에는 추워지는 것 아닌가요?
십년후: 페인트에도 이렇듯 단열/차열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잘 알기가 어려운데요, 쿨루프용 페인트의 열 차단의 원리가 단지 하얀 색의 빛반사 효과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이 자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기술을 잘 골라서 사용하면 생각보다 쉽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군요. 자, 그럼 자연스럽게 화이트루프의 겨울철 패널티 현상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저희가 화이트루프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여름에 흰색으로 칠해서 시원한건 좋은데 그럼 겨울에는 추워지는 것 아니냐는, 일명 겨울철 패널티에 관한 우려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듣고 싶군요.
두온: 네. 맞습니다. 일반인들이 흰색 차열도료에 대해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하지만 실제 건물에서 페인트가 겨울철 단열성능에 미치는 작용은 극히 미미합니다. 단열은 벽체의 두께나 단열재 성능 등 건물 자체의 단열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저희 페인트가 차열효과가 있긴 하지만, 겨울철 단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단열을 강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십년후: 게다가 겨울철은 일조시간이 짧고, 여름에 비해 태양의 고도가 낮고, 한국의 겨울 기간 90일 중에 맑은 날은 연평균 12일뿐이어서 햇빛이 건물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름의 그것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경북대학교의 연구에 의하면, 여름철 흰색 옥상 표면은 검은색 옥상 표면에 비해 최대 19도까지 낮아졌지만, 겨울철 옥상 표면온도는 3~9도 정도의 차이를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겨울철 패널티가 걱정되어 여름철 쿨루프 효과를 포기해야 할 이유가 조금도 없다는 거죠.
두온: 네. 실제로 겨울철 일사량은 여름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화이트루프의 영향도 3분의 1로 줄어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여름 도심에서는 외부온도 30도 정도가 되면 대부분 에어컨을 가동하게 됩니다. 외부온도 25도까지는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선풍기 정도로 지낼 수가 있습니다. 결국 실내온도 1,2도 차이로 에어컨을 가동하게 된다고 보면 쿨루프로 인한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거죠.
수성페인트와 유성페인트의 차이는?
십년후: 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노루의 ‘에너지세이버 우레탄’은 유성이고 두온의 ‘어드그린코트’는 수성인데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노루: 페인트를 칠할 때 도료에 물을 타면 수성이고요, 유기 용제(신너)를 쓰면 유성입니다. 수성이 유성에 비해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있긴 하지만 건물 외부 옥상면에 사용되는 방수페인트인 점을 놓고 보면, 수성이 아무리 좋아도 유성페인트의 내구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들려면 만들 수는 있지만, 유성의 효과에 상응하는 수성 페인트는 가격이 그만큼 더 비싸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저희 노루에서는 지속적으로 노력하여 수성 페인트를 개발하여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십년후: 얼마전 노량진 고시원 옥상 시공 현장의 경우, 옥상은 노루의 유성 페인트를 쓰고, 옥탑 지붕은 두온의 수성 페인트를 썼어요. 유성은 손에 묻은 자국이 몇일 동안 지워지지 않고 있었는데, 수성은 물로 씻으니 그날 바로 지워지더라. 손에 묻은 페인트가 잘 지워지는 건 좋은 일이었으나, 또 수성이라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두온: 하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수성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굳어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품 개발과정에서 촉진내후성 시험이라는 것을 거치게 되는데요, 자연 조건하의 일사량, 바람과 비, 온도, 습도 등 보다 더 가혹한 환경을 인위적으로 설정하고 강제로 재료의 열화를 촉진하여 내후성을 단기간에 조사하는 시험입니다. 일반 유성도료는 이 시험에서 300시간을 충족하는 정도입니다. 두온의 ‘어드그린코트’는 800시간 테스트를 통과하여 10년 정도 보장이 가능합니다.
(좌측부터) 두온에너지원 허원석 팀장. 이종형 부장. 노루페인트 신재석 과장
십년후: 하지만 실험실에서의 결과가 현실에서는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소재를 적용한 제품의 경우 검증될 때까지 일정한 시간이 경과해야 하는데, 새로운 제품의 경우 초기에는 검증이 불충분한 것 또한 사실이란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요, 제품 출시 초기 사용자들은 일종의 개척자 역할을 하게 되는데, 좀 할인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웃음)
두온: 물론입니다. 저희도 시범적으로 적용해볼 의사가 충분히 있습니다. (웃음)
노루: 유성은 이액형인데, 도료에 용제인 신너를 섞으면 화학적으로 결합이 일어납니다. 반면에 일핵성인 수성은 도료에 물을 타서 적절한 농도를 맞추게 되는데, 이때 도료와 물 사이에는 화학적 결합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페인트를 칠한 후 건조과정에서 물은 증발되어 빠져나가고 도료만 남아 표면에 융착되고, 한번 굳고 나면 다시 물을 만나도 희석되지 않습니다.
거주자가 직접 DIY로 시공을 할 수 있을까요?
십년후(조윤석): 실제로 현장에서 유성 페인트를 사용해보니 유독한 냄새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장갑, 마스크 등 안전보호구를 반드시 제대로 갖추어야 하고, 일반인이 직접 시공해볼 엄두를 내기엔 난이도가 다소 높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에 비해 수성 페인트는 확실히 유해한 냄새가 안 나서 작업하기가 한결 더 수월했습니다. 지난해 쿨루프 캠페인 기간중에 많은 분들이 페인트만 사다가 내손으로 직접 칠해보고 싶다며 저희 십년후연구소로 방법을 물어오셨습니다. 특히 건물주가 아닌 세입자가 자신의 집 옥상에 화이트루프를 해서 에너지를 절감하려면 아무래도 직접 DIY 시공을 시도하게 됩니다. 페인트 구입 정도야 내 돈 들여 한다손 치더라도 시공 인건비까지 지불하긴 힘드니까요. 그래서 지난해부터 저희가 노루페인트에 수성페인트를 꼭 좀 만들어달라는 당부를 드렸고, 노루에서도 쿨루프용 옥상방수 수성페인트를 5월초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페인트를 두 번에 걸쳐 칠하지 않고 두껍게 한번 칠하면 안 되나요?
두온: 그것은 차열 성능 때문인데요, 차열 성능을 위해서는 0.1mm 두께로 도포가 되어야 합니다만, 한번에 0.1mm를 도장하는거보다는 품질면에서 두 번 나누워서 도장하는 것이 차열 성능이 훨씬 더 좋습니다.
노루: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옥상 방수 시공은 주로 전문 도장업체에서 맡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십년후연구소의 쿨루프 캠페인에 힘입어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화이트루프를 해보려는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맞추어 수성 페인트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유념해야 할 것은, 유성 페인트 위에 수성 페인트를 덧입히는 것은 가능하지만 수성 페인트 위에 유성 페인트를 칠하면 절대 안 됩니다. 유성은 고분자 화학결합을 하기 때문에 결합이 훨씬 단단합니다. 그래서 유성의 신나 성분이 수성의 결합을 끊어버려 아래 수성 방수도막을 들고 일어나 균열이 발생합니다.
십년후: 네. 앞으로 옥상방수도료 DIY 시공이 늘고, 페인트도 수성과 유성이 양립하게 된다면 앞전에 시공한 페인트가 무엇인지 꼭 기록을 남겨놓았다가 다음 거주자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서울시가 2018년부터 도입할 예정인 건물이력제에 이 부분도 꼭 명기해야겠네요.
칠하고 남은 페인트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십년후 : 마지막으로 시공 후에 남는 페인트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화학원료로 만들어진 페인트는 수성, 유성을 막론하고 모두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남은 페인트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집집마다 조금씩 남은 페인트를 필요한 이웃이 가져다 쓸 수 있게 하는 페인트스테이션 같은 것을 만들면 어떨까요? 페인트 제조회사들이 이런 일에 앞장서 주시면 좋겠습니다.
두온: 네. 아주 중요한 말씀이십니다. 십년후연구소와 같은 단체가 그런 일에 나서주시면 좋겠어요. 기업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웃음)
좌담회 모습
노루: 네. 맞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쿨루프협회 같은 조직이 국내에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쿨루프의 기준을 마련하고 그에 따른 규정이나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관련단체와 기업, 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회가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아무쪼록 쿨루프가 확대되어 지구의 지속가능성이 조금 더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페인트 제조사 담당자들과 직접 이야기 나눔으로써 차열페인트의 원리와 효과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구를 위한 쿨루프 캠페인을 같이 하고자하는 마음이 모아져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의 제안처럼 쿨루프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도록 단체· 기관 · 기업들의 협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협의조직을 위한 첫걸음을 떼는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참석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차열페인트 혹은 쿨루프 프로젝트 전반에 관해 궁금하신 사항이 있다면 아래 메일로 문의해주세요.
<쿨루프 서울 프로젝트> 십년후연구소 ▶ coolrufseoul@naver.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