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 가는 길 잠시 전나무 숲길의 상쾌함을 맛보기 위해 내소사에 들르기로 했다.
폭염과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올해, 나뭇잎들은 물들기도 전 말라 버린 초록으로 잎을 떨구거나, 행여 물든 단풍들의 끝자락도 희끗한 빛깔로 초라한 행색을 보이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내소사로 향하면서 예전처럼 울긋불긋 물들어 있는 산사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왠 걸, 내소사 주변 산야가 알록달록 물들어 있다.
주차장을 두르고 있는 단풍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오동나무들이 각양각색의 색깔을 뽐내며 시선을 사로 잡는다.
일주문 앞에는 천년을 훌쩍 넘게 살고 있는 할아버지 느티나무가 있다.
할머니 군나무 역시 대웅전 앞에서 천년 넘는 세월 동안 내소사를 지키고 있다.
음력 1월 14일 당산제를 지낸단다.
내소사 들어서는 길, 높고 푸르른 전나무 사이로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모습이 참 어여쁘다.
내소사에 단풍나무들이 이리 많았나?
가을이 한창일 때 오지 않아서 몰랐던 것일까?
여러 차례 방문했음에도 전나무들의 푸르름만 눈에 들어 왔었다.
오늘 마주하는 내소사는 생판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여기저기 울긋불긋한 나무들이 불쑥불쑥.
특히나 천왕문을 들어서기 전 왼편에 있는 네모난 연못을 두르고 있는 느티나무와 단풍나무의 빛깔은 무척이나 선명하고 화려하다.
흰구름 사이로 드러난 파란 하늘과 형형색색 아름답게 물든 산자락과 멋들어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벤치에 앉아 한참 그 모습을 눈에 담는다.
내소사 경내 풍경도 참 푸근하고 정스럽다.
서로의 사진을 찍어 주며 즐거워하는 이들, 딱 맞춤한 만큼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 정성스레 쌓아놓은 돌탑,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기와, 처마 끝에 매달려 흔들거리는 풍경 소리, 천년의 세월 경내를 지키고 있는 할머니 나무...
대웅전의 꽃문살은 나무결이 도톰하게 살이 오른 것처럼 조각되어 있고 그 예술성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단다.
애초 목적지였던 채석강은 밀물에 잠겨 거닐지 못했지만 한참 동안 발길을 붙들어 둔 내소사에서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설레이는 시간을 마음껏 누린 나들이였다
첫댓글 올해 마지막 단풍을 만끽하셨군요.
어제 친구들 16명이 25인승 미니 버스 빌려서 괴산 수력발전소변 산막이길 다녀왔어요.
제법 쌀쌀해진 기온과 구름 낀 날씨에도 관광버스 수십 대가 주차장을 꽉 채우고도 모자란 듯 보였어요.
인파의 90%이상이 거무티티한 등산복 차림의 70대 이상으로 보였고 그 모습이 어찌나 보기 싫던지요.
영숙씨처럼 청바지에 산뜻한 차림을 하면 어디가 병나는지,,,ㅉㅉ
나는요.
노랑색 상의, 곤색 바지에 주황색 모자였답니다^^
오늘 운동하러 6:30 뒷벌공원 나갔더니 손도 머리도 시리고 추웠어요.
환절기 건강하세요.
예년보다 보름이나 늦게 찾아온 단풍맞이 참 재밌어요.
멋진 복장으로 가을 단풍이랑 잘 어울리셨는걸요~^^
봄엔 화사한 색들이 많던데 가을엔 무채색 계열이 더 많이 보이긴 하더라구요.
소생과 소멸의 색들이 알게 모르게 작용하나 봐요.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건강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