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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온에서 수년·수개월 발효한 #묵은지 는 #김치 에 많은 유산균·면역 영양소뿐 아니라 뇌에 좋은 가바라는 성분이 풍부하다고 해요(왼쪽). 일반 김치는 아삭아삭한 조직감과 매우면서도 청량한 맛 덕분에 밥이나 다른 반찬과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답니다(오른쪽).
김치가 #면역력 에 좋다는 얘기는 날씨가 추운 겨울이라 자주 들으셨을 거예요. 유산균이 생산하는 젖산은 몸속을 순환하는 백혈구의 하나인 T세포의 면역 기능에도 도움이 되거든요. 양념에 들어가는 마늘·양파는 #항균작용 이 있을 뿐 아니라 황화합물 등 #항암물질 도 함유하고 있답니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면역 증진을, 생강의 진저롤은 항균 작용을 하지요. 또한 김치에는 비타민 A·B·C도 풍부하답니다.
신선한 김치를 낮은 온도에서 오랜 기간 숙성시키면 묵은지가 되지요. 이 과정에 맛이 계속 바뀌는데, 김치에 들어 있는 여러 종류의 유산균 중 가장 번성하는 종이 발효 과정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랍니다. 막 김장한 초기에는 유산균 중 #루코노스톡 과 #엔테로코커스 가 주류를 이루다가, 발효가 잘되어 여러 가지 맛이 조화된 맛난 김치가 되면 #락토바실루스 라는 유산균이 번성해요. 그 후 저온에서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는 오랜 기간 저장하면, 신맛이 강한 묵은지가 되는 것이지요. 이때는 락토바실루스 #브레비스 , 락토바실루스 #플랜타럼 등의 유산균이 많아져요.
묵은지는 오랜 기간 저장되면서 조직감이 약해져서 더 부드럽답니다. 신맛이 강한 묵은지는 #김치찌개 를 해서 먹거나, 고기를 구워 먹을 때 불판 위에 같이 구워 먹으면 더 맛이 있지요. 그 외에도 삼합 등 각종 #남도요리 에 재료로 사용되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지요.
묵은지도 김치가 가지고 있는 효능을 대부분 가지고 있어요. 독특한 사실은 묵은지에 #뇌활성 에 관여하여 머리가 좋아지는 성분으로 알려진 #가바 (GABA) 물질이 대량으로 함유되어 있다는 거예요. 일반 김치 100g에는 약 7㎎의 가바가 함유되어 있는데, 묵은지에는 약 9배에 달하는 60㎎의 가바가 함유되어 있어요. 어떤 연구에 따르면 특히 전라남도에서 생산된 묵은지에 가바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니, 그 비결을 밝혀내면 가바 함량을 대폭 높인 김치를 먹고 더 똑똑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재밌는 사실은 다른 나라에도 발효 채소 음식이 있다는 거예요. 독일의 양배추로 만든 자우워크라우트, 네팔의 군드록, 일본의 쓰케모노 등이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향신료 를 이용한 양념을 하고 발효시킨 형태는 외국에서 찾아볼 수 없어요. 그래서 김치가 우리나라만의 특징적인 음식이 된 것이랍니다. 한때 논란이 됐던 일본의 기무치도 #발효과정 을 거치지 않아 우리 김치와 차이가 있지요. 기무치는 일종의 #겉절이 와 같은 형태랍니다.
박현진·고려대 교수(식품공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