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지시에 따라 눈을 감자 , 내 주변으로 검은 터널이 열리는 것이 느껴졌다.
0. 001 초 만에 나는 거대한 참나무와 산사나무로 둘러싸인 야생화 초원에 서 있었다.
레프리콘은 클로버 (잎이 네 개) 가 그려진 빛나는 흰색 로브를 걸치고 있었는데 ,
클로버가 마치 방패처럼 그의 가슴을 가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즐겨 쓰는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번에는 나를 내려다 보았다.
나는 레프리콘과 비슷한 로브를 입고 있었고 , 가슴에는 밝은 빛깔의 붉은 장미가 새겨져 있었다.
" 임시로 당신 옷을 갈아 입혔소. "
그가 결의에 찬 모습으로 참나무 숲을 향해 성큼 성큼 걸어가며 말했다.
나는 서둘러 그를 따라갔다.
거대한 참나무들을 따라 걸어가니 블루벨 꽃이 카펫처럼 숲의 지면을 덮고 있었다.
나뭇잎 사이로 반짝거리는 빛이 불가사의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
속삭이는 목소리가 대기를 가득 채웠다.
" 그녀는 누구인가 ? "
" 그녀는 누구인가 ? "
그리고 다시 정적이 흘렀다.
위를 올려다 보자 , 하얀 수염을 기른 고대의 엘리멘탈이 우리의 방문을 지켜 보고 있었다.
그 역시 흰색 로브를 입고 있었으며 , 가슴에는 불꽃 휘장이 새겨져 있었다.
원뿔 모자를 쓴 그는 오른손에는 자신의 키보다 큰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그를 본 나는 마법사를 떠올렸다.
" 우리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하네 "
레프리콘과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 그가 인사말을 전했다.
그의 눈빛은 고대의 힘과 비밀로 빛났다.
" 우리의 젊은 친구는 자네에게 엘리멘탈에 관한 훌륭한 가르침을 주고 있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있기에 우리는 그대들을 동시에 가르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지. "
고대 엘리멘탈이 지팡이로 거대한 참나무를 가리키자 ,
나무에서 울퉁불퉁한 세 갈래의 뿌리가 뻗어 나와 의자 모양으로 변했다.
고대 엘리멘탈은 앞으로 걸어 나와 자리에 앉으며 ,
우리에게도 앉으라는 손짓을 보냈다.
나의 친구 레프리콘은 소개 인사를 까먹은 듯 했고 ,
이상하리만치 말이 없었다.
나는 레프리콘을 따라 고대 엘리멘탈이 말을 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 자네는 몸의 엘리멘탈에 대한 더 많은 배움을 얻기 위해 이 곳에 왔네. "
고대 엘리멘탈은 사교적인 인사말은 생략한 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 자네는 우리 젊은 친구에게 엘리멘탈들은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몸의 엘리멘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들었을 걸세.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 "
고대로부터의 비밀을 간직하고 수호해온 엘리멘탈 종족의 마스터
순간 이동으로 엘리멘탈 차원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 인간종의 타니스 헬리웰
나는 그의 질문에 당황했다.
여태까지 레프리콘은 항상 나의 질문에 답을 해줬었고 ,
나는 거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고대 엘리멘탈은 참을성 있게 대답을 기다렸다.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 대답할 만한 어떤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선택지는 딱 한가지 였다.
나는 고대 엘리멘탈의 몸 속으로 의식을 확장했고 ,
그 곳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둘러 보았다.
그 곳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거대한 에너지의 원천이였다.
그 곳의 모든 세포가 다 새로운 색깔과 소리로 진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 있는 모는 것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단 하나의 의식 , 바로 고대 엘리멘탈의 의식이었다.
내가 본래의 의식으로 돌아왔을 때 ,
고대 엘리멘탈이 내 친구 레프리콘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동정하는 투로 말했다.
" 그녀를 다루기가 쉽지 않겠군.
그렇지 않았나 ? "
" 왜 제 허락도 없이 저에 대한 추측을 하시는 거죠 ? "
나는 항의했다.
" 어쨌든 저와는 달리 당신 내부에서는 몸의 엘리멘탈을 발견할 수 없었어요.
이유를 모르겠으니 알려준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 그래 , 내 내부에 들어가니 무엇을 알 수 있었던가 ? "
고대의 엘리멘탈이 물었다.
" 세포들에 에너지가 넘쳐 보였고 , 그것들이 모두 당신의 의식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어요. "
나는 기억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 내 혼 (soul) 을 보았는가 ? "
"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항상 혼과 영 (spirit) 이 헷갈렸어요. "
내가 대답했다.
" 상대방이 사람일 경우 , 저는 그 사람의 전생과 이번 생의 목적이 보여요.
그리고 본래 가야 할 삶의 궤도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 아니면 벗어났는지도 알 수 있고요.
제 생각에 , 혼의 목적은 존재의 고차원적 측면일 뿐이에요.
그렇다면 영이란 무엇일까요 ?
흠 , 영은 생명의 불꽃인 성령인 것 같아요.
창조자는 우리가 전체의 신성한 계획에 부합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 모두에게 이 성스러운 불을 주셨죠. "
고대 엘리멘탈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내가 한 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더니 ,
다시 나에게 물었다.
" 그렇다면 자네는 내가 혼과 영을 모두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냐 ? "
" 말했듯이 제가 그것을 판단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판단하기도 어려운 걸요.
그러니엘리멘탈에 관한 판단 또한 유보할 수 밖에요. "
" 나는 자네의 판단을 묻고 있는 것이라네. "
고대 엘리멘탈이 대답을 재촉했다.
그제야 나는 스스로 골똘히 고민하지 않는다면 어떤 답도 얻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질문에 집중하며 다시 그의 몸 속으로 들어갔고 ,
그의 놀라운 생명력에 또 한 번 둘러싸였다.
직전의 경험처럼 , 그의 에너지가 신성한 영과 일치를 이루며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혼과 유사해 보이는 것은 발견할 수 없었다.
" 그래서 , 자네 대답은 ? "
고대 엘리멘탈이 내 친구 엘리멘탈처럼 눈썹을 추켜 세우며 물었다.
" 영만 있고 , 혼은 없었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이에요. " 내가 대답했다.
" 정답이네 " 그가 대답했다.
" 이제 젊은 친구 안으로 들어가 보시게 "
나는 내 친구 레프리콘 쪽으로 의식을 돌리며 마음으로 허락을 구했고
그의 승낙을 얻었다.
레프리콘의 몸 속으로 들어간 나는
고대 엘리멘탈에게서 느꼈던 그 생명력이 그에게는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 레프리콘의 내부에는 그의 스승인 고대 엘리멘탈의 내부와는 다르게 밀도가 매우 높았다.
나는 이 주제를 완전히 이해하고 싶어 더 자세히 그의 몸을 들여다 보았고 ,
직감적으로 레프리콘이 나와 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스승보다 더 조밀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혼란스러웠다.
나는 그의 몸에서 나의 의식을 거둬 들인 후 , 그들에게 내가 관찰한 것을 말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