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51)
● 제3장 살부(殺夫) 4회
“아저씨, 큰일 났어요. 제가 얼마나 찾아다녔다구요”
운가의 말에 무대는 무슨 영문인가 싶어 멀뚱한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왜? 무슨 일인데?”
“아, 글쎄.....”
운가는 다음 말이 얼른 입에서 나오질 않는다.
“무슨 일인데 그러지? 어서 말해보라구”
“저.... 아주머니가 왕파네 찻집에서.....”
“집사람이?”
“예, 찻집 안방에서.....”
“안방에서? 뭘 어쨌는데, 어서 말해 보라니까 그러네”
무대의 안색이 슬그머니 달라진다. 운가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서슴없이 지껄인다.
“아주머니가 말이에요, 서문 대관인 하고 같이 자고 있지 뭐예요”
“뭐? 그게 정말이야?”
“정말이라니까요. 그런 거짓말을 할 수가 있나요? 제가 직접 눈으로 보고 오는 길이란 말이에요”
“음-”
무대는 온통 상판을 일그러뜨리며 묻는다.
“왕파네 안방엔 뭣 하러 갔었는데?”
“오늘 과일을 너무 못 팔았지 뭐예요. 서문 대관인은 잘 사주거든요. 그래서 서문 대관인네 약방을 찾아갔더니 의원이 말하기를.....”
운가는 자초지종을 자세히 늘어놓았다. 그리고 말한다.
“제가 분해서 견딜 수가 없지 뭡니까.
아저씨는 이렇게 하루 종일 뼈가 빠지게 장사를 하러 다니시는데, 글쎄 아주머니는 남의 남자와 몰래 그런 짓을 하고 있다니...”
“오냐, 알았다. 내가 가만히 안 둔다. 연놈을 그저 요절을 내줄 것이니까 보라구”
무대는 무섭게 어금니를 악물며 주먹을 불끈 쥔다. 그리고 지금 당장 왕파네 집을 향해 달려갈 기세다. 운가가 만류한다.
“아저씨, 지금까지 거기 있지 않을 거예요.
제가 본지가 벌써 꽤 오래 됐거든요.
아저씨를 찾아다니느라 시간이 걸렸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내일 다시 두 사람이 만나거든 그때 쳐들어가도록 해요”
“음-”
무대는 고개를 끄덕인다.
운가와 무대는 내일 아침 왕파네 찻집에서 멀지 않은 어느 골목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집에 돌아간 무대는 시치미를 뚝 떼고 평소와 다름없이 하룻밤을 보냈다. 그러나 속으로는 금련이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 서문경과 둘이 눈이 맞았는지, 생각할수록 기분 나쁘고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내일 현장을 자기 눈으로 확인하면 결단코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고 이를 악물며 다짐을 하곤 했다.
다음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