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방폭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올레6코스 길을 따라 소정방폭포로 이동했다.
서귀포 앞바다를 끼고 걸으며 느림의 미학을 마음에 새겨 보는...짧지만 진짜 제주를 느껴보는 의미있는 시간!
소정방폭포를 도달하기 직전에 있는 이국적 풍경의 건물, 예전 소라의 성에 잠시 들어갔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호원 숙소로 지어진 이 건물은 1969년 완공돼 45년의 세월을 거쳐왔다.
1991년 2월 서귀포 주민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뒤 2008년 1월 제주도로 귀속됐다.
옛 소라의 성은 이후 전망대, 식당 등으로 쓰이다가
2009년 사단법인 제주올레 사무국이 입주해 1층은 올레 6코스 안내관, 2층은 사무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옛 소라의 성 건물은 2003년 건물(연면적 234㎡)을 포함한 주변 1만3985㎡가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서귀포시는 2007년까지 이 일대 사유지 3만㎡와 건물 12채를 사들여 철거 및 정비할 방침이라고 2004년 7월 초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철거 대상에 포함된 옛 소라의 성이
한국 현대건축의 선구자로 명성을 떨쳤던 고(故) 김중업(1922∼1988)이 설계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문화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건물의 예술성과 역사성, 상징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현무암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소라와 제주 방사탑을 본 떠 제주의 지역성을 구현했다.
문화계의 반발로 서귀포시는 철거계획을 접었다.
그러나 2010년 건물 안전진단 등급 B등급(양호)에서 2014년 C등급을 받았다는 점과
건물 노후화에 따른 우려, 절개지로 인한 위험성 등으로 철거론이 꾸준히 제기 중이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이누리, 강남옥 기자 2014. 12. 15.]
올레 기념품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고... 1층 안내관은 올레꾼들의 쉼터같은 분위기였다.
소라의 성 옥상전망대를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올라가는 계단을 문을 만들어 못올라가게 통제하는 둣 보여 아쉬웠다.
옆에 있는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소정방폭포가 나온다.
때를 잘 만나 이렇게 썰물때 방문하면 밑으로 내려가 주상절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자주 들르는 곳이지만 그래도 올 때마다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을 하게 만드는 소정방폭포!
2011. 11. 11. 이른 시간에 소정방폭포를 방문했을 때
2011. 11. 11. 민철
2010. 8. 25.
소정방굴의 모습도 보인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아케이드상가)으로 이동했다.
우선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30분은 무료 이후 30분은 500원, 그리고 초과 15분당 300원
우선 입구에 있는 꽁치김밥으로 유명한 우정횟집에서 꽁치김밥을 샀다.
아무것도 안넣고 그냥 꽁치만 넣은 김밥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시는 어떡할껴?
유명하다고 하는데 처음 먹어보는 거라...살짝 긴장이 되고...
두 줄을 포장해서 시장내 벤치에 자리를 잡고 꽁치김밥을 펼쳤다.
가죽잠바를 입은 꽁치가 불량스러운 자태를 드러내자 마자 우리 아이들에게 참수당하고...
나도 중간에 있는 걸로 하나 들어서 맛보았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왜 사람들이 찾는지 이해는 갔지만...
이내 걱정했던 꽁치의 가시가 느껴지고 꽁치 특유의 비릿한 맛이 입안에 맴돌았다.
아내도 가격만 비싸고...별로라고 하고... 꽁치 좋아하는 호영이도 싫단다.
좋은 경험했다 생각하고 다시는 안 먹으면 되지 뭐!
이동중에 오메기떡을 사기위해 줄서있는 제일떡집의 모습이 보였다.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이는 걸 보면 아직도 맛있는 모양이다.
모퉁이를 돌아 늦은 점심을 먹기위해 금복식당으로 갔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착한가격 식당인 금복식당의 주요메뉴는 비빔밥과 보리밥이다.
반찬이 조금 짜긴 한데...대체로 반찬이 모두 맛있다.
반찬 욕심에 공기밥을 추가해서 먹었다.
아이들도 맛있다고 하고... 아내도 맛있다고 하고... 꽁치김밥의 아픔을 한번에 만회하게 되어서 기뻤다.
구석진 골목이라 찾기도 힘들텐데... 손님이 끝임없이 이어진다.
장사가 잘 되니까 값싸게 많이 파는 거겠지!
금복식당의 좁은 골목을 나가 좌측으로 돌면 얼마 안가 마농치킨이 보인다.
예전 아케이드시장의 중앙통닭의 새 이름이다.
수요미식회에서 소개된 모양이다. 이제 중앙통닭도 먹기 힘들어지는 건 아닌지...
마농은 마늘의 제주방언이다.
메뉴는 단하나 마농치킨~
반마리도 안되고 양념반 후라이드반도 안된다. 그냥 무조건 메뉴 통일 15,000원
두마리 포장해서 먹었는데... 양이 무지 많아서 다 못먹고 남겨서 다음날 먹었다.
그리고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명소가 된 서연의 집에 도착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 건축학개론
서서히 영화 건축학개론의 장면들이 하나 둘 오버랩되면서...
어느 덧 영화속의 승민이 되어 서연을 그리워한다!
서연이 누구이든 그건 상관없다...한가인이든 수지든
어차피 그들은 내가 아닐테니까...ㅋㅋ
사실 승민의 선택도 서연이 아닌 은채(고준희)였다!
쓸데없는 망상에 잠시 빠져있을 때쯤 민수가 아빠를 불렀다.
잠시 잊고 있었다. 내게 서연은 막내 민수였다!
승민의 작업실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 구석에 있는 세련된 흑백사진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페의 모습이지만 이렇게 영화를 추억해 볼 수 있는 장소로 남아 있다는 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관광명소가 되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간다.
둘째 호영이는 안들어 가겠다며 밖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영화의 내용도 모르는 호영이에게 나의 추억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데리고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냥 저렇게 편하게 앉아 물끄러미 바다를 바라보았던 기억이 남아서
어느날 문득 함께 했던 아빠를 추억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머지 가족들과 함께 카페 안에서 사진을 찍을 때에도 호영이는 저 밖에서 꿈쩍않고 앉아 있었다.
영화속에서 저 통으로 된 창문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그리고 아내와 엄태웅과 한가인이 함께 누웠던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이층에도 이렇게 좌석을 마련해 놓았다.
영화속 서연과 승민이 나누었던 대화가 한쪽 벽면에 씌여있었다.
서연이 막걸리를 한 사발 벌컥 비운다. 승민도 한 모금 홀짝홀짝.
서연: 우리 10년 뒤에 뭐 하고 있을까?
승민: 난 건축하고 넌 피아노 치고 있겠지.
서연: 아니, 난...피아노 안 칠 꺼야.
승민: 왜?
서연: 우리 과에서 내 별명이 뭔지 알아? 제주도 학원 출신이야.
승민: 그게... 뭐야?
서연: 서울 애들한텐 나처럼 피아노 학원 다니면서 음대 들어온 거 자체가 열라 쪽팔린 거야. 우리 아빠한테만 자랑이지.
승민: 그럼... 뭐 할 건데?
서연: 아나운서! 그래서 라디오 디제이도 하고,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해질 꺼야.
승민: 아나운서가 돈 많이 벌어?
서연: 아닌가? 적어도 돈많은 남자랑 결혼해. (웃는) 그래서 나중에 이런 데다 집짓고 살 거야.
그때 니가 지어줘. 꽁짜로. 알았지?
승민: 공짜로?
서연: (눈 흘기는) 아... 쪼잔한 자식.
서연이 가방에서 뒤적뒤적. 전람회 씨디를 꺼내더니...
서연: 자, 이거, 계약금. 됐어?
그러더니 서연이 계산서 뒷면에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린다.
서연: 난 어떤집에서 살 꺼냐면... 2층을 올리는 거야. 2층 집, 창도 많고, 마당도 있고 여기가 거실이랑 안방. (슥슥)
애들방은... 애는 둘 정도 낳을 꺼니까... (슥슥)
서연(수지)의 이야기와 그림을 기억했다가 건축 모형을 만드는 승민(이제훈)
서연을 오해해서 건축모형 주지 않은 승민
세월이 지나서 서연이 건축모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승민...
해질 시간이 되어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숙소인 붉은오름자연휴양림으로 go go
2016년 1월 6일(수요일) 여행2일차 마무리
붉은오름 - 큰엉해안경승지 - 제주왕감귤체험 - 코코몽에코파크 - 상효원 - 번개과학체험관 - 소정방폭포 - 서귀포매일올레시장 - 카페 서연의 집<건축학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