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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어휘 연구] 50. '데가볼리'(Decapolis), 'Pentapolis', 'Twin cities' | 남대극 교수
안녕하십니까, 성도 여러분? 또 성경 어휘 연구를 할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 50번째 시간으로 우리가 공부하고자 하는 어휘는 '데가볼리'입니다. 우리말 성경에는 부드럽게 '데가볼리'로 음역되어 있지만, 실제 원어 발음은 '데카폴리스(Decapolis)'입니다.
성경에는 데카폴리스라는 명칭이 직접 나오지만, 역사나 성경의 맥락 속에는 이와 유사한 성격의 도시 결합 명칭들이 더 존재합니다. 5개의 도시 동맹을 뜻하는 '펜타폴리스(Pentapolis)', 4개의 도시 결합을 뜻하는 '테트라폴리스(Tetrapolis)', 그리고 늘 붙어 다니는 '쌍둥이 도시(Twin Cities)'가 그것입니다. 오늘은 주로 데가볼리, 즉 데카폴리스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이어서 펜타폴리스와 테트라폴리스, 그리고 쌍둥이 도시들의 개념을 잠시 곁들여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헬라어 '데카폴리스'는 '데카(Deca)'와 '폴리스(Polis)'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데카'는 숫자 10을 의미하고, '폴리스'는 도시를 의미합니다. 즉, 10개의 도시를 한 떨기로 묶어서 부르는 명칭이며, 그 지역 전체를 가리켜 데가볼리 지방이라고 부릅니다. 이 단어는 복음서에 총 세 번 나타납니다. 이처럼 성경에 단 세 번만 기록된 단어를 학술적으로 '트리스 레고메논(Tris legomenon)'이라고 부릅니다.
첫 번째 구절은 마태복음 4장 25절(원고의 24절은 오기로 보임)입니다. "갈릴리와 데가볼리와 예루살렘과 유대와 요단강 건너편에서 수많은 무리가 따르니라." 예수님이 사역하실 때 수많은 무리가 몰려온 지역 중 하나로 데가볼리가 언급됩니다. 요단강을 경계로 서쪽은 이스라엘이고 동쪽은 오늘날의 요르단 지역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요단강 동쪽을 가리킬 때 항상 '요단강 건너편'이라고 불렀으며, 현대 신학 학술 용어로는 이를 '트랜스조단(Transjordan)'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요단강 건너지 않은 이쪽 편, 즉 이스라엘 편(서쪽)은 '시스조단(Cisjordan)'이라고 부릅니다. 이 트랜스조단 지역에서 수많은 무리가 예수님을 따랐던 것입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구절은 마가복음에 나옵니다. 마가복음 5장 20절을 보면, 귀신에게서 놓임 받아 이적을 체험한 사람이 "가서 예수께서 자기에게 어떻게 큰일 행하셨는지를 데가볼리에 전파하니 모든 사람이 놀랍게 여기더라"고 했습니다. 이 사람은 아마 데가볼리 출신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마가복음 7장 31절에는 "예수께서 다시 두로 지방에서 나와 시돈을 지나고 데가볼리 지방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시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로'와 '시돈'은 고대부터 레바논 해안가에 위치한 두 개의 유명한 항구 도시입니다. 예수께서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두로와 시돈, 데가볼리 지방을 두루 다니시며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데가볼리는 왜 하필 10개의 도시 묶음으로 형성되었을까요? 과거 알렉산더 대왕(알렉산드로스)이 근동 지방을 점령하면서 이 지역이 헬라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이후 기원전(BC) 63년경, 로마의 폼페이우스 장군이 이 지역을 정복할 때 로마에 협력한 대가로 자치권과 통상권, 그리고 면세 혜택을 부여받은 대표적인 10개의 도시가 바로 데카폴리스입니다. 이들은 일종의 도시 동맹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방 문화가 강했던 이 10개 도시 지역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러 다니셨던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10개의 도시 가운데 오직 단 하나의 도시인 '스키토폴리스(Scythopolis)'만 요단강 서쪽(시스조단)에 있고, 나머지 9개 도시는 모두 요단강 동쪽(트랜스조단, 요르단 쪽)에 위치해 있다는 점입니다. 고대 지리 저술가인 플리니우스(Plinius)가 데카폴리스에 속한 10개 도시의 이름을 자세히 기록해 두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지도로 확인할 수 있는데, 최북단의 다메섹을 비롯한 대부분의 도시는 동편에 있고 스키토폴리스만 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스키토폴리스는 헬라 시대의 명칭이며, 구약 시대에는 '벧산(Beth-shean)'이라고 불렸던 유서 깊은 곳입니다. 벧산은 구약 성경 사무엘상 31장에서 사울 왕과 그의 아들 요나단이 길보아 산 전투에서 전사했을 때, 블레셋 사람들이 그들의 시체를 성벽에 매달아 놓았던 비극적인 사건의 현장입니다. 구약의 벧산이 신약 시대에 이르러 데카폴리스의 일원인 스키토폴리스로 불린 것입니다.
두 번째로 살펴볼 개념은 5개 도시의 묶음인 '펜타폴리스(Pentapolis)'와 4개 도시의 묶음인 '테트라폴리스(Tetrapolis)'입니다. 창세기 14장을 보면 5개의 도시 동맹과 4개의 도시 동맹이 맞서 싸우는 흥미로운 전쟁 사건이 등장합니다.
소돔 왕, 고모라 왕, 아드마 왕, 스보임 왕, 그리고 벨라(소알) 왕까지 다섯 왕이 시딤 골짜기에서 동맹을 맺고 진을 쳤습니다. 이들이 사회(死海)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다섯 도시 동맹, 즉 '펜타폴리스'입니다. 이에 맞선 상대는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중심으로 고임 왕 디달, 시날 왕 아므라벨, 엘라살 왕 아리옥의 네 왕이 이끄는 메소포타미아(바벨론 쪽) 연합군, 즉 '테트라폴리스'였습니다. 결과는 북방에서 쳐들어온 네 왕의 연합군이 현지의 다섯 왕을 이겼습니다. 소돔 왕과 고모라 왕은 달아나다가 역청 구덩이에 빠졌고 나머지는 산으로 도망쳤습니다. 승리한 네 왕은 소돔과 고모라의 모든 재물과 양식을 빼앗아 갔고, 소돔에 거주하고 있던 아브라함의 조카 롯까지 사로잡고 재물을 노략해 갔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브라함이 자기 집에서 길러진 병사 318명을 거느리고 단(Dan)까지 쫓아가서 롯과 재물을 다시 찾아오게 되는 극적인 사건이 바로 창세기 14장의 배경입니다.
또한 성경에는 또 다른 유명한 펜타폴리스가 등장하는데, 바로 '블레셋의 5대 도성'입니다. 여호수아 13장 3절과 사무엘상 6장 등조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애굽 앞 시홀 시내부터 가나안 북쪽 경계까지 블레셋 사람의 다섯 방백이 다스리던 다섯 도시인 '가사(Gaza, 현대 뉴스에 나오는 가자 지구), 아스돗, 아스글론, 가드, 에그론'이 바로 블레셋의 펜타폴리스입니다. 다만 후기 성경 기록인 예레미야, 아모스, 스바냐 등에서는 '가드'가 역사 속에서 멸망하여 사라졌기 때문에 가드를 제외한 네 도성만 언급됩니다. 즉, 시기에 따라 펜타폴리스가 테트라폴리스로 축소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4개 도시 묶음인 '테트라폴리스'의 또 다른 예는 여호수아 9장 17절에 나오는 '기브온 성읍들'입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행군하여 셋째 날에 이르렀던 기브온 사람들의 네 성읍은 '기브온, 그비라, 브에롯, 기럇여아림'입니다. 이 중 가장 중심이 되는 도시는 기브온입니다.
기브온에서는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사무엘하 2장에서는 사울의 군대장관 아브넬의 병사 12명과 다윗의 군대장관 요압의 병사 12명이 기브온 연못가에서 대치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겨루기나 장난처럼 시작된 싸움이었으나, 결국 감정이 격해져 서로 칼을 빼 들어 양쪽 24명이 모두 처참하게 죽는 끔찍한 비극으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그곳 이름을 '날카로운 칼의 밭'이라는 뜻의 '헬갓 핫수림'이라 불렀습니다. 또한 열왕기상 3장과 역대하 1장을 보면, 솔로몬 왕이 즉위한 후 예레미야나 예루살렘에서 약 10km 떨어진 기브온 산당으로 올라가 하나님께 일천번제를 드렸습니다. 위대한 제사를 드린 그날 밤, 솔로몬이 꿈속에서 여호와께 지혜를 구하는 계시를 받았던 축복의 현장 역시 바로 이 기브온 연못과 산당이 있는 테트라폴리스 지역입니다.
기부온 연못은 고고학적으로 발굴되어 현재도 볼 수 있는데, 직경 11.3m에 깊이가 10.6m나 되는 거대한 원형 수직 통로입니다. 아파트 3층 높이만큼 내려간 뒤, 바위 속 터널을 뚫어 만든 93개의 계단이 아래로 더 이어집니다. 수직 계단 79개와 터널 계단 93개를 합쳐 총 172개의 계단을 내려가야 물 근원에 도달하는 군사적·방어적 수자원 시설입니다. 적에게 포위되었을 때 물을 확보하고 피신할 수 있도록 고대에 정교하게 축조된 시설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경에는 항상 짝을 이루어 다니는 '쌍둥이 도시 및 지역(Twin Cities)'이 자주 등장합니다.
첫째로 심판의 대명사인 '소돔과 고모라'입니다. 구약뿐만 아니라 신약에서도 마태복음 10장 15절의 "심판 날에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성보다 견디기 쉬우리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늘 쌍으로 언급됩니다. 동성연애 등 도덕적 부패가 극에 달해 유황불로 멸망한 이 두 도시는 현재 사해 남부 아래에 파묻힌 것으로 추정되어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성경에서는 늘 붙어 다닙니다.
둘째로 '그리심 산과 에발 산'입니다. 신명기 11장과 여호수아에 등장하는 쌍둥이 산입니다.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그리심 산에서는 축복을, 에발 산에서는 저주를 선포하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리심 산은 수풀이 우거진 축복의 산으로, 에발 산은 황폐한 저주의 산으로 상징되며 두 산 사이 골짜기에는 '세겜(Shechem)'이라는 유서 깊은 도시가 있습니다. 세겜은 구약의 명칭이며 신약 요한복음 4장에서는 '수가(Sychar)'라는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예수님이 사막 같은 길을 걷다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물을 달라 하셨던 '야고보의 우물'이 바로 이 그리심 산과 에발 산 사이 세겜(수가) 고개에 위치해 있습니다.
셋째로 구약 왕정 시대에 자주 묶여 나오는 항구 도시 '에시온게벨과 엘롯'이 있습니다. 열왕기상 9장에서 솔로몬 왕이 에돔 땅 홍해 물가 엘롯 근처의 에시온게벨에서 배를 지어 해상 무역을 했다고 기록되어 있듯이, 홍해 아카바 만 북단에 나란히 붙어 있는 무역 항구 도시들입니다.
넷째로 신약 시대 갈릴리 호수 북부의 쌍둥이 도시인 '고라신과 벳새다'입니다. 예수님이 이적을 가장 많이 베푸셨음에도 완악하여 회개하지 않자, "화 있을진저 고라신아, 화 있을진저 벳새다야"라며 섭섭함과 책망을 쏟아내셨던 가슴 아픈 도성들입니다.
다섯째로 오늘날의 레바논 지역에 위치한 고대 페니키아의 항구 도시인 '두로와 시돈'입니다. 마태복음 11장에서도 고라신과 벳새다를 책망하실 때 "너희에게 행한 모든 권능을 두로와 시돈에서 행하였더라면 그들이 벌써 베옷을 입고 재에 앉아 회개하였으리라"고 대조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직접 방문하여 이방인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셨던 전도 사역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두로(Tyre)와 시돈(Sidon)은 약 40km 떨어져 있으며, 알렉산더 대왕이 섬으로 된 두로 성을 함락하기 위해 바다에 흙을 채워 둑을 쌓았던 역사적 유적과 13세기 십자군 시대의 성채가 오늘날까지도 한 항구의 전경으로 아름답게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현대에도 미국에 가면 미시시피 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발전하여 주도(Capital) 역할을 하는 세인트폴(St. Paul)과 미니애폴리스(Minneapolis)를 '트윈 시티(Twin Cities)'라고 부르듯, 고대 성경 세계에도 이처럼 역사적·지리적 이유로 묶여 다녔던 다양한 도시 동맹과 결합 형태가 존재했습니다.
오늘 강의를 최종적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복음서에 세 번 등장하는 '데가볼리'의 원어 명칭은 '데카폴리스'이며, 알렉산더의 헬라 식민지 시절을 거쳐 로마 폼페이우스 장군에게 자치권을 부여받은 '10개의 도시 동맹체'를 뜻합니다. 오직 '스키토폴리스(구약의 벧산)'만 요단강 서편에 있고 나머지 9개 도시는 요단강 동편(트랜스조단)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방 문화의 중심지였던 이 데가볼리 지방까지 찾아가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둘째, 성경에는 숫자 구조에 따른 다양한 도시 결합이 등장합니다. 창세기 14장의 소돔과 고모라 등 사회 주변의 5개 도시 동맹 및 블레셋의 5대 도성을 뜻하는 '펜타폴리스', 메소포타미아 4개국 연합군 및 기브온 중심의 4개 성읍을 뜻하는 '테트라폴리스'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셋째, 성경은 지리적·역사적 사명을 공유하는 소돔과 고모라, 그리심 산과 에발 산, 에시온게벨과 엘롯, 고라신과 벳새다, 두로와 시돈 같은 '쌍둥이 도시 및 지역'들을 짝지어 언급함으로써 하나님의 심판과 축복, 그리고 구주 예수님의 광범위한 전도 사역의 발자취를 입체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늘 50번째 연구를 통해 데카폴리스를 비롯한 성경 속 도시들의 독특한 결합 구조와 지리적 배경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성경 지리학적 배경을 염두에 두시면 앞으로 성경 본문을 읽으실 때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올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유익한 어휘를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성도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 핵심 요약 정리
데카폴리스(Decapolis, 데가볼리)의 구조와 배경
헬라어로 숫자 10을 뜻하는 '데카'와 도시를 뜻하는 '폴리스'의 합성어로 '10개의 도시 동맹체'를 의미합니다. 복음서에 총 3번 등장하는 '트리스 레고메논' 단어입니다.
기원전 63년 로마의 폼페이우스 장군에게 자치권과 면세 혜택을 받은 헬라화된 도시들로, 오직 '스키토폴리스(구약의 벧산)'만 요단강 서편(시스조단)에 있었고 나머지 9개 도시는 요단강 동편(트랜스조단)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방 색채가 강한 이 지역까지 가셔서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숫자에 따른 도시 동맹: 펜타폴리스와 테트라폴리스
펜타폴리스(5개 도시):창세기 14장의 소돔·고모라 중심의 5개국 동맹군, 그리고 가사·아스돗·아스글론·가드·에그론으로 구성된 블레셋 5대 도성이 대표적입니다.
테트라폴리스(4개 도시):창세기 14장의 북방 메소포타미아 4개국 연합군, 그리고 여호수아 9장에 나오는 기브온 중심의 4대 성읍(기브온, 그비라, 브에롯, 기럇여아림)이 대표적입니다. (기브온은 솔로몬이 일천번제를 드린 역사적 현장이며 정교한 지하 연못 계단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성경 속 쌍둥이 도시 및 지역(Twin Cities)의 의의
성경은 영적 사명이나 심판, 축복의 지리적 배경을 공유하는 도시들을 늘 짝지어 언급합니다.
타락과 심판의 상징인 '소돔과 고모라', 가나안 땅의 축복과 저주를 선포한 '그리심 산과 에발 산'(그 사이에 구약의 세겜이자 신약의 수가성이 위치함), 솔로몬의 무역 항구였던 '에시온게벨과 엘롯', 예수님의 책망을 받은 '고라신과 벳새다', 레바논 해안의 고대 항구 도시인 '두로와 시돈'등이 성경 역사를 증언하는 대표적인 쌍둥이 도시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