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면대 옆에는 또 이런 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펼쳐 보았다. >
분명 남자용 화장실인데도 아이의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설비를 갖추어 둔 것을 보고 만약 한국의 고속도로휴게소의 남자 화장실에 저런 시설을 해두면 한국사람은 어떤 반응을 할지가 궁금했다. 세대별로 다르겠지만 세금 낭비라고 핏대를 세울 관(棺) 값 못할 늙은이들도 제법 많을 듯하다.
< 돌담을 쌓은 솜씨가 대단하다. 츄라우미 수족관 안에 있는 돌담이라 최근에 쌓은 것일 텐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급적 돌의 원형태를 살리고자 한 노력과 많은 공력을 들인 것이 그대로 보인다. >
수족관을 나와 비세마을 후쿠기 가로수 길이 바로 아래에 있어 가기로 했다. 후쿠기 가로수 길은 안내책자를 보니 약 1㎞ 정도 되는 거리를 물소마차가 다니는데 4인 2,000엔이라 되어 있었다. 일단 도착해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보니 물소마차가 막 출발하고 있었다. 우리는 3인이니 1,500엔을 주어야 하나 아니면 한 사람을 더 기다려 2,000엔을 채워주어야 하나하는 고민을 하는데 가로수 길에서 차 한 대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가만있으니 차 한 대가 들어갔다. 또 한 대가 들어갔다. 아! 또 헛짓할 뻔 했구나. “모쳐라 날낸 낼싀망졍 에헐질 번하괘라.”란 사설시조의 구절이 바로 이 경우에 맞는 말이다.
바로 차를 타고 후쿠기 가로수 길로 들어가니 차 한 대는 넉넉히 다니고 교차도 가능한 지점이 곳곳에 있었다. 만약 물소마차를 탔으면 물소가 출발지로 돌아올 때까지 물소 똥의 훈훈한 냄새를 맡으며 향수에 젖어야 했을 것이다. 말이 가로수 길이지 집과 집 사이의 담에 키 큰 나무를 심어 둔 것이 약 1㎞가 되니 이 마을 발전위원이란 작자가 이걸 이용해 관광객을 훌쳐 보자라는 계획을 세운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엄밀히 말하면 동네 안길에 나무를 심어둔 것이었다. 북해도의 평범한 나무에 온갖 이름으로 꾸며 관광자원화한 것과 같은 맥락인 듯했다. 이 글을 읽는 이는 이것만해도 본전 뽑았다 하겠다. “후쿠기 가로수 길, 물소 마차 타면 후회한다.” 명심하라.
< 후쿠기 가로수 길에서 제일 가로수 길처럼 나온 사진 . 나머지는 남의 집 마당도 보이고 가게 간판도 있고 해서 없앴다. 핵심은 이런 장면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본부정(本部町, 모토부 초)을 지나오면서 신호등에 빨간 불이 들어와 정지하고 있는데 황선생이 옆에 본부정 경찰서장이 세워 둔 현수막을 읽어 준다. 그 내용인 즉, “이 마을은 미인이 많으니 곁눈질은 위험합니다.”라는 것이었다. 참, 기가 막히는 발상이다. 물론 일본 본토보다 월등히 여자들이 아름답다는 것은 맞지만 이는 본토 여자들과 비교할 때라는 전제가 필요한 것이다. 즉 본토인에게나 통용되는 개념이며 한국 여자가 왔을 때는 얼른 떼어야 하는 현수막이다. 그러나 이 현수막은 주민들을 기쁘게 할 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외지인들에게 정말일까 하는 궁금증을 주기도 하고 실소를 짓게도 하여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정말일까 해서 계속 지나가는 여자들을 보려 했지만 여자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싱거운 서장님.
청도 군수나 서장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봄이 어떨까? 먼저 청도로 들어오는 도로의 신호등 부근에 “포켓몬 출몰 지역이 아닙니다. 운전에 집중하세요.”라는 현수막으로 운전자의 주의를 끈 후, 읍내로 진입 직전 도로 신호등 부근에는 “주의! 미인 출몰 지역. 정면 주시 바랍니다.”라고 붙인다. 읍내를 나갈 때 쯤, “미인 출몰 지역 해제합니다.”라고 하고 마지막 신호등에 “청도 개그였습니다. 즐거우셨나요.”라고 시리즈로 연결시키면 상당히 화제가 될 것이다. 분명히 이런 걸 인터넷에 띄우고 또 그걸 보기 위해 찾아오는 싱겁이가 있는 법이니까. 아마 상당히 인기를 끌 것 같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침 우리의 농산물 시장 비슷한 곳을 발견해서 부족한 과일과 갓 구운 빵에 바다의 포도라는 우미부도(海葡萄)까지 샀다. 귤 비슷한 것을 팔고 있어 샀는데 중간에 로우손에 들러 오늘과 내일 먹을 도시락 2개와 맥주에 채소혼합 샐러드를 샀다. 그래 봐야 두 집 모두 2,481엔에 불과하다.
<첫날 국제거리에서 산 오키나와 전통주인 아와모리. 흑설탕으로 발효시킨 720㎖ 용량에 25°짜리 본격소주. 가격은 1,900엔으로 음향숙성을 시켰다고 적혀있다. >
< 오늘이 리조트클럽 코요에서의 마지막 밤이라 제법 근사한 저녁상을 만들었다. 남은 아와모리 술을 마저 마시고 가지고 간 참소주도 한 병 비우고 오리온 맥주도 엄청 마셨다. >
< 바다의 포도라는 우미부도. 해초로 각종 영양이 풍부하다. 200엔 정도. >
가지고 간 김과 컵라면에 소고기 규동(牛井:덮밥), 야채 샐러드, 볶음 고추장 등으로 어쨌든 한 상을 차려 먹고 마셨다. 이야기는 또 나라 걱정으로 흘러, 누님 주변의 친구들 중 몇몇이 박사모 회원에 가까운 열성으로 잘못된 정보와 감성적 동정론을 퍼뜨려 주변을 지속적으로 세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왕따를 시키는 경우도 있어 외로운 노인들은 어쩔 수 없이 그 그룹에 속하기 위해 이들의 의견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조종하는 것이다. 사나흘의 여행과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으려는 황선생의 헌신적 노력이 과연 누님의 앞으로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천주교의 볕을 받아 앞과 위만 보며 늙으신 누님이 좌우를 보고 뒤와 아래까지 보기에는 힘든 나이인데다가 관제언론에 의해 왜곡된 의식이 정형화된 상태에서 이번 여행으로 조금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의 폭이 넓어졌는지 모르겠다. 하긴 나도 마음만은 박사모 회원이다. “박근혜를 사형시켜야 한다는 모임.”
오늘 58번 도로를 타고 내려오다가 제한속도 50㎞ 지점에서 60㎞ 정도로 달려 교통카메라 지점을 그냥 지나친 일이 있었는데 과연 우리가 차량을 반납할 때 범칙금이 나올지 어떨지가 궁금했다. 범칙사실이 정리되고 범칙금 통지서가 발부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18일이 토요일이라 별일 없을 것 같기도 했다. 내일은 다시 남부 지방 쪽으로 내려가야 하는지라 일단 만좌모를 시작으로 천천히 관광하기로 했다.
< 2/16일 경비 지출 >
1. 점심식대(수족관) 2,367엔
2. 커피와 빵 924 + 320 = 1,244엔
3. 농산물센터 1,160엔
4. 로우손 1,321엔 계 6,092엔
총 수입 155,000엔 중 111,931엔 지출, 43,069엔 잔액.
♠제 4 일 (2017. 02. 17. 금) 만좌모 → 해중도로 → 자탄 → 수리성 → 콘티넨탈 호텔
오늘은 여행의 나흘째라 일단 짐을 모두 챙겨 남쪽으로 향하기로 했다. 원래 오키나와는 3박4일 코스인데 우린 하루를 더 사용하니 시간의 여유가 있어 골고루 보기로 했다.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하여 베트남의 G7 커피에 우유를 반쯤 타 아침 요기를 하며 어제 일을 기록했다. 저녁 귀가 후 그날 지출을 계산하여 남은 돈과 맞추어 보는데 암산으로 일 단위까지 맞아 떨어지면 아직 쓸 만한 머리라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에 우쭐해진다. 황선생이 산보 겸 로우손에 가서 어제 저녁에 다 떨어진 우리 컵라면 대신 일본 라면 두 개를 사 왔다. 우린 일단 아침을 근사하게 차려 먹기로 했다.
< 왼쪽 위쪽에 있는 일본 라면 두 개와 그 사이의 G7 커피, 과자와 흑설탕 튀김빵, 옆에 치즈와 햄 우유, 도시락. 다음 줄이 김, 볶음고추장 낫또가 3개. 바게트 빵 옆에는 귤 비슷한 과일과 오리온 캔맥주. >
일본의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생수를 사 마실 필요가 없다. 즉 화장실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면 되는데 우리는 습관적으로 호텔 측이 생수를 제공해주길 원하고 있다. 전기 포트와 전자레인지, 냉장고만 있으면 끝이다. 누님은 우유와 바게트 빵에 치즈, 햄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황선생은 도시락을 먹고 나는 일본 라면을 먹어 보았는데 우리 라면보다 더 느끼한 편이었다. 물론 나에게는 고추장이 있다. 과일은 그곳의 특산이라 했는데 금귤 비슷하게 씨도 있고 이름이 조금 달랐다. 그래도 달고 향기로웠다. 과일의 당도는 그 나라의 생활수준에 비례한다는 것을 열대와 아열대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나서야 알았다. 아직도 그걸 모르는 분이 많을 것이다.
<만좌모(萬座毛)의 코끼리 바위. 만 명이 앉을 수 있는 벌판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라 한다. 울릉도 코끼리보다 디테일에서 많이 뒤진다. >
만좌모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선물가게를 거쳐 가다가 누나의 강권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황선생이 집사람 선물로 목걸이와 귀걸이를 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식용개구리 가죽으로 만든 개구리 모양 그대로의 지갑이었다. 흉측하게 생겨 누가 살까 의심스러웠다. 중국인인 듯한 신혼부부가 사진을 찍고 있고 아침인데도 제법 많은 단체 손님이 구경하고 있었다. 그 중 반 정도는 한국인인 것 같았다.
우리 차를 둔 주차장 옆에 일본 시인을 기리는 비석이 있었다. 그런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그 옆의 나무였다. 걸어 다니는 야자라는 뜻의 ‘워킹 팜(Walking palm)’의 모양으로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이란 프로그램에 소개되었기에 마침 그게 생각나 자세히 보니 잎도 야자모양이었다. 열대 우림 지역에서 자라는 워킹팜은 야자나무의 일종으로, 이름대로 햇빛을 찾아 1년에 약 4cm에서 최대 20cm까지 걸어서 움직인다. 워킹팜이 걷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뿌리 때문이다. 대부분의 식물이 뿌리를 땅속 깊게 내리는 것에 반해 워킹팜은 나무가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 여러 개의 뿌리를 삼각대 형태로 내리는 변형뿌리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들은 기존 뿌리는 그냥 두고 다른 뿌리를 내려 물을 흡수한다. 하지만 워킹팜은 양분이 있는 곳으로 새로운 뿌리를 내리고, 해가 들지 않고 양분이 없는 쪽의 오래된 뿌리는 스스로 잘라 버린다. 그래서 워킹팜이 걸어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 워킹 팜처럼 생긴 나무. 잎도 야자 잎 모양이어서 거의 맞을 것 같다. 우측 바위에 시인을 기리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
일단 해중도로로 가보기로 했다. 해중도로(海中道路)라고 해서 나는 바다 속 터널을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오키나와 본섬과 헨자 섬을 잇는 다리였다. 헨자 섬 아래 쪽 섬인 하마히가 섬을 다시 다리로 잇고 헨자 섬 오른쪽 끝에서 미야기 섬을 잇는 다리를 만들고 미야기 섬에서 다시 마지막 이케이 섬을 다리로 이었다.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오키나와 본토 ―――――― 헨자 섬 ― 미야기 섬 ― 이케이 섬
│
하마히가 섬
오키나와 동부 요카츠 반도와 헨자 섬을 잇는 다리로 그 길이가 4.75㎞에 이른다. 중간에 화장실이 있는 넓은 주차장이 있어 사람들이 여기 차를 주차 후 바다와 다리와 하늘이 어우러진 광경에 감탄을 한다. 다리를 건너가 계속 가면 미야기 섬을 거쳐 이케이 섬으로 갈 수 있으나 우린 하마히가 섬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 그곳이 끝인 줄 알았다. 포켓 와이파이도 있고 또 이런 경우 사용하려고 삼성 갤럭시 탭 10.1도 가져 갔으니 구글 지도를 펼쳐 보았으면 좋았을 것인데 아직 나의 수준이 그 정도는 아니었다.
< 가는 중간 휴게소에서 내려 보니 에메랄드빛 바다가 단조로울까 해서 이런 구조물 하나를 만들어 두었다. 낚시꾼이 4명이 있었는데 고기를 잡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다시 다리를 건너 하마히가섬까지 가보았지만 한가한 어촌 마을일뿐 한가함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그 흔한 누운 개나 고기를 찾아 헤매는 고양이도 없었다. 불교국가나 이슬람국가에 가면 정말 개 천국이었는데 일본은 선진국이라 그런지 길가에 개나 고양이가 다니는 것을 보지 못했다. 물론 일본인들은 고양이를 엄청 좋아한다고 알고 있지만 다니면서 고양이조차 본 적이 없다.
시간도 어느 정도 되었고 별 갈 곳도 없어 다시 차탄으로 가 회전스시를 한 번 더 먹기로 했다. 이제 제법 운전도 익숙해져 우회전도 자연스럽게 하고 좌회전 때 좌측으로 너무 붙이는 바람에 도로 연석에 뒷바퀴가 올라가는 일도 없었다. 어쨌든 속도를 50㎞ 정도로 하니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이다. 차탄의 회전 스시집은 여전히 붐비고 있었다. 다만 전보다 우리는 1,132엔 어치나 덜 먹었다. 왜냐하면 스시는 밥을 뭉친 것이라 나중에 먹은 밥이 위장 속에서 불으면 갑갑하여 숨 쉬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우선 입맛이 당긴다고 마구 주워 먹다가는 나중에 밥알이 물이나 술에 붓기 시작하면 그 때서야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맛있다고 마른오징어 반 축(10마리)을 찢어 먹은 여자가 대구 파티마 병원에서 개복 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 오늘도 여전히 맛있는 스시. 적게 먹으려고 애를 섰다. 그래도 3명이 13접시. 양껏 먹으면 나중에 힘이 든다. >
다시 나하에 있는 슈리성(수리성)으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물론 또 통행권을 뽑기 위해 안전벨트를 풀고 문을 열고 나가 뭇 팬들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때는 와이퍼로 손을 흔들어 주어야 한다. 고속도로 제한 속도는 80㎞이지만 실제 우리나라라면 100㎞는 밟는다. 그래서 열심히 엑셀레이터를 밟아도 겨우 90㎞ 넘기기가 힘든다. 아마 랜터카 회사에서 자체로 과속방지 장치를 해둔 듯하다. 고속도로 종점까지 와 요금계산을 하며 아가씨에게 수리성 입장 할인권 파는 곳을 아느냐고 물었지만 몰라서 가르쳐 주지 못해 아주 미안스러워 했다. 일본인들은 최대한 남에게 친절을 베풀기 위해 노력하고 도와주지 못하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소개해주고 자신이 도와 줄 수 없음을 미안스러워 했다.
이러한 일본인의 미덕을 어느 글에선가 과거 사무라이 문화의 영향이라 읽은 기억이 난다. 즉 남과 시비가 붙으면 누가 옳고 그르든 간에 종국에는 칼로 해결을 하니 남과 시비 자체를 피하는 것이 비명횡사를 피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러므로 남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면 최대한 친절하게 도와주는 것이 스스로를 위하는 길이기에 이러한 생존을 위한 처세가 미덕으로 남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억압된 개인적 감정이 어떤 계기로 공격적 집단의식으로 바뀌면 이들은 광신도가 되어 그 전체주의적 사고에 자발적 노예가 되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네비년이 말하는 대로 갔더니 골목길로 인도한다. 이런 죽일 년!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고 짐작으로 갔더니 드디어 유료 주차장이 보인다. 더 이상 네비년에게 성낼 힘도 없다. 3시간에 500엔을 지불하고 수리성에 들어갔다. 할인권이고 뭐고 무료입장이다. 다만 정전(正殿) 입장료는 820엔이었다.
< 어지간하면 초상권 문제도 있고 독자들의 안구보호를 위해 인물 사진은 피하는데 이 사진밖에 없다. 이 문은 일본화폐 2,000엔에 그려진 것이다. 편각(扁額)에 예의를 지키는 나라란 뜻의 ‘수례지방’(守禮之邦)이라 적혀 있다.>
< 성 안에 들어가는 첫 번째 성문인 환회문. 적을 막기 위해 성벽을 높게 쌓았다. >
< 서천문(瑞泉門), 문의 우측에 류히(龍樋)라고 하는 용의 입 모양을 한 조각에서 물이 솟아나는 샘이 있어 붙여진 이름. >
< 누각문(漏刻) ‘누각’은 물시계라는 의미의 중국어 ‘로우커’에서 나온 말로, 시간을 측정하던 문이다. 망루에 수조를 설치해 물이 새는 양을 비교하며 시간을 측정하여 북을 울리면 그 소리를 듣고 동쪽과 서쪽의 망루에서 종을 쳐 널리 시간을 알렸다고 한다. >
< 일영대(日影臺) : 누각문(로우코쿠몬) 앞에 설치되어 있는 해시계로, 불완전한 로우코쿠몬의 물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설치되었고 한다. 우리의 ‘앙부일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조잡하다. 그냥 둥근 나무판에 작대기 하나 꽂아 둔 듯. >
류큐 왕국의 궁궐이니만큼 드디어 정전(正殿)이 보였다. 정전은 굳이 돈을 내고 들어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옆에 안내 그림을 보건대, 1992년 복원되었다고 적혀 있어 820엔 정도의 값어치가 있는 볼거리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 봉신문(奉神門)을 거쳐 들어가면 좌측에는 차, 담배, 약 등을 취급하던 “나덴”이란 방이 있고, 우측에는 성내의 의식에 사용된 “키미호코리”란 방이 있다. 3개의 입구 중 중앙은 임금이나 중국에서 온 책봉사 등 높은 사람만 다닐 수 있었다. >
< 좌측 나무 아래 벤치가 있어 오는 사람 가는 사람 구경을 하는데 싱거운 황선생이 웬 서양여자가 볼록한 배를 하고 지나가니 임신한 배인지 똥배인지 궁금하단다. 국가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질문이지만, What is in your body? dung or, baby.라고 물으면 될까? 마침 papago라는 통역 앱을 깔았기에 한번 번역을 시켜 보았더니 Is it a dung or a baby in your stomach? ‘stomach’이란 단어는 ‘위장’이란 뜻이니 식인종이 아니라면 맞지 않으니 ‘belly’ 정도가 맞을까? >
매점에서 자색 고구마, 파인애플, 딸기 아이스크림 각각 1개씩 먹었다. 옆 자리에 30대 후반의 전라도 아줌마들이 맥주잔을 들이키는 것을 보면서 우린 그녀들이 먹는 오키나와 소바가 우리가 먹은 것과 같은 색이란 점에 다시 위안을 받았다. 여전히 퍼뜩퍼뜩 살아 움직이는 덜 익은 면의 허연 색깔에 우리가 먹은 것이 속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다음 행선지로 유네스코 문화유적지라는 일본식 정원인 시키나엔(識名園)과 후쿠슈엔(福州園)이란 중국식 정원이 남았다. 어딜 갈까 하다가 비가 갑자기 쏟아져 숙소로 가기로 했다.
네비년이 지시하는 길로 가다보니 나하에서 가장 복잡한 국제거리로 들어오고 말았다. 가장 붐비는 곳이라 빠져나가기도 정신이 없는데, 황선생이 갑자기 눈에 쌍심지를 켜고 형형한 안광을 뿜으며 이런 도심에 왔으니 헌책방에 들러 헌책을 사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잊고 있었던 북해도의 헌책 사건(Daum 카페 꽃중년 여행카페, 북해도 편 참고)이 아스라이 떠오르면서 무조건 차를 대고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상대로 헌책방을 수소문하려는 황선생을 겨우 말려 조금 한적한 길로 와 큰 서점을 찾았다. 그러나 그곳은 새 책만 취급하는 곳이라 별 소득 없이 주차비만 날리고 숙소로 돌아 왔다.
로비에서 다시 체크인하려고 하는데 주차하러 간 황선생이 오지 않는 것이다. 다시 주차장에 갔더니 며칠 전 우리를 안내해준 젊은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헌책을 포기한 줄 알았는데 그에게 물어서 헌책방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조금 있다가 다녀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짐을 들어줄 다른 사람이 전혀 없음을 여러 번 환기 시킨 후 책방으로 보냈다.
< 겨우 아홉 권의 책을 사왔다. 무게가 4㎏밖에 되지 않는다. 북해도의 1/5의 무게다. 역시 관 뚜껑을 열어본 경험이 있으니 알아서 절제한 듯하다. >
< 저녁은 비록 의자 위 도시락이지만 샐러드가 있어 고추장을 넣고 야채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
저녁을 먹으며 가지고 온 소주를 모두 마시다 보니 맥주가 부족해 맥주를 사러 근처 슈퍼마켓에 황선생을 보내며 걱정이 되었다. 호텔 주변이 ‘Bad girl’이니 ‘Sexy girl’이니 하는 상호를 단 걸로 보아 우린 사창가 복판에 위치한 호텔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미군이 주둔해 있으니 그들을 상대로 하거나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이 분명했다. 술도 좀 취한 황선생이 그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제대로 돌아올지 걱정이지만 이러한 위험한 경험은 그를 신중한 사람으로 단련시킬 것이다.
무사히 돌아온 황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를 친절히 안내해 준 젊은이는 사실 삐끼였다는 것이다. 황선생이 또 호텔을 나온 것을 보자 접근해서 "1시간에 2만 엔이니까 친구 몰래 살짝 놀다 가세요."라고 권하더라는 것이다. 일본은 섹스 문화가 발달하여 섹스에 관한 한 불법과 합법 사이를 교묘히 줄다리기하는 상태처럼 보인다. 과거 공창제도(公娼制度) 하에서 유곽(遊廓)시설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일본인지라 그런 수많은 나쁜 경험을 토대로 야쿠자(八九三, 지으면 망통이니 전혀 쓸모없는 놈이란 뜻)란 조직과 연계해 탈법적으로 이런 시설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세금을 낸다. 몸 파는 창녀도 세금을 내고 길거리 콩나물 파는 할머니도 8%의 부가세를 붙여 세금을 낸다. 탈세가 판치는 한국 대기업은 일본 길거리 콩나물 파는 할머니보다 못하고, 멋진 외투를 입고 검찰에 출두하는 희멀건 얼굴의 키 큰 사내가 벌거벗고 드러누운 일본 창녀보다 못하다.
멀리 떠나 있으니 모두가 그립다. 그리움의 바탕은 생각이고 생각은 사랑이니 사랑이 그리움이다. 모두가 그립다는 것은 모두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두를 이제 그리워할 나이다. 그러나 그들의 바꿀 수 없는 고정된 과거를 그리워하고 싶을 뿐 변해버린 현재는 그냥 과거의 흔적일 뿐이다.
< 2/17일 경비 지출 >
1. 아침 라면 2개 454엔
2. 고속도로 통행료 290엔
3. 점심(회전 스시) 2,898엔
4. 고속도로 통행료 310엔
5. 수리성 주차비 500엔
6. 아이스크림 750엔
7. 콘티넨탈 호텔비 및 주차비 22,200엔
8. 저녁식대 2,381엔
9. 물과 식대 추가 711엔 계 30,494엔
총 수입 155,000엔 중 142,425엔 지출, 12,575엔 잔액.
♠제 5 일 (2017. 02. 18. 토) 복주원 → 식명원 → OTS 렌터카 → 나하 공항 → 김해공항 → 청도 대구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아침 식사를 했다. 가급적 남은 음식을 모두 먹고 마시다 보니까 아침부터 배가 빵빵하다. 오늘은 중국식과 일본식 정원 2군데를 둘러보고 차를 반납 후 공항에 갈 생각인데 렌터카 회사에서 공항까지 서비스로 태워 줄지가 의문이다. 짐도 챙기고 체크아웃 후 8시 30분경에 복주원을 향했다.
< 아침에 창문을 보니 유리 사이에 철사가 들어 있어 지진이 나서 깨어지더라도 사람이 다치지 않게 조치해 두었다. >
복주원 맞은편에 주차장이 있어 차를 주차장으로 진입시키려는데 바(bar)가 올라가지 않는다. 이유를 몰라 조금 당황 내지는 일본 애들은 차가 오면 바(bar)도 자동으로 올라가게 못 만드느냐고 생각하고 있는데 관리인이 오더니 우리 차를 뒤로 빼라는 것이다. 즉, 나가려는 차가 우선이라서 그 차가 계산하고 나가면 바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 와야 우리 차례가 되고 우리가 주차증을 뽑으면 다시 바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아! 우리의 실수!!!
주차 후 갔더니 9시에 개원을 하니 아직 8시 45분이라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복주원 안이 매우 익숙한 소리로 시끄러워 대문을 조금 열고 들여다보니 이미 중국 관광객이 대문 사이로 보이는 것이 아닌가. 급격히 혈압을 올린 황선생이 그럼 저 사람들은 무엇이냐고 항의를 하니 청소하는 사람이라고 둘러댄다. 아! 복주원은 청소부를 중국에서 불러와 시키는구나. 그 청소부들은 청소를 마쳤는지 관광버스를 타고 다른 중국 정원으로 청소하러 떠났고 그제야 우리는 비로소 조용해진 정원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원래 여기는 입장료가 없었는데 작년 6월부터 200엔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는 거짓말한 것이 드러나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매우 공손하게 대한다. 질서와 법을 지키지 않는 무례한 중국인을 만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도 여러 번의 여행에서 그들의 형편없는 수준을 알기에 오늘도 아마 문이 열렸다고 막무가내로 들어온 것이라 여기고 개의치 않았다. 차라리 그들이 먼저 구경하고 떠나서 조용하게 정원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기로 했다.
< 입구의 돌 장식으로 복주원 전체의 모습을 마치 사진처럼 담고 있는 조벽(照壁). 정면의 연못 위 정자며, 쌍탑(백탑, 오탑)이며, 건물과 나무가 새겨져 있다. >
복주원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도화계(桃花溪) 능파랑(凌波廊), 지춘정(知春亭)이 봄풍경에 속한다. 동야당(東冶堂)과 송죽여취정(松竹如醉亭), 쌍탑(雙塔)이 여름 풍경에, 비홍교(飛虹橋)와 야산야정(冶山冶亭), 조벽(照壁)이 가을과 겨울 풍경이 해당한다
< 야산, 야정의 모습. 산을 인공으로 만들고 그 위에 정자를 세웠다. 정자 아래 둥근 다리가 비홍교, 즉, 떠있는 무지개다리이다. >
< 동야당. 화강암을 깎아 만든 용기둥이 눈을 끄는 건물로 좌우에 백탑과 오탑의 쌍탑이 있다. >
< 동야당 용이 물고 있는 여의주. 여의주를 가져 올까 해서 손을 넣어 보았더니 빠지지 않았다. 즉 입 안의 여의주를 저 상태에서 완전 원형으로 다듬은 솜씨가 놀랍다. 입 안에 동전이 8엔이 있어 수입을 잡았다. >
< 물가의 새가 무얼 노리고 있을까? >
< 주변을 보니 거북이가 떠 있다. 설마 저 새가 노리는 것이 이놈은 아니겠지? >
복주원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에 와 차를 빼기 위해 주차증을 넣고 돈을 넣으니 자꾸 돈을 토해 낸다. 안내하던 관리인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이리 해도 안 되고 저리 해도 안 되고 황선생이 드디어 당황하기 시작해서 나에게 주차하기 위해 맞은편 도로에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차 운전자에게 도와달라는 뜻의 “타스케테쿠다사이”라고 말하라고 한다. 그래서 일단 내려서 주차증을 보니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그 방향으로 넣으니 쏙 들어가고 100엔을 넣으라고 한다. 100엔을 넣으니 바가 올라간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먼저 주차증을 잘 보고 화살표 방향으로 넣으면 몇 시간 있었다고 주차증을 인식해 그 시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알려준다. 그럼 그 액수만큼의 돈을 넣으면 되는 것이다. 참 쉬운데 순서를 모르거나 한번 얽혀버리면 당황하게 되는 것이다. 도와달라고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도와 달라고 했으면 얼마나 쪽을 팔았을까. 맞은편 운전자는 거의 5분 정도 차 안에서 우릴 바라보며 기다려 주었다.
식명원(識名園, 시키나엔)으로 가기 위해 맵코드를 넣고 네비년이 가리키는 길을 한참 가다가 보니 황당하게도 이 나쁜 년이 진입금지 팻말이 붙은 좌측 비탈진 산길로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이 경우 당황하지 말고 그대로 진행 후 차를 세울 장소를 찾아 다시 네비를 입력해야 한다. 그랬더니 현 위치에서 좌회전이 아닌, 우회전을 하라는 것이다. 우회전을 하니 다리가 나오고 식명원으로 가는 길이란 표지판이 나온다. 우리가 오던 길에서 우회전해 다리를 통해 가로질러 90° 방향으로 가니 네비년이 말한 비탈진 산길 방향은 맞되, 갈 수 없는 길을 안내한 것이다. 아마 네비를 믿고 비탈진 산길을
간 선험자(先驗者)가 많다 보니 산길에 진입금지 팻말을 세운 듯하다.
식명원은 2000년에 UNESCO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된 곳으로 400엔의 입장료를 받는다. 입구 쪽에 넓은 주차장이 있고 주차료는 받지 않는다. 입구에 몇몇 기모노 정장을 한 여인들이 보여 아마 무슨 행사가 있는 것 같았다. 황선생 말로는 기모노 좋은 것은 1,000만 원 이상 된다고 한다. 하기사 한복도 수백만 원을 호가하니 더 화려한 문양의 기모노는 그럴 수도 있겠다. 매표소에서 황선생이 물통을 가진 것을 보고 버리고 가라는 안내문을 가리킨다. 이는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인근 국가의 국민들 때문에 생긴 불필요한 안내인 듯하다.
UNESCO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라기에 상당히 근본이 있는 정원이리라 생각했는데 1799년 류큐시절 왕족의 별장으로 꾸며진 것으로 사실은 2차 대전 때 다 부서진 것을 1975년부터 20년간 재건한 것이다. 그런 걸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일본의 외교력과 경제력이 우리와 다름을 새삼 느낀다. 그러나 정원은 다만 정원일 뿐으로 아열대 기후의 짙은 그늘이 산책하기에 알맞은 온도와 습도를 제공한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계단과 호수 가운데 6각형 지붕의 육모정이 중국식 건축 양식이라 조금 화려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건축 양식은 상당히 단순하다.
< 호수를 가로지르는 중국식 계단과 멀리 보이는 우둔(ウドゥン). 우둔은 시키나엔의 본전이라고 할 수 있는 별장 건물이다. 붉은 지붕의 목재 건물로 이날은 다회(多會)가 있는지 일본식 복장을 한 남녀들이 여럿이 건물 안에서 앉았다가 섰다가 하는 모습이 보였다. >
< 식명원 정원 땅바닥을 나무뿌리들이 땅따먹기 하듯이 이리저리 기어가고 있다. 얼마나 고요하되,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인가? 나는 나라와 나라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이와 같다고 느낀다. >
< 류큐무라에서 담장 위를 기고 있는 뿌리는 오른쪽 나무에서 시작된 것이다. 마치 나무 몽둥이를 얹어 둔 것 같았는데 사실은 뿌리였다. 과거 영국 BBS방송에서 ‘식물의 사생활이라는 프로를 방영했는데 그 프로를 보니 정말 식물은 끈질기고 용의주도하며 무섭기까지 했다. >
<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본 반얀나무, 한자명은 용수(榕樹)인데 ‘榕’은 벵골 보리수로 뽕나뭇과의 열대 상록교목이다. 앙코르와트는 150년 간 방치되어 거대한 석조건축물이 용수에 의해 점령되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거니와 식명원의 나무도 뽕나뭇과라고 적혀있어 용수와 같은 종류이거나 습성이 아주 닮아 있다고 하겠다. >
이 식명원을 오키나와 관광의 마침표로 찍고 12시경에 렌터카 회사로 갔다. 회사 옆 주유소가 있어 휘발유를 가득 채우니 겨우 2,310엔이란다. 우리가 빌린 토요타 필더가 하이브리드 차라서 연비가 좋기도 하지만 이렇게 유류비가 적게 나올 줄 몰랐다. 렌터비를 제외하고 교통비는 주차비 : 5,000엔, 연료비 : 3,000엔 통행료 : 4,000엔, 총 12,000엔으로 예산을 잡았는데 주차비 : 2,600엔, 연료비 : 2,310엔, 통행료 : 870엔, 총 5,780엔에다가 예산 외의택시비 1,590엔까지 합해도 7,370엔이라 예산보다 4,630엔을 절약했다.
차량 점검 시, 한 번 왼쪽 타이어가 도로 연석에 올라가 내려오며 털컹한 일과 속도위반을 1회한 일이 마음에 걸렸으나 별 일 없이 넘어가고 포켓 와이파이도 반납을 했다. 포켓 와이파이가 여행에 필수라는 사실, 이번에 2,000엔으로 4일간 빌려 각종의 교통정보나 인터넷, 카톡 등을 사용할 때 휴대 가능해 매우 편리하였다. 여행 필요물품에 남은 과자봉지를 묶는 철사 끈이나 집개도 추가해야겠다. 다행히 렌터카 회사에서 공항까지 버스로 데려다 준다고 한다.
공항에서 돈가스와 덮밥, 그리고 우린 맥주 한잔, 누님은 커피를 시켜 점심을 대신했다. 더 이상 전체로 돈 쓸 일이 없어 계산을 하니 5,405엔이 남았다. 1,000엔씩 반납하고 남은 2,405엔은 구포에서 쓰기로 했다. 아마 돼지국밥 3그릇(6,000원×3=18,000원)에 소주 2병(3,000원×2=6,000원)하면 거의 계산이 맞을 듯하다. 공항 선물센터에서 가족에게 줄 선물을 보았지만 과자 외에는 별 게 없다. 그래도 비닐 백 가득 선물을 사며 남은 잔돈을 다 썼다.
< 비행기 연료는 날개에 넣는다는 것은 알았지만 저 부분에 넣는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
기내식도 주지 않는 비행기가 연착까지 하여 더욱 밉상이다. 또 김해공항에서 짐도 가장 늦게 나와 쓸데없이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게다가 도시철도 3호선을 타고 구포에 도착해서는 나가는 곳을 찾지 못해 승강기를 타고 2번이나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구포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1∼2분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올라가야 하니 걷기 힘든 누님은 마음만 엄청 바빴다. 승강장 계단을 내려가니 기차는 이미 들어와 있었고 우리가 타는 6호차가 다행히 바로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어떻게 내가 생각을 했는지 몰라도 기차 칸 예약을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발의 차이일 경우 10초도 아쉬운 법인데 앞으로 기차 예약을 할 때는 내려가서 바로 탈 수 있도록 중간 칸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는 엄청나게 값진 지혜를 얻었다.
원래 구포역 앞 부전 돼지국밥집에서 귀국 파티를 해야 했으나 기차를 놓치지 않은 것으로 만족을 하고 다음에 다시 기회가 되면 여행을 같이 가자는 인사를 하고 나는 청도역에서 내렸다. 국밥 값은
책 제본용 잉크젯 전용 용지 값으로 대체할 생각이다.
< 2/18일 경비 지출 >
1. 복주원 입장료, 주차비 700엔
2. 렌터카 휘발유 2,310엔
3. 점심식대(공항) 3,780엔
4. 커피(공항) 380엔
5. 반환 3,000엔
6. 돼지국밥 값 2,405엔(미실행 – 여행기 제작) 계 12,575엔
총 수입 155,000엔 중 155,000엔 지출, 0엔 잔액.
< 내가 없는 사이에도 4마리의 닭들은 제 할일을 다 하여 월요일 닭장에 갔더니 22개의 달걀을 낳아 두었다. >
2017년 춘계 오키나와 여행 경비 지출 내역 (일본 내 ) | ||||||
번호 | 일시 | 항목 | 지출 | 수입 | 계 | 비고 |
1 | 2/14 | 황경철 |
| 54820 | 54820 | 50000 |
2 |
| 한경호 |
| 54820 | 109640 | 50000 |
3 |
| 누님 |
| 68750 | 178390 | 55000 |
4 | 2/14 | 렌터카+안심펙키지 | 19940 |
| 135060 | 155000 |
5 |
| 할인 관람증 4종*3사람 | 13800 |
| 121260 |
|
6 |
| 국제거리 저녁 식비 | 2850 |
| 118410 |
|
7 |
| 국제거리 왕복 택시비 | 1590 |
| 116820 |
|
8 |
| 과자 | 500 |
| 116320 |
|
9 |
| 호텔비 및 주차비 | 12000 |
| 104320 |
|
10 | 2/15 | 아침 식비 | 928 |
| 103392 |
|
11 |
| 평화공원 일주 차비 | 300 |
| 103092 |
|
12 |
| 오키나와 월드 입장료 및 사진 | 1100 |
| 101992 |
|
13 |
| 고속도로 통행료 | 270 |
| 101722 |
|
14 |
| 점심 식대(회전 스시) | 4030 |
| 97692 |
|
15 |
| 저녁 식대 및 주대 | 4041 |
| 93651 |
|
16 |
| 리조트클럽 코요 숙박 | 44160 |
| 49491 | 2일 |
17 |
| 물 3병 | 330 |
| 49161 |
|
18 | 2/16 | 점심 식대(수족관 소바) | 2367 |
| 46794 |
|
19 |
| 커피 | 924 |
| 45870 |
|
20 |
| 빵 | 320 |
| 45550 |
|
21 |
| 로우손 장보기 | 1321 |
| 44229 |
|
22 |
| 농산물 센터 장보기 | 1160 |
| 43069 |
|
23 | 2/17 | 라면 2개 | 454 |
| 42615 |
|
24 |
| 고속도로 통행료 | 290 |
| 42325 |
|
25 |
| 점심 식대(회전 스시) | 2898 |
| 39427 |
|
26 |
| 고속도로 통행료 | 310 |
| 39117 |
|
27 |
| 주차료 | 500 |
| 38617 |
|
28 |
| 아이스크림(수리성) | 750 |
| 37867 |
|
29 |
| 콘티넨탈 호텔비 및 주차비 | 22200 |
| 15667 |
|
30 |
| 물 | 100 |
| 15567 |
|
31 |
| 저녁식대 | 2381 |
| 13186 |
|
32 |
| 저녁식대 추가분 | 611 |
| 12575 |
|
33 | 2/18 | 복주원 입장료, 주차비 | 700 |
| 11875 |
|
34 |
| 랜트카 휘발유 | 2310 |
| 9565 |
|
35 |
| 점심식대 | 3780 |
| 5785 |
|
36 |
| 커피 | 380 |
| 5405 |
|
37 |
| 반환 각1000엔 | 3000 |
| 2405 |
|
38 |
| 돼지국밥 값 | 2405 | 미실행 | 0 | 여행기 제작 |
(2017년 3월 14일 탈고하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