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밀복검(口蜜腹劍)
◼구밀복검(口蜜腹劍) :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뜻
양귀비(楊貴妃)와의 사랑으로 널리 알려진 당(唐)나라 현종(玄宗)은 중국의 유일한 여황제 측천무후(則天武后)의 반세기 가까운 통치에 이은 위황후(韋皇后)의 전횡을 쿠데타를 일으켜 뒤집어엎고 권좌를 이(李)씨의 손으로 되찾아 온 사람이다.
그는 황제의 자리에 오른 후에 안으로는 민생 안정을 꾀하고, 경제를 충실히 하였으며, 국경 지대 방비를 튼튼히 하여 개원(開元) · 천보(天寶) 시대 수십 년의 태평천하를 구가하도록 했다. 그러나 노년에 접어들자 어찌된 연유인지 35세나 연하인 며느리 양귀비를 궁내로 끌어들인 뒤 정사를 포기하다시피 하고 권신 이임보(李林甫)에게 국정을 일임하였다.
이임보는 황제의 일가친척으로 권세가 아주 대단했으며, 글과 그림에도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사람됨이 음험하고 아부에 능했다. 그는 조정의 권세를 한 손에 쥐고 자기와 의견을 달리하는 자를 배척하고, 수백 명의 충신을 죽였다. 모두들 이임보를 두려워하여 그의 의견에 감히 반대를 하지 못했으며, 심지어는 황태자까지도 그를 두려워했다. 하여 역사는 이임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이임보는 현명한 사람을 미워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질투하여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배척하고 억누르는 성격이 음험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입에는 꿀이 있고 배에는 칼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야밤에 (그의 서재)언월당(偃月堂) 들어앉아 장고를 했다 하면 그 다음 날은 예외 없이 누군가가 주살되었다. 자주 옥사를 일으켰으므로 황태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했다. 재상 지위에 있는 19년 동안에 천하의 대란을 만들어 내었으나 현종은 깨닫지 못했다. 안녹산(安祿山)은 이임보의 술수를 두려워했으므로 그가 죽을 때까지는 감히 반란을 일으키지 못했다.
(李林甫, 妬賢嫉能, 排抑勝己, 性陰險, 人以爲口有蜜腹有劍. 每夜獨坐偃月堂, 有所深思, 明日必有誅殺. 屢起大獄, 自太子以下皆畏之. 在相位十九年, 養成天下之亂, 而上不悟. 然綠山畏林甫術數, 故終其世未敢反.)」
출처 : 《자치통감(資治通鑑) · 당기(唐紀) 〈현종천보원년(玄宗天寶元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