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횡무진 한국사-1 (남경태 지음 옮긴 글) ☆
깨어나는 역사
지금으로부터 5천 년 전쯤 단군이라는 외래인 집단이 한반도 원주민들을 복속시키고 고조선을 세우면서 역사의 문이 열린다. 이후 2천 년 동안 한반도 문명권은 조금씩 신화에서 탈피하는 한편 중국사와 접촉하는 것을 계기로 '알려진 역사'를 시작하게 된다. 중화 문명권의 변방으로 출발한 한반도는 중심인 중국 한나라의 힘이 약해지는 시기를 맞아 도약의 기회를 맞는다. 그것이 삼국시대의 시작이다.
화려한 분열
중국이 분열기에 접어들면서 중국의 정치적 지배에서 벗어난 고구려는 북조의 왕조들로부터 랴오둥의 소유권을 인정받는 대신 사대의 의무를 약속하고 한반도 방면의 진출을 모색한다. 그러나 고구려가 노리는 한반도 중·남부에서는 백제와 신라가 신흥 세력으로 착실히 성장해가고 있다. 고구려의 강력한 압박 전술에 두 나라가 동맹으로 맞서면서 본격적인 삼국의 정립기가 시작된다.
통일의 바람
중국의 질서가 변한 것은 삼국 중 가장 후발주자인 신라에게 찬스를 제공한다. 백제와 고구려가 가지고 있었던 한반도 중부의 영토를 손에 넣은 신라는 자연히 두 나라의 타깃이 된다. 신라를 이 위기에서 구해준 것은 중국의 새로운 통일제국인 수와 당이다. 변방 정리의 일환으로 중국이 고구려를 침공함으로써 고구려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중국적 질서를 재빠르게 받아들인 신라가 한반도의 단독 정권으로 발돋움한다.
한반도의 단독정권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신라의 삼국통일은 중화세계의 완성이다. 따라서 중화질서의 변방인 신라는 중국이 붕괴하면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화의 질서가 정점에 달한 8세기 초반에 잠시 번영을 누리던 신라는 중국이 당말 오대의 위기에 빠지자 극심한 혼란기로 접어든다. 발해가 포기한 랴오둥을 무대로 거란이 비중화세계의 대표주자로 성장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단독정권은 고려에게 넘어간다.
국제화시대의 고려
당-신라에서 송-고려로 멤버를 교체한 중화세계는 어느새 강성해진 비중화세계의 거센 도전에 시달린다. 왕건의 모순에 찬 「훈요 10조」는 중화 대 비중화의 대결 구도를 예고한다. 하지만 고려는 중앙집권화를 이루지 못한데다 고구려의 후예라는 구호와는 반대로 신라의 경주 정권을 계승한 데 불과했기에 중화세계의 '약한 고리'로 남았고, 거란의 요와 여진의 금으로 이어지는 비중화세계의 만만한 타깃이 될 수밖에 없었다.
표류하는 고려
중앙집권화를 이루지 못한 대내적 문제와 시대착오적인 중화세계의 일원으로 남으려한 대외적 문제는 결국 고려 사회의 붕괴를 앞당긴다. 내부 문제는 무신 정변을 불러 때 이른 '군사독재'를 성립시켰고, 외부 문제는 몽골의 침략을 불러 한반도 역사상 최초의 식민지 시대를 열었다. 몽골이 물러가자 고려는 부활의 기회를 잡았으나, 신진사대부들은 다시금 중화세계의 낡은 우산 밑으로 기어든다.
--- 『縱橫無盡 韓國史 _ 남경태 지음』 中에서 一部 拔萃 編輯한 글 ---
첫댓글 개인이든, 조직(?)이든, 나라든...그 흥망성쇠는 반드시 내적인 문제라 만프로 믿습니다.
간혹 일부의 역사가들은 외적인 부분도 이야기하지만 저는 영프로 믿습니다.^^
고운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