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두레박 신부님의 영적일기 (연중11-수)
선한 일을 하자...
예전에 제가 나주 노안 성당에 부임 받고 얼마 뒤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가끔씩 사제관 문고리에 검정 비닐봉지가 걸려 있습니다. 봉지에는 상추, 고추, 가지, 토마토, 참기름 등등...
그런데 1주일 1번 꼭 검정 비닐봉지에는 오리 알 10개가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찜도, 후라이도 해 먹고, 그리고 광주에 아는 신자 분들과 나누기도 하고요.
누가 오리 알을 갔다 놨다고 말씀을 안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실까?” 궁금해졌습니다. ‘감사하다.’라는 인사라도 하고 싶어서요.
그 날도 오전 10시 미사가 있어서 9시에 마당에서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는데...한 할머니가 한 손에는 지팡이를, 또 다른 한손에는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오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잠깐 숨어 있다가 할머니가 사제관 문고리에 검정 비닐봉지를 걸어놓고 성당으로 들어가십니다.
그래서 제가 “할머니...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아들이 오리를 키우는데 “신부님 생각이 나서요.”라고 성당으로 들어가십니다.
그런데 할머니께 감사 인사를 했는데 문제는 “그 다음 주부터 오리 알이 안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서 할머니에게 오리 알을 맡겨놓은 것처럼 물었습니다.
“할머니, 요즘은 왜 오리 알을 안 주세요.”
그랬더니 할머니가 말씀하십니다.
“이제 신부님이 알아버렸으니..그만 둘래요.. 어휴, 작은 일을 하는데...내가 무슨 칭찬받으려고 나팔 불일도 아니고...”
알고 보니 할머니의 기쁨과 만족은 하느님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하느님이 말씀에 순명하신 분이셨습니다.
조용하고 비밀스럽게 하는 사람을 그냥 두십시오. 그 기쁨과 행복을 빼앗지 마십시오.
하느님만이 아실 수 있는 선한 일이 무엇일까요?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사랑하는 고운님들!
옛말에 “적선(積善 : 착하고 선한 일을 쌓는 것..자비)하는 사람은 귀신도 두려워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만큼 적선에는 “하늘의 힘이 담겨져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자면...“하늘의 힘이 그와 그의 주변을 지켜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불가에서는 남을 돕는 것을 “보시"라고 합니다. 보시에는 세 등급이 있답니다.
첫째는, 무외시(無畏施) 라고 합니다. 삶의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을 최고의 적선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원수를 사랑하고 기도해주어라."
둘째는, 법시(法施)라고 합니다. 가르침을 베푸는 적선입니다.
셋째는, 재시(財施)라고 합니다. 재물로 베푸는 것을 기본적인 적선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적선은 돈과 재물이 아니라, 마음으로 베푸는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즉, “따뜻한 말 한마디가..” “다정한 눈빛 한 번이..”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 주는 것”이 어떤 것보다 큰 힘이 되어주는 적선이 되는 것입니다.
베풀면 반드시 은총으로 돌아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고운님들...오늘 내 자신은 어떤 선한 일을 하시겠습니까? 그 선한 일이 고운님과 고운님이 기억하여 기도하는 모든 사람에게 은총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 하면서...
우리 삶에 기쁨과 만족은 선한 일을 숨어보시는 하느님께 있으니...예수님의 말씀에 순명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이 있으시기를 ...아멘.
첫댓글 오른 손이 하는일을 왼손이 모르게하라는 주님의 선행의 가르치심을 실천하시는 할머니 선행을 하면서 내심 만족해하는 것조차도 하지말라는 모든 것은 주님이 허락하시어 생긴 것이니 감사도 그 분께함이 마땅하다.이 글을 보면서 함께 하고픔에 넣었읍니다. 오늘도 더위에 맘 뺏기시지말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