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이 폐막하였다.
18일동안 세계 각국의 대표선수들이 모여 지구를 뜨겁게 달구었다.
선수들은 누가누가 빠르나, 누가누가 이기나, 누가누가 잘하나 서로서로 겨루었다.
선수들은 속도와 경쟁으로 관중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며 열광하게 하였다.
올림픽은 참가선수들 중에는 올림픽의 영웅이 탄생되기도 하고 혹은 전설이 되기도 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등등의 선수로 기분을 달리하는가 하며, 판정이 잘못이 있다는 불만으로 서명운동까지 하는 관중들로 얼룩지기도 하였다.
한편 같은 기간에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는 '다른 길'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봄에 피는 제비꽃, 5월에 피는 장미꽃, 가을에 피는 국화꽃은 서로 빨리 피겠다고 경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학교에선 '누가 먼저 되나' 게임을 벌였죠, 삶의 목적을 물으며 천천히 가세요." 라고 말하였다.
전시에는 속도와 경쟁의 현대사회를 성찰하는 박 시인의 흑백사진 130여점이 출품됐다.
인도네시아, 라오스, 티벳 등 아시아 토박이 마을 사람들의 우애와 사랑이 담긴 작품들이다.
사진들은 민주화와 산업화로 물질의 풍요로움을 이루었지만 마음이 가난해 행복하지 않은 이 시대 한국사람들을 돌아 보게 한다.
위의 두 배경이 된 올림픽과 사진전의 공통점은 현대사회의 '속도와 경쟁' 이다.
'속도와 경쟁' 이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천국으로 가는 길을 열게 해주는 것처럼 열광하게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그 속에는 소외되고 판정 시시비를 일으키며 우애와 사랑을 빼앗아 마음이 가난해지고 행복하지 않은 현실이 되가고 있는 것이다.
산악연맹에서도 클라이밍을 속도와 경쟁으로 스포츠클라이밍화 하면서 올림픽종목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산악인을 대상으로 속도와 경쟁을 시켜 스포츠화 시키는 것이 무슨 의도이며 어떤 결과가 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낮은 의식을 가진 자들이 하는 짓거리인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속도와 경쟁의 틀에 속아서 꼭두각시 노릇을 하면서도 자신이 사회의 투사가 된것처럼 여기고 잘난것처럼 살아가는 저질 인간들인 것이다.
선수는 선수일뿐이다, 산악인이 선수들을 따라 속도와 경쟁하는 것이 헛깨비짓이다.
반성하여야 한다. 진정 용기있는 산악인이라면 이제 그만 속도와 경쟁의 흉내에서 벗어나서 우애와 사랑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산을 오르면서 느림의 미학과 둘이 하나가 되는 사랑의 미학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