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강화2길 : 금릉 옛길(풍무역 – 운암역 4번 출구)
강화길 2코스는 김포의 원류를 찾아가는 길이다. ”김포라는 이름은 제사장의 권한과 강력한 통치력을 겸비한 신군(神君)이 다스리는 신성한 포구의 고장이라는 뜻에서 검포黔浦라고 하였는데 통일신라 경덕왕의 행정 개편때 김포(金浦)라는 새 이름을 입고 지금까지 120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전국에서 두 번째 오래된 지명이다.“(네이버 지식 백과)라고 하였다.
김포의 또다른 지명인 ”금릉은 김포의 대표적 문화 유산인 선조의 5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의 능인 김포 장릉과 김포의 500년 중심지였던 관아가 있었던 의미를 담고 있다.“(경기엣갈 안내책자)고 한다.
풍무역 2번 출구에서 김포의 원류를 찾아 걸어간다. 그 옛날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파트 단지로 새롭게 변한 도시를 걸어가는 것을 산책로에 비교할 수없지만 사람들이 정성으로 일구어낸 신도시의 모습에 조금은 흥미롭게 걸어간다.
다만 도심을 걸을때에는 갈림길이 많아 길을 잃기 쉬워 신경을 써서 걸어간다. 프로지우 아파트를 지나니 새장터 공원이다. 새로운 마당을 열은 곳이라 새장터 일까? 지명에 조금은 관심이 있다 보니 글자에서 그 의미를 생각하며 걸어간다.
공원에 진입하니 경기 둘레길 표지기 나풀거리고 있다. 강화길은 잠시 경기 둘레길과 함께 동행을 한다. 풍무동을 다 지나가도록 마음속을 떠나지 않는 것은 유현遊峴마을이다.
풍무동에 아파트가 들어서기전 유현 마을에는 양두리로 넘어가는 고개, 연불재가 있었다고 한다. 연불재는 모루재로 불리기도 하였는데 병자호란때 청나라를 향해 ”내 머리는 끊을지언정 무릎을 꿇을 수없다고 절개를 굽히지 않아 끝내 죽임을 당한 진주 강씨 충렬공(忠烈公) 강위빙 선생의 묘와 정려비가 있었던 충절의 기운이 서린곳이기 때문이다.
길을 걷는 것은 시작과 끝나는 지점이 있어 그 길가에 문화 유산이 있으면 즐길 수있지만 그곳이 가는 길에서 벗어나 있으면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선현의 얼이 서린 곳을 참배하지 못하고 지나칠때면 가슴이 아프다.
새로운 시가지 건설로 선생의 묘와 정려비는 사라졌을지라도 탐방하고 싶은 것이 도보 여행가의 마음인데 어딘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지나침에 허전함과 서운함이 겹친다. 마음속으로 흠모하고 얼과 기개가 마을의 자존심으로 되살아나기를 기원하며 걸어가는데 승가대에 이르는 고갯길이다.
고갯길을 다 내려서도 승가대는 보이지 않고 길가의 오른쪽으로는 공동묘지가 있고 내리막의 끝자락에 실낙원 장례식장이 보이며 이어서 강화길은 우측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산길로 진입하였는데 철조망 울타리가 쳐있다.
김포를 대표하는 문화 유산인 김포 장릉이었다. 김포 장릉은 조선 시대 국왕중 가장 증오하고픈 16대 임금인 인조의 아버지 정원군과 그의 부인 인헌왕후의 능이다.
처음에는 남양주 금곡에 있다가 이장하여 육경원, 흥경원으로 부르다가 장릉이 되었는데 蓮池가 있고 볼거리가 많은 세계 자연 유산이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참배할 수없었다.
이곳에서 강화길은 경기둘레길과 작별을 알린다. 경기 둘레길은 장릉 기슭의 산길로 이어지고 강화길은 도로를 따라 진행하여 김포시청에 이르렀다. 시청 한 모퉁이에는 김포지방의 청백리로 선정을 펼친 선정비들을 한곳에 모아 놓았다.
영세 불망 공덕비를 보며 어떠헌 공적을 펼쳐야 만세토록 그의 이름이 청사에 빚날까 ? 잠시 생각을 잠긴다. 길가의 가로수는 하늘높이 자라 더 이상 오를 곳이 없고 나뭇잎등은 붉은 빛을 띠어 가을이 깊었음을 느낄 수있었는데 때 마침 중봉 선생의 도서관이란 표지판이 보였다.
중봉 선생이었다. 만세 불망비를 세울 수 있는 공적은 바로 중봉 선생의 삶이었다. 누가 중봉 조헌 선생의 삶에 우러 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장부로서죽을 자리를 만나 금산 전투에서 산화 했을지라도 왜적의 호남으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하였으니 선비들의 사표가 아니겠는가 !
김포 시청, 사우역에 이르렀다. 마을이 조수가 드나들던 한강변에 위치에 갯벌에 모래가 많이 쌓였다 하여 "모래 모퉁이 마을" 이란 뜻을 지닌 ‘사우’란 글자가 전철역으로 이름을 잡은 것을 보면 아직도 마을 사람들은 그 이름을 간직하고 싶은 모양이다.
사우 4 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48번 국도를 따라 걸어가며 돌문마을을 지나간다. “김포의 기름진 농토가 2001택지 개발로 인하여 사라지기 이전 옛 김포 중, 상업고등학교에는 돌을 쌓아 만든 교문이 있었다. 이 후 사람들은 이것을 추억하여 이 일대를 돌문 마을”(마을 유래비)이라고 하였다.
또다른 설로는 “본래는 까막골이라고 했는데 옛날에는 소금을 만드는 가마솥이 있어 가마골이라고 하다가 가마골이 막골로 변했고, 왜구 등 외적을 막기 위해 돌문을 세웠다 하여 석문이라 하였다. ”
길가에는 은행나무 잎이 쌓여 있다. 가을이 깊어간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아 ~ 아 ~ /너도 가고/나도 가야지/
돌문 마을을 지나 김포 향교에 이르렀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지방의 교육과 교화를 담당하면서 시나 문장을 짓는 방법을 가르치거나 유교의 경전 및 역사를 공부시키고 또 성인의 위페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그 기능은 사라지고 문화재로 남아 있을뿐이다.
고려 인종때 창건된 900년의 역사를 지닌 김포 향교라고 자랑하지만 말고 그 옛날의 강학과 성인을 숭배했던 그 자랑스러운 전통을 오늘에 되살려 새롭게 발전된 향교의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을까 ?
샛길인 골목길을 걸으며 도시의 가을 운치를 느끼면서 걸포 4거리에 이른다. 횡단보도를 건느고 또다시 횡단보도를 건너 계양천에 이르렀다. 오른쪽으로는 병원을 신축중에 있고 왼편으로는 계양천이 흘러간다.
계양천 산책로에서는 흩날리는 벚꽃잎의 매력에 빠진다고 하였지만 오늘은 만추의 가을이라 벚꽃의 매력을 느낄 수 없고 오로지 천변에 걸어 놓은 시를 낭송하는데서 그 즐거움을 느껴야 하겠지만 너무 많은 시를 걸어 놓아 오히려 혼잡을 주었다.
걸프 중앙공원에 이르렀다. ” 2009년 희망근로사업 경기도 특수시책으로 글로벌 공원(Global Park) 조성계획에 따라 국제화시대에 자매결연 도시와의 우호협력관계를 증진하고 세계의 다양하고 격조 높은 공원조성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세웠다.“ 하였다.
물빛자리광장을 지나 나진포천을 우측에 두고 진행할때 나진 포천은 계양천과 합류하여 계양천 둑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폭우 때문인지 아니면 상류에서 공사중이기 때문인지 계양천의 물은 흙탕물이었다.
내 마음도 번뇌망상으로 가득찬 4급수의 마음이 된다. 물이 맑으면 내 마음도 맑아지고 내 마음이 맑아지면 세상도 맑아지는데 물이 탁해 우울한 마음으로 진행하지만 다행히 물에서 냄새가 나지 않아 일시적인 흙탕물로 여겨졌다.
수문에서 조회장님이 오기를 기다려 합류하고 시내로 진입하는데 마침 식당이 있었다. 30년 전통의 추어탕 집과 쭈꾸미 볶음을 전문으로 하는 두 개의 식당에서 연장자이신 조회장님이 선택한 쭈꾸미로 점심을 먹었다.
지난번(11월4일) 예천으로 야유회를 갔을 때 밥 두그릇을 먹는 것을 보고 모두들 놀란적이 있었는데 정갈한 음식에 맛도 있어 오늘 또다시 두 그릇을 비웠다. 배가 부르니 졸음도 오는 것 같아 서둘러 진행하고자 하는데 표지판은 운양역 5km를 알린다.
조금전에 운양역 4.4km를 알리는 표지목을 보고 걸어왔는데 오히려 600m가 늘어난 5km가 남았으면 우리는 뒤로 왔던 말인가? 길을 걷다 이런 사례를 어디 한 두 번 보았나 라고 웃어 넘겼지만 표지판을 달아 놓울 때는 보다 신중함이 요구된다.
골목길을 빠져 냐와 김포 아트밸리지에 이르니 천하 대장군, 지하 여장군이 반갑게 우리를 맞이한다. 아트 밸리지는 1980년대 서울 북촌과 을지로를 정비 할때에 철거물을 이곳으로 옮겨 한옥을 짓고 문화 관광 복합공간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김포 아트 밸리지에서 100m도 되지 않는 모담산(73.1m)을 넘어가는데 점심을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다소 힘이들었다. 중턱 정도오르니 한강이 드러나 조망의 기대속에 전망대에 이르렀으나 미세먼지로 인하여 주변의 산들은 조망이 불가하였지만 드넓게 펼쳐진 한강을 희미하게 볼 수있었다.
가을은 멀리 있지 않았다. 김포 시내를 걸으면서 떨어진 은행나무가 쌓인 도로에서 100m도 되지 않는 야트마한 동산인 모당산 숲길의 단풍과 한잎 두잎 떨어진 낙엽을 밟는 소리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있었다. 마음도 차분해 진다. 좋아하는 시 한편이 떠 오른다.
고운 빛깔로 물들어가요 – 유지나
우리 늙어가지 말고
고운 빛깔로 물들어 가요
아픔의 흔적은 빨간빛으로
슬픔의 흔적은 노란빛으로
고통의 흔적은 주황빛으로
상처의 흔적은 갈색빛으로
힘듦의 흔적은 보랏빛으로
예쁜 꽃처럼 향기롭게
아름답게 물들어 가요
모담산을 넘어서니 인공폭포가 있다. 때는 가을이라 시원한 물줄기는 뿜고 있지 않지만 모담산을 아름답게 하는 또 하나의 명소이다. 인공폭포에서 김포 한강로를 따라 운양역 4번 출구에 이르러 금릉 옛길 걷기를 마치었다.
● 일 시 : 2022년 11월 13일 일요일 흐림
● 동 행 : 조용원 회장님. 김헌영 총무님
● 동 선
- 09시40분 : 풍무역 2번 출구
- 10시40분 : 김포 시청역
- 11시10분 : 김포 향교
- 11시40분 : 걸프 중앙공원
- 12시20분 : 점심
- 13시45분 : 모담산 정망대
- 14시15분 ; 인공 폭포
- 14시20분 : 운양역 4번 출구
● 총거리 및 소요시간
- 총거리 : 12km
- 소요시간 : 4시간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