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리밀빛 초계국수>
초계국수가 눈이 확 뜨이게 맛있다. 시원하고 상큼한 맛에 더위도 확 가신다. 쫄깃한 면발에 서글서글 얼음 가득한 차가운 육수에 신 백김치 거섶까지 어우러져 맛이 그만이다. 지난번보다 더 맛이 좋아진 거 같다.
1. 식당얼개
상호 : 미사리밀빛 초계국수 반월호수점
주소 : 경기도 군포시 호수로 124-3
전화 : 031) 438-4886
주요음식 : 초계국수
2. 먹은음식 : 초계국수 8,000원, 만두 5,000원
먹은 날 : 2020.6.10.저녁
3. 맛보기
초계국수는 북한에서 온 음식이어선지 경기도 인근에서 많이 먹는다. 오산에서 먹은 초계국수 맛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아 근래 여름이면 가끔 생각나곤 했었다. 반월호숫가 아름다운 풍광을 낀 집에 맛있는 음식을 함께 하니 자연과 기억과 음식이 모여 더 깊은 맛이 난다.
일단 육수를 한 수저 뜨면 바로 음식에 사로잡혀 버린다.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식당내 광고문에 의하면 십여가지 한약재와 과일이 들어간단다. 보통 초계국수는 오가피, 황기 등 한약재를 많이 사용한다.
매우 복합적인 맛이어서 간단하게 표현하기 참 어렵다. 많은 재료가 어우러져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맛이 되었다. 기본적으로는 닭을 삶아 기름을 걷어내 사용하고 거기에 여러 향신료를 더해 맛을 낸다.
닭가슴살에 오이, 양배추, 절인무와 함께 신 백김치가 거섶으로 나온다. 특히 압권은 백김치, 닭가슴살과 함께 하면 그 조화가 닭고기와 김치를 넘어선 제3의 맛으로 진화한다.
환상적인 거섶의 조화는 쫄깃한 면발에 이르러 완성된다. 보통 메밀국수로 하는데, 여기서는 그냥 하얀 국수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면발이 쫄깃할 수 있는지. 쫄면의 쫄깃이 아니고 국수의 쫄깃이다. 부담없고 식감이 좋다.
면발, 육수, 거섶의 조화가 그만이다. 겨자와 식초를 조금 첨가하면 육수의 맛이 더 진해지며 좋다. 그대로도 좋다.
초계(醋鷄)의 뜻은 식초와 닭고기라고 알려져 있다. ‘초’는 식초, ‘계’는 닭고기여서 외국어로 번역할 때도 그렇게 한다. 이 식당의 안내문은 다르다. 계가 닭이 아니라 겨자의 평안도 방언에서 온 말이라는 거다.
어원은 누구도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초계국수의 가장 중요한 재료가 닭이기 때문에 계는 겨자가 아닌 닭고기로 보는 것이 맞는 거 같다. 계를 겨자라고 하면 똑같이 식초와 겨자를 넣는 냉면과의 변별성도 떨어진다.
닭고기 국물을 차게해서 이런 음식을 만들어낸 그 최초의 맛쟁이는 누굴까. 멋이 맛에서 온 말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그 맛쟁이는 멋쟁이임이 분명하다.
메밀만두도 먹을 만하다. 잡채와 배추 등 여러 채소로 만든 소가 느끼하지 않고 실한 맛을 낸다.
반찬은 딱 두 가지, 다 성의 있는 찬이다. 양념이 간소한 김치가 익지 않고 싱싱하게 개운한 맛을 낸다.
4. 먹은 후
식전이든 식후든 반월호수 구경을 빼먹지는 않을 것이다. 호수를 낀 식당은 모두 둘인데 하나는 양식집이고, 하나는 한식집, 바로 이 집이다. 모두 붙어 있다. 하니듀라는 양식집은 스파게티가 먹을 만하다. 커피까지 포함된 점심 메뉴는 비싸지 않다.
근처에 오염원이 별로 없어서인지 호수는 깨끗한 편이다. 호수는 천천히 다 돌면 한 시간쯤 걸린다. 상업화되어 있지 않고 조용한 맛이 좋다. 이웃 백운호수보다 더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다. 수많은 물새가 서식하고 있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1957년에 만들어지고, 2004년 군포 3경으로 지정되었다. 데크 길 위로 군데군데 부담스럽지 않게 이쁜 구절이 적혀 있고, 앉을 데도 잘 만들어 놓았다. 호수 끝에는 군포시 물누리체험관이 있다. 반월호수와 인근 수리산 자료를 전시해 놓았다.
#군포맛집 #반월호수맛집 #초계국수 #초계국수맛집 #미사리밀빛
2020.6.29.
들깨닭칼국수 8,000원
초계국수만 못하다. 들깨국물이 진한 것에 위로가 된다. 역시 메뉴펀 최상단 음식이 제일 낫다.
도토리해물파전 13,000원
먹은 날 : 2020.7.4.
먹을 만하다. 도토리반죽도 쫄깃거리고, 각종 해물 채소가 많이 들어 있어 맛도 영양도 좋다. 식감이 전체적으로 아주 좋다.
아래. 만두전골.
국물이 시원하다. 밥이 필요하면 밥통에서 직접 퍼 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2021.1.29. 점심
*아래 2021.3.17.점심
묵밥 7,000원. 먹을 만하지만 먹고 나면 어딘지 허한 느낌. 국물도 거섶도 보완해야 할 듯하다.
도토리전병 12,000원. 대부분 전병을 주문하면 냉동제품을 익혀서 내온다. 이곳은 직접 맏든 거다. 재료나 만든 방법이 개성이 있다.
하지만 속이 두부 위주로 단조롭고, 속을 싼 전병도 쫄깃한 맛보다 묽은 느낌이다. 수제품을 내기는 쉽지 않은 음식이니 기왕 하는 거, 속을 식감을 생각하여 만들고, 전병을 쫀득한 맛이 나도록 반죽과 재료를 보완하면 좋겠다.
*역시 이집 최고의 음식은 초계국수다.
2021.8.6. 가격이 조정되었다.
첫댓글 “맛쟁이는 멋쟁이임이 분명하다.” 맞습니다. 맛을 모르는 인간은 멋을 알지 못합니다. 人莫不飮食, 能知味者連境也. 사람들 중에 먹고 마시지 않는 자가 없지만, 진정 맛을 아는 사람은 연경선생입니다.
윽, 과찬이십니다. 멋쟁이가 맛쟁이인 건 모르겠지만, 맛쟁이가 멋쟁이인 건 분명하지요? 저는 맛을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과찬은 그렇게 되라는 지향점으로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