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축 일기
2022년 10월 4일에 시작한 성전 증축 공사가 12월 10일에 마무리되었다. 이번 공사는 2007년에 봉헌될 당시 건물 안 주차장에 칸막이하고 넓은 공간으로 사용하던 자리에 시공한다. 그동안은 예산도 없었지만 용적률도 부족하여 증축할 엄두도 못 내고 그냥 실내 넓은 공간으로만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2017년 화재 점검 나온 소방공무원의 지적에 따라서 양성화 계획을 수립하였다. 설계사를 선정하여 증축을 준비했지만 지지부진한 채로 4년이 지났다. 2022년 다시 교회 상황에 맞게 재설계되고 마침내 지난 9월에 군청 건축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고 남선종합건설회사(대표 李孝石 장로)에 시공을 맡겼다. 신축보다 증축이 더 힘들다고 한다. 건물 내 물건을 이동시켜야 하고 시설을 철거하는 과정부터가 만만치 않다. 이미 사용 중인 건물에 건축행위는 모든 게 불편하다. 일부 노후 시설은 전면 교체해야 되니까 건축비도 적지 않다. 계획된 날짜에 공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사전에 이삿짐 정리는 교인들의 몫이다. 그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철거 작업이 시작되었다. 소방시설과 전기 시설은 전문가들의 지도 아래에서 시행할 분야다 보니 무조건 철거할 수 없었다. 유리 벽을 산산조각 내고 황량해진 벌판에 난방에 역점을 둔 두꺼운 벽이 설치되었다. 목양실, 사무실 그리고 카페를 나누는 칸막이 공사가 이어졌다. 그 위로 소방과 전기 가설 작업이 진행되었다. 시시때때로 날씨의 변화가 공사에 영향을 주었지만 공사는 순조로웠다. 강단도 따뜻하고 은혜로운 분위기를 새로 만들었다. 이번 공사는 노후된 냉난방기 보수에도 역점을 두었다. 16년이 된 난방기 기능이 떨어지면서 봉평교회의 첫인상은 추운 교회라고 인식될 정도였다. 믿음도 차가운 교회라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어서 이를 보완하려고 해도 부품이 생산되지 않으니 냉난방기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냥 방치할 수도 없어서 이번에 냉난방기 전체를 새로 교체 설치하였다. 여기에 전기 순환기 가설하여 창문이 없는 대예배실의 단점을 보완하여 실내 공기를 정화하도록 했다. 전체 건축비 반 정도가 냉난방 시설에만 투자되었으니 따뜻한 교회로 각인될 것을 기대한다. 이처럼 이번 공사는 단순한 증축이 아니라 새롭게 개축(改築)까지 겸하여 시행된 대공사였다.
공사가 마무리되자 이제 각방의 짐 정리에 손길이 분주했다. 가장 큰 짐은 목양실의 책이다. 지난해 부임한 이래 책장이 부족하여 미처 풀지 못한 채 1년 동안 창고에 있던 책들이 많았다. 켜켜이 쌓여 있는 먼지가 그동안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처박혀 있었음을 말해주었다. 또한 고이고이 보관해야 할 교회 자료들도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열악한 상황이 개선되지 못했다. 그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하여 목양실 책장을 유문(有門), 무문(無門)으로 설치했다. 노출하기에는 어려운 교회 자료는 모두 문이 달린 책장에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주문 수량보다 유문 책장이 세 개가 더 들어와서 목양실이 책장에 갇힌 느낌으로 장식된 것이다. 같은 예산에 더 왔으니 손해 볼 일은 아니라 해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너무 많으니까 이것도 문제였다. 육신의 본능이 발동하여 불평의 한 마디가 쑥 터져 나왔다. 이미 설치된 상황을 취소할 수도 없어서 그냥 받아들이려고 깊은숨 고르며 마음을 달랜다. 그리고 나서 그런 불평이 얼마나 무지한 인간의 소치였는가를 깨닫게 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1년 동안 창고에 처박혔던 책과 교회 자료들이 그 많던 책장을 채운 것이다. 가구 업자의 착오로 더 많게 들어온 책장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하나님은 보관할 자료의 분량을 아시고 거기에 책장을 주문하신 것을 뒤늦게 깨닫고는 쥐뿔도 모르면서 이렇게 불평했던 무지의 소치가 참 부끄러웠다. 그렇게 하여 4년 넘게 시작된 이 공사는 이렇게 마침표를 찍었다.
공사를 끝내고 보니까 이번 역사(役使)는 단순히 부족한 시설을 보완하고 낡은 시설을 보수하는 수준으로 머물 수 없는 시간이 우리 앞에 놓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명년 2023은 교회 창립 8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그 세월 동안 4번 성전 건축되었으며 2007년 봉헌한 현재의 성전도 세월의 풍상이 스쳐 간 흔적들이 곳곳에 패여 있었다. 한 번쯤은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불가피한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이 80주년과 맞물리면서 건물 공사가 우리의 믿음의 공사까지 이어지도록 의미를 던져준 것이다. 건물은 80년이 되면 낡기 마련이지만 믿음은 그렇지 않다. 세월의 풍상을 극복하고 더욱 발전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빛나야 진정한 믿음이다. 왜냐하면 그 안에 예수 생명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영생을 얻게 할 믿음이 아닌가? 이런 믿음이 세월의 무게를 못 이겨 낡아지면 절대 안 된다. 솔로몬의 영광은 당시 들녘에 외롭게 피어 있던 백합화에 비견될 바가 아니었을 게다. 그런데 그토록 화려했던 솔로몬의 영광보다 들의 백합화가 더 아름다운 이유는 수천 년의 세월을 지나도 낡지 않는 생명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성전 증, 개축공사는 이제 100년을 향한 거보(巨步)를 각성시킨 나팔 소리였다. 광야에서 이 소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으로 인도했던 신호였듯이 이제 우리도 이 소리에 귀를 기울여 백 년, 천년의 꿈을 향해 힘차게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는 내 이름을 위하여 전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사무엘하 7:13).
증축할 주차장 공간
철거작업
완공되어가는 모양
냉난방기 배관작업
카페 주방 가구 설치
2007년 봉헌한 이후 15년 동안 사용하던 강단
새롭게 꾸민 강단
첫댓글 봉평교회 성전 건축이 주님의 이름으로 잘마무리 되서 얼마나 감사 한지 몰라요 봉평교회 힘내시고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