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토) 성도들과 달리기를 한 후, 성경을 읽고 책을 잠시 쓰다가 피곤해서 잠을 청했다. 보통은 잠이 곧장 드는데 몸이 피곤하지만 잠이 곧 들지 않았다. 그래서 자리에 누워 있는데 배가 고팠는지 모르지만, 배에서 소리가 계속해서 났다. 꾸르륵, 꾸르륵... 소화가 되는 소리이다. 내가 소화시키는 것이 아닌데도 소장이 저절로 움직이는가 보다. 그래서 몇 가지 떠올랐다. 나는 입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을 뿐인데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과 대장은 저절로 움직이네? 꿈틀거리면서 꾸르륵... , 참 신기했다. 내가 시키지도 않은 것을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저절로 한 내장 기관이 참 고마웠다.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내장 기관은 저절로 자기 일을 하는구나. 나는 그저 맛있게 음식을 대충 씹어서 넘기면, 식도는 25cm만큼의 길이인데 침으로 섞인 음식물, 이빨로 대충 잘게 부순 음식 덩어리는 식도가 꿈틀거리면서, 연동 운동을 통해, 위장으로 보낸다. 영어 알파벳 J모양으로 생긴 위장은 북문으로 들어온 수분이 가득 찬 음식물 덩어리는 유문에 갇혀 소화되기 시작한다. 위장에서 비로소 소화되기 시작하는데 위장은 펩신, 즉 염산을 분비하고 소화요소가 분비돼 알코올과 당본을 일단 소화한다. 그러면서 음식 덩어리를 잘게 만든다. 즉 미즙(쌀뜨물)으로 만든다. 저절로 꿈틀거리면서 꾸르륵 소리를 내면서 지속해서 운동한다. 내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죽을 때까지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 잘게 부서진 미즙은 위장의 유문을 통해 십이지장이란 가느다란 관을 통과한다. 여기서 간, 쓸개와 이자는 미즙을 더욱 잘게 부숴서 소장이 제대로 소화시키는 보조기관이다. 간은 답즙을, 쓸개는 쓸개 액을, 이자는 이자액을 분비한다. 담즙은 지방의 소화를 돕거나 영양분을 보관하거나 해독시킨다. 쓸개액은 지방물질에 작용하고, 이자액은 음식물에 작용하여 미즙을 더 작게 만든다. 여기서 탄수화물, 지방과 단백질이 소화된다. 그러면서 소장을 잘게 부서진 음식물은 들어간다. 근데 소장의 길이는 무려 7m나 된다. 소장은 융모가 많아 미즙에서 얻어낸 영양분을 혈관과 암죽관으로 운반된다. 흡수되지 않은 물 분자와 노폐물은 대장으로 향한다. 물 분자는 대장의 결장에서 흡수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직장으로 가서 배출된다.
소화 과정을 보면, 신기하고 놀랍다. 나는 그저 맛있어서, 배가 고파서, 먹고 싶어서 먹는다. 제대로 씹지도 않은 채로 대충 넘기는데 소화기관은 그것을 언제든 위의 과정을 통해 나를 자라게 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어느 하나라도 그 역할을 하지 않으면 몸의 조건, 즉 컨디션은 좋지 못하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먹는 것만 신경 쓰지만 실제는 보이지 않는 많은 내장 기관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가시적인 것만, 몸뚱이 자랑만, 업적 자랑만, 외모 자랑만, 내적으로 게으름과 이기심에만 집중하는 인간인데 이렇게 보이지 않는 내 자신 안에서 내장이 활동하고 있다니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다.칼빈 선생은 하나님의 놀라운 창조를 기억하려면 우주도 좋지만 내적 우주, 즉 몸의 내장이 움직이는 것과 근육의 신기로움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영의 상태만에 신경 쓰지만 실제는 몸의 상태를 보면 신기하고 놀랍다. 저절로 숨을 쉰다! 영이 수면을 취하는 동안도 몸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필요한 영양분을 혈관, 세포와 근육에 공급하는데 쉬지 않는다. 고맙다. 신기하다.예수님은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말씀했다. 내가 쉬는 동안 여전히 영원에서 계셔서 알고 행한다. 이 사실과 진리를 모른 채로 살아가는 자신이 나에게 부끄럽다. 근데 내 생각과 몸뚱이는 그 고마움에 따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 생각과 고마움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자신이 못내 아쉽다. 보이는 표징도 행하지 않는 자라면, 표징 된 것은 먼 거리에 있다. 굳이 표징 된 것으로 자신을 내세우면, 참된 표징을 언제 행할까? 오늘은 표징의 날이다. 표징 된 것의 의미를 찾아 표징을 제대로 행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