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건설·지구해양 분과 이덕길
지구가 불덩어리로 태어나 45억 년이 지나면서 대기와 바다, 육지가 만들어졌고, 38억 년 전에 생명체가 탄생하여 진화하고 번성한 결과 외계에서 보면 '푸른 지구'로 빛나는 모습이 되었다. 20만 년 전에 Homo sapiens라는 생물종이 생겨나서 우수한 지능으로 인류문명을 건설하였고, 다른 생물을 압도하고 번창하면서 지구가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자연의 조화와 안정이 점차 위협받고 있다. 인구가 불어나고 문명이 과도하게 팽창하면서 여러 가지 환경문제가 대두되었다. 인구는 81억을 넘어섰고, 식량 생산과 생활을 위해 지구상 가주 면적의 절반을 농·축산지와 도시로 개발하여 자연생태계가 심하게 손상되었고, 경제활동이 커지면서 환경오염이 심해지고 기후변화가 발생하여 지구 기온이 상승하고 폭염과 폭우, 가뭄 등 이상기상으로 일상이 어려워졌다. 바다가 더워지고 산성도가 높아져서 해양의 기후조절 기능이 훼손되었고, 해양생태계가 파괴되어 산호초가 절반이나 사라졌으며 어획도 크게 위축되었다. 그런데도 인류는 이러한 위기에 무감각하고 이에 대응하는 행동에 미온적이다. 중요한 과제인 생태계 보호는 형식적이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은 UN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하기 위해 2030년까지 각국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3% 감축하게 되어 있으나 이를 준수하는 나라는 거의 없고 오히려 배출량이 증가하여 대기 중 농도가 420ppm을 넘어섰고, 지구 기온이 이미 1.5도를 넘었다는 관측자료가 나오고 있다. 국제사회가 현재와 같은 행태를 이어간다면 수십 년 안에 극심한 기후변화와 환경질의 악화에 부딪히고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맞게 될 수 있다. 중위도 지방의 아열대화와 농업 붕괴, 해수면 상승에 의한 해안 지역 침식, 태풍과 극한 기상의 일상화 등의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 문제는 우리는 지구환경의 위기를 벗어나는 길을 알고 있지만, 대다수 국가와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의 생활 행태를 바꾸고 경제의 틀을 고쳐가며 인류가 성취한 과학기술 지식을 지구환경 개선에 투입하면 악화하는 환경파괴를 막아내고 파괴된 환경을 복원하고 개선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선행 과제는 탄소제로 사회의 구축이며, 환경친화적 경제사회와 생활 방식의 개혁이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하나일 뿐,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류는 자연을 그 종속물로써 보고,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하던, 반응하고 저항하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이런 사이에 자연이 인류를 수용하고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으며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다. 어떤 학자는 2025년이 인류문명의 최고점이라고 진단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계속 환경질의 악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류는 현재 문명의 Climax에 도달해 있는데 이를 알지 못하고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Homo sapiens라는 인간이 이름 그대로 지혜로운 만물의 영장이라면 그 지혜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지구환경을 살려내고 인류문명을 지속하고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UN 사무총장 Gutters가 말하였듯이 우리는 ‘공동 대응이냐, 집단 자살이냐’ (Common Action or Common Suicide!)의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는 이제 결심과 행동을 할 마지막 기회에 와 있다.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문리대(식물학), 보건대학원(환경보건학)
환경부 국•과장, 국립환경연구원 원장
수원대/금오공대/한국외대 겸임/초빙 교수
정부(KOICA/NIPA) 파견 중국/베트남/과테말라/미얀마 환경부 정책자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