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로버트 작품
제작년도: 1955년/컬러
감 독: 데이비드 린
주연:제인 허드슨,케서린 헵번
음악:알렉산드로 치코니니
주로 장편 대서사를 즐겨 다룬 데이비드 린으로서는
애틋한 러브 스토리를 그린 이 영화가 오히려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아기자기한 소품과도 같은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950년대의 베니스 풍광이 한 영화에 그토록 집약돼서 그려지기도 힘들 정도로
이 영화는 베니스에서 시작해서 베니스에서 끝납니다.
한 명랑한 미국 노처녀가 막연히 로맨스를 꿈꾸며 베니스로 여행 갔다가
정말로 로맨스를 만나게 되고, 짧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한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다는 단순한 스토리지만, 그 속에는 이제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1950년대의 베니스가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져 있더군요.
골동품점(기념품) 주인인 중년의 매력적인 이탈리아 사내 로사노 브릿지와
노처녀지만 활기차고 젊고 풋풋한 미국인 캐더린 햅번의 연기가
아주 잘 어울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건 역시 베니스의 잊을 수 없는 풍광이죠.
도시 구석구석마다 물과 운하가 들어와 있는 물의 도시...
지구상에 그렇게 낭만적이고 매력적인 장소도 드물 것 같습니다.
캐더린 햅번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던 산 마르코 광장의 카페,
떨어진 치자꽃을 주우려 애쓰던 다리,
두사람의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야속하게 흘러가버리던 치자꽃...
놓쳐버린 그 꽃은 두사람에게 놓여진 사랑의 상징이었죠.
짧고 불꽃 같은 사랑이야기, 베니스의 아름다움, 명배우의 열연..
모든 것들이 이 영화를 한줄기 향기로운 바람처럼
신선하게, 아릿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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