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0 대방건설배 시니어 vs 여자 바둑리그 챔피언스컵 우승을 차지한 부안곰소소금. 왼쪽부터 허서현 초단, 오유진 7단, 김효정 감독, 이유진 2단, 안형준 코치.
2020 시니어vs여자 바둑리그 챔피언스컵
부안곰소소금, KH에너지 연파하고 우승
이번에도 '여자리그'가 강했다. 여자리그 우승팀이 시니어리그 우승팀을 또 한 번 눌렀다. 2020 대방건설배 시니어 vs 여자 바둑리그 챔피언스컵에서 부안곰소소금이 KH에너지를 꺾고 '왕중왕'에 올랐다.
3번기 대결에서 부안곰소소금은 22일의 1차전을 2-1로 이긴 데 이어 23일 속행된 2차전에서도 2-1로 제압, 종합전적 2연승으로 우승했다(바둑TV 스튜디오). 부안곰소소금은 2019 여자바둑리그 우승팀, KH에너지는 2019 시니어바둑리그 우승팀. 두 팀 공히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통합 우승을 이뤘다.

▲ 상전벽해가 일어나는 대변화 속에서 이유진 2단(오른쪽)이 강훈 9단을 상대로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3인 단체전의 2차전 오더는 1차전과 똑같았다. 두 팀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1차전과 마찬가지로 1~3지명 순으로 배치했다. 차이점은 돌가리기 결과 세 판 모두 흑백이 바뀌었다는 것.
먼저 끝난 두 판에서는 설욕전을 전개했다. 3지명 대결에서 이유진 2단이 1시간 55분 만에 강훈 9단을 꺾었다. 곧이어 조치훈 9단은 주장전에서 오유진 7단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 조치훈 9단(왼쪽)이 오유진 7단에게 불계승. 1차전과 반대 양상으로 흘러가며 역전패를 역전승으로 갚았다.
팀 스코어 1-1에서 50살의 나이차가 나는 2지명 대결이 2차전 열쇠를 쥐었다. 역전, 재역전 흐름을 타면서 종반은 극미한 반집승부. 2시간 25분간 공배를 제외하고 301수를 두어 허서현 초단이 장수영 9단에게 반집을 남겼다. 재차 승리한 허서현은 유일한 2승자가 되면서 우승까지 결정했다.
승리를 지휘한 부안곰소소금 김효정 감독은 "여자리그가 끝난 지 오래 되어서 감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다시 긴장감 있는 승부를 펼쳤다"면서 "불안 불안했지만 너무 잘 싸워 주어 고맙다"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 1-1에서 허서현 초단(왼쪽)이 장수영 9단에게 재차 승리. 치열한 끝내기 승부를 반집승하며 우승을 결정했다.
또 주장 오유진 7단은 "항상 팀워크가 좋았는데 이번에도 좋은 팀워크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안형준 코치는 "오랜만에 선수들의 바둑을 보니까 잊어 버렸던 긴장감도 다시 올라왔고, 선수들이 초조하게 하는데 재주가 있어서 끝까지 손에 땀을 쥐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대회는 이번이 3회째. 세 차례 대결을 전부 여자리그 우승팀이 강세를 보였다. 1회 때에는 포스코켐텍이 KH에너지를 2-0으로, 2회 때에는 SG골프가 KH에너지를 2-0으로 꺾은 바 있다.

▲ 2차전은 1차전보다 훨씬 치열한 내용을 보여주며 20여분을 더 두었다. 선수들의 평균연령은 KH에너지가 66.3세, 부안곰소소금이 22.3세.
KH에너지는 창단 원년부터 3연패(전부 통합 우승)를 달성한 시니어리그의 최강팀이었으나 챔피언스컵에서는 3연속 고배를 들었다. 세 차례 대결의 개별전적은 2승16패에 그쳤다.
2020 대방건설배 시니어 vs 여자 바둑리그 챔피언스컵의 상금은 우승 1000만원, 준우승 500만원. 매 대국 제한시간 20분, 초읽기 40초 5회로 진행했다.



▲ 2차전에 앞서 KH에너지 선수들이 강훈-이유진의 1차전 대국을 복기하는 모습.

▲ 조치훈 9단(64)은 챔피언스컵에서 5패 후 첫승을 올렸다.

▲ 1승1패로 첫 챔피언스컵을 마감한 오유진 7단(22). "곧 여자리그로 다시 만나뵙게 되는데 올해도 좋은 팀원들과 함께하고 싶다."

▲ 2연승으로 최고 수훈을 세운 허서현 초단(18). "승부판인 줄모르고 있었는데 나와서 승부판이었다고 해서 더 짜릿했다. 언니들이 잘해 주어서 챔피언스컵까지 올 수 있었기 때문에 고맙다고 하고 싶다."

▲ 반집에 울고 만 KH에너지의 맏형 장수영 9단(68).

▲ 1차전 패배를 갚으며 설욕하며 우승을 도운 이유진 2단(27). "여자리그 끝나고 오랜만의 시합이었는데 대회를 만들어 주신 분들과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 강훈 9단(63)의 1차전 승리는 12판 연속으로 패해 왔던 시니어팀에 첫 개인승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