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썻던 글 입니다)
친구에게서 백일(패키지)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웨딩본식 사진을 처음 찍을때도 친구의 리마인드 사진을 찍을 때도
돌사진 상업사진을 찍게되면서 처음이라는건 언제나 내게 심적 압박을 줍니다
모든 게 그렇지만 사진 역시 자기 전문분야가 있습니다
웨딩 사진만 찍는 사람 베이비사진을 찍는사람
그 분야에서 경험이나 경륜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그 분야에 처음 첫 일을 할때는 며칠간 온종일 내 머리속에 사진에 대한 생각과 사색
나름대로 공부도 하고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하곤 합니다.
한 예로 친구 리마인드 웨딩사진을 찍을땐 사진찍을 스튜디오를 며칠간 찾아가고
남들 사진찍는걸 보면서 참고하고
난 어떻게 찍으리라 준비도 열심히 했는데도 사진 찍기전 며칠 간은 알 수 없는 그 심적압박 불안감이란
아마 사진에 대해선 유난히 까탈스러운 내 소심한 성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일사진을 찍기위해 남대문에서 미리 소품을 나름대로 준비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의아한게 한가지 있었습니다
왜 백일사진이 한결같이 똑같을까...?
어느 스튜디오이고 한결같이 아이 사진 상반신 사진 클로즈업에 가까운 사진들만 있었습니다
심지어 내가 사진 찍고 곧 조만간 공동작업을 하게될 스튜디오에 비치 되어있는 백일앨범
꽤 알려진 베이비 스튜디오 ??나무라는 곳에서 찍은 사진앨범 3권이 어쩜 그렇게 마치 하나 둘 셋 하는 것처럼
똑같은건지요 얼굴만 달랑 나온 사진 전신사진 한장 없는 사진앨범
하긴 베이비 사진에서 사진가들에게 마치 정석처럼 되어있는게 있긴 합니다
여자사진은 노출오버로 한스탑 밝게 찍어라이듯이
아래 민서사진 한장처럼 아이 사진은 무조건 크게 찍어라 얼굴만 크로즈업해서 찍어라 그럼 예쁘다
(보통 스튜디오에서 찍는 한결같은 전형적인 백일사진의 유형의 컷입니다 사실 이렇게 많이 찍는 이유는
이렇게 찍으면 백이면 백 아이가 예쁩니다.ㅎ)
전신사진 한장 찾아보기 힘들고 더 더욱 이상한건 아이부모 사진 한장 안보이더군요
우리 어릴땐 어땠습니까
전 어릴때 우량아었고 얼굴이 괜찮았는지...ㅎ 광주공원앞 유명한 꽤 큰 사진관에 올누드 고추를 내놓고 앉아있는 사진이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그 사진관 앞에 멋지게 진열 되어있어서 그 사진관 앞을 지날때마다
저 사진에 주인공이 나 라고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리고 돌때 인지 모르지만 엄나 누나 손을 잡고 찍은 겨울 털모자까지 쓰고 찍은 사진한장을
오래도록 가지고 있었지만 ...(전 어머님이 일찍 돌아가셨기에 지금은 내 손에 남아있는 어릴적 사진 한장이 없군요)
왜 백일 사진에 부모사진이 한장 없을까요...?
과연 누구를 위한 사진일까요
아기를 위한 사진이 아닌 아기부모을 위한 사진이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정말 아기를 위한 사진이라면 그 아기가 커서 사진을 보며 부모와의 교감
할머니 자기 자신이 그 갓난아기때 엄마나 아빠 아기가 성장했을땐 없을지도 모를 할머니나 할아버지
이런 가족사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사진을 보며 타임머신을 타고 갓난아기때의 시간을 회상할 수 있는
그런 사진들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과연 아기에게 또 부모에게 어떤사진이 필요할까요
전 민서 백일땐 여의치 않아서 찍지 못했지만 민서 부모가 허락한다면
민서 올누드 뒷 엉덩이가 아닌 앞사진 뒷사진 다 찍고 싶습니다
그래서 민서가 커서 내가 옛날 친구들에게 자랑했고 같이 웃었던 사진을 찍어주고 싶습니다
분명 민서도 나중 어른이되면 그런 사진을 좋아할거란 확신을 갖고서 말입니다.
부모가 앨범 액자를 주변사람들에게 예쁜 민서 사진을 앨범을 자랑으로 보여주는 용도가 아니라면
아기를 위한 사진이라면 그 아기가 어른이 되었을때 보게될 사진, 보고 싶어 할 사진을 찍는게 옳은게 아닐까요...
앞으로 아기의 이백일 사진과 돌 사진이 남아있습니다
전 사진을 찍으며 가족이란 단어를 머리에 떠올리며 사진을 찍을겁니다
그 아이가 커서 할머니 할아버지 삼춘 이모 고모 이런 가족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백일을 돌 을 얼마나 사랑하고 축복햇는지
생각 할 수 있는 사진을 찍을겁니다.
전 남들 흉내 내는걸 끔찍히 싫어하던 젊은날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연예인 흉내를 모방을 하고 싶어하는걸 보고 혼을 낸적이 있었습니다
"딸아 이 세상에 넌 단 하나인데 너와 똑같이 생긴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는데
왜 네가 남의 흉내를 내고 살려하느냐 넌 너무나 특별한 존재이니 내 딸이 남의 흉내 내는건 정말 싫구나
남이 너에 흉내를 내고 따라한다면 몰라도 말이다"
전 남과 똑같은 건 정말 싫습니다 전 달수 만의 사진세계를 갖고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남은 내 생은, 내 조그만 꿈은 진정 사진가가 되는거고 사진이 전부라고 믿고있는 사람입니다
우리 친구들도 나도 곧 할아버지 할머니가 됩니다 이미 되어있는 친구도 있구요...ㅎㅎ
우리 친구들은 부모를 위한 사진이 아닌 진정 손주 손녀를 위한 사진을 찍도록 해봅시다.
(전 내 올누드 고추를 찍은 사람은 사진가는 어떤사람이었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었습니다
만약 내가 민서 올누드 사진을 찍게되면 내 얼굴이 나온 증명사진정도 크기의 사진에 스튜디오이름과 사진가 이름을 적어
액자 뒷편에 아무도 모르게 껴놓을겁니다 (이미 알아버렸네 ㅎㅎ)
내가 세상에 없을때 민서가 내 나이가 되어서 무심히 액자 뒷편을 건들다 뭔가 떨어지고
그걸 보게되는 민서를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전 민서 이백일때는 스튜디오 전경과 스튜디오 일상적인 스넵까지 사진에 담아볼려 합니다
얼마나 좋은 세상입니까 이런 스넵사진들이 컴퓨터에 저장이 가능하니
백일땐 저 역시 처음이어서 미숙한점도 있었고 정신없어서 찍지 못했지만
민서가 커서 스튜디오에서 사진찍기 위해 대기하고 사진찍다 잠든 민서사진도 찍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