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 남파랑길 1,000km를 걸었다."
나는 남파랑길을 2025년 2월 9일부터 걷기 시작하여
오늘 고흥 67코스까지 누적거리로 1,000km를 돌파했다.
출정 횟수로는 50회차이며 평균적으로 1일(1회) 20km씩 걸은 셈이다.
나는 전문적으로 걷는 트래커가 아니다.
전문적으로 걷는 사람은 수일동안 연달아 걷고 잠시 쉬었다가 걷는다면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거리를 걸을 수 있겠다.
그러나 나는 주말을 이용하여 한달에 서너번 걷는 것이어서
나름 적지 않게 걸은 것이고
이런 속도로 걷는다면 2026년 12월 즈음에 남파랑길을 완보할것 같다.
중요한것은 무리한 속도보다 늦더라도 완보를 위해
천천히 지속적으로 걸어야 할 일이다.
- 걸었던 날 : 2026년 5월 23일(토요일)
- 걸었던 길 : 고흥구간 67코스 (남열마을입구~양화마을~사도마을~해창만캠핑장)
- 걸었던 거리 : 16.2km.(23,000보.4시간30분)
- 누계거리 : 1,013.3km
- 글을 쓴 날 : 2026년 5월 24일.(일요일)
이번달 들어 5회째 출정이고 이번에는 모처럼 1박 2일 일정이다.
7~8월 더위에는 걷는 횟수가 적을것 같아서 이번달에 걷는 횟수를 늘린 것이다.
고흥군 영남면 남열리 마을로 갔다.
요즈음 농촌 마을은 고령자분들이 마을을 지킨다.
마을분들은 대부분 70~80대 고령자이시며 철따라 농사를 짓고 밭에서 한평생 엎드려 일을 하고
계절에 따라 작물를 심고 거두기를 반복하는데
지금은 양파와 마늘을 수확하고 그 자리에 참깨 씨앗을 파종하는 시기이다.
그 이외에도 노지의 고추 모종에 지지대를 설치하거나 옥수수를 심고
논에 벼를 심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으니 농촌의 5~6월은 바쁜 농번기인 셈이다.
그런데 나는 한가로이 배낭을 메고 길을 걷고 있으니
저 농민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보였을지 짐작이 되고 난감하다.
그래도 나는 가야 하니 미안하고 인사를 하며 조용히 지나 갈 수 밖에 없는거다.
마늘밭에서 마늘을 수확하고 묶음 작업을 하시는 분들을 보고
큰 소리로 "고생하십니다!" 라고 말했다.
한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어제도 지나가더니만 오늘 또 가요?"
라고 하신다.
어제 어떤부부가 걷는 것을 보시고 오늘 또 걷는 것으로 착각하신거다.
나는 그냥 "네! "라고 답하고 지났다.
그렇다고 장황하게 설명 드릴수도 없으니 ...
오늘은 2차선 도로를 주로 걸었다.
그런데 큰 돌비석의 "양화마을" 표시석이 있다.
그 표시석은 이재명님께서 회갑기념으로 설치하셨는데 나름 의미가 있는듯 하다.
현 대통령님과 동명이셨으니 먼 일가 친척일수도 있겠다.(?)
고흥에는 "고흥 마중길"이 있는데 오늘 내가 걷는 코스가
고흥 마중길 제1코스로 해창만 공원에서 남열마을까지 역사 탐방길 코스였다.
그래서 "남파랑길"과 "고흥 마중길"를 같이 걸은 셈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사도마을로 향하는데 한~두방울의 빗방울이 떨어진다.
서둘러 우산을 써 보지만 비는 더 내리지 않았다.
트래킹은 장시간 걷는 것이어서 비가 오면 곤혹스럽기에
비가 오는 날을 피해 출발을 하곤 했다.
사도 마을앞 해안가에 작은 목선이 부서지고 낡아서 서서히 침몰하고 있다.
아마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나무 막대 노를 저엇을 저 쪽배도 한때는 쓸모가 있었을 것이고
마침내 할 일을 끝낸 모습 같아서 예사롭지 않다.
"여보 !."
"저 배 좀 보소!."
"저 배를 보고 무슨 이야기를 써 볼까?"
라고 했더니
"나름 할 일을 다 하고 잠들거나 갈 길을 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하긴 사람도 나이가 들면 주름지며 작아지고 언젠가는 부서질것을 알기에
저 작은 쪽배의 운명도 사람과 다를게 없었다.
오늘은 비교적 짧은 구간이어서 오후 1시 즈음에 끝낼 생각이었는데
도착지점에 약간 못미쳐 삼대집밥이라는 식당 간판이 반가웠다.
그래서 들어 갔는데 그저 허기를 해결하는 평범한 식당이다.
이제 해창만 캠핑장까지는 2km의 거리만 남았다.
해창만 캠핑장은 방조제 중간 즈음에 있는데
방조제가 만든 들녘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농지였다.
해창만 방조제는 1962년도에 착공하여 1969년 7월15일 준공한 간척지이며
연인원 900만명과 불도저 10대, 배는 연 400여척이 동원된 한국 최대의 간척지 공사였으며
당시 열악한 공사현장에서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공사로 인하여 3,820정보의 농경지를 얻었으니 대단한 공사였고
해창만(海倉滿)이라는 이름은 "바다의 창고에 가득찬 곳간!"
이라는 뜻이다.(현판글 요약)
오늘 걸었던 남파랑길 67코스는 섬과 섬이 도열한 다도해로 호수 같은 풍경이엇다.
그리고 해창만 제방길을 걷는 느낌은 고요한 바다와 너른 들녘을 그린 큰 캔퍼스 위를 걷는 기분이엇다.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점암면 택시를 콜하고 남열마을로 가는 동안 75세의 멋진 택시기사님과 짧은시간
인생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기도 했으며 녹동항으로 이동하여 1박을 했다.
2026년 5월 23일 걷고
5월 24일 저녁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