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름처럼 맑은 물과 대나무 같은 인물이 많은 옥천(玉川)과 상죽(上竹)과 수산(水山)마을
‘서재심의 화전골이야기’를 쓰기 시작한지가 어느새 1년이 지나가고 있다. ‘서재심의 화전골이야기’ 이전에 썼던 ‘서재심이 남해에서 그리는 무늬’까지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 시작은 ‘오랫동안 해설을 하고 다니면서 공부했던 이야기나 겪었던 일들을 그냥 풀어 써 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접근했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원고를 써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창선의 수산은 해설사교육을 받고 2003년 4월28일 충무공 이순신의 탄생일에 맞추어 개통한 ’창선·삼천포대교‘아래에 있는 ’창선관광안내소‘에 근무를 가면서 한 달에 두어 번 지나다녔다. 그때의 창선과 자금의 창선은 ’상전벽해‘란 말이 생각 날 만큼 풍경이 달라졌다. ’격세지감‘이다. 내 인생도’상전벽해‘이고’격세지감‘이다.
살면서 간혹‘나는 좀 인덕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여고를 졸업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촌아이가 미용을 배우기 위해 취업을 했던 곳의 원장님이 무조건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지라 기쁘게 직장생활을 했다. 그 원장님은 모든 은행업무도 내게 시켰을 정도로 믿어 주었다. 상대가 나를 믿고 지지를 해 주니 그런 사람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서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했다. 마찬가지로 2005년 세상에 눈이 어두운 내가 어쩌다 해설사교육을 받고 안내를 가면 버스에 타신 분들 중에 꼭 한사람은 침이 마르게 칭찬을 했고 또 다시 남해를 찾게 되면 연락을 주셨다. 아니 남해사람 중에서도 더러 많은 사람들이 인정을 해주고 칭찬을 해 주시는 통에 신이 나서 더 재미나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부족한 사람에게 늘 인정해 주고 지지를 해 주시니 그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혼자 더 많은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호수에서 아름답게 유영하는 새들이 물밑에서는 얼마나 열심히 발짓을 하겠는가? 그런 이치와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인정해 주시는 분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서 나름 즐겁게 공부를 했다. 나는 그런 분들로 인해서 날마다 새로워지고 달라지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본다. 참으로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다. 이런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는 요즈음 옥천과 수산 그리고 상죽 마을을 쓰기위해 창선면지를 보니 마을을 빛낸 인물이 창선면에서는 가장 많은 곳이 이곳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인물이 빽빽하다.
특히 상죽마을에는 곧게 뻗은 대나무 같은 인물들이 가득이다.
‘여기 있는 남해창선사람들도 도시에 나가 열심히 노력도 했겠지만 어쩌면 인덕이 많아 작은 것에도 칭찬 받고 지지를 받아 일취월장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은 아닐까? 그런 좋은 인덕으로 좋은 기회에 노출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노력하다보니 승승장구했는지도 모른다.‘
사실 전에는 상죽마을이나 옥천마을을 지나다니기는 했어도 별 생각 없이 그곳을 지나 다녔다. 이번에 글을 쓰기위해 마을들을 둘러보고 면지를 보면서 인물이 많은 것을 보고 나에 비추어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가정이나 사회 그리고 지역과 국가가 한 인물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성도 있을 것이고 환경도 많은 영향을 끼치겠지만 지금까지 살아 온 세월로 비추어보면 주위사람들의 관심과 칭찬과 지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혼자서 공부하고 공부하여 주위의 어떤 영향도 없이 홀로 득도하고 홀로 깨치고 큰 그릇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기회에 접하느냐에 따라 큰 사람이 되기도 하고 아주 형편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 맥락에서 본다면 상죽이나 옥천, 수산마을의 면지에 ‘마을을 자랑스럽게 한 사람’에 이름이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는 바가 크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창선면을 둘러보는데 창선초등학교를 지나면서 깜짝 놀랐다. 창선초등학교에 통학차가 서 있는데 그 통학차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부정부패, 청렴남해’ 초등학생 통학차에 있는 문구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초등학생들이 부정부패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드릴까.? 청렴남해라니 아이들이 무슨 뜻인 줄이나 알기나 할까?’
아이들 등·하교 차에 있을 슬로건으로서는 참 부적절하지 않나 싶었다.
날마다 등·하교시간에 차를 타면서 아이들은 저 슬로건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는 긍정의 힘을 믿는다. ‘어른들이 타는 군용차랑에 저런 문구가 있다면 이해가 되지만 꿈과 희망을 심어 주어여 할 아이들에게 ‘부정부패, 청렴한 남해‘는 아니지 않나? 아름다운 동시 한편 아님 ’오늘도 새로운 날.‘ 아님 ’오늘도 신나고 즐겁게‘ 아님 ’오늘이 최고의 날‘이라든지 ’오늘도 멋지고 근사하게‘ 그런 슬로건 어떠한지?
공부에 공(工)이란 한자의 의미는 ’땅에 있는 사람이 날마다 배우고 닦아서 나날이 새로워져서 그 실력이 하늘에 닿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수산과 옥천과 상죽마을에는 마을을 자랑스럽게 빛낸 인물이 유난히 많았다.책을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 대부분 큰 사람의 뒤에는 늘 조력자들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글귀나 좋은 환경이 그들이 큰 사람이 될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본다. 창선면의 면소재지 ‘창선초등학교’에는 지금 미래의 인재가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또 백년 지나 먼 훗날 그곳 창선면지에 ‘마을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란에 창선초등학교 출신들이 많이많이 오르기를 바라며 등·하교버스의 슬로건을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떠한지 건의를 해 본다.
‘창선초등학교’를 지나면서 깜짝 놀란 문구 때문에 옥천, 상죽, 수산의 제목을 ‘마을이름처럼 맑은 물과 대나무 같은 인물이 많은 옥천(玉川)과 상죽(上竹)과 수산(水山)마을’로 그 자리에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