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유선대 이륙공천길 다녀왔습니다.
김영식, 박연주, 전보람
전 날은 비가 많이와 등반은 취소,
화암사 나들이갔다 쉬고,
저녁에 태환형님이 사주신 능이백숙 배불리 먹고 푹 잠들었습니다.
간단히 아침챙기고,
6시에 숙소에서 소공원으로 이동합니다.
양희언니는 무릎이 부어 이번 등반은 무리일 것 같다며 간식 챙겨주시고 저희를 소공원 주차장에 내려주십니다.
언니는 설악 척산온천에 다녀오겠다 하시네요~
몸 잘 풀고 오시길 바라며 유선대로 출발합니다.
어제 비가 많이와서 그런지 가는 길이 젖어 있고 계곡에 물이 꽤 많이 흐르네요.
어느새 가파른 돌계단이 쭈욱 계속됩니다.
올라가며 아! 이래서 유선대 어프로치가 힘들다고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갈림길에서 반대로 조금만 올라가면 들릴 수 있는 금강굴을 매번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영식이형과 연주언니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네요.
(올라갈때도 내려갈때도 들릴 마음의 여유가 안 생기는 것 같아요.)
천천히 천천히 쉬엄쉬엄 휴식하며 오르다보니 작은 마당바위를 지나 왼쪽 숲길로 들어갑니다.
험하게 느껴지는 돌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그리움 들 릿지 출발지점을 지나 돌아 오르다보면 이륙공천길 시작점이네요.
매번 바위하러가는 길을 기억하고 찾아가는 형님들 참으로 대단합니다.
도착하니 7시 50분이 넘었습니다.
숨돌리고 간단히 간식을 챙기고 장비착용합니다.
이륙공천길은 원점회기 하지 않아 배낭을 매고 등반하네요.
자일은 70자 1동 사용했습니다.
5피치 동안 주로 크랙이 난 곳을 따라 올랐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연주언니의 힘찬 빌레이로 무섭지만 힘을 내어 따라 올라 갈 수 있었어요. 다시 한번 자일을 통해 꿈과 희망을 주는 언니에게 감사인사를 드려요.
8시가 넘어 등반 시작합니다.
1피치
영식이형 연주언니가 오르고 마지막으로 가는 부담에 옆 길 오신분들의 인사말에 대답도 제대로 못하고 위만 보고 있었네요. 초반에 사선크랙을 잡고 올라가다 크랙 위로 넘어가 슬랩으로 올라가는 길이었어요.
2피치
언더크랙이 있던 길로 기억나네요.
언니의 본격적인 몸빌레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아 확보지점에서 영식이형과 언니를 만나니 너무 안심이 되네요.
3피치
시작부분에서 첫발을 디뎌 올라서는데 애를 먹었네요. 그런데 그 다음발은 더 힘들었습니다.
중간에 오래된 두꺼운 볼트가 있었는데 정말 반가웠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덥썩 잡고 밟고 했네요.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1-3피치는 난이도가 같으요. 그냥 체감상 점점 어렵다고 느꼈나봅니다.
4피치
저는 어찌할 수 없는 난이도의 피치였네요.
볼트의 간격도 꽤 짧고 크랙에서 올라갈 방법을 찾아야하는 저에게 방법은 퀵밖에 없었네요.
그리고 누군가 두고간 노란 슬링이 하나 걸려있었어요. 덕분에 또 감사히 잘 활용했습니다.
앗! 두둥! 갑자기 허리춤에서 영식이형 퀵이 뚝 떨어지는!! 학!!!
낙비를 외치지도 못하고 잠시 멍~~~~~
여차저차 올라오면서 주춤쭈춤하니,
영식이형이 쿨하게 괜찮다고 하였지만…너무 속상하실 텐데…
몸둘바를 모르겠는 저였습니다.
영식이형 죄송합니다.
5피치
퀵이 떨어진 후 멍했던 피치입니다.
6-7피치
여기는 다른 길과 합류되는 피치라고 합니다. 영식이형은 정상까지 끊지않고 올라갔어요.
여기는 걸어가는 길이라고 하며 가셨는데…
걸어가는 길도 설악은 역시 후덜덜 무섭습니다.
확보지점을 지나 더 가면 정상입니다.
정상에서 양희언니가 싸준 간식과 커피 한잔 나누며 잠시 휴식을 가집니다.
그리고, 영식이형이 여기 길을 내던 분들이 길을 다 내고서 남은 비용 260천원에서 따와 ‘이륙공천’이라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바위에 붙은 이름의 사연을 들어보면 참 재미나네요.
유선대의 정상은 울산바위를 비롯 설악의 봉우리와 능선들을 감상할 수 있었네요~멀리 어렴풋이 속초 앞바다도 보았지요~
멋진 풍경에서 곧 물들기 시작할 단풍도 느끼며
다음주면 절정이겠구나 합니다.
하강
쇠사슬을 따라가 로프를 잡고 하강지점으로 내려갑니다. 한번에 반자로 내려갈 수 있는 하강높이인데 약간의 오버가 있었습니다.
이 꽉 물고 조심조심히 하강합니다.
12시.
영식이형까지 안전하게 하강완료 하였습니다.
이제 조심히 하산합니다.
소공원에서 간단히 요기하기로 하고 빠른걸음으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에 태환형님도 만나 반갑게 인사드렸네요.
비선대삭당에서 감자전을 먹고 양희언니의 감자전도 포장해 갑니다.
온천을 다녀오신 양희언니, 반짝반짝한 얼굴로 저희에게 먹고 머실거리 건네주시네요.
푸근한 마음으로 병주형님과 은정언니에게 인사하러 남양주로 향합니다.
이번 설악 산행 이튿날 비가오기는 했지만 모두의 보살핌 덕에 별 탈 없이 즐겁고 따뜻하게 여정 마무리했어요.
이번에도 선배님들과 함께해 새로운 바위 꼭대기에 올라 서 볼 수 있었습니다.
선배님들의 배려로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합니다.
날이 갑자기 쌀쌀해졌으니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고 아프지 않으시길 바랄게요~
다음 산행에서 곧 뵙겠습니다.
첫댓글 설악산은 언제봐도 멋지네요! 조금씩 알록달록해지는 설악산이라니.. 너무 기대됩니다.
같이 등반을 못한것이 너무 아쉽네요.
힘든 기색도 없이 긴팔, 긴다리 로 어려운 구간
막힘도 없이 슥슥 잘도 오르던 보람은
이젠 유선대까지 다녀온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