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등과 평등의 차이
저녁은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서 먹었다. 한 사장과 삼성SDI, 삼성정밀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BP화학 등에서 온 20여 명의 삼성 봉사단원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 사장은 그가 즐겨 마시는 양주 ‘패스포트’를 서울에서 가져왔다. 그는 패스포트를 일컬어 “한국인의 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이라며 “단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고, 다음날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고 했다. 봉사단 멤버들은 한 사장이 건네는 패스포트를 한 잔씩 받고, 소감을 한마디씩 말했다.
그들은 삼성의 미래에 대해 한 사장에게 묻기도 했고, 또 다른 봉사활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보는 삼성의 모습을 전했고, 한 사장과 일했던 한 임원은 옛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모두 유쾌하고 즐거워 보였다.
삼성처럼 큰 조직에선 직원이 사장과 함께 술잔을 기울일 기회가 흔치 않다. 어느 대기업이든 그렇겠지만, 사장은 회사에선 신(神)이다. 가장 꼭대기에 올라 있는 사람이 사장이다. 그가 가장 많은 것을 보고, 가장 멀리 본다. 어쩌다 사장과 함께 술잔을 나누면서 삶을 이야기하다 보면 막혔던 것이 확 뚫리기도 한다. ‘지혜의 말씀’을 간구하는 후배들에게 한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일은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디 잘해야 한다.”
일을 잘하는 것. 특별한 게 없어 보이지만 많은 내용이 녹아 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 일을 ‘단디’ 잘하면 치열한 경쟁을 피하면서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법! 그럼 어떻게?
“나는 조조보다는 유비에 가까운 것 같아요. 조조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라면 나는 덕망으로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할까요. 경쟁에 집착하는 것이 조조라면 나는 경쟁을 피합니다. 경쟁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난 빠져요. 나더러 사장이 되기 위해 경쟁을 했냐고 묻는다면,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일을 어느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다고 말할 겁니다. 어느 누가 해도 나만큼은 못할 것이란 자신감으로 살았죠.”
그러나 경쟁은 하기 싫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 사장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때, 이미 많은 동기가 삼성을 떠났다. 그들을 밟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 이런 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균등(均等)과 평등(平等)은 달라요. 균등은 산술적 평균이지. 1000원을 열 사람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균등이죠. 그런데 열 사람의 사정을 따져가면서 돈을 나눠주면 그건 평등이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사장이 되고, 그 다음 능력 있는 사람은 부사장이 된다면 그건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간 거예요.
그런데 경쟁은 상대편의 약점을 이용해 나의 강점이 부각되도록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 때 벌어집니다. 남을 헐뜯어서 나를 유리하게 하는 거죠. 그러지 말고 스스로 잘하면 되잖아요.”
그러나 자신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직장 전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세상에는 나를 밟고 일어서려는 경쟁자가 있게 마련이다. 세상이 진흙탕인데, 어떻게 흙을 묻히지 않는다는 말인가. 꼭대기에 서 있는 한 사장의 경우엔 권모술수를 통해 경쟁에서 이기려는 후배가 많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후배들은 어떻게 다스리는가.
“은연중에 이야기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오해해요. 선의의 경쟁까지 부정하게 되니까. 그러나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거짓말하는 것은 옳지 못해요. 나에게 다른 사람 헐뜯는 말을 하는 후배가 있어요. 그럼 일단 그의 말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사실이 아닌 경우, 본인에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요. 아낄수록 잘못된 것은 지적해주죠. 근데 잘 안 고쳐져(웃음).”
직장생활은 어쩌면 불합리한 것을 참는 것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승진해야 할 사람은 물먹고, 물먹어야 할 사람이 승진하는 경우, 많지 않은가. 그러나 처지가 달라지면 상황을 해석하는 기준도 달라진다. 막상 그 자리에 올라서보면 합리적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합리와 불합리를 판단해야 할까.
“그건 사물을 보는 깊이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데, 경영은 불합리한 부분을 합리적인 부분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에요. 불합리하다고 말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의 방법을 찾아서 여건을 바꿔주는 것이죠. 불합리한 부분을 참기보다 설득해서 바꿔 나가는 게 좋아요.”
과음한 탓인지 이튿날 아침은 시원한 복국으로 속을 달랬다. 근처 바닷가에서 복을 직접 가져온다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복 맛이 싱싱했다. 한 사장은 멀쩡했다. 술을 가장 많이 마셨을 텐데 끄떡없는 것을 보니 과연 ‘패스포트’가 좋긴 좋은 술 같다. 그러나 술 덕분이겠는가. 건강한 체력 덕분이겠지.
2003년 6월, 처음으로 삼성 사장단 골프대회가 열렸다. 뭐든 악착같이 하는 기질이 있기 때문에 삼성 사장 출신들은 대개 골프 실력이 좋다. 절대 봐주지 않는 ‘살벌한’ 게임의 결과, 74타를 기록한 한 사장이 1등, 자타가 공인하는 골퍼 황영기 당시 삼성증권 사장이 76타로 2등을 기록했다. 대회가 끝난 뒤 황 사장은 그에게 “아이고 형님, 오늘은 좀 참아주시지” 하면서 투정을 부렸다고 한다.
“골프 잘 치는 사람을 보면 자신의 연습량과 체력을 감안해 목표를 설정합니다. 거리 욕심을 내지 않죠. 실수를 적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한마디로 뜬구름 잡으면 실패해요. 잘 치려면 연습도 해야 하고, 남의 충고도 귀담아듣고, 자기 나름대로 연구도 해야 합니다.”
골프 실력? 그건 정확하게 연습량과 비례한다. 모든 운동이 다 그렇다. 한 사장은 1988년 이사로 올라섰을 때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새벽 4시45분에 일어나 5시부터 골프 연습장에서 연습했다. 정확하게 1시간10분을 연습하고, 8시까지 회사에 출근했다. 3년 동안 매일 공을 쳤으니 1000일을 연습한 셈이다. 이 때문에 골프 배운 지 1년3개월 만에 싱글이 됐다. 대단한 연습벌레다.
이뿐인가. 그의 스키 연습 스토리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2003년 겨울, 이건희 회장은 삼성 사장 몇 사람을 보광 휘닉스파크 스키장으로 불러냈다. 대부분 스키는 처음이었다. 한 사장은 그때 처음으로 스키 부츠를 신었다. 평지에서 몇 분 연습을 하더니 바로 리프트를 타고 코스로 이동, 내려오면서 수없이 넘어졌다.
그때부터 한 사장은 겨울이면 토요일마다 스키장에 가서 스키를 탔다. 회사 스키 동호회에도 가입했고, 일본에 스키 원정도 다녀왔다. 그 결과 지난해 사장단 중 처음으로 ‘챔피언 코스’를 정복했다.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아니 회장이 하란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회장님의 의도는 대략 이런 것 같아요. 우선 나이가 들면 스키를 타던 사람도 그만둔다고 하는데, 역발상으로 나이 들어서 도전해보라는 뜻이 담겨 있고. 또 나이가 들면 왜 스키를 타지 않는지 궁금하기도 했나 봅니다. 뭐든 직접 알아봐야 직성이 풀리시는 분이니.
또 나이 든 사람들에게 마땅한 겨울 스포츠가 없잖아요. 아내와 스키를 타라고 하신 것으로 봐서는 부부간에 대화의 시간도 많이 가지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봐야죠. 1거5득은 돼야 일을 추진하는 분이니, 내 해석이 맞을 겁니다(웃음).”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불쑥 이건희 회장은 한 사장에게 좋은 상사였는지 궁금해졌다. 언론에도 잘 나오지 않는 국내 최고의 경영자를, 그는 자주 봤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를 두고 오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내키지도 않을 것이고, 또 진심을 이야기할 것 같지도 않았지만 내친김에 물어봤다.
“탁월한 경영자죠. 회장님의 상상력과 집념,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안목은 경탄할 만합니다. 특히 전문경영인이 빠질 수 있는 오류를 제때 찔러주는 데 탁월하죠. 가끔 비상을 거는데, 그날은 그야말로 정신이 없어요. 이럴 때는 회장님이 지적하는 부분만 봐서는 안 돼요. 전체를 봐야죠. 왜 비상을 걸었는지 의미를 파악해야 합니다.”
언론에 비친 이 회장은 늘 무뚝뚝한 표정이다. 언론에 비칠 때만 그런 것일까. 이 회장 앞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아할까. 그를 웃게 하는 비결은 없는가.
“실패 사례를 들고, 그걸 성공시킨 이야기를 하면 좋아하시죠. 성공했기 때문에 좋아한다기보다는 실패의 원인을 알았다는 측면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걸 알면 다 된 거죠.”
문리가 트일 때까지
그럼 이 회장은 격려해주는가. 그는 직원들을 어떻게 칭찬하는가.
“좀처럼 칭찬 안 해요. 물론 회장만의 칭찬하는 방식은 있죠. 예를 들어볼게요. 어떤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5%에서 10%로 올리겠다고 보고합니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올리겠냐고 물어요. 그에 대해서 대답하면, 언제쯤 되냐고 물어요. 그럼 언제쯤 된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대화가 끝나면 그건 대단한 칭찬이에요.
(정리하면) 내가 하는 일을 보고했다, 회장이 관심을 가졌다, 대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가능하냐고 물었다, 꼭 해내겠다고 했다, 언제까지 하겠느냐고 물었다, 언제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해보라고 했다…이렇게 되면 아주 훌륭하죠. 회장과 내가 약속을 한 거니까. 그런데 묻는 질문에 이리저리 변명하고, 말이 엉키면 그건 혼나는 거예요.”
이 회장의 집념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골프 연습장에서 하루에 1000개의 공을 친다든지, 한 비디오테이프를 100번씩 본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문리(文理)가 트일 때까지 파고 또 파는 것이다.
비디오 영상물을 처음 보면 스토리, 내용 위주로 보이지만 이를 50번, 100번 보게 되면, 장면마다 작가의 생각, 연출자의 의도, 의상, 조명, 음악 감독의 생각을 다 읽어낼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실수한 부분도 알 수 있다. 한 비디오로 수백 가지, 수천가지 내용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누구는 이를 두고 부자니까 가능하고, 오너니까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해 일을 잘하도록 하면 회사 걱정을 덜게 된다. 그 시간에 자신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하나를 잘 풀어내면, 그 다음은 술술 풀 수 있는 것,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수밖에.
복국으로 속을 다스리고, 우리는 불국사로 향했다. 다음날이 석가탄신일. 입구에서부터 늘어선 연등 행렬, 수학여행 온 학생들, 불공을 드리러 온 불자들 때문에 불국사는 북적북적했다. 우린 한적해 보이는 석굴암 가는 길로 방향을 틀었다. 석굴암까지는 4km 남짓, 선계(仙界)로 온 듯 신비스럽고 조용했다. 우린 오르막길을 오르면 땀을 흘렸고, 물을 나눠 마셨다. 머리가 한결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삼성문화재단에서 오래 근무한 덕분인지 한 사장은 그림에 대한 조예가 깊다고 한다. 그의 집을 방문한 사람들 얘기로는 그림과 조각이 집안 여기저기 놓여있다고 했다. 문화재단에 있을 때 구입했냐고 묻자 “그땐 사지 않았다. 일에 사(私)가 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감사팀장을 5년간 역임한 사람다운 말이다.
수많은 작품을 보고, 수많은 예술인과 사귀고 있으니 좋아하는 작가를 물어볼 수는 없었다. 괜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발상이 뛰어난 것, 특이한 재료를 사용한 것, 형태나 질감이 좋은 것은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에 구입한 조각품 ‘태’(최만린 작)는 느낌이 너무 좋아 출퇴근하면서 꼭 입맞춤을 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그림을 한 점 집에 걸어놓으면 그때부터 인생은 ‘스토리’가 된다고 한다. 작가의 작품을 한 점 사는 행위는 작가의 분신을 데려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떤 작가라도 자신의 그림을 사준 사람에게는 전시 때마다 초대장을 보내 새로운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이를 계기로 갤러리를 방문하고 그림을 보고, 다른 작품에도 눈을 돌리게 된다.
이뿐인가. 작품에 대한 관심은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작가들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작가들과 어울리면서 술도 한잔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예술계 인사가 된다. 한 사장도 이렇게 참여하는 모임이 몇 개 있고, 이들과 어울리다보면 절로 흥겨워진다고 했다. 술집은 작은 무대가 되고, 그 위에서 무용가는 즉석에서 춤을 추고, 시인은 핸드백 속에서 시를 꺼내 읽는다. 이보다 더 근사한 풍경이 있겠는가. 그는 “세상은 놀이터요, 인생은 놀이”라고 말했다.
그림을 걸어놓는다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이미지를 걸어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걸 아침, 저녁으로 보면서 자신에게 최면을 걸면 그 미래는 현실이 된다. 그게 그림을 한 점 집에 걸어놓았을 때 시작되는 ‘마술’의 원리다.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는가. 그럼 그걸 표현한 그림을, 진품이 아닌 포스터라도 붙여보라. 그 미래는 좀더 확실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기자도 몇 년 전 한 달치 월급을 털어 그림을 한 점 샀다고 하자, 한 사장은 그 작가의 이름이 뭐냐고 물었고, 수첩에 적었다. 오르막길을 오르면서도 수첩을 꺼내 적을 정도면 그림에 대한 관심이 ‘진짜’ 대단하다고 볼 수밖에.
집 앞의 술집
살다 보면 이렇듯 근사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때론 외로움을 안주 삼으며 혼자서 술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한 사장도 혼자 가는 술집이 있을 법하다.
“어디든 이사 가면 한 달 동안은 혼자서 술을 한잔할 수 있는 곳을 찾아요. 집 근처 술집을 돌면서 분위기를 보는 거지. 맥주 한 병을 시켜도 주인이 싫어하는 기색이 있는가, 너무 시끄럽지 않은가 살펴봅니다. 그럼 마음에 드는 데가 있어요. 물론 술 한잔 생각이 날 때는 직원들과 가거나 친구들을 부릅니다. 근데 어느 날은 약속이 안 잡히는 수가 있어. 그럼 어떻게 해. 혼자라도 가야지.
혼자 간다고 혼자 마시지는 않아요. 고민은 혼자 풀어서는 위험해. 문제를 키우기 쉽고 쓸데없는 상상을 보태. 함께 풀어야 돼. 그래서 주인하고도 얘기하고, 술집에 혼자 온 사람과도 사귀어요. 몇 년 전에는 술집에서 한 젊은 친구를 사귀었지. 혼자 마시고 있기에 함께 마시자고 했더니 삼성생명 다니는 친구야. 그래서 나도 삼성 다닌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좋은 술친구가 됐어요. 그 친구는 좋겠지. 술값은 내가 다 내잖아(웃음).”
조선 팔도에 온리 원!
한 사장은 세상을 거꾸로 사는 사람이다. 나이 60을 넘기면 새로운 친구, 새로운 사업, 사진 찍기를 멀리하라고 했는데, 그는 오히려 더 가까이 한다. 그때가 되면 사귀던 친구도 만나기 어렵고, 하던 사업도 관리를 잘 못할 나이고, 있던 사진도 정리해야 하는 나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사진에 흠뻑 빠져 있고, 디지털 사진을 다루는 포토샵 기술은 전문가 수준을 뛰어넘는다. 친구 사귀는 데 문을 막지 않고 있으니 거꾸로 가는 것이고, 회사 은퇴 이후엔 어떻게 살 것인지 계획도 세우고, 사회복지사업을 준비하려고 뒤늦게 사회복지 정책 전공으로 석사학위도 취득해두었다. 그의 인생엔 한계가 없어 보인다. 존경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그의 열정에 기가 질리기도 한다.
우리는 마지막 여정인 경주 교동으로 향했다. 그곳엔 경주 최 부잣집이 있다. 그 집으로 가자는 것은 기자의 제안이었는데, 알고 보니 한 사장이 올해 초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으로 부임한 뒤 경주 최 부잣집의 이야기를 엮은 책을 직원들에게 돌렸다고 한다. ‘조선 선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무엇인가’라는 내용을 담은 책은 그가 삼성사회봉사단에 온 이유를 말없이 설명하는 것이었을 터다.
경주 최 부잣집은 12대를 연이어 만석을 했던 가문이다. 부자 3대 가기 힘들다는 말이 있지만, 이곳은 12대 연속 부자였다. 조선 팔도에 ‘온리 원.’ 마지막 부자였던 최준씨는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를 지원하기도 했고, 동아일보 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가진 자의 책임을 보여준 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석꾼이자 존경받는 부자로 400년의 역사를 지켜온 비결은 무엇일까. 최 부잣집 스토리를 담은 책에는 이런 말이 씌어 있다.
첫댓글 이미 다 읽었는데 신동아 또 사 봐야 되는감? 두어 달 전 박병전 단우 따님 결혼식에서 한용외 단우님 뵙고 너무 영광스러웠는데 여기서 이렇게 또 뵙게 되네요. 감동스럽습니다. 파이팅! 히히.
감동적이네요...잘 읽고 갑니다.. 되는 사람에겐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남들보다 별다르진 않지만 아주 조그만한 차이가 큰 차이로 만들기도 하지요.."단디 잘하소" 참 중요한 일인것 같아요...무엇이든 열심히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보다 더 중요한 단하나의 차이가 잘한다는데 있어요..잘하기 위한 작은 차이점 하나가 중요한 결과이고 그것이 잘하는 것이죠.경쟁하지 않고 잘한다....그렇네요...감사합니다...
부지런하십니다. 정희씨에게도 무엇이나 단디 잘하려는 노력과 열정이 보입니다.
대단하시죠? 그 힘은 무엇보다 건강한 몸에서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단소에 '신동아'가 10권쯤 있길래 뭔일인가 했네요.
처음부터 쭉 감명깊게 열심히 잘 읽었슴니다..(세상은 놀이터요 인생은 놀이다.).한마디로 명언입니다..한 단우님 늦게나마 회갑을 축하드리며 항상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