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더러 간곡하게 파리, 로마, 베네치아 등등 함 가보시라 권유할 때 '예, 예' 저도 한 번 가볼참입니다 하며
마음 속에 여행에 대한 상상을 하며 잠시 환해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그리고는 또 무심히 일상에 젖어 세월만 갑니다
그동안 책을 읽다가 틈틈히 여행에 관한 단상이나 소회가 실린 것이 있으면 메모해 둔 것이 있어서
그기다가 제 생각을 댓글로 달아 올려본니다
1.
<나를 돌아보는 시간
여행은 나를 찾는 작업입니다. 삶에 묻혀 습관처럼 살다가 어느 날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훌쩍 떠난 여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벌써 제자리가 궁금해집니다. 그동안 흐릿했던 것들이 계절의 색깔만큼이나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내가 누군지 등. 푹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피로가 가시듯, 여행은 시간이 훌쩍 흘러간 뒤의 성숙함으로 나를 담아냅니다.> - 이옥경 님, 댓글에서
평점****
-내 생각-
(오래 익숙하고 길들여진 자리를 떠나
멀리 떨어져 내 삶의 모습을 바라보면 내가 지금껏 살아온 자리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시각이 생기고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나를 향해 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여행은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행위이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는 역시 '안'이다.
삶의 터전으로써의 '안'이 아니라 정신적 근원으로써의 '안'이다.
밖으로 나가 밖으로만 떠돌다 돌아온 사람에게는 안은 지옥 같은 권태와 타성의 지옥으로 비친다.
그래서 진정 내적 성찰이 되지 않은 여행은 후유증과 부작용을 낳고 또 다른 일상 탈출을 불러온다.
여행이 아니라 습관적인 현실도피증을 낳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여행은 외부 세계를 통해 내부 세계를 지향한다.
생동감을 잃거나 타성에 빠진 삶의 터전에서 벗어나 본래 자아를 회복하고 자신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면 여행을 놀이의 기회로 생각해선 안 된다.
여행은 자신을 상실하는 기회이고 , 상실을 통해 재생의 기회를 얻는 과정이다.
혼자서 길을 떠나 나라고 믿던 타성을 벗어 던져보라.
아무런 긴장과 저항이 없는 상태에서 느껴지는 근본 자아를 되찾게 되면
오랜만의 해후에 눈물을 글썽일찌 모른다.
아, 이런 나의 본성이 어떻게 그런 삶을 살아 왔을까...
진정한 여행은 정신적 무장해제와 고해성사를 통한 자기 구원의 기회이다.
그것을 위해 혼자 떠나는 길, 아무리 잦아도 끝내 부족하게 느껴지리라.> - 박상우(소설가)
평점*****
-내 생각-
(의무나 단순 반복의 무료함에서 벗어나 아무런 저항이 없는 무중력 상태에서 나의 본모습과 대면하게 되면
아, 이런 나의 본성이 어떻게 이런 삶을 살아왔을까? 하며 충격에 휩싸일 수 있는게 여행이라니
좀 두럽지만 한편 기대가 되네요)
3.
<여행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떠남과 만남
떠난다는 것은 자기의 성밖으로 걸어나오는 것이며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대상을 대면하는 것이다
쉽게 떠나고 새롭게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삶이란 비록 그것이 감옥처럼 고인 세월이든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이든 지나산 세월은 어김없이
우리들의 가슴 속에 깊숙히 들어와 결코 떠날 수 없는 자기자신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떠남에 대한 기대와 새로운 만남에 대한 환상이다.
떠나지 못한다면 만날 수도 없는 법이다.
만남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는 것일 뿐이다.
그것을 우리의 잣대로 평가하고 함부로 재 구성하는 것은 오만이며
삶과 역사에 대한 무지가 아닐 수 없다.
모든 것은 그 땅의 최선이었고 그 세월의 최선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을 존중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돌아옴이었다
자기의 정직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며 우리의 아픈 상처로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신영복
평점 ****
-내 생각-
<겸손한 태도와 한 수 배우고자 하는 마음 챙기고 떠나야 할 듯
그리고 솔직히 말해 지금껏 볼꺼리 먹꺼리에만 치중했던 것을 생각하면
나는 이제껏 한 번도 여행 가본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쬐끔 부끄럽네요>
4.
<흔히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 낯선 장소를 서성일 때 더 살아있음을 느낀다
오직 피상적으로 자신들 에워싼 세상을 덤덤하게 느끼며 무료함에 젖어 살다가
전혀 새로운 사람이나 사물을 만나게 되면 머릿속 생각보다 감각기관의 지각활동이
다시말해 현재에 경험하는 것이 의식을 더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정신이 맑아지고
생동감이 넘치게 된다
즉 그들은 더 많이 현재의 순간에 존재하게 된다
만약에 여행지에서 조차 머릿속 목소리에 지배당하여 자신의 경험과 축적된 지식의 잣대로
비교하고 판단을 내리며 마음에 든다 안든다 좋다 나쁘다 분류하고 다닌다면 현지의 생생한 지각 작용과 경험은
즉석의 판단에 의해 왜곡되어 버린다
그들은 실제로는 아무데도 가지 않은 것이다
마치 허수아비처럼 몸만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을 뿐이고
그들은 자신이 언제나 있어 온 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머릿속이 바로 그 곳이다
생각 속 형상들 속에 즉 대상 의식 속에 갇혀 있는 것이다
그 강박적이고 무의식적인 분류를 멈추지 않으면 깨어난 것이 아니다
하나의 소리나 풍경 감촉 등과 같은 단순하고 사소한 것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음미할 때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감동할 대
다른사람을 향해 사랑과 친절을 느낄 때
우리가 맛보는 만족감 평화 생동감은 우리의 생각과 경험과 감정의 차원을 벗어나 있다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머릿속 논평없이, 결론을 이끌어내거나 비교하거나 또 무엇인가를 이해하려고 노력함 없이
순수하게 그 사물을 보고 느끼게 하는 순수의식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단지 생각 또는 마음의 이미지 그리고 감정의 범벅속에 매몰되어 자신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치며 살고 있다
여행은 잠시나마 지각행위 자체가 두드러지는 환경 때문에 신선함과 행복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에크하르트 톨레
평점******
-내 생각-
(어디서나 생각이 많은 내가 과연 여행을 가면 마음이 활짝 열리고
고착된 선입견과 내 잣대를 내려놓고 순수하게 보고 느낄 수 있을까?
빨리 시험해 보고 싶습니다)
5.
나이가 들면서 삶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그 이유는 반복이 일상화 되었기 때문이다
젊을 땐 처음 해보는 일이 처음 아닌 것 보다 많으나 나이들면 대체로 그 반대가 된다
여행을 떠나면 왜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지
낯선 길이 왜 길게 느껴지는지.
그런점에서 시간조차 공평하지 않다는 것
삶을 길게 산다는 것 오래 산다는 것은
시간의 잔인함에 전부 내 맡겨진 일만은 아니라는 것 <공지영의 산문집에서>
평점****
내 생각
(여행을 다닌 만큼 삶을 길게 산 것이 된다고 하니 솔깃합니다.
세월이 너무 빨리 달아나는 노년이 여행의 적기라고 나를 부추깁니다)
6.
<우리는 나이 들수록 의문을 품지 않고 질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배운 삶의 가치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렇게 되면 어느 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 된다.
절대적이고 당연한 가치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사는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기 위해서 말이다.> 맥팔레인-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에서
첫댓글여행을 자주 해 본 제게도 위로가 되는 말이네요. 내가 사는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고말고요. 그래서 낯선 곳에서 더 낯선 곳으로의 여행도 부담없이 가기 위하여...???들마루님, 참 충실하신 분이신가봐요. 아님 일 중독증 환자? 이제 자신의 즐거움도 가지세요. 건강도 챙기시구요. 의사에게 별 충고를...제가 이렇게 주제넘습니다.
첫댓글 여행을 자주 해 본 제게도 위로가 되는 말이네요. 내가 사는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고말고요. 그래서 낯선 곳에서 더 낯선 곳으로의 여행도 부담없이 가기 위하여...???들마루님, 참 충실하신 분이신가봐요. 아님 일 중독증 환자? 이제 자신의 즐거움도 가지세요. 건강도 챙기시구요. 의사에게 별 충고를...제가 이렇게 주제넘습니다.
들마루님 은~~ 테니스 , 탁구를 아주 즐기는 메니어 입니다.. 그리고 다방면에 관심과 끼가 많은 분이 예요..ㅎㅎ.ㅎ.
햇살3 님의 송곳같은 지적에 가슴이 얼얼..ㅎㅎ 중이 제머리 못깎는다는 말 있잖아요. 어느날 훌쩍 여주로 날아가서 깜짝 탁구도전의 여행도 꿈만 꾸고 있답니다. ㅎㅎ
여주는 역사의 고장이자 음기가 충천한 곳이라 합니다. 중전마마가 9분이나 여주 출신이라는군요. 탁구도전 여행은 사절하고요. 역사 여행으로 오신다면 고려해 보겠습니다. 허리 디스크 수술한지 1년도 안되었거던요. 의사어른의 경고에 너무 심한 운동하지 말라는 구절이 있답니다. 살살 걷기나 하라나 뭐라나...골프는 쳐도 된다해서 남편과 가끔 치러 가지만 허리가 안 돌아가서...들마루님 훌쩍 여주로 날아오시는 꿈을 꿈으로만 꾸신다면 저도 옛날 청년들과 난타치던 기억만으로 정구도 도전받겠습니다. ㅋㅋ
길 속으로 아니 떠나고도 생각의 여행을 많이 하셨네요. 최근에 더욱 세월이 너무 빠르다고 여겨졌는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 때문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