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병상 일기]
"여호와 라파(치료의 하나님)“
지난 주말 병원에 입원해 계신 어머니 간병을 하기위해 병원에 입주(?)하였습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병원 입주 절차는 생각보다 엄격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보호자 입주가 불가능 하다고 했지만 어머니의 병환이 위중하다고 판단한 부분도 있었고 장기간 혼자 있으신 어머니의 심리적인 위축과 우울이 심각하다고 생각하여 보호자 입주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마침 주말아침부터 쏟아 붇는 빗줄기가 더욱 마음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어찌보면 어머니의 마음과 가족들의 마음을 대변하기라고 한듯 비는 오전내내 힘차게 내리는것 같았습니다.
"힘들어서 어떻하니"라는 말로 저를 반기시는 어머니의 음성은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또렷히 들렸습니다. 그리고 표현은 직접적으로 하진 않으셨지만 무척 반가워하시고 위로가 되시는 듯 한 표정이셨습니다. 긴긴 시간 검사와 수많은 주사 바늘 자국이 어머니 팔에 상처처럼 보였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곂에서 함께 있을 수 있음이 다행이고 저에게는 위로가 되는 순간 순간이었습니다.
처음 병원에 갔을때는 음식뿐만 아니라 물조차도 먹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얼굴은 헬숙해져 있었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10일가량을 음식을 드시지 못한 상황이라 무척 배고품과 허기짐에 힘들거라 생각했지만 그것보다 물한모금이 더욱 간절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너무나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시고 의사는 아주 조금씩 입술을 축이는 정도록 한 목음 물을 드시게 하라는 말씀에 너무나 다행이고 반가웠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위의 염증이 빨리 사라지고 출혈이 멈추기 위해서는 가능한 음식과 물조차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에 마음은 무거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나 힘들어 하실때 마다 거즈에 물을 묻혀 입술을 적셔드리면 그것으로나마 힘겹게 이에 나가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1시간, 3시간, 5시간 10시간.... 늦은 시간동안 잠을 이루시지 못하다가 다행히 12시 자정이 넘어 모두가 잠든 상황속에서 어머니도 몸이 지친 것도 있었겠지만 조금씩 섭취한 수분으로인해 그리고 수혈과 수액을 지속적으로 투여한 효과였던지 잠을 주무시게 되었습니다. 마치 갓난 아이가 자는 것처럼 숨소리가 작게 들리었습니다.
작은 5인 병실에 4분의 환자들이 함께 하는 병실이라 다소 산만하고 분주한 병실이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보호자 입주가 불가능한 병동이었지만 특별한 상황에서는 보호자가 여러 절차와 검증을 통해 허락받은 보호자만 입주할 수는 있는 곳이었습니다.
주기적으로 보호와 점검 그리고 관리 차원에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등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병실의 상황이라 환자도 보호자도 편안하게 있기는 쉽지 않는 곳이었습니다.물론 편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닌 것은 알지만 그래도 2일 동안 종일 병원에 있어보니 건강한 사람도 병이 걸리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정도 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의료진들의 24시간 보호와 돌봄이 있기에 환자들이 치료받고 퇴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밤새도록 어머니의 상태 파악을 위해 1시간마다 깨어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선잠을 잤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피곤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어찌보면 어머니에 대한 걱정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사실 주일 저녁에 집에 와서 어떻게 쓰러져서 잠을 잤는지 모르게 잤다는...)
복도 공용휴게실과 답답할 때 마다 병원 복도를 왔다갔다하면서 나름데로의 힘듦을 이겨내는 2일 동안의 병원 입주시간이었지만 쉽지는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병원 생활을 혼자서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으신 어머니는 아주 많이 힘드시겠다는 생각을 하니 맘이 편하지 않습니다. 장기 휴가를 내고 병원에 입주할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생각이 들곤합니다.
아니면 저녁이나 주말이라도 입주할 수 있다면 직장 끝나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코로나19가 병원에서는 여전히 심각한 통제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얼굴 뵙기에도 쉽지 않습니다.
오늘(5/8)은 어버이 날입니다.
그런 어머니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함께 해야 할 시간에 어머니는 병원에서 혼자 외롭게 병과 싸우고 계십니다. 그래서 자식으로서 더욱 안타깝고 힘들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를 위해 더욱 더 열심히 기도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어머니의 빨리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빨리 회복되셔서 함께 여행도 가고 캐나다에 있는 동생이 목사로서 새로운 교회에 취임식때도 모시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여생 평생을 그러셨던 것 처럼 하나님을 위해 사역하시면서 행복하게 잘 마무리하실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정말 평생 새벽기도와 저녁기도회에 가셔서 남을 위해 기도만 하셨던 어머니께서 이제는 누군가의 기도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런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그리고 치유의 역사가 나타나길 다시 한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