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할아버지가 손자손녀에게 들려주는 덕담 같은 동시집. 깔끔하고도 명징한 비유로 삶과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단아한 시편들이 가득하다. 특히 어머니와 할머니 등 가족에 대한 유년 시절의 기억을 맑고 깨끗한 서정으로 풀어냈다. 시인의 유년에 대한 기억은 가족에만 머물지 않고, 열두 살의 봄날 느꼈던 이성에 대한 감정, 친구와의 우정, 친구들과의 놀이 등으로 다양하게 펼쳐진다. 시인은 옛 추억들을 통해 어린 세대와의 소통을 꾀하고 있다. 자신의 어린 시절 체험을 들려줌으로써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체득한 삶의 지혜를 전해 주는 동시집이다.
목차
제1부 정말 그래
의자 / 들꽃 / 봄날 / 정말 그래 / 새 / 뻐꾸기 소리 / 파리 / 바람은 좋겠다 / 빨래집게 / 토리 / 귤 / 가을이 오면 / 또, 산불
제2부 기러기와 어머니
장미 / 기러기와 어머니 / 철새 / 신바람 / 선생님의 키 / 얼른 어른이 되어 / 그런데 / 어머니와 아들 / 곁불 / 할머니 마음 / 그림자 / 왕고모님 / 할머니 등을 누가 긁어드릴까
제3부 열두 살의 봄
열두 살의 봄 / 수건돌리기 / 덧니박이 / 현이에게 / 싸움 끝에 정든다는데 / 돌아오던 길 / 어깨동무 / 담쟁이 / 눈물 / 그냥 / 노루 / 나는 왼손 / 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
제4부 옛날에는 그랬어
색동옷 / 이웃 / 이름 / 오일장 / 옛날에는 그랬어 / 별 / 그 아이 / 쌀 한 줌 / 이해의 선물 / 압정 하나 / 소랑햄수다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팽이 이야기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모성과 눈물의 미학_공재동
저자소개
김종완
1952년 경북 영덕에서 출생하였으며, 부산교육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1978년 『아동문예』, 아동문학평론』 동시 천료, 『꽃이 필 시간』 외 3권의 동시집과, 『김종완의 교육이야기』, 『김종완의 독서담론』, 『자율, 협력학습(공저)』, 『열린교육』 등의 교육 수상집 및 교육 이론서가 있습니다. 부산아동문학상을 받았으며, 부산남성초등학교 학교장 재직 시에는 영어교육리더학교 전국 1위(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대한민국경영혁신 대상(서울신문), 미래를 여는 핵심 인물(헤럴드경제), ERP & NELT 프로그램 개발(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국제영어아카데미 초청 영어교육 특강(국제신문) 등 교단 선진화에 힘썼습니다. 부산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 중앙학부모교육원, 여러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독서교육, 일기교육 등 가르치미 연수과정의 강사로 활동하기도 하였으며, 현재는 토벽문학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맑고 깨끗한 서정으로
유년의 기억을 되새기는 동시들!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51번째 동시집 『열두 살의 봄』이 출간되었다. 이 동시집은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종완 시인의 신작 동시집이다.
김종완 시인은 1978년에 등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공동 동시집 『새끼줄 기차』(1982년), 개인 동시집 『꽃이 필 시간』(1983년)과 『해야, 놀다 가거라』(2009년)를 펴냈을 정도로 과작에 머물고 있다. 그후 15년 만에 이 책을 펴내는 셈이니 아주 귀한 동시집이다. 시인을 알고 있는 독자들은 물론 주위의 동료 문인들이 오래도록 기다려온 동시집이라 하겠다. 그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변화해 왔을지 모두의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공재동 시인은 해설에서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조금도 변하지 않은 맑고 깨끗한 그의 동심을 확인하게 되어 감개가 무량할 따름이”라고 평한다. 곧, 그의 동시에서 ‘대숲’ ‘눈’ ‘빈집’ 같은 초기 시의 깔끔했던 서정이 세월이 흘러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다는 것이다. 실로 이 동시집을 펼치면 곳곳에서 깔끔하고도 명징한 비유로 삶과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단아한 시편들을 발견할 수 있다.
새는
나뭇가지 하나면
넉넉하다.
그것마저도
내 것이 아니라며
비빗종
비빗종
다음 새를 위하여
자리를 내어 준다.
―「새」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동시다. 새에 빗대어 물욕이 없는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이 필요 없다. 그저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그 나뭇가지마저 양보하는 자연의 생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동시처럼 김종완의 시는 단순명료하다. 그러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뻐꾸기 소리가 ‘슬픈 날에는 뻐꾸기 울음’이고 ‘기쁜 날에는 뻐꾸기 노래’라는 촌철살인(「뻐꾸기 소리」), 묵묵히 빨래를 입에 물고 제 할 일만 하는 빨래집게는 “온몸이/입뿐이지만/말을/앞세우지 않는다.”는 데서 보듯이 사물의 의미를 새롭게 재해석해서 우리 삶의 깨달음을 준다.
김종완 시인의 동시는 전반적으로 고도의 서정성을 구가하면서 시적 성취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사물의 본질을 간결한 묘사로 드러낸 시편이 삽화로 곁들여진 수묵화와 어우러져 담백하고도 맑은 서정에 눈을 씻게 해준다. 이러한 순수 서정은 유년의 기억과 체험을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편들에서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시인의 기억 속에서 어머니의 사랑은 물론이고, 함께 뛰어놀던 친구들과, 첫사랑에 눈을 뜬 열두 살의 어느 풋풋한 봄날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 시인이 이 동시들의 ‘시적 상황이 내가 살아온 길이며 나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의미에서일 것이다.
그래서 공재동 시인은 “김종완 시의 근원은 유년의 추억과 흔들림 없는 자기 삶에 대한 애착이다. 그의 작품 중에는 모성을 소재로 한 시가 눈에 띄게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라면서 “모성과 눈물의 미학”이 김종완 시의 본질이라고 강조한다.
어머니는
무거워진 나를 업고
마음이
가볍다고 한다.
나는 가벼워진
엄마를 업고
마음이
무겁다고 한다.
―「어머니와 아들」
어머니를 소재로 한 많은 작품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작품이다. 유년 시절의 기억을 불러내다 보면 이야기가 구구절절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어린 시절의 애잔한 향수가 깊어서일 것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의 슬픔과 상처도 있을 터이다. 하지만 어머니와 아들이 쌓아온 그 세월의 더께를 짧게 함축한다면 이 시와 같지 않을까 한다.
어머니와 나의 무게가 세월을 거치면서 서로 뒤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삶의 과정일 것이다. 어머니는 성장해가는 나를 업고 기뻐했지만, 나는 노쇠해 가벼워지는 엄마를 업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가벼움과 무거움의 상반된 비유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심정을 애써 절제하고 있는 시인의 마음이 결코 간단치 않다.
시인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함께 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추억도 각별히 다루고 있다. 특히 할머니는 어머니 다음으로 정이 깊은 존재로 표현하고 있다. 그 할머니가 자식을 다 키워내고 ‘뒷산 그림자’에라도 의지하면서 적적함을 달랠 때, 시인은 “할머니의/그림자가 되어야겠다.”라고 말한다.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보는 이의 마음을 찡하게 울린다.
시인의 유년에 대한 기억은 가족에만 머물지 않는다. 열두 살의 봄날 느꼈던 이성에 대한 감정, 친구와의 우정, 친구들과의 놀이 등으로 다양하게 펼쳐진다. 4부에서는 〈옛날에는 그랬어〉라는 부제를 달고 옛 풍습과 학교에서 겪은 일 등 여러 기억을 풀어놓고 있다. 마치 시인은 옛 추억들을 통해 어린 세대와의 소통을 꾀하는 듯하다. 자신의 어린 시절 체험을 들려줌으로써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체득한 삶의 지혜를 전해 주고 싶은 것은 아닐까. 바로 ‘팽이’에 빗대어 시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얘야,
쓰러지는 팽이를
네 손으로 일으켜 세우듯
겨울바람 앞에서도 웅크리지 말고
네 몸과 생각을
스스로의 힘으로 꼿꼿이 세우렴.
얘야,
돌지 않는 팽이는 쓰러진단다.
늘 팽이 같이만 살아라.
팽이 같이 부지런하여라.
―「팽이 이야기」 부분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손녀에게 덕담을 해주는 듯하다. 한겨울 얼음판 위에서 팽이를 지치던 유년의 기억을 들려주면서 “꼿꼿하게” 살아갈 것을 강권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따뜻한 덕담을 들으면서 어린이들의 생각이 더욱 “꼿꼿해”지길 기대한다.
: : 시인의 말 : :
세 번째 동심의 집을 지었습니다.
『열두 살의 봄』입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 집은 나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 편 한 편의 시적 상황들이 내가 살아온 길입니다.
나의 실체가 이 시들인데, ‘시인의 말’이 달리 필요할까 싶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내가 쓴 이 시들과 나의 삶의 방식이 크게 어긋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것의 서로 다름은 적어도 한 가지는 껍데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나의 삶이 껍데기이었거나, 내가 쓴 시가 껍데기가 되거나.
―〈시인의 말〉에서
교과 연계 : 4학년 1학기 국어_1. 생각과 느낌을 나누어요
4학년 2학기 국어_9. 감동을 나누며 읽어요
5학년 1학기 국어_2. 작품을 감상해요
6학년 1학기 국어_1. 비유하는 표현
추천평
저자는 ‘한 편 한 편의 시적 상항들이 내가 살아온 길’이라는 ‘시인의 말‘을 통해 자기 선언을 한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것은 나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시가 시인의 내적 체험의 고백 양식이라면 김종완의 ’부끄러운 고백‘은 이 동시집의 의미를 규정하는 기준이 된다. 무릇 시인은 고백 형식인 시를 통해 독자와 소통하고, 독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음으로써 자유로워진다.
김종완 시의 근원은 유년의 추억과 흔들림 없는 자기 삶에 대한 애착이다. 그의 작품 중에는 모성을 소재로 하는 시가 눈에 띄게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모성과 눈물의 미학‘, 이것이 김종완 동시의 본질이다.
- 공재동(동시인)
출처 : 열두 살의 봄 - 예스24 (ye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