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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용암1동 노래교실에는 경찰관, 시인, 퇴직공무원, 자영업자, 전업주부회원 등 고정멤버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2시간동안 10여곡을 열창하고 나면 얼굴엔 주름살 대신 웃음꽃이 핀다. / 신동빈 |
"♬가을이 오면 눈부신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중)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낮 12시, 청주시 용암1동 주민센터 2층에서는 흥겨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노래가락과 함께 박수소리, 깔깔깔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청주시 30여개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노래교실중 가장 젊고 활기찬 용암1동 노래교실. 수강생 대부분이 40~50대로 젊고, 유일하게 남자회장을 둔 게 특징이다.
노래가 좋아 모인 사람들, 노래가 있어 인생이 즐겁다. 2시간 10여곡을 열창하고 나면 얼굴엔 주름살 대신 웃음꽃이 핀다.
용암1동 노래교실에는 청일점 수강생 회장인 정종호(52)씨를 주축으로 회원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고정멤버만 50여명. 여기에 20년 경력의 베테랑 노래강사 우정덕(45)씨의 노하우가 보태져 흥을 더한다. 정종호 회장은 "노래교실 하면 할머니들이 트로트 뽕짝 부르는 걸 생각하는데 용암1동은 40~50대가 많아 분위기가 젊고 60~70대까지 고루 있다"며 "노래 선곡도 7080 위주로 하다 보니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노래는 사람의 마음과 기분을 바꾸고, 건강과 인생도 변화시켰다. 전임 회장인 신순례(58·여·전업주부)씨는 2년6개월간의 노래교실 덕분에 음치에서 탈출했다. 우울증도 깨끗이 나았다.
"음치였는데 일주일에 4시간씩 열심히 노래하니까 실력이 늘더라구요. 밥 하면서도 노래 흥얼거리니까 가족들도 좋아하고…. 3년전, 갱년기가 오면서 우울증이 심했는데 노래하면서 우울증도 싹 없어졌어요."
그래서 노래교실이 늘 기다려진다고 했다. 그녀에게 노래교실은 '활력소' 자체다.
노래의 힘은 병도 낫게 했다. 주부 함경숙(58·여)씨는 노래로 병을 치료했다. 지난달 지주막하출혈로 쓰러져 장시간 뇌수술과 20일간 입원했었는데 병상에서도 노래를 놓지 않았다.
"제겐 노래가 만병통치약이에요. 뇌수술을 받고 20일중 11일간 중환자실에 있으면서도 노래연습을 했어요. 빨리 퇴원한 게 노래 덕분 같아요."
용암1동 노래교실은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다. 최고령 83세 할머니부터 최연소 45세까지 폭넓은 연령층뿐 아니라 직업도 경찰관, 시인, 퇴직공무원, 자영업자, 전업주부 등 다양하다.
가수 태진아(62)씨의 두살 아래 여동생인 조인순(60·여)씨는 노래실력이 가수 못지않다. 충북 보은군 장암면이 고향인 이들은 집안이 다 '가수' 수준이다.
"4남3녀중 태진아 오빠가 넷째, 제가 다섯째인데 여섯째 남동생 조방원은 신인가수였어요. 노래는 보은에 사는 큰언니가 제일 잘하고, 저희 집안이 다 노래를 잘해요.(하하하)"
그녀는 '한소리예술봉사단'에서 공연봉사를 하고 있다. '노래는 제2의 인생'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노래를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용암동에 사는 임준빈 충남 원산도 치안센터장(53·경위)은 '청주시민의 노래'에 당선된 숨은 인재다. 전국 72명이 공모해 당선작 5명 안에 들었다. 그는 2004년 '순수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노래교실을 '더 젊어지고 더 건강해질 수 있는 공간'이라고 평했다.
"제가 만든 노랫말이 노래교실에 울려퍼지는 게 소망이에요. 4년뒤 명예퇴임할건데 대중가요 작사가가 꿈이에요. 가수 이승철과 이승기에게 노래를 써주고 싶어요."
노래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있다. 노래가 있어 인생이 행복한 이들, 용암1동 노래교실 수강생들은 오늘도 '행복한' 노래를 부른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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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하나된 세상 소망 … 수강생 공연봉사 뿌듯" |
20년 경력 우정덕 노래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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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노래강사 하다 보니 가수 배출도 많이 했고, 수강생들이 민요, 연주, 노래, 춤 등 각 분야에서 공연봉사하는 걸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호탕한 목소리의 노래강사 우정덕(45)씨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강사다. 탑대성동주민센터 노래교실, 보은종합복지관 노래교실, 남일면사무소 노래교실 등 5곳의 강사를 맡고 있다.
"노래교실이 업그레이드되면 좋겠어요. 취지가 주민화합, 동네화합인데 너무 어르신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아쉬워요. 용암1동은 젊은층이 많아 밝고 활기차서 좋아요."
90년대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가요교실'이 인기를 끌면서 회원이 100~200명으로 늘자 청주시 주민자치프로그램에 '노래교실'이 생겼고, 우 강사는 설립 당시부터 노래강사를 맡게 됐다.
"음악으로 사람들이 하나 되고 세상이 하나 되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그는 작곡가 겸 가수다. 그가 작사·작곡한 곡만 70편. 대표곡으로 '강', '그곳에 가고 싶다', '갈잎의 노래' 등이 있다. 중학교때부터 기타를 들고 노래를 시작했고, 학창시절 밴드활동도 했다. 92년 자작곡 '잃어버린 사랑'으로 가수로 데뷔한 그는 93년 MBC 신인가요제 입선, 2005년 맹학교 시각장애인밴드 '노을' 창단,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어울림밴드' 리더 겸 가수 활동 등 30여년간 음악의 길을 걷고 있다. 2011년부터 청주MBC 라디오 '우정덕의 가요수첩'을 진행하고 있고, 오창에서 열리고 있는 2014청원생명축제에서 오프닝 공연도 맡았다. 그의 꿈은 고향인 괴산군 청천면에 '뮤직랜드'를 짓는 것.
"공연도 하고, 음악방송도 하고, 음반제작도 하고 한국가요의 역사도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거에요. 5년 안에 꿈을 이룰 겁니다."
우정덕 강사는 노래를 '스승'이라고 정의했다. 노래를 통해 인생에서 많은 걸 배우기 때문이란다. / 김미정 | |
첫댓글 용암1동 노래교실 만세 ㅡ^^
보통 노래교실이 아니구만유~~~ㅎㅎ
시소님님 럽습니다
회장님이 바꿔서인지 새로운점이 많네요 좋은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