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태양 아래 피어 있는 해바라기 꽃을 생각해 보라. 이름부터가 해를 바라다본다고 해서 '해바라기'이며, 영어로도 sunflower이다. 이름에서부터 해를 향해 움직이는 듯한 이미지가 배어 나온다. 그런데 사실 집 앞에 있는 해바라기 꽃은 반드시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으므로 흡사 태양을 향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주의해서 관찰하면 꽃이 핀 해바라기 꽃은 아침, 낮, 저녁, 밤에도 같은 방향을 향해 피어 있고, 태양과 더불어 움직이는 일은 없다.
그런데, 아직 꽃도 달려 있지 않은 어린 해바라기에 대해 관찰하면 잎의 끝 부분이 아침에는 동쪽, 낮에는 남쪽, 저녁에는 서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아주 어린 떡잎 무렵의 해바라기에서도 볼 수 있고, 꽃이 피기 전의 녹색 봉오리에서도 볼 수 있다. 즉 해바라기 꽃은 태양을 향해 쫓아가지 않지만 어린 해바라기 잎 끝 부분이나 녹색 봉오리는 태양을 쫓아간다. 이렇게 빛을 쫓아가는 해바라기에는 한 가지 이상한 일이 있다.
집 밖의 해바라기(꽃이 아니고 줄기 끝)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태양을 쫓아가지만 저녁에 태양이 서산으로 지게 되면 이번에는 캄캄한 속에서 조용히 동쪽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침에는 완전히 동쪽을 향하여 어둠 속에서 태양이 올라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해바라기는 이렇게 해서 밤중에 서에서 동으로 향해 움직이는 것은 하나의 습관 같은 것인데, 도대체 해바라기는 무엇 때문에 태양을 쫓아가는 것일까? 사실은 해바라기에게 물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상상하건 데, 해바라기는 다른 것에 비해 특별히 성장이 빠른 식물이므로 광합성을 하여 많은 양분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해바라기는 늘 태양을 향해 잎을 돌려 능률적으로 광합성을 하려 하고 있을 것이다.
꽃이 달려도 봉오리 때는 녹색을 하고 있으므로 광합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꽃이 피고 나면 황색이나 갈색으로 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광합성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노랗게 된 꽃을 더 이상 태양을 쫓아가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첫댓글 해바라기가 태양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군요. 정말 우연의 일치로 이름이 붙은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