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
아모스
다마린
레아
사라
아킴
애리아스
아마시아
나그네
노동자들
상인과 집권층 인사들
상류사회 여인들
힐문자들
서곡
처녀 이스라엘의 넘어짐이여!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 자기 땅에서 버림받았음이여! 일으켜 줄 자 하나 없도다.
내가 너희 축제를 미워하며 멸시한다. 너희의 엄숙한 모임을 싫어한다. 너희가 제물을 드려도 내가 받지 않으련다. 너희 노래의 소음도 내게서 치워 버리라.
다만, 공법이 물같이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하라.
그러니 내가 야곱의 집을 온전히 멸시하지는 않으리라. 그때 산드은 단 포도주를 흘리며 작은 산들은 녹으리라.
여호와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
(무용과 서곡이 진행되는 중에 아모스를 제외한 등장 인물들은 무용단에 섞이어 있다가 다음 차례로 지정된 장소에 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자기 소개를 하고는 다시 무용단에 섞인다.)
아모스:
나는 아모스입니다. 사람들의 상식적인 판단 기준에 의하면 분명히 미친 사람이지요. 그러나 나를 더욱이나 슬프게 하는 것은 내가 미쳤다고 내 말에 통 귀를 기울려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미쳤다고 칩시다. 그래도 미친 나에게는 진리가 없고 당신들의 독선적인 판단에만 진리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누가 감히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마린:
나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음성을 듣고 거기에 응답해 사는 아모스의 아내로서 그의 생활을 이끌어 나가는 건 바로 납니다. 아, 그리고 제 이름은 다마린이예요.
레아:
오늘 밤에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나리락는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희망을 가지기엔 난 너무 늙었어요. 레아라고 합니다.
사라:
주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어른들을 존경하라고요? 위장이 텅 비어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나는 데도 그럴 수 있어요? 제 이름은 사라죠.
아킴 :
잘은 모르지만 내 생각으론 하나님은 죽었어요. 아니면 깊이 잠들었거나 늙어 도망했든지.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꼴들을 보면 내 말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 겝니다. 내 이름은 아킴입니다.
애리아스:
원 천만에! 양심대로 산다면 난 죽었든가 아니면 파산하고 말았을 겁니다. 애리아스, 이게 내 이름이구요.
아마시아:
오늘밤 내게는 반란을 미연에 방지하면서도 그를 죽일 수 있는 좋은 계략이 있습니다. 나는 제사장 아마시아입니다.
(아모스 무대 왼편에서 등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사이, 다른 사람들은 퇴장)
제 1장 부름받은 아모스
(목가적인 풍경을 상징하는 전원 교향악이 흐르는 중에 막이 오른다. 아모스, 손에 지팡이를 들고 들에서 양을 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어떤 환상을 쫓고 있다. 나그네, 멀리서 지친 모습으로 발을 질질 끌면서 중얼거리며 등장, 아모스를 부르고 있다.)
나그네:
이봐요! 잠깐 쉬어 갈 수 있겠어요? (묵묵 부답, 잠깐 후) 가라든지 있으라든지 대답을 해야 할 게 아니오? 비록 여기가 당신 땅이라고 해도 난 발이 아파 더 이상 못 가겠소. 아아, 이제 좀 낫군. (앉아서 그의 샌달을 벗는다) 불쌍하게도 늙어 말라빠진 이놈의 발. 이젠 신을 것도 변변히 없지 않아? 저 여보슈! 이 발의 꼬락서니와 꼬린내가 당신의 비위를 상케하고 그래서 나를 환영할 생각도 없고 비난할 필요도 없다고 느낀다면 당시는 정말 돌심장이구려. 아니면 당신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요? 내 기억으로는 이 발이 마지막으로 물 구경 한 곳이 아마 베델에서 이십 마일이나 떨어진 곳일 거외다.
아모스:
베델? 지금 베델이라고 했소?
나그네:
이제야 정신이 드는 모양이구려. 그렇게 멍청하게 서 있다가 저 양들이 당신의 정신까지 뜯어 먹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시우? 네, 베델이오. 타락한 곳이죠. 하긴 모든 타락한 자들을 위한 지성소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만. 발을 잠시나마 쉴 수 있게 되어 여간 다행이 아닙니다. 언덕을 열 개나 더 넘고, 또 몇 마일을 터벅터벅 걸어왔는지 모른답니다. 여긴 도데체 어딥니까? 오늘 아침, 성을 수마일 뒤에 두고 소년 하나를 만나 보곤 당신이 처음 뵙는 분이오.
아모스:
여긴 드고아요. 정신을 잃고 서 있었던 것을 용서해 주시오. 내 이름은 아모스요. 아주 메마른 불모지이긴 하지만 저 바위 뒤에 가면 발 씻을 물이 있을 거요. 그리고 집사람이 곧 점심을 가져올 테니 머물러서 함께 나눕시다.
나그네: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는 대접이 후하군요. 여긴 당신 땅이죠? 당신은 조금 전에 땅을 측정하고 있었죠?
아모스:
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전 재산입니다. 육안으로 측정할 수 있는 좁은 땅에 양도 얼마 되지 않지만 내겐 귀중한 것들이외다. 내가 성장해 오는 동안, 우리 땅은 조금씩 좁아졌어요. 그러나 내가 땅을 물려받게 될 쯤해서는 더 이상 줄어들지는 않았지요. 난 이 땅이 더이상 넓어지는 것도 좁아지는 것도 원치 않아요.
나그네:
발이 좀 편하군요. 만족해 하면서 사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편해집니다. 성 안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바득바득 긁어 모을려고만 해요. 마치 물난리를 만난 쥐새끼들같이 쏘다닙니다. 그래서 난 더 이상 견디지를 못하고 성을 떠나고 말았어요.
아모스:
알고 있어요.
나그네:
뭘 안단 말이오?
아모스:
성 말입니다. 나도 한 때는 그곳에서 살았소. 여로보암 왕이 다마스커스를 이스라엘에 합방시키려고 전쟁을 일으킬 때였소. 베델은 전리품을 얻으려는 욕망으로 미쳐 있었지요.
나그네:
당신도 싸웠소?
아모스:
아뇨, 난 다리를 절어서. 그때 내 나이는 아직 젊었지만 나는 다마스커스나 남왕국 유대에 하나님의 심판의 진노가 있을 거라고 예언자답게 외쳤습니다. 왕은 아주 기뻐했죠. 그런데 내가 그 왕이 다스리는 북왕국 이스라엘에도 하나님의 진노가 임할 것이라고 했더니 왕은 화를 내며 나를 없애 버리려 했지. 결국 난 비겁하게도 도망을 치고 말았습니다.
다마린:
(아모스의 마지막 말을 들으며 등장한다) 날보고 비겁한 여인이라는 거예요. 그때 돌아가셨더라면 나한테 시달리지도 않으셨겠지요. 여기 점심을 가져왔어요. 손님이 계시군요. 그런 줄 알았으면 더 가져올 것 그랬군요. 다시 갔다 오려면 한참 걸릴 텐데...
아모스:
이거면 충분해요. 자 듭시다. 치즈와 부대 속에 있는 우유도 신선할 거요. 그리고 과일도 좀 드시오.
나그네:
너무 잘 익어서 아주 탐이 나는군요. 왜그러세요?
소리: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힘찬 음성으로 아모스에게만 드린다. 합창) 아씨리아의 성 중에 선포하라. 애굽의 성 중에도 선포하라. 영화의 도시 사마리아 언덕 위에 모이라. 그리고 성 안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이 소란을 보라. 그 가운데 이루어지는 이 압제를 보라. 성 안에 패역과 강탈을 쌓아올린 무리들이 의를 행할 줄 모른다. 별과 산과 바람을 만들고 사망의 그늘로 아침을 만들며 바닷물을 지면에 쏟는 나 여호와가 그 가운데로 지나갈 것이다.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에게 예언하라.
다마린:
그냥 두세요. 그는 지금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있어요.
나그네:
하나님의 말슴이라고요? 아니 이럴 수가 있나? 그럼 이분이 성직자란 말씀이오?
다마린:
아녜요. 그는 성직자가 되려고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성직자의 가문에서 태어나지도 않았어요. 단지 왕이나 제사장들에게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바르게 전하려고 하는 것뿐예요. 그리고 나는 그를 감옥이나 죽음으로부터 구하려고 하는 것뿐이지요. 치즈 좀 더 드시겠어 요?
나그네:
아, 네. 감사합니다. 실은 나도 잘 모르지만 말입니다. 우리에겐 모두 불만 같은 것이 조금씩 다 있게 마련 아닙니까?
다마린:
물론 그렇죠. 하지만 저분은 그 불만을 큰 소리로 외치고 다니니까 그게 문제지요.
나그네:
내 생각으로는 말입니다. 저분이 이 사회가 되어 가는 꼴을 보고 분노의 슬픔에 빠졌다면 지금도 속으로 탄식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바른 말을 하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모략도 많이 받았겠지요. 부인께선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해 어떻게 모략하는가에 대한 이야기 로 책 한권을 엮을 수도 있을 겁니다. 내가 오면서 보니깐 밭을 모조리 불태우더군요.
다마리:
불태우다니요? 왜요?
나그네:
추수가 끝났기 때문이죠. 지주들은 그렇게 해야 땅이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예요. 곡식 그루터기에 온통 불을 질러 만흔 것이 한꺼번에 탔습니다.
소리:
아모스여! 너는 내가 지주들이 곡식밭을 태워 버리듯 이 이스라엘에 불을 내려 모든 것을 살라 버리기를 바라느냐?
아모스:
안돼요. (나그네에게) 당신은 지금 불이라고 했소?
다마린:
그렇게 되면 떨어진 이삭을 주워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나그네:
가난한 사람이 어떻게 되느냐 그 말씀입니까?
아모스:
가난한 자와 이방인을 위해서 곡식밭을 태우면 안 되지.
나그네:
(말을 막으며) 가난한 자와 이방을 위해선 퍽 안 된 일이라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러나 알고 있다는 것과 행동한다고 하는 것은 별갭니다. 그들은 남이야 어찌되었든 간에 자기만 잘 살면 되는 거니까.
아모스:
왜 그래야 하는지 그 이유를 말해 보시오!
나그네:
부인! 주인께선 몹시 흥분해 있어요. 저건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한 이리요. 자 나도 이젠 신을 신어야겠구. 걷기는 싫지만 또 가야지.(신을 신기 시작한다)
다마린:
더 머무시지 않겟어요?
나그네:
행운이 있으시길 빌겠습니다. 더 머물지 않겠느냐구요? 아뇨 내 생각으로는 주인되시는 분께 나로서는 충분히 충고를 해드린 것 같습니다. 먹을 걱정도 없는 사람이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좀 현명해야죠
다마린:
정 가시겠으면 여기 남은 이 물과 음식들이라도 가지고 가세요. 피곤해지셨을 때 힘을 북돋아 줄 겁니다. 손님께선 여행을 해야만 한다고 믿고 계신 분이군요. 저분도 마찬가지예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만 된다는 겁니다. 전 남자들이 왜 그렇게 고집이 세고 독선적인지 알고 싶을 때가 있어요.
나그네:
남자들의 핏줄 속엔 그런 것이 흐른답니다. 저분도 아마 알고 있을 겁니다. 친절히 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께 평화가 함께 하기를 빌겠습니다.
(나그네는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떠난다)
다마리:
(착잡한 기분으로 나그네를 뒤돌아보다가 주위를 정돈한다.) 여보!
아모스:
(위압적으로) 다마린!
다마린:
알아요, 알아. 나는 당신처럼 하나님의 소리를 듣지는 못해요. 그렇지만 당신 뒷바라지를 하고 살림을 꾸려 나가는 건 바로 나예요. 난 당신이 미쳤다고 믿고 싶어요. 일단은 당신을 미워해야 할 구실이 있는 셈이죠.
아모스:
그래서 미워한단 말이오?
다마린:
아녜요.
아모스:
난, 가야만 되오.
다마린:
지난 칠 년 동안 우린 평화롭고 조용하게 사라왔어요. 난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지 모르지요. 그렇지만 저 양들과 염소는 어떻게 합니까? 뽕나무들과 무화과나무들도 잘 돌봐 줘야 하잖아요?
아모스:
이 드고아에 나 말고 다른 목자는 없소?
다마린:
(재빠르게) 이스라엘에 남은 예언자가 당신뿐이란 말입니까?
소리:
아모스여, 아모스여!
아모스:
알았어요. 잘 알아들었단 말이예요. 하나님, 꼭 나라야 합니까?
(음악이 흐르는 동안 장면이 바뀐다)
제 2장 예언의 시작
(사라, 집안일을 하고 있다. 그 옆에서 레아가 마루를 닦으면서 구슬픈 노래를 부르다가 울어 버린다.)
사라:
할머니! 왜 또 우세요? 마루를 훔치는일 하나 제대로 못하시면 어떻게 해요.
레아:
이 할미에게 좀 사근사근하게 굴 수 없니? 우린 이제껏 너무나 많이 다퉜다. 그러니 이제부턴 서로 좀 아끼며 살자. 네 애비가 죽고, 삼촌이 당하고, 게다가 네 남편이란 그 모양이고 보니, 너나 나나 도와 줄 사람이 없지 않니?
사라:
그 사람 말은 입 밖에 꺼내지도 마세요.
레아:
하나님은 주시고 또 거두시는 분이야. 다 그분의 뜻이지.
사라:
하나님이 아직도 살아 계시기만 한다면야….
레아:
입 좀 닥쳐요. 안 그러면 천벌을 받아 벙어리가 되고 말 거야.
사라:
(경박한 포즈를 취하며) 하나님은 내 말을 들을 수 없잖아요?
레아:
(짜증과 원망섞인 소리로) 난 통 모르겠어. 세상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통 모르겠단 말이야. 우리가 젊었을 땐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어른들을 존경했지. 그런데 요새 젊은 것들은….
사라:
제발 그 잠꼬대 같은 소리 좀 집어쳐요. 주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어른들을 존경하라구요? 쳇, 위장이 텅 비어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나는데도 그럴 수가 있어요? 할머니라면 그렇게 하시겠어요? (그녀는 옥수수를 담아 둔 광주리 옆으로 간다) 우리의 불행은 점점 더해 가 고 있어요. 이전 같으면 떨어진 이삭이라도 주워 그것으로 조그만 빵이라도 만들 수 있었는데, 그놈들은 밭에다가 불까지 질렀어요. 염병할 놈들! 지옥에다나 불을 지르라지. 난 하나님을 믿을 순 없지만 복수는 믿고 있어요. 아킴이 내게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그의 둘째 삼촌부인이 지주가 밭에 불을 지르는 것을 보고 그의 집으로 뛰어가서 소리를 지르며 욕을 퍼부었대요. 잘 먹구 잘 살라구요. 그러니까 밖으로 나온 지주가 무섭게 화를 내더니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주네 황소 달구지가 그녀를 치어 죽였대요. 그놈들은 오늘 아침에 그 여자를 매장했어요.
레아:
쯧,쯧,쯧, 어린 것을 넷이나 두었는데 죽다니.
사라:
제일 어린 것은 아직 젖도 안 떨어졌어요. 애들의 이모가 그 애들을 데려갔어요. 나도 다행이지 뭐예요. 자식이라고 하나 있던 게 죽었으니 망정이지 이런 세상에서 어린 아기를 데리고 어떻게 살아요. 세상이 애들한테 맞지도 않구요.
레아:
그런 벌받을 소리 좀 집어쳐! (아모스가 등장하여 문앞에 서 있다) 저게 누구야? 사라, 저게 뭐지? 빚쟁이냐? 빚은 모두 갚아 주었는데!
사라:
그만해요. 아모스 삼촌이예요.
레아:
아모스, 아모스, 내 아들아! 믿을 수가 없구나. 칠 년이나 지났지. 자, 얼굴 좀 보자. 다마린은 어떠니? 무엇이 너를 돌아오게 했니? 믿을 수가 없구나. 이렇게 돌아오다니! 이 불쌍한 늙은 에미를 보러 왔겠지? 응 얘야! 사라, 뭣 좀 먹을 걸 가져오렴.
아모스:
무엇이 나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했는지 난 알고 있어요. 부름이 없었으면 난 거기에 그냥 머물러 있었을 거예요. 난 사람들을 눈 뜨게 하고 무관심의 가면을 벗겨 버리기 우해서 왔어요. 다마린은 드고아에 남겨 두었어요. 물론 집사람은 내가 떠나온 것을 슬퍼하지요.
레아:
슬퍼하기는 우리 모두 마찬가지야.
아모스:
이곳 이야기나 좀 해주세요.
레아:
사라가 와 있다.
아모스:
저 애도 슬픔에 빠져 있나요?
레아:
네가 없는 칠 년 사이 사라는 결혼을 했다가 이혼했다. 아이가 하나 있었지만 죽고 말았지. 쟤 남편은 사라가 게을러서 아이가 죽게 되었다고 이혼할 뜻을 비쳤지. 그래서 결국 사라가 집을 나왔어. 새로 맞은 여편네는 사라보다 낫게 보이지도 않더라.
사라:
그 사람한테는 여자란 정욕의 대상일 뿐이고 그냥 고깃덩어리일 뿐이지 아무것도 안녜요. 도대체 사람답게 산다고 볼 수가 없어요. 하긴 그 삶이 나쁜 것은 아니죠. 사회 구조가 나쁘기 때문이죠. 인권을 존중할 수 잇는 사회만 된다면 우린 천당에서 사는 거나 다름없을 거예요.
아모스:
(부드럽게) 그래 어떻게 살아가나?
사라:
부자집에 가서 청소도 해주고 저녁 때엔 그놈들이 술마시러 갈 수 있도록 애들도 봐주고 하면서 그 삯으로 살아가죠.
레아:
몇 시간이고 애들을 봐 주노라면 집주인이 술이 곤드레가 되어 들어오지. 그리곤 애들 돌본 삯을 지불하는 것도 잊어버리지.
사라:
(귀한 부자의 흉내를 내며 방 안을 돈다) 끅! 난 하나도 안 취했어. 끅! 당시는 이제 잘 때가 되었다고 생각할 테지. 저 여잔 누구야? 끅! 음, 애들을 보러왔구. 보내! 돈은 나중에 지불할 테니깐. 난 취해서 앞도 볼 수 없단 말이야. 끅! (레아 웃는다. 그러나 아모스는 즐거워하지 않는다) 우린 그저 웃어야죠. 안 그래요? 엄격한 삼촌! 아니면 울어야 할까요?(아킴 급히 들어온다)아킴, 우린 당신이 이렇게 일찍 돌아올 줄 몰랐어요. 아직 저녁 준비고….
아킴:
괜찮어. 그런데 이분은 누구지?
사라:
아! 이리 와요. 아모스 삼촌이예요. 좋은 분이지만 너무 바른 말을 해서 탈이지요.
아킴:
아모스? 아, 말씀 많이 들엇습니다. 칠 년 전 소요를 일으켰던 그분이시죠? 다메섹 사건 이후 선생님의 이름은 별로 들을 기회가 없었지마.
아모스:
그 말은 다시 꺼내지 말게. 난 사회 부조리의 폐부를 드러내어 민중의 적이 어떤 것인가를 분명히 가리려고 했을 뿐이지.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아킴:
하나님?
아모스;
그 분이 아니라면 난 이곳에 다시 오지도 않았을 거야.
아킴:
아 그야 모르죠. 잘은 모르지만 내 생각으로는 하나님은 죽었어요.
아니면 깊이 잠들었거나 늙어 노망하든지. 사회에서 일어나는 꼴들을 보면 내 말이 틀렷다고 할 수는 없을 겝니다.
레아:
그런 불경한 소릴 하다니, 요새 젊은 것들은….
아킴:
선생님! 지금은 그 따위 쓰레기 같은 초자연적인 것의 힘을 빌지 않고 일을 해야 될 때라고 믿지 않으세요?
레아:
망할 자식 같으니라구….
아모스:
그만 해두게. 말 많은 시대에는 부정이 정의의 구실을 하지. 내게 정치가들의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 좀 해주게나.
아킴:
한마디로 해서 부강하죠. 메소포타미아나 앗시리아, 그리고 바빌로니아와 자유 무역을 합니다. 부자들은 실크와 향료, 금과 원석을 교환하여 점점 더 부자가 됩니다. 여러보암은 사마리아 접경에 성벽을 쌓아 한층 더 강해졌구요. 하지만 백성들은 집집마다 삼 개월에 한 번씩 성을 쌓는 노예들의 삯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시민들은 죽지 못해 살지만 그 중에 살찌는 사람이 있다면 장사꾼들과 베델의 제사장들뿐입니다.
(애리야스 뒤를 따라 다마린이 급히 들어온다. 모두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아모스:
아니, 당신은 왜 왔소?
다마린:
여보! 장터를 둘러 보셨어요? 당신 빵 한덩어리에 얼만지 아세요? 어머니에게 드리려고 포도주랑 치즈랑 빵을 사러 장터엘 들렀지요. 상점 주인에게 다섯 세겔을 주었는데 거스름 돈을 줄 생각은 않고 꿀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지 않겠어요?
아킴:
장볼 때 흥정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까요? 여긴 철저하게 부정이 판을 치는 뎁니다. 포도주나 과일에도 세금이 붙어요. 빵 한 덜어리에도 세금이 부과되구요. 성 밖에서 오는 채소에는 통과세가 붙고 거기다가 물품세가 덧붙죠. 그 돈은 국력을 강대하기 하기 위해 성벽을 쌓는 데 들어간다고 합니다.
레아:
그렇기 때문에 물건을 사려면 뒷거래를 해야 돼.
아킴:
그래요. 좋은 음식을 싸게 사려면 정직해서는 못써요. 그렇지. 애리아스, 자넨 장터에서 제일 정직하지?
애리아스:
원 천만에! 양심대로 산다면 난 죽었든지 아니면 파산하고 말았을 거예요.
아킴:
내가 상인들 노래를 하나 소개해 드릴까요.(야유적인 몸짓과 함께 가볍게 노래한다) "초하루가 언제나 지날까 우리가 곡식을 팔게 안식일이 언제나 지날까 종교는 장사에 방해가 될 뿐 에바는 적게 세겔은 크게 주는 되는 적게 받는 되는 크게 은으로 의인을 사고 신 한 켤레로 궁핌한 자를 사고"
다마린:
난 젊은이가 누군진 모르지만 아는 것이 퍽 많군요. 학생이신가?
아킴:
아닙니다. 전 낮에 그냥 잡노동을 하고 밤에는 해방 운동자들과 이야기로 세우러을 보내는 사람입니다.
아모스:
다들 조용히 하세요. 어떤 날 나는 살인자와 욕심장이, 사기꾼, 도둑놈 그리고 간통한 자와 책임을 회피한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소. 내가 보기엔 우리들은 우리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사회 구조의 모순 때문에 희생된 사람들이오. 우리들의 삶의 형태는 이런 사회 속에선 어쩔 수 없이 우리도 어느 정도씩 더럽혀져 왔어요. 짓눌리고 가난하고 불쌍한 희생물들. 육체의 굶주림으로부터 해방되려고 하는 동안 우리들은 많은 것을 었어요. 쓸쓸한 기분이지만 없어져 가는 것을 다시 키울 때가 되었소. (음성을 높여) 이 비겁하고 우매한 사람들이여! 우리의 모든 정의를 침해당하고 말면 진리로 대먹지 못하다고 욕하는 사람들보다 더 돼먹지 못한 자가 된다는 것을 왜 모릅니까? 당신들 멸시하던 부자들이 당신들을 멸시한다는 것을 왜 모릅니까? 내 말이 틀렸습니까? 이스라엘의 부정을 보고도 침묵을 지킬 참입니까? 짐승과 사냥꾼, 종과 주인, 가난한 자와 부자, 둘 다 모두 비난을 받을 것입니다.(아모스 계속한다) 나도 비난을 받아야 됩니다. 칠 년 동안 난 외치기가 두려워 숨어 있었습니다. 지혜 있는 자들과 같이 때가 악하니 말해 무엇하랴 하는 방관과 독선의 침묵주의를 지켜 왔습니다. 주여 이제 당신의 말씀을 모든 이스라엘에 외칠 수 있게 내게 용기를 주소서. 사자가 고함쳤거니 누가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냐? 주 여호와 말씀하셨거니 누가 예언하지 않을 거냐?
(아모스의 말이 진행되는 동안 서서히 조명이 바뀌고 마치 많은 사람에게 외치는 것과 같은 장면이 돈다. 많은 사람들 서서히 모여든다)
제 3장 양극화 사이에서
(어둠 속. 오른쪽에서 한 무리의 노동자들이 성벽을 쌓고 있다. 아모스 오른쪽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작업 중에 '소리'들려 온다. 노동자들의 소리 같기도 하고 그보다 먼 곳에서 들려 오는 소리 같기도 하다. 마치 장송곡 같다)
소리:
성을 쌓는구나. 외적을 막을 성을 쌓는구나. 그러나 백성들을 위한 사회를 만들지 못하면 벽돌과 돌멩이가 이 나라를 지키는 큰 힘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성은 쌓아라.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무덤을 쌓는 일이 되지 않도록 힘을 다하라.
(어둠 속, 노동자들 퇴장한다. 아모스, 중앙으로 나온다. 희미한 불빛이 무대를 건너 질렀다가 다시 아모스에게 멈춘다. 아모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아모스:
(음침한 목소리로) 이스라엘이 죽음에 대해 누가 비난을 받아야 할까? 누가 이 나라를 죽였느냐?
(어둠 속, 갑자기 밝은 조명이 오른쪽을 비추면 옷을 잘 입은 부자집 여인들이웃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노래와 춤으로 교태를 부린다. 아모스, 오른족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그 노래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왼쪽으로 간다)
아모스:
밀수 보석으로 치장한 상류 사회 여인들아! 너희들이 이 부정하고 부패한 사회를 상징해 주는구나! 너희들의 덕은 어디로 갔느냐? 보석에 눈이 멀고, 좋은 음식과 술에 취하고, 벽에 장식된 융단에 갇혀 그 바깥 세계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를 모르는구나. 암소들, 이 살찐 암소들아! 헐벗고 굶주린 가난한 저 세계를 왜 생각지 못하느냐? 너희 눈과 귀를 뜨라. 그러면 너희는 알 것이다. 너희 스스로가 대중을 착취하고 불행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인 것을. 이제 너희는 모두 죽임을 당할 것이며 너희들의 시체는 무너진 성벽 사이로 갈구리에 글려 가 한데 뒤섞여 버림받을 것이다.
(어둠 속, 우레소리가 들린다. 푸른 조명 속에서 사람들 뛰어다닌다. 어둠침침한 곳에서 아모스 계속 이야기한다)
아모스:
이것이 주의 역사다. 누가 한낮에 태양을 가리고 어둠과 폭풍을 일으키겠느냐? 누가 자연의 철칙을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 너희들은 마치 집을 잃어 방황하는 개미떼 같구나. 개미들은 그래도 제 집단을 위해 일하고 있다. 주가 너희 나라를 파괴하기 전에 힘을 합해 네 나라를 건설하라.
(조명이 번쩍거리며 우레소리 크게 들린다. 한참 후 무대가 점점 밝아지며 대낮과 같아진다. 아킴이 아모스에게 다가선다)
아킴:
삼촌! 저 그렇게 불러도 괜찮겠죠? 사라와 난 아직 정식 부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처는 처니깐.
아모스:
자넨 솔직한 데가 있어.
아킴:
그래서 저를 좋아하시나요? '산다는 건 우스운 거다' 이런 생각을 않게 될 때가 오면 삼촌 말씀을 기억하고 회개하게 되겠죠.
아모스:
맨 처음엔 아무리 열심히 외쳐도 청중들은 대부분 자기를 방어하고 '저 말은 나와 아무런 관게가 없고 다만 다른 사람에 관한 것이다'라고 믿고 있지.
아킴:
그런데 삼촌은 모든 청중들을 일깨울 수 있다고 믿고 있죠. 하지만 난 삼촌의 그런 생각을 바꿔 놓고 말겠어요.
아모스:
그건 안 될 거야.
아킴:
오, 저기 보세요. 애리아스가 저기 있어요. 그의 옆에 있는 무리들은 다 장사치들이라서 성스러운 말씀을 듣기엔 어울리지 않죠? 자 보세요. 이런 난장판에서 저런 잡동사니와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군요. 저기 제사장 아마아가 있군. 그는 자기가 경건하다는 것을 나타내려고 항상 애쓰지요.
아모스:
그는 십 사 년 동안이나 베델의 제사장이었지.
아킴:
그리고 성인이죠. 아마시아의 돈주머니는 그의 권위를 더 높여 줍니다. 만일 그가 삼촌의 청중이 되어 준다면 삼촌은 이십 프로쯤은 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거예요.
아모스:
(웃으며) 만일 내 외침이 그들의 귀에 들린다면 왕과 집권자들도 돌이킬 수 있을 거야.
아킴:
그렇지 않을 걸요. 삼촌은 오히려 교수형감이예요.
아모스:
저리 비켜! 내가 할 일은 화가 미칠가 걱정하는 데 있지 않고 말씀을 전하는 데 있어.
아킴:
해가 저요. 무대는 삼촌의 거예요.
(아모스 성문으로 가는 층계로 오르며 붉게 노을진 하늘을 쳐다본다. 사람들이 그의 곁으로 모여든다. 그의 첫 말은 들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지나다니기 때문이다. 직업적인 힐문자들이 그의 옆에 모여든다)
아모스:
이스라엘 사람들이여! 지금부터 내가 하려고 하는 이 말은 내 말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여!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하시려는 이 말씀을 들으십시오.(관중들 조금씩 조용해진다) 여호와는 땅과 하늘의 별들을 창조하시고, 어둠을 쫓고 새벽을 오게 하며, 바다와 강물을 증발시켜 구름과 비를 만드시는 분입니다. 여러분은 저 하늘의 저녁 노을이 보이십니까?
(뒤에서 한 사람이 소리지른다)
힐문자들:
이봐요. 우리 눈엔 명태 껍질을 씌운 줄 아시오?
(군중들 웃는다)
아모스:
당신들은 저녁 노을을 보고 내일은 날씨가 맑겠구나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구름이 많이 끼면 비가 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능히 날씨를 알아맞출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턴 내 말을 잘 알아들으시오.
힐문자 1:
네 선생님.
(웃음소리. 아모스 그의 곁에 간다)
아모스:
당신은 숲 속에서 사자소리를 듣고도 '두려울 것 없어'라고 말합니까?
힐문자1:
미쳤어요? 죽고 싶어 환장한 줄 아시우?
(또 웃음소리)
아모스:
당신은 덫에 무엇이 걸리는 소리를 듣고도 아무것도 잡지 못햇다고 하겠습니까?
힐문자2:
'토기가 걸렸다' 하고 소리를 질러야죠
(웃음소리)
아모스:
괴물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도 '겁낼 것 없어'라고 하겠소?
힐문자 1:
늙은 여인의 치마 밑으로라도 숨어 버리겠소.
힐문자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소?
아모스:
(사람들을 찬찬히 뜯어보며 그들이 조용하기를 기다린다) 여러분,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여러분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예언하러 온 사람입니다. 더 명백하게 밝혀 주기를 바랍니까? (관중들 찬 반 의견이 엇갈린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생활 속에서 도의가 얼마나 타락했는지, 여러분이 얼마나 큰 죄악 가운데 살고 있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사회의 모든 질서와 법이 파괴되었고, 당신들은 인간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 데 노동이라는 것이 얼마나 필요하다는 것을 잊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선과 흉악한 가면을 쓴 집권자들이 여러분을 바보로 취급하여 잘못 인도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힐문자1:
계란값 때문에 그러시오?
아모스:
모든 것은 계란값과 마찬가지입니다. 계란을 파는 사람들과 일용품을 파는 상인들을 보십시오. 당신은 뭡니가? 장사하는 사람이오? 이스라엘 상인들이여! 재벌들이여! 한번 자신을 반성해 보시오. 여러분이 진실되고 순수하게 장사를 했다면 그렇게 빨리 부자가 될 수 있었겠습니까? 여러분은 값싼 것을 비싸게 불러 돈을 긁어 모았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대중은 당신들에게 속고 착취당했습니다. 당신들은 불의로 모은 돈으로 여름의 피서, 겨울의 피한을 위해 화려한 별장을 짓고, 상아로 실내를 장식하고, 가장 귀한 향유를 몸에 붓고, 다메섹 비단 방석을 갈고, 상아 침상에서 기지개를 켜고, 식탁에 쌓인 어린양, 갓난 송아지의 진미도 오히려 부족해서 대접으로 술을 마시고, 거문고에 맞추어 야비한 노래를 지절거리고, 제단 옆에 전당잡은 옷을 펴고, 아비와 아들이 이교도의 예식대로 한 여인에게 들어 하나님의 거룩을 더럽힙니다. 그뿐입니까? 집권자들과 결탁하여 그들로 하여금 의인을 학대하고, 뇌물을 받고 핍한 자의 재판을 억울하게 내리게 하며, 오직 횡포와 겁탈로 궁을 채웁니다. 당신에겐 나라도 민족도 하나님도 아랑곳없습니다.
노동자:
옳소, 모리배를 타도하라! 정상배를 타도하라!
아모스:
노동자 여러분! 당신들은 불쾌한 삶을 그토록 바쁘게 살아왔으며 여러분의 노력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수입에 대해서 쳬념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가치 있게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여러분들 중에는 부귀 영화는 하나님의 축복이요, 빈천과 곤고는 하나님의 저주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처지를 합리화하고, 하나님이 직접 나타나 자기편을 들어 주리라고 여호와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호와의 날을 바라는 자들이여! 그 날은 암흑이요, 빛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자를 피하여 곰을 만나고, 집에 들어가 벽에 기댔다가 뱀이 그 손을 무는 것 같습니다. 종교인 여러분! 당신들은 얼마나 많이 입으로만 교회 봉사를 했습니까 네 알아요. 당신들은 하나님을 믿어요. 좋아요. 그러나 그 믿음을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지 않습니까? 자신의 신앙을 과시하는 데만 급급하는 제사장과 이른바 성직자들이여! 여호와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의 축제를 미워하고 멸시한다. 너희의 엄숙함 모임을 싫어한다. 너희가 내게 제물을 바쳐도 내가 받지 않으련다. 너희의 노래 솔도 걷어치우라. 다만 공법이 물같이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하라." 그런데 여러분은 협잡과 도둑질을 해놓고 하나님의 사업을 햇다고 하고, 살인을 하고 남을 중상하고는 진리를 위해서라고 그때마다 변명하기에 바쁩니다. 그리고 지배 계급을 옹호하기에 급급합니다. 그뿐입니까? 당신들은 신자들을 갖고 있습니다. 베델의 제사장 아마시아여! 당신은 주일날에는 교회에서 하나님을 경건하게 찬양하는 당신네 교인들이 평상시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지를 모르십니까? 그들은 교회문을 나서면서 하나님과도 작별합니다.
아마시아:
이건 정말 대단한 망신인걸. 창피한 노릇인데! 당신은 무엇 때문에 모든 사람을 비난하시나? 젊은 양반, 당신 안수는 받으셨나?
아모스:
난 하나님의 말슴을 듣는 귀와 이 사회의 부조리를 보는 눈을 가졌을 뿐 안수 면허장 같은 것은 갖고 있지 않소. 하나님은 내게 당신을 깨우치라고 계시를 주었소. 지금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법도에서 어긋나 마치 기울어진 담장 같고, 한철이 지난 여름 실과와 같습니다. 당신들의 동료들과 왕에게 말하시오. 이 시대의 표적을 읽으라고.
아마시아:
진작 우리들 보고 유대와 협상을 맺어야 된다고 말하는 게 어떠실까?
아모스:
물론 나는 유대로부터 왔습니다. 그러니 여기 와서는 아무 소리 말라는 겁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나를 당신들은 첩자로 몰려고 하는군요?
아마시아:
(웃음으로 말을 막으며 아모스 옆으로 간다) 젊은이, 내가 충고하겠는데 여러보암 왕께서 젊은이를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엔 지난 번처럼 관대하진 않으실 걸세. 우린 젊은이의 음모에 말려들어 폭동을 일으킬 정도로 우매하진 않아요. 그러니 정신 좀 차리시지!
(군중들 동요한다. 아마시아의 쏘아보는 눈빛에 슬그머니들 흩어진다)
다마린:
멋있군요. 이젠 뭘하시죠?
아모스:
우선은 저녁을 먹고 싶소.
다마린:
당신은 모든 사람들이 당신에게 비관적이라는 것을 모르세요? 하나님의 성령을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예요.
아모스:
시간이 없었지. 아니 때아닌 방해를 받아 그만두고 말았소. 아무래도 이상하군. 그는 성직자인데 왜 내 뜻을 반대하는지 모르겠어. 그는 아주 늙어서 적당히 속임수로 살아갈 것 같지는 않은데… 왜 그같은 행동을 했는지 알 수가 없군.
아킴:
그를 완전히 압도했어요. 삼촌은 우리를 축복하기 위해 온 사람 같아요. 삼촌의 말은 우리의 영혼에 불을 붙어 부채질해 주었고 우리의 불만을 확고하게 했어요. 우린 이제 세상이 어떻게 되어 가는가 똑똑히 지켜볼 겁니다.
아모스:
아니, 그런 것은 아니야. 나는 민중들을 각성시켜 선동하는 사람들의 대변자는 아니라구. 나는 조직이나 폭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정의를 실현하고 싶은 것 뿐이야.
아킴:
말로야 쉽죠. 그러나 그게 어디 말만 가지고 됩니까? 나를 삼촌의 수제자로 삼아 주세요. 그러면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할께요. 아까 모였던 사람들도 대부분은 삼촌편인 것 같아요. 더구나 사람들이 이심전심으로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 이야길 전할 것이니까.
아모스:
차라리 내 일을 중단하는 게 낫겠어. 넌 민중들의 마음속에 일어난 어떤 변화를 보지 못했어.
애리아스:
(어둠 속에서)아킴! 그분의 말슴이 맞아.
아킴:
거기 있는게 누구요? 친군지 적인지 분간할 수가 없군.
애리아스:
나야, 친구 애리아스야.
아모스:
또 만나게 돼서 반갑군. 청중들은 내 말을 열심히 들었지. 제일 열심인 사람은 아마시아였을 거야. 하지만 자네가 열심히 귀를 기울인 것은 그들과는 다른 이유에서였을 거야.
애리야스:
네, 아킴하고도 다르죠. 그들을 배반할 정도였으니깐. 하지만 난 이스라엘을 사랑합니다. 흔히들 부자가 되면 이상을 버린다지만 저는 그러고 싶진 않아요. 좀더 말씀을 올리고 싶지만 너무 어두워졌군요. 저희 집에 가셔서 저녁이나 같이 나누셨으면 합니다. 아킴! 자네도 같이 가세. 사라, 함께 데리고 와요.
아킴:
음, 좋았어. 오늘은 부유층 인사하고 저녁을 같이하게 되었군. 영광인데.
다마린:
아킴, 그런 인사가 어디 있나? 고맙소. 기후가 변해서 벌써 추워 오는군…
제 4장 험하고 외로운 길
(사라와 레아, 집 정리할 것도 잊고 다마리의 이야기를 듣는다)
다마린:
어머니와 사라는 내가 그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진 몰라요. 난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다만 왠지 그 사람은 나를 숨막히게 만들어요. 하긴 그것도 이젠 만서이 되었지만.
사라:
삼촌이 이루어 놓은 게 뭐예요? 수많은 분노와 학대와 조롱! 내 기억으로는 가는 곳마다 우리를 뒤따르는 것은 비웃음뿐이었어. 까마귀떼까지도 우리를 비웃는 것처럼 보였으니깐.
레아:
그 애는 항상 영감을 주는 사람이야. 어렸을 적부터 그랬어요. 다른 형제들과는 아주 다른 데가 있었지.
다마린:
언젠가 나그네에게 한 번 물어 보았지요. 남자들은 애들 그렇게 고집불통이구 독서적이냐구요. 그랬더니 그 나그네가 한다는 소리가 남자들 핏줄 속에는 그런 것이 흐른다나요? 그렇지만 다른 남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는데 왜 그만이 그렇게 극성인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그 사람은 자기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나를 바보로 만들고 싶은가 봐요.
아모스:
(밖에서 들어오면서) 그러나 아무도 바보가 되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세 여인 일어나고 아모스와 아킴이 등장한다) 미안하오. 옛날식대로 한다면 여인은 지아비의 발에 무릎을 꿇고 따라야 되었소. 그것이야말로 남자가 여자를 바보로 취급할 것을 정당화한 것이 아니겠소?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가 않아요. 당신이 원하는 게 뭐요? 서로 헤어 지는 것이라면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보다 더 빨리 떠나 우리를 묵는 사슬을 끊어 버려야 하겠소.
다마린:
당신 말대로 그렇게 할 순 없어요.
아모스:
집에 돌아가요, 난 지금 당신이 별로 필요하지 않아요.
다마린:
그렇지가 못해요. 난 당신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자 이젠 좀 쉬세요. 그런 말을 해서 미안해요.(레아 옆으로 가서 거들어 준다)
아킴:
하늘이여! 나를 저런 가정 생활에서 보호해 주소서!
사라:
아멘.
아모스:
(웃으며)자넨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어.
사라:
삼촌, 우린 알려고 하지도 않아요. 우리 나름의 의견을 존중큁고 우리 스스로 갈 길을 택하게 해주세요.
아모스:
젊은이들은 항상 그렇게 말하지. 자라나는 세대는 기성 세대에게 언제나 그래 왔으니깐.
아킴:
우린 쓸데없이 말만 하고 있어요. 이 사회 구조를 개혁하고 이 부패한 사회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행동이 필요할 뿐입니다. 지금은 말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행동을 할 때예요. 지금이야말로 행동을 할 때예요. 우린 폭동을 일으킬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춰 놓았습니다 .
아모스:
말귀도 못 알아듣는 바보 같으니라구, 다시 한번 말해 두는데, 그건 못된 짓이야.
아킴:
(휙 돌아서며) 나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어요. 말만으로는 백성들을 설복시킬 수도 구할 t도 없어요. 아시겠습니까? 계속해서 그 하나님의 말씀인가를 외쳐서 저 사람들이 가난하고 억눌린 자들을 불쌍하게 여기고, 불공평한 사회 구조를 공격하고, 부자가 우리한테 재산을 양보해 주길 바라는 겁니까? 그렇지만 그 사람들은 눈꼽만한 금이나 한 뼘의 당, 그리고 한 덩어리의 방도 나눠 주지 않을 거예요. 힘으로 저놈들을 몰아내야 해요. 힘만이 병든 사회를 뜯어고칠 수 있어요. 만일 삼촌이 행동을 시작하라는 신호만 내리신다면 우린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것을 행동에 옮겨 이 나라를 정상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라:
삼촌은 우리와 행동을 같이하셔야 해요.
아모스:
안돼!
다마린:
뭐가 다르지요? 당신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에 심판을 내리실 거라고 하셨잖아요. 혁명에 의해 심판하는 것하고 그것하고 뭐가 다르다는 거예요?
레아:
이 늙은 에미가 무덤에 가기 전에 보고 싶은 것도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다. 그런데 혁명을 일으켜서 정의를 실현하자는데 왜 안 된다는 거냐?
아모스:
그건 하나님의 섭리가 아닙니다. 사람들의 상식적인 판단 기준에 의하면 나는 분명히 미친 사람입니다. 그러나 나를 더욱이나 슬프게 하는 것은 내가 미쳤다고 내 말에 통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미쳤다고 칩시다. 그래도 미친 나에게는 진리가 없고 당신들의 독선적인 판단에만 진리가 있다는 것을 누가 어떻게 압니까? 누가 감히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애리아스 들어온다) 여보게! 자네도 이 사람들 편을 들겠지?
애리아스: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계셨는지는 잘 모르지만 전할 말이 있어요. 해가 지자 상류층 인사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집권층과 상인들, 제사장, 유지들 등등이 성문 앞에 모여서는 아모스 당신이 그 사람들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려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는 것 같아요.
아모스:
그래서?
애리아스:
소문에의하면 당신을 민중의 제일가는 적으로 낙인찍었다는군요. 그뿐 아니라 당신은 비겁하게 여러보암을 두려워하면서 어쩔 줄 모른다는 겁니다.
아모스:
그렇다면 꼭 가 보아야겠군.
다마린:
가긴 어딜 가요?
아모스:
성문 앞에.(퇴장한다)
다마린:
화약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바보 같으니라구. 여보! 기다려요.(따라 나간다)
아킴:
사라! 갑시다. 아주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질 것 같군.
애리아스:
어머니, 공연한 말을 해서 제가 그분을 나가게 한 것 같군요. 빨리 가서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살펴보아야겠어요. 괜찮으시겠지요?
레아:
이 이상 더 나빠지지야 않겠지. 어서 가 보시오. 다들 미친 것처럼 날뛰고 있겠지. 오늘밤에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아요. 희망을 가지기엔 난 너무 늙었어.
(불이 꺼지면서 음악)
제 5장 정의에의 길
(아마시아, 제사장들, 집권층 인사, 상인들이 오른쪽에 모여 있고 노동자들은 왼쪽에 있다)
아마시아:
(오른쪽 사람들에게) 왕은 내 의견과 일치합니다. 신사 여러분, 지금 우리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 정신나간 자칭 예언자는 폭력으로 사회 개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 젊은 바보들을 부채질했습니다. 우리 여로보암 폐하의 눈은 어디든지 볼 수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의 위대하신 영도자입니다. 우리는 그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서 반란을 일으키는 자들을 하나씩 하나씩 뿌리를 뽑아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안정시키고 평화를 이룩하여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예기치 않은 사건이 일어날 때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그 그 입이 큰 당나귀는 포공을 조성하고 반란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만일 아모스를 우리 손으로 처치해 버린다면 이는 반역자들에게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 이스라엘을 전쟁과 반목으로 휘몰아 넣게 됩니다. 따라서 그를 당장에 잡아들여 다시는 떠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별로 뜻이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내게 무슨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을 겁니다. 오늘밤 내게는 반란을 미연에 방지하면서도 그를 죽일 수 있는 좋은 계략이 있습니다. 오늘밤을 기대해 주십시오.
(아모스 등장한다. 노동자들, 그를 환영한다. 다마린과 아킴, 사라 그리고 애리아스가 따라 등장한다)
아마시아:
(큰 소리로) 하나님께서 지혜를 허락하시길 기원합시다.
아모스:
당신의 하나님은 누구요?
아마시아:
우리들 모두의 하나님이시지. 이봐요. 젊은 양반! 나는 자네가 성문 앞에서 우리를 맹렬하게 비난하는 것을 보았지. 법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했고, 우리는 법이라면 절대 복종하는 사람들인 만큼 자네의 비난을 아주 정중하게 들었네.
애리아스:
(작은 소리로) 혓바닥을 나불거리는 이 뱀 같은 놈!
아모스:
(위로 올라간다) 이스라엘 백성들이여!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나는 이제까지 내 말을 한 적은 없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우린 이스라엘이 처한 지리적 조건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동북쪽엔 앗시리아가 대기하고 있고, 서남쪽에선 이집트가 군사력을 증대하고 있습니다. 이 두 거인들 사이에, 열국중에 뛰어나다고 자만하지만 실은 보잘 것 없이 작은 이스라엘과 바싹마른 유대가 놓였습니다. 만일 우리가 앗시리아라는 사자를 피하려고 하면 이집트라는 곰을 만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난처만 찾는다면 우린 뱀에게 물리게 됩니다.
아마시아:
(군중 뒤에서) 무슨 수수께끼 같은 소릴 하는 거요.
아모스:
좀더 분명하게 말씀드릴까요? 당신들이 좋아하는 사람들, 좋은 옷을 입고 배에 기름진 당신들이 뱀입니다. 당신들이 가진 것은 모두 다른 사람들의 것을 착취한 것입니다.
(노동자들 옳소 하고 함성을 지른다. 그리고 그들 속에서 욕지거리가 들린다)
아모스:
(노동자들을 향하여 외친다) 단순한 감정으로 가진 자들에게 극한적인 반항을 한다 해서 여러분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아킴:
(아모스 옆으로 뛰어오르며)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우린 너무 많은 부정 부패를 목격했습니다. (군중들 외친다) 우리가 당한 값을 지불케 하라! 그들이 죄의 대가를 받게 하라! 예언자의 말을 들었지? 부자놈들은 피로써 보사하라!(혼란과 아우성)
아모스:
(굵은 목소리 군중들을 조용하게 한다) 조용하십시오. 조용히! 난 유혈 폭동을 일으키기 위해서 여기에 온 것이 아닙니다. 조용히 하시오. 당신들의 숫자는 왕의 병사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당신들같이 작은 무리로는 내가 목을 매는 것보다 더 쉽게 깨어지고 맙 니다. 반역과 모반은 억압과 폭력과 무질서의 악순환을 일으켜 결국 우리 모두는 함게 멸망하고 맙니다.
노동자:
여보슈, 당신은 도대체 어느 편이오?
아마시아:
그는 이스라엘 편이 아니다. 그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똑똑히 기억해.
아모스:
난 하나님에게서 왔소.
아마시아:
그들은 모두 그렇게 말하지.
아모스:
여러분 북쪽으로부터 오는 침입을 주의하십시오. 앗시리아는 오래 전부터 창을 갈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 나라의 불화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앗시리아의 첩자들이 이 나라 어느 구석에나 다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가 서로 싸우게 되면 이 나라의 운명도 끝장입니다. 적의 침입이 쉬워지고 우린 추방되고 말 것입니다. (무대 조금씩 어두워진다) 저 먼 어둠 속으로 쫓겨가는 피난민의 행렬을 보십시오! 허리에 굵은 베를 동이고 머리를 박박 깍은 슬픈 군상들. 한 때 열심히 모았던 재산들을 당팽이 뿔처럼 사라지고 어린 것들은 왜 안락한 집과 정든 놀이터를 떠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러면 부모들을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노인들은 불평을 터뜨리지도 못한채 비틀거리면서 속으로만 투덜대는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뿐입니까? 임신한 여인들은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알지 못할 운명에 대한 짙은 두려움으로 눈앞이 캄캄해질 것입니다. 여러분! 영혼의 눈을 들어 주위를 보십시오. 여러분은 자신의 창백한 얼굴과 후세들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해가 대낮에 지며 약속받은 이 복지가 굶주림과 가문, 메뚜기떼의 침해, 전염병, 그리고 지진으로 황폐하게 될 것입니다.
(잠시 멈춘 사이 아마시아가 가로막는다)
아마시아:
쓸데없는 환상으로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 필요는 없어. 이봐, 젊은이. 자네 맘 속엔 너무 어둠만 치 있구만. 그런 우울벼을 우리에게 넘기려고 하다니… 자네나 잔뜩 찌푸리고 있게. 우린 웃을 테니까.(퇴장하려고 한다)
아모스:
베델의 제사장 아마시아, 거기 잠깐만 서 계십시오. 드릴 말씀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왜 당신은 이스라엘에게 오는 진리를 외면하십니까? 분명히 말해 둡니다. 당신이 음흉한 모략으로 나를 없앨 수도 있겠지만, 지금 회개하지 않으면 당신도 칼로 죽임을 당할 것을 예언합니다. 그리고 과부가 된 당신의 아내는 몸을 팔아서야 겨우 살아가리라는 것도 예언합니다. 당신의 자녀들도 칼에 엎드려진 것입니다.
아킴:
(소리지른다) 칼, 칼을 들어 여로보암을 죽이자. 예언자여! 당신에게도 칼을 드릴까요? 아마시아를 죽일 칼을! 조금 전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소?
(노동자들 함성을 지른다. 상인들과 집권층 인사들 피한다. 사람들이 아마시아를 붙잡는다. 아킴 그의 목에 단검을 갖다댄다.)
아모스:
(아킴의 손에서 단검을 빼앗으며)
아마시아:
그래서는 안 돼.(퇴장한다)
아킴:
도대체 당신의 속셈은 뭐요? 정 혼자서 중뿔나게 놀거요? 그렇게 지독한 말을 해놓고는 왜 행동으로 옮기진 못하게 하는 거요?
아모스:
제사장을 빨리 보내지 않았더라면 넌 며칠 살지 못하고 죽게 될 거야.
아킴:
거짓말 말아요. 말을 했으면 행동을 해야지! 이스라엘은 지금 당신 같이 미지근한 방법으로 구해 낼 수 없는 극한 상황이오.
노동자:
말은 그럴듯하더니만 당신도 그 제사장보다 나을 게 하난도 없어
(다른 노동자들, 둘 다 잡아 죽여라 소리친다)
다마린:
안 돼요! 안 돼요!
사라:
아킴! 안 돼요. 제사장이 아모스를 제거해 버리려고 꾸민 고차적인 음모에 자기도 모르게 휩쓸려 들어가서는 안돼요. 이런 집안 싸움이야말로 그 사람이 원하는 거예요.
아킴: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싸우는 우리들에게 찬 물을 끼얹는 이런 회색 분자부터 제거해야 돼
(사라, 다마린을 데리고 나가려고 하지만 다마린은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 "돌을 던져" 또는 "말을 못하게 목을 졸라버려"라고 외치면서 오른쪽 가운데로 몰려가 아모스를 죽인다)
아모스:
하나님! 내 죽음이 뜻있는 죽음이 되게 하소서. 부정한 지배자들이 그 죄를 회개하게 하고 이성을 잃은 대중이 이성을 되찾아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게 하여 주옵소서. 죄로 깨어진 당신과 이 백성의 영원한 사귐을 이해 내 몸을 제물로 바칩니다.
(악의 수놘을 넘어선 정의의 길을 상징하는 무용이 장엄한 음악과 함께 진행한 후 이윽고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