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김치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5년의 침묵을 깨고 들려주는
시골에서의 삶에서 얻은 살아감의 비유
<출판사 서평>
김치한 시인의 시를 오랜만에 읽게 되었다. 벌써 5년의 세월이 흘렀다. 「물소리 가득한 돌」로 처녀시집을 발간한 지가 어느덧 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을 때였는데 김치한 시인의 첫 시집을 읽고는 큰 위안 삼았던 기억이 난다. 어지간하면 시인이 사회상, 시대상에 민감해지기가 쉬운 시기인데 시의 본령에만 몰두하여 시를 쓰고 시집을 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김치한 시인은 시의 내면의 세계에만 시선을 돌려 생활 주변의 서정시를 썼던 것이다. 이번에 출간하는 두 번째 시집 「네게로 간 마음」도 처녀시집과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가 있다.
살아가는 것은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비워내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김치한 시인이“네게로 건너 간 마음”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 본성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소유와 집착에 관한 반성이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다음 생을 기약하는 열매를 가질 수 있듯이 우리의 삶 또한 버릴 수 있을 때만 진정한 삶의 가치를 건져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김치한 시인은 살아가는 것이 뿌연 유리창을 맑게 닦아내는 것이라고도 한다. 시를 쓰는 것은 자신을 맑게 정화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을 김치한 시인은 “네게로 건너 간 마음”에서 보여주면서 진정한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시인소개>
아호 : 石花, 경북 청송 출생, 월간 한비문학 시 부문 신인상, 월간 한비문학 시 부문 신인대상 수상, 가오 문학상 수상, 제2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시 부문 입선 ⌜시인과 사색 8~9집⌟, ⌜소쿠리 속 이야기⌟, ⌜시 천국에 살다⌟, ⌜동행 1~3집⌟, ⌜좋은 시, 선정 명시인展⌟ 동인, 시집『석화』,『물소리 가득한 돌』 kimchihan2004@hanmail.net, http://blog.daum.net/kimchihan
<목차>
1부 - 아름다운 시작
내가 하루를 웃기고
하루가 나를 웃길 때
세상은 더없이 아름답다
네게로 건너간 마음/눈부신 아침/선택의 자유/빈손/유혹/아직도 멀다/잠/녹색/별로/날다마 선물/고로쇠 수액/남자의 속마음/너에게 거는 기대/바위/1월/본전/귀향/작은 소망/너만 있으면/유월의 논/감사의 꽃/아름다운 꽃/몸/건강
2부 - 새로운 아침을 기다리며
실패하면 한 방울의 눈물이 된다는 각오로
가슴 내리칠 미움까지도 사랑으로 품은 거야
사랑밖에 없는 세상으로 하얗게
용서/꿈/낮잠/웃음꽃/그냥 이대로/내꺼/장날/인생길/청바지/회전의자/봄볕/금연/즐거운 비명/6월/눈 이야기/사과 한 알/진달래/정말 미안하다/옛날이 그립다/배추밭에서/매화/2월/빈 병
3부 - 기약 없는 이별
조용한 가슴 뭉개고
초원의 풀밭 같은 마음
갈아엎는다
말/영감/아름다운 유혹/남자의 자격/황금들녘/폭염/빈방/고향/부치지 못한 편지/바람의 연가/이런 생각/이만하면/못/또 한 해가 갑니다/지름길/빨래/나의 설명서/아버지의 보험/봄/노점(露店)/세월의 그림자/신상품/행복
4부 – 못다 한 아쉬움
서로 바늘과 실이 되어
끝없는 처음으로
사랑만 수놓고 싶습니다
짐작/겨울/부모 마음/하루/지키지 못할 약속/낙엽송/초대장/파안/가로등/일화(逸話)/오늘의 운세/별/대책 없는 하루/12월의 편지/햇살 들여놓기/손주의 가르침/아이러니/그때가 그립다/연탄/나의 반쪽/정원수 예찬/풀과의 전쟁/일 인분
<작품 소개>
저벅저벅 맨발로 걸어 들어갔지요
아무것도 가진 건 없어도
네게로 무너진 마음은 솔직했어요
날마다 끌어당긴 기다림은
아무런 이유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모래알 같은 하루를 삼키며
시작은 만남을 향해 달렸습니다
내려놓지 않았던 그리움이
새싹으로 돋은 건 우연이 아닙니다
가져온 것과 버린 것의 차이입니다
몇 년 전 내 손으로 심은 자두나무에서
한 상자의 과일이 더없이 기뻤던 것은
기다림과 그리움이 품어낸
사랑의 답장입니다
잘 익은 자두 한 알 베어 먹습니다
출구를 잃어도 좋을 달콤한 맛이
허 허 웃는 그 맛이
그간의 노고를 건져 올립니다
세상 살아가는 맛이 모두
이런 맛이 났으면 참 좋겠습니다
<네게로 건너간 마음 >
단 한 번이라도 누구에게
한 그릇의
따끈한 밥이 돼주고 싶었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안 되는 것만 안고 구불렀다
아직도 부족과 만족의 간극을
조금도 좁히지 못한 체
하루의 허리에 매달리고 있다
시작이 더 멀어지기 전에
버린 만큼 빛이 날 건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왜 아깝다는 생각이 훨훨
날아오를 기쁨으로 바뀌질 않나
이 못난 생각들 다 지워지려면
어느 쪽으로 얼마를 더 걸어야 하나
어디서 어디까지
마음의 창 더 닦아야 하나
헐어 놓은 생은 쉼 없이
자꾸만 풀려가고 있는데
<아직도 멀다 >
땅을 물고 걸으신다
어머니께서
아흔의 고개 홀로
꽃이었던 지난날
아끼던 일곱 자식이
공평하게 나눠 가졌나
별 본 하루가
복리로 이자 쳐서
남김없이 몽땅 빼갔나
남은 건
설명이 필요 없는
적막한 빈껍데기
간절을 풀어
아무리 찾아봐도
어디에도 없다
<본전 >
바람이 불고
진눈깨비 쏟아져
허탕 친 날도 받아들였다
기울어진 쪽으로
멀리 떠난 오늘이
몰래 쳐 놓은 거미줄에
붙잡힌 몸이 허덕인다
아직은 찬밥 담길
빈 그릇이 되긴 이른데
그걸 모르고 살았던
시작이 여기선 멀다
스스로 버린 건 아니지만
없어진 만큼
아주 모질어져 있다
어떡하나 비가 새고
찬바람 들이쳐
한쪽으로 기운 이 빈집
<몸>
이걸 얻으려고
까칠한 새벽밥
아직도 비우고 있습니다
이걸 가지려고
고통의 쓴 끄나풀도
감사로 당기고 있습니다
이걸 품으려고
내 안의 고요도
모두 내려놓았습니다
이 모든 수고가
얼굴 가득
웃음 담는 일입니다
<내꺼>
흠잡을 곳 없이
빨갛게 잘 익었다
이렇게 푸른 색깔 잘 벗었다는 건
조금도 부끄럽지 않게
알몸의 구석진 곳까지
거부를 포기하고
태양을 끌어안았다는 증거다
표현력이 서툴러
까맣게 잊은 줄 알았는데
만남을 허락하지 않은 비를
짝사랑으로 키우며
달 밝은 여름밤
몰래 만난 삼복의 밀회까지
앞뒤 돌아보지 말고
둘만 떠나자며 마음 흔들던
바람의 달콤한 귓속말까지
너는 버리지 않았구나
받은 사랑 낱낱이
유혹으로 키워놓았구나
<사과 한 알 >
분류 : 문학>시/에세이>시
제목 : 네게로 건너 간 마음
지은이 : 김치한
출판사 : 한비출판사
출판일 : 2019. 4. 5
페이지 : 120
값 : 10,000
ISBN : 9791186459959 04810
9788993214147(세트)
재제 : 반양장 길이_210 넓이_130 두께_8
첫댓글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박규해 시인님 감사합니다 !
날마다 좋은날 되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