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건강습관
중년 여성을 위한 영양제 가이드
40대 이후 여성들은 갱년기 전후의 증상을 겪는 만큼 영양제 선택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정보와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오히려 우리 몸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영양제 전문약사로 불리는 서울온누리약국 정비환 약사의 도움말로 ‘득’이 되는 영양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움말 서울온누리약국 정비환 약사
자료참조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영양학회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테마1. 영양제 바로 알기----------------
영양제 공화국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현재 시판 중인 영양제 종류만 수십 가지가 넘는다. 이제는 소비자들조차 비타민, 칼슘, 미네랄, 오메가-3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안다는 듯 약국에 가서 묻지도 따져보도 않고 “000 주세요”라고 말할 정도다. 건강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정작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내 몸에 맞는지, 믿을 수 있는 성분이 들어있는 제품인지 꼼꼼하게 따져보지는 않는다.
영양제의 최신 에비던스(evidence, 과학적 근거 또는 증거)를 분석해 영양제의 허와 실을 알리는데 주력해온 광진구 서울온누리약국 정비환 약사(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업. 『영양제 119』(도서출판 부키) 저자)는 영양제 선택에 앞서 자신의 건강상태나 제품에 들어 있는 영양성분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양제의 에비던스란 가장 믿을만한 과학적 데이터를 말하며, 의학에서는 주로 임상시험을 거친 결과를 의미합니다. 물론 일반인이 이를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럴 때는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문의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소비자들이 가장 혼동하는 것은 영양제 구분 방법이다. 정 약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멀티비타민 미네랄 바로알기
비타민제라는 명칭은 비타민만 함유한 제품이다. 비타민 이외에 아미노산, 지방, 미네랄, 식물성분 또는 유산균 등 여러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영양제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종합비타민이라는 표현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비타민만 함유한 것과 미네랄까지 함유한 것은 그 효과에서 큰 차이가 난다. 여러 가지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한 제품은 ‘종합비타민 미네랄’ 또는 ‘멀티비타민 미네랄’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줄여서 MVM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섭취 기준이 있는 비타민은 지용성 4종, 수용성 9종으로 총13종이며, 섭취 기준이 있는 미네랄은 14종이다. 미네랄 가운데 인, 칼륨, 나트륨, 염소 4가지는 영양제로 보충하는 의미가 없어 보통 10종을 영양제에 사용한다. 시판되는 대부분의 MVM 제품들은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 성분 총 23종 중 대략 18종 이상이 들어있다. 이 중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것을 잘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철분 함량으로 MVM을 선택할 때 섭취 기준은 10대 임신부>임신부>사춘기 여성>사춘기 남성> 젊은 여성> 젊은 남성>갱년기 남성>갱년기 여성의 순서이다. 따라서 갱년기인 50세 이후 여성이라면 철분이 들어있지 않거나 적게 들어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영양제 분류 기준 익히기
효과를 인정받는 순서대로 나열하면 의약품 영양제>의약외품>건강기능식품 고시형>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질병 발생 감소기능>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기타 Ⅰ등급>Ⅱ등급>Ⅲ등급 순이다.
‘의약품 영양제’는 약효가 까다로운 규격과 제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가장 신뢰성이 높다. 때문에 약국에서만 취급(약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 불가) 할 수 있다. ‘의약외품’은 이전에 의약품이었던 비타민과 미네랄 제품 중 함량이 낮아 위험성이 적은 것을 말하며, 약국 이외에서도 판매할 수 있지만 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건강기능식품’은 약효보다는 약하지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능성을 표기한 것이다. 건강기능식품공전에서 지정한 고시형 원료와 각 회사가 신청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받은 것으로 만들며, 건강기능식품공전에서 지정한 성분들은 대체로 효과가 널리 알려져 있다. '개별인정형’이란 건강기능식품 회사가 개발하려는 성분을 인정받는 것으로, 제출한 자료를 평가해 4가지 등급으로 세분화한다. 등급은 효과가 높은 것부터 ‘질병발생 위험 감소’와 ‘기타 Ⅰ~Ⅲ 등급’으로 나눠져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홈페이지(www.foodnara.go.kr/hfoodi)에서 확인 가능하지만 검색이 원활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또한 의약품과 관련 없는 회사에서 갑자기 판매하는 영양제보다는 가급적 의약품 회사의 제품이 상대적으로 신뢰할 만하다.
테마2. 영양제 꼼꼼히 고르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선택은 금물이다. 정 약사의 영양제 선택법은 다음과 같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얼굴이 달아오르거나 식은땀이 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한 식물 성분인 파이토에스트로겐이 많이 쓰이며, 콩에 풍부한 ‘이소플라본’이 대표적이다. 의약품 영양제와 처방용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영양 성분은 ‘서양승마(black cohosh) 추출물’로 갱년기 증상에 대한 효과가 천연물 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 오메가-3지방산과 비타민E가 효과적이다.
갱년기 전후 여성이라면 골다공증도 주의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골밀도를 높여주는 약을 처방받거나 칼슘,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 칼슘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우유를 생각하지만 중년 이후의 남성은 전립선암을, 여성에게는 난소암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어 권하지 않는다. 우유 대신 채소나 콩 등으로 보충하고 식사로 부족한 칼슘은 영양제로 복용하면 된다. 음식으로 500~700mg을, 영양제로 800~1,000mg을 섭취하면 되며 모두 합해 하루 칼슘 섭취량은 1,500mg가 적절하다. 아울러 칼슘은 비타민D를 같이 복용할 때 효과가 더 높다. 특히 폐경기 여성은 여성호르몬제와 같이 복용할 때 더 효과가 있다.
*미네랄 섭취량 제대로 알기
비타민에 비해서 미네랄은 효과를 나타내는 용량과 부작용이 나타나는 용량의 차이가 적어 자칫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상한량/권장량 값을 보면 비타민A를 제외한 대부분이 권장량의 수십 배 이상을 복용해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미네랄은 권장량의 몇 배만 초과해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여러 영양제를 같이 복용할 때는 특히 미네랄에 신경 써야 한다. 『한국인 영양 섭취 기준(개정판), 2010』에 따르면 30~49세 여성의 철 평균필요량은 10.5mg, 권장섭취량 14mg, 상한섭취량 45mg이며, 아연 평균섭취량은 6.8mg, 권장섭취량은 8mg, 상한섭취량은 35mg이다. 50~64세 여성의 철 평균필요량은 6.1mg, 권장섭취량 8mg, 상한섭취량 45mg이며, 아연 평균섭취량은 6.3mg, 권장섭취량 8mg, 상한섭취량 35mg을 기준으로 한다.
권장량은 결핍증이 생기지 않는 최소량을 말하며, 상한량은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하는 양을 말한다. 상한량은 정부나 기관에서 정한 것이지만, 최적량은 뚜렷한 규정이나 정의 없이 전문가들이 영양제를 권할 때 기준으로 삼는 양이다. 위에서 예를 든 30~49세 여성의 미네랄 중 철 복용량을 보면 최적량이 15~25mg정도이기 때문에 사실상 권장량인 14mg과 별 차이가 없다. 최적량은 정확한 명칭도 없거니와 편의를 위해 권장하는 양이니 우선적으로 이 세 가지 용어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가 급선무다.
*미국 영양제 서플리먼트 선택 시 유의하기
정 약사는 최근 미국 영양제를 찾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한다. 영양 보충제로 번역되기도 하는 ‘서플리먼트(supplement)=미국 영양제’ 중에는 안정성과 효과를 신뢰할 수 없는 제품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미국 소비자협회 발간 월간지 『컨슈머리포트』에서 밝힌 서플리먼트 중 가장 위험한 12가지 성분(Aconite 애코나이트(부자), Bitter Orange 비터오렌지, Chaparral 셰퍼랠, Colloidal Silver 콜로이드 실버, Coltsfoot 콜츠풋(머위), Comfrey 컴프레이, Country Mallow 컨트리 맬로우, Germanium 게르마늄, Greater Celandine 그레이터 세랜다인(애기똥풀), Kava 카바, Lobelia 로벨리아(숫잔대), ohimbe 요힘베)이 들어가 있는 제품은 주의해야 한다. 이 성분 중 FDA도 최소 8가지에 대해 경고를 발표한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TIP. 중년 여성을 위한 의약품 회사 영양제 --------------------
일동제약 '아로나민 실버'
칼슘과 마그네슘, 비타민D, 셀레늄, 코엔자임Q10 등을 포함하고 있는 일반의약품. 뼈와 관절, 노화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한독 '네이처셋 MSM 조인트 케어'
중장년층의 관절과 뼈 건강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MSM과 비타민D를 함유하고 있어 관절건강과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사노피-아벤티스 ‘조인트 플러스 로즈힙
개별인정형 원료를 사용한 건강기능식품. 유기농 로즈힙(들장미 열매) 성분이 포함돼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준다 .
<가장 위험한 서플리먼트 12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