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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전각/회화,작품 스크랩 10 군자 화제 /목단,파초.연꽃
청운 추천 0 조회 126 09.08.23 11:2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목단의 화제 ■

⊙ 合房如握拳 吐如掌口(합방여악권 토악여장구) - 
머금은 화방은 주먹만한데 꽃술을 토하며 손바닥 입벌린 듯.

⊙ 芳名競占百花玉 更見長安繡蕭帳(방명경점백화옥 경견장안시수장) - 
다투어 꽃중의 왕이라 높은 이름 얻었고 장안의 수놓은 휘장에 의지함을 다시 보네.

⊙ 慣把笑容誇絶艶 更含啼淚作嬌姿(관파소용과절염 경함제누작교자) - 
항상 웃는 듯한 모양 탐스러움 자랑하고 다시 눈물을 머금어 가냘픈 자태 지어내네.

⊙ 三月洛陽花如錦 春風得意冠群芳(삼월낙양화여금 춘풍득의관군방) - 
삼월 낙양에 비단같이 꽃이 피어 봄바람에 뜻을 얻어 뭇꽃 중에 으뜸일세.

⊙ 小院香凝花正好 平安富貴最宜人(소원향응화정호 평안부귀최의인) - 
작은 뜰에 만발한 꽃 향기가 얽혀 평안하고 부귀하고 의좋은 사람.

⊙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 - 
양귀비 돌아간 후 천년 묵은 한동풍 불 때마다 꿈에서 보네.

⊙ 雨後名花睡正濃 芳姿艶質勝芙容(우후명화수정농 방자염질승부용) - 
비 온 뒤 모란꽃 짙게 머리 숙여서 향기로운 자태 탐스런 맵시 부용보다 곱구나.

⊙ 倚欄 重愁無力 繞幕香濃欲醉人(의란장중수무력 요막향농욕취인) - 
단장하고 난간에 의지하였으나 수심 깊어 힘 빠졌고 
짙은 향기 휘장으로 스며 사람들을 취하게 한다.

⊙ 淺淺花開料 風 苦無妖色畵難工(전전화개요초풍 고무요색화난공) - 
잔잔하게 핀 꽃에 가파른 바람불어 요염한 빛 사라진 괴로움 그려내기 어려워.


⊙ 本無塵士氣 自在水雲鄕 楚楚淨如拭 亭亭生妙香
(본무진사기 자재수운향 초초정여식 정정생묘향) - 
본래 진토에 머물 기질이 아니어서 속기를 떠난 맑은 물에서만 핀다. 
말끔히 닦은 듯 선명하고 우뚝 솟아올라 묘한 향기까지.

⊙ 世愛牧丹紅 裁培滿院中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세애목단홍 재배만원중 수지황초야 역유호화총) - 
세상이 모란 붉음을 사랑해 집 가운데 가득히 재배한다. 
거치른 초야에 역시 좋은 꽃이 떨기로 있음을 뉘라서 알것인가.

⊙ 東風未放曉泥幹 紅蘂花開不奈寒 待得天晴花已老 不如携手雨中看
(동풍미방효니간 홍예화개불내한 대득천청화이로 불여휴수우중간) - 
봄 바람 불지 않아도 새벽 진흙은 말랐으나 붉은 꽃수염의 꽃 피었으니 어찌 춥지 않으랴, 
하늘 맑기 기다리니 꽃은 이미 늙었네, 손 잡고 빗속에서 보는 것만 못하다.


⊙ 階前紅牧丹 晩來唯有兩枝殘 明朝風起應吹盡 夜惜衰紅把火看
(추창계전홍목단 만래유유양지잔 명조풍기응취진 야석쇠홍파화간) - 
근심하고 슬퍼하는 섬돌 앞에 붉은 모란 늦게 오니 오직 두 가지만 남았다. 
내일 아침 바람이 일면 응당 날라가버릴 것 밤에 붉음 쇠하는 것 아까워 불 켜들고 본다.

⊙ 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랭 무인기취월중간) - 
장안 호걸들은 봄 쇠잔함을 아쉬워 해 새로 피는 붉은 목단을 다투어 감상하노라.
따로 달이 있어서 이슬 받아 차가우니 일어나서 달 아래 보는 사람 없구나.

⊙ 閨中如妬新將婦 陌上須傳粉朗 昨夜月明渾似水 入門唯覺一庭香
(규중여투신장부 맥상수참전분랑 작야월명혼사수 입문유각일정향) - 
규중에서 투기할 것 같은 단장한 신부지만 언덕 위에선 단장한 낭군에게 전하기 부끄럽다. 
지난 밤 달 밝으니 혼연히 물처럼 맑아 문에 들어서도 뜰에 가득한 향기만 깨달았을 뿐.

⊙ 陽和不擇地 海角赤逢春 憶得上林色 相看如故人
(양화불택지 해각적봉춘 억득상림색 상간여고인) - 
따뜻한 햇빛은 어디에나 비쳐 바다모퉁이에서도 봄을 만났네. 
궁궐 안 꽃빛이 생각이 나서 바라 보니 옛 친구를 만난 듯.

⊙ 一朶妖紅翠欲流 春光回照雪霜差 化工只欲呈新巧 不放閑花得少休
(일타요홍취욕류 춘광회조설상차 화공지욕정신교 불방한화득소휴) - 
한가닥 휘늘어진 생긋 웃는 꽃에 선명한 빛 흘러 넘쳐 번져 가는 봄빛에 눈서리 녹아날 제 
천공은 훌륭한 솜씨 내보이려고 가지 피지 아니한 봉오리를 잠시 쉬고 있구나.

⊙ 小檻徘徊日自斜 只愁春盡委泥沙 丹靑欲寫傾城色 世上今無楊子華
(소함배회일자사 지수춘진위니사 단청욕사경성색 세상금무양자화) - 
해가 저물도록 난간 곁을 배회하며 봄 가면 진흙 위에 떨어져 버릴 것을 근심하다가 
빨강 파랑 물감으로 뛰어난 빛깔을 그려두려하나 이 세상에 지금 양자화가 없구나.

⊙ 白雲堆裏紫霞心 不與姚黃色鬪深 閒伴春風有時歇 豈能長在玉階陰
(백운퇴이자하심 불여요황색투심 한반춘등유시헐 기능장재옥계음) - 
흰구름같은 꽃무더기 속 노란 꽃술이 도황과 더불어서 볼 만함을 다투지만 
때로는 봄바람 다하기 전 떨어져 버리니 대궐 섬돌 밑에 오래 있지 못하겠네.

⊙ 百寶于護曉寒 沈香亭畔若爲看 春來誰作韶華主 總領群芳是牡丹
(백보난우호효한 침향정반약위간 춘래수작소화주 총영군방시목단) - 
꾸민 손잡이도 싸늘한 아침 침향정 가에 피어 있는 듯. 
봄 들면 누가 아름다운 경치를 주관할꼬. 꽃 중에 왕이 되는 모란꽃.

⊙ 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냉 무인기취월중간) - 
장안의 부호들이 얼마 남지 않은 봄을 아까워하여 새로 핀 자모란을 다투어 구경하는데 
따로 있는 흰쟁반에 싸늘한 이슬 바쳐든 듯한 꽃을 달밤에 가서 보는 이 아무도 없구려.

⊙ 風流富貴百花尊 國色天香到十分 如何箇樣花開大 不及區區茶子孫
(풍유부귀백화존 국색천향도십분 여하개양화개대 불급구구다자손) - 
부귀스런 멋은 꽃중의 으뜸이라 빛깔과 향기는 더 보탤게 없으나 어째서 꽃 모양은 
그렇게 크면서 작은 열매라도 맺지 않는가.

⊙ 落盡殘紅始吐芳 佳名喚作百花王 競誇天下無雙艶 獨占人間第一香
(낙진잔홍시토방 가명환작백화왕 경과천하무쌍염 독점인간제일향) - 
붉은 빛 다 시들 때 비로소 활짝 피어 꽃 중의 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얻고 
탐스러움은 천하에 다시 없음을 자랑하니 이 세상에 제일가는 꽃이로구나.

⊙ 葉底風吹紫錦囊 宮爐應近更添香 詩看沈色濃如潑 不愧達君翰墨場
(엽저풍취자금낭 궁로응근경첨향 시간침색농여발 불혼달군한묵장) - 
잎 사이 노란 주머니에 바람이 일면 향을 더한 궁로에 가까이 간 듯. 
가라앉힌 물감을 뿌린 듯 짙은 빛은 그림을 그려도 부끄럽지 않겠네.

⊙ 翠幄籠霞護曉寒 無人凝笑倚于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
(취악롱하호효한 무인응소의란우 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 - 
푸른 장막에 안개 얽혀 아침 추위 팔리는데 난간에 의지하여 웃음짓는 사람 없어 
양귀비 떠나간 뒤 긴긴 세월 한을 품고 동풍과 더불어서 옛 생각에 잠겼는 듯.

⊙ 嬌無力任支撑 笑瞼初開尙宿 雨濕紅粧終不管 憐渠元自大感生
(교요무력임지탱 소검초개상숙정 우습홍장종불관 련거원자대감생) - 
힘 빠진 예쁜 꽃이 받침목에 의지하여 갓피어 웃는 맵시 오래 취한 듯. 
붉은 단장 비에 젖는 것 관심이 통 없으니 애처롭다 원래 어리석게 태어났음이여.

⊙ 醉中眼自班 天雨曼陀照玉盤 一朶淡黃微拂凉 紅魏紫不須看
(취중안힐자란반 천우만타조옥반 일타담황미불량 정흥위자불수간) - 
취한 눈에 여러 가지 무늬가 반들반들 아롱져서 하늘에서 온갖 빛이 구슬쟁반에 비치는 듯. 
한가지 담황색 꽃이 유별나게 돋보여서 정흥이나 위자는 뒤에 쳐져 보이지 않는 듯.

⊙ 蟾精雪魄孕雲亥 春入香一夜開 宿露枝頭藏玉魂 暖風庭面倒銀杯
(섬정설백잉운해 춘입향유일야개 숙로지두장옥혼 난풍정면도은배) - 
달의 정령과 눈의 넋이 구름 뿌리로 잉태되어 살찌고 향기로운 꽃 봄들자 피어나네. 
이슬내린 가지 위엔 구슬덩이가 감춰 있고 앞뜰에 바람일 적 은술잔이 기울어진다.
■ 파초의 화제 ■

⊙ 徑竹色逾淨 窓蕉聲轉寒(경죽색유정 창초성전한) -
곧은 대나무 색은 더욱 맑은데 창의 파초소리 차갑게 변한다.

⊙ 卷舒今自知 衰榮隨萬長(권서금자지 쇠영수만장) -
말렸다 펴짐은 지금 알 수 있지만 쇠잔하고 번성하는 것은 천명에 맡길밖에.

⊙ 葉如似界紙 心似倒抽書(엽여사계저 심사도추서) -
잎사귀는 비스듬히 그린 종이 같고 속은 거꾸로 뽑아 올린 책 같구려.

⊙ 暎水靑三尺 當簾綠一叢(영수청삼척 당렴녹일총) -
푸른빛 삼척 몸은 물에 잠겨 비추고 연두빛 한 떨기 주렴에 걸려 있네.

⊙ 一種靈苗異 天然體性虛(일종영묘이 천연체성허) -
일종에 영한 싹이 특이도 한 데 천연으로 생긴 몸과 성지도 허하기만 하구나.

⊙ 蕉葉卷舒雨 鳩聲問答風(초엽권서우 구성문답풍) -
파초 잎을 비에 말고 펴는데 비둘기 소리는 바람과 문답한다.


⊙ 前蕉葉錄成林 長夏全無暑氣侵(첨전초엽록성림 장하전무서기침) -
처마 밑이 파초잎으로 숲을 이루어 긴긴 여름날 더운 기운이 밀려들지 못하네.

⊙ 孤心只在葉中央 一夕抽開二尺長(고심지재엽중앙 일석추개이척장) -
외로운 꽃잎 속에 있었는데 다시보니 밤사이 두자나 자랐구나.

⊙ 美人間立秋風裏 容孤眼夜雨中覇(미인간립추풍이 용고안야우중패) -
미인은 가을바람에 한가로이 서있고 패용은 밤비 속에 외로이 졸고 있네.

⊙ 不雨寒聲猶滴瀝 無風 影巳淸 (불우한성유적력 무풍소영사청량) -
비개어도 찬소리는 물뿌린 듯 나고 바람 없어도 듬성한 그림자가 시원도 하구나.

⊙ 仙仙毫擧碧嵯峨 泛欲光風縮欲波(선선호거벽차아 범욕광풍축욕파) -
시원하게 당당한 모습 푸르름 드높은 데 두엉실 광풍이 일려하니 움추려 물결이 일려한다.

⊙ 繞身無數靑羅扇 風不來時也不凉(요신무수청라선 풍불래시야불량) -
푸른 몸을 수없이 여는 푸른 비단 부채 련만 바람이 오지 않을 때엔 서늘하지 않고여.

⊙ 一封書札藏何事 會被東風暗折看(일봉서찰장하사 회피동풍암절간) -
한봉 서찰에 무슨 사연 갊았는고 인제 동풍이 가만히 펴보게 되리라.


⊙ 早鞏啼復歇 殘燈滅又明 隔窓知夜雨 芭蕉先有聲
(조공제부힐 잔등멸우명 격창지야우 파초선유성) -
이른 귀뚜라미 울다 다시 쉬니 쇠잔한 등불은 꺼졌다 또 밝는다.
창 너머 밤비 옴을 앎은 파초가 먼저 소리를 내어서다.

⊙ 不枝惟葉茂 無幹信中空 所以免折 爲衣君子風
(불지유엽무 무간신중공 소이면최절 위의군자풍) -
가지는 없는데 무성한 이이 줄기 없이 공중에 펄럭이면서
그러고도 꺾이지 아니하는 까닭은 군자의 풍도를 지녔기 때문.

⊙ 詩人觀物渺無邊 笑殺西方長舌禪 三十三春淡盡否 一重還有綠天天
(시인관물묘무변 소살서방장설선 삼십삼춘담진부 일중환유녹천천) -
시인은 만물을 봄에 묘연히 가이 없고 서방의 수다스런 선일소에 부친다.
세상 모든 봄 맑음은 다 했는가 한 번 거듭되면 도리어 푸르름 밝게 있음을.

⊙ 窓前栽竹與芭蕉 避俗遮塵夢亦 遙可喜吾園秋氣早 風聲剩有雨聲饒
(창전재죽여파초 피속차진몽역요 가희오원추기조 풍성잉유우세요) -
창 앞에 대나무와 파초를 심어두어 속세를 피하고 먼지를 가리는 꿈결도 아스랗다
기쁘다 우리 정원엔 가을 기운이 빨리 들어 바람소리도 넉넉하고 빗소리도 많아라.
■ 포도의 화제 ■

⊙ 聯珠碧玉(연주벽옥) - 연한 구슬 푸른 옥.
⊙ 葉裏驪珠(엽리여주) - 잎새 속에 검은 구슬.
⊙ 艸龍弄珠(초용롱주) - 풀용이 구슬을 희롱한다.


⊙ 百斛明珠富 淸陰翠幕張(백곡명주부 청음취막장) -
백 말쯤 밝은 구슬 많기도 한데 청음은 푸른 장막 펼쳐 있구려.

⊙ 色暎金盤果 香流玉椀漿(색영금반과 향류옥완장) -
색깔은 금반의 과일처럼 빛나고 향기는 옥완의 장에 흐를는 듯 하네.


⊙ 滿筐圓實驪珠滑 入口甘香水寒玉(만광원실여주활 입구감향수한옥) -
광주리에 검은 열매 곱고도 매끄러운데 입에든 향기는 옥같이 차가웁네.

⊙ 碧雲 冷驪龍睡 拾得遺珠月下歸(벽운량냉여용수 습득유주월하귀) -
푸른 구름 싸늘한데서 검은 용이 조는 통에 놓친 구슬 주워가지고 달빛아래 돌아왔다.

⊙ 若欲滿盤惟馬乳 莫辭添竹引龍鬚(약욕만반유마유 막사첨죽인용수) -
소반 가득 포도를 쌓을 양이면 검은데 용발 올림 사령.

⊙ 葉裡開花蝶不見 隱身守節綠珠香(엽리개화접불견 은신수절녹주향) -
잎 속에 꽃 피니 나비 보지 못하고 몸 숨겨 절개 지켜 푸른 구슬 향기롭다.

⊙ 芸香亭上汗如珠 起 淸風爲掃除(운향정상한여주 기진청풍위소제) -
운향정 위에 땀방울 구슬 같을때 때 맞추어 청풍일어 씻어 주누나.

⊙ 酒醒西樓月欲斜 滿窓晴影走秋蛇(주성서루월욕사 만창청영주추사) -
술이 깬 서쪽 다락에 달이 기울고져 하는데 창에 가득한 맑은 그림자가 달아나는 가을 뱀 이로다.

⊙ 千莖萬葉黑珠垂 一摘啖之香滿口(천경만엽흑주수 일적담지향만구) -
천 줄기 만 잎에 검은 구슬이 드리웠는데 한번 따서 먹으니 향기가 입에 가득하다.

⊙ 靑莖黃葉如龍體 大朶小珠聚甘香(청경황엽여용체 대타소주취감향) -
푸른 줄기 누런 잎 용의 몸과 같은데 큰 떨기 작은 구슬 달콤한 향기.

⊙ 夏添 潤靑油幕 秋摘甘寒黑水精(하첨량윤청곡막 추적감한흑수정) -
여름되면 시원한 청유막(푸른 장막) 펼치고 가을에는 달콤한 검은 수정을 따네.


⊙ 新莖未半猶枯 高架支離卷復扶 若欲滿盤堆馬乳 莫辭添竹引龍鬚
(신경미편반유고 고가지리권부부 약욕만반퇴마유 막사첨죽인용수) -
새로 난 줄기 뻗기 전에 절반은 먼저 시들면서 높은 횃대를 느릿느릿 고달프게 붙들었다.
만약 쟁반 위에 포도를 가득 쌓아놓고 싶고든 횃대를 더 매어서 용수염을 붙게 아여라.

⊙ 露顆含香近客衣 蜜蜂蝴蝶云飛 夜來應値驪龍睡 探得明珠月下歸
(로과함향근객의 밀봉호접요등비 야래응치려용수 탐득명주월하귀) -
드러난 열매 향기 나그네 옷으로 스며들고 어우러진 넝쿨속으로 벌 나비 날아든다.
밤에는 응당 까만 용이 잠들 터이니 달빛에 더듬어서 구슬을 따오리라.

⊙ 滿筐圓實驪珠滑 人口甘香玉寒 若使文園知此渴 露應不乞金般
(만광원실려주활 인구감향빙옥한 약사문원지차갈 로화응불걸금반) -
둥글고 검은 열매가 광주리에 가득 굴러 입에 넣으면 달콤한 향기 얼음같이 싸늘하다.
만약 사마상여가 목마름을 잘 풀줄 알았다면
이슬 방울을 금쟁반에 담아주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을.
■ 연꽃 화제 ■

⊙ 魚戱蓮葉間(어희연엽간) - 물고기는 연 잎 사이에서 희롱한다.
⊙ 蓮 雨退紅(연시우퇴홍) - 연꽃 볼은 비 온 뒤에 붉어진다.
⊙ 流魚動綠荷(유어동녹하) - 노니는 물고기 푸른 연 움직인다.
⊙ 荷背風 白(하배풍번백) - 연 잎 뒤쪽은 바람에 뒤집혀 희고.


⊙ 一朶荷花滿院香(일타하화만원양) - 한 송이 연꽃은 집에 향기를 채운다.
⊙ 荷葉淸香却勝花(하엽청향각승화) - 연 잎 맑은 향기 도리어 꽃보다 낫다.


⊙ 果熟愁枝重 荷生覺渚香(과숙수지중 하생각저향) - 
열매 익으니 가지 무거움 근심하고 연꽃이 피니 물가의 향기 깨닫는다.

⊙ 論渠淸絶趣 天下少同人(논거청절취 천하소동인) - 
저 꽃의 맑고 뛰어난 정취를 의론한다면 천하에 같이 할 사람이 적을 것이다.

⊙ 畔覆濂溪草 中移玉井荷(반복렴계초 중이옥정하) - 
못 가엔 염계의 풀을 심고 못 속엔 옥정의 연꽃을 심어.

⊙ 船入荷花裏 船衝荷葉開(선입하화이 선충하엽개) - 
배는 연꽃 속으로 들어가고 배에 부딪쳐야 연잎이 열려.

⊙ 粧凝朝日麗 香逐晩風多(장응조일여 향돈만풍다) - 
아침의 맑은 햇빛을 녹여 단장한 듯 저녁바람 따라 쫓겨오는 향기여.

⊙ 湖聲連葉雨 野色稻花風(호성연엽우 야색도화풍) - 
호수의 소리는 연 잎에 내리는 비 들의 모양은 벼 꽃에 부는 바람.


⊙ 綠水紅蓮一朶開 千花百草無顔色(녹수홍련일타개 천화백초무안색) - 
푸른 물에 붉은 연꽃 한 송이 피니 수많은 화초들 안색이 없다.

⊙ 綠萍池沼垂楊裏 初見芙 弟一花(녹평지소수양이 초견부거제일화) - 
파란 마름 잎 버들에 가리운 연못 연꽃 한 송이가 처음 보이네.

⊙ 濃淡共姸香名散 東西分艶替相連(농담공연향명산 동서분염체상련) - 
짙고 엷음 함께 고우니 향명이 흩어지고 동서가 어여쁨을 나누면서 뿌리 서로 연한다.

⊙ 丹靑安得龍眼手 氣色添來滿水香(단청안득용안수 기색첨래만수향) - 
채색과 명인을 얻은들 어찌 그려낼 수 있을까 빛의 생기에다 물 속의 가득한 향기를.

⊙ 露濕紅房雙朶重 風搖綠帶一枝長(로습홍방쌍타중 풍요록대일지장) - 
두 떨기 빨간 꽃이 이슬에 젖어 무거운 듯 푸른 띠 바람에 흔들려 한 가지가 길게 보여.

⊙ 素房含露王冠鮮 紺葉搖風鈿扇圓(소방함로왕관선 감엽요풍전선원) - 
흰 봉우리 이슬 머금으니 왕관처럼 산뜻하고 푸른 잎 바람에 흔들리니 전선처럼 둥글다.

⊙ 水宮仙女鬪新粧 輕步緩波踏明鏡(수궁선녀투신장 경보완파답명경) - 
수궁 선녀들 다투어 새 단장해 느린 물결을 가벼히 걸으며 명경지수 밟는다.

⊙ 移舟水差差綠 倚檻風搖炳炳香(이주수천차차녹 의함풍요병병향) - 
배가 옮겨갈 적 물은 점점 푸르르고 의지한 난간이 바람에 흔들릴 제 그윽한 향기.

⊙ 翠木蒼藤一兩家 門依古柳抱谿斜(취목창등일량가 문의고류포계사) - 
푸른 나무 창등의 한 두어 집이 문은 고류 의지해 시내 안고 비꼈다.

⊙ 波澄夜靜花無影 露冷風淸玉有香(파징야정화무영 노랭풍청옥유향) - 
물결 맑고 밤 고요하니 꽃은 그림자 없고 이슬 차고 바람 맑으니 옥에 향기가 있다.

⊙ 紅衣不讓美人面 芳性眞宜君子名(홍의불양미인면 방성진의군자명) - 
붉은 옷은 미인의 모습에 양보하지 않고 꽃다운 성품 진실로 군자 이름에 마땅하다.


⊙ 庭前綠荷葉 香氣濃於酒 疏雨忽飛來 的明珠走 
(정전녹화엽 향기농어주 소우홀비래 적력명주주) - 
앞 뜰의 푸른 연잎 술보다 향기가 짙어. 주르르 비가 떨어져 흰 구슬이 굴러 흐른다.

⊙ 浮香繞曲岸 圓影覆華池 常恐秋風早 飄零君不知
(부향요곡안 원영복화지 상공추풍조 표령군불지) - 
뜬 향기 골짜기와 언덕에 가득 못은 온통 둥근 꽃그림자에 덮여. 
가을 바람 일찍 불까 근심스러운데 그대는 나부껴 떨어질 일을 생각지 못하니.


⊙ 不怨池塘不怨甁 只愁濃艶易飄零 紅顔尙帶三生醉 禁澤何人敢獨醒
(불원지당불원병 지수농염이표령 홍안상대삼생졸금택하인감독성) - 
못에 피어 있어도 좋고 병에 꽂혀있어도 좋지만 짙고 고운 꽃이 쉬이 떨어지지나 말았으면. 
붉은 얼굴은 피어 있을 때나 떨어져 있을 때나 취한 빛이나 
초나라의 어떤 사람만 홀로 깰 수 있을까.

⊙ 何淸入水銀甁 香露處處替淚零 離却一塘應有限 也從詩老醉還醒
(하염청입수은병 향로처처체누령 이각일당응유한 야종시노취환성) - 
무엇 때문에 맑은 꽃을 병에 꽂기 꺼려할 것인가 향기와 이슬이 곳곳에서 눈물되어 떨어지는 것을. 
못 속에만 있게 말고 잘라 내다가 시 짓는 늙은이 취했다 깰 즈음 보게 해야지.

⊙ 揷折蓮花白玉甁 紅衣濕盡露華零 中通外直君知否 夢斷溪酒半醒
(삽절연화백옥병 홍의습진로화령 중통외직군지부 몽단염계주반성) - 
연꽃 꺾어다 흰 병에 꽂으려니 짙은 이슬 떨어져 붉은 옷이 젖는다. 
속은 비어 있고 줄기는 곧은 뜻을 그대는 모르는가 염계선생은 거나하게 취하여서도 알아냈는데.

⊙ 今年池水盡成枯 翠盖紅粧掃地無 只有小荷雙葉在 西風吹折誰扶
(금년지수진성고 취개홍장소지무 지유소하쌍엽재 서풍취절천수부) - 
금년에 못물이 모두 말라서 푸른 잎 빨간 꽃 쓸어버린 듯. 
다만 자그마한 잎 둘만이 남아 그마저 서풍에 꺾였으니 누가 붙들꼬.

⊙ 水檻風來夏赤凉 滿池荷月正蒼蒼 只恐白露凋紅粉 減却鴛鴦夢裡香
(수함풍래하적량 만지하월정창창 지공백로조홍분 감각원앙몽리향) - 
물가에 바람 인 시원한 여름날 새파란 연못엔 연이 가득 달이 가득. 
이슬내려 빨간 꽃가루 떨어질까 하였는데 갑자기 원앙새가 향기꿈을 깨운다.

⊙ 去時荷出小如錢 歸見荷枯意然 秋後漸稀霜後少 白頭黃葉兩相憐
(거시하출소여전 귀견하고의망연 추후점희상후소 백두황엽양상련) - 
돈짝만큼 연잎날 때 떠나갔다가 시들 때 돌아오니 망연하구나 가을 들어 서리 끝에 적어져 
흰 머리 누른 잎 모두 다 불쌍하네.

⊙ 出水芳姿再再輕 圓珠灑落見光明 淡香不作芳菲面露冷風凄倍覺情
(출수방자재재경 원주쇄락견광명 담향불작방비면 로냉풍처배각정) - 
물 위에 핀 꽃이 아래로 늘어져서 속기없이 둥근 모습 광명을 보는 듯. 
꽃이 핀 땐 엷은 향기나지 않다가 이슬 바람 싸늘해야 갑절이나 풍겨온다.

⊙ 玉井根株望巳灰 前塘剩喜兩三開 徘徊正引翁興 莫遺西風湯來
(옥정근주망사회 전당승희양삼개 배회정인염옹흥 막유서풍탕양래) - 
옥정의 연 줄기는 막 시들려 하는데 전당에 두세송이 피어 웃는다. 
둘러보매 염웅의 흥취 절로 나니 서풍이 불어 와서 물결치치 말았으면.

⊙ 池面輕風細細吹 淸香扁與夜凉宜 天公更借氷輪影 高葉繁花光陸離
(지면경풍세세취 청향편여야량의 천공경차빙륜영 고엽번화광육리) - 
못 물엔 가는 바람 살살 불어 밤 들어 서늘한데 맑은 향기 퍼진다. 
천공이 또다시 둥근 달을 빌려 주어 잎 밑에 번화한 꽃이 뒤섞여 아름답네.

⊙ 初見新荷疊小錢 漸看千朶翠如烟 可憐葉大眞如許 會作神仙太乙船
(초견신하첩소전 점간천타취여연 가련엽대진여허 회작신선태을선) - 
처음에는 겹친 잎이 엽전만 하였다가 자라나면 천 가지가 연기같이 푸르르다. 
잎이 넓어 아름다움이 저와 같으니 태을신선은 뜯어다가 배라도 짓겠네.

⊙ 芙蓉照水弄嬌斜 白白紅紅各一家 近日新花出新巧 一枝能著兩般花
(부용조수농교사 백백홍홍각일가 근일신화출신교 일지능저양반화) - 
아리땁게 기울여져 물에 비친 부용 흰 빛 붉은 빛이 제각기 또렷또렷. 
요즈음 새 꽃이 어여쁘게 막 피어나 한 줄기에 두 송이가 달라붙은듯.

⊙ 南浦荷香水欲秋 晝船歌曲響中流 多情採滿停橈戱 綠子紅房笑揷頭
(남포하향수욕추 주선가곡향중류 다정채만정요희 녹자홍방소삽두) - 
남포 연꽃 향기 가을이 깊어오면 뱃노래 메아리가 물 위로 흘러간다. 
가득히 채워져 노 젓는 손 멈춰질 때 머리에 꽂혀진 열매송이 보고 웃네.

⊙ 秋來喜見露蜂房 玉子瓊珠箇箇香 嚼能渾驚兼至味 淸心可補十全湯
(추래희견로봉방 옥자경주개개향 작능휘경겸지미 청심가보십전탕) - 
가을이 오면 가깝게 벌집이 드러나 구슬같은 씨 낱낱이 향기로워 씹어보면 지극한 맛 
놀라웁기만 마음을 맑혀 주는 십전탕일세.

⊙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舟 逢郎隔水投蓮子 恐被人知半日羞
(추정장호벽옥류 하화심처계란주 봉낭격수투연자 공피인지반일수) - 
가을날 맑은 호수 푸른 물 넘실넘실. 연숲 깊숙이 매어있는 목란주에 총각이 저쪽에서 
연밥을 던졌는데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 반나절 붉은 얼굴.

⊙ 挺出泥不梁塵 艶香淸氣白無倫 誰知君子貞心在 當日濂溪最獨親
(정출어니불양진 염향청기백무륜 수지군자정심재 당일염계최독친) - 
진흙 속에서 빼어나 티끌에 물들지 않으니 탐스런 향기와 맑은 기운은 견줄 게 없네. 
누가 군자에게 곧은 마음이 있음을 알까 지난날 주렴계(周濂溪)가 가장 이 꽃을 사랑했지.

⊙ 物欲其全不欲 問渠何似舊池開 芳等是終銷歇 願被高人採來
(물욕기전불욕최 문거하사구지개 방향등시종소헐 원피고인채철래) - 
물욕은 온전히 꺾어버리기 어려운 것 너는 무슨 일로 흙탕물에 피어나서 
그토록 맑은 향기 다할 때까지 고상한 사람이 캐어 가길 바라니.

⊙ 終宵浙浙送寒聲 容枕無聊睡不成 却憶故園池上雨 碧荷千點散輕明
(종소절절송한성 용침무요수불성 각억고원지상우 벽하천점산경명) - 
밤 새도록 주르륵주르륵 싸늘한 소리 베개를 당겼으나 애오라지 잠못이뤄. 
도리어 고향집 비내리는 연못에 푸른 잎에 맑게 구르던 물방울이 생각나서.

⊙ 畵樓東畔俯蓮池 罷酒來看急雨時 溜滿卽傾器似 聲喧不厭淨襟宜
(화누동반부연지 파주래간급우시 류만즉경의기사 성훤불염정금의) - 
그림으로 꾸민 다락 동쪽 부련지를 급한 비 내릴 때 술잔 놓고 바라보니 
낙숫물 떨어져 차면 기울어짐이 물 기울기 같으니 소리는 시끄러우나 가슴속이 시원하다.

⊙ 葉展影當月 花開香散入簾風 不如種在天池上 猶勝生於野水中
(엽전영번당체월 화개향산입렴풍 불여종재천지상 유승생어야수중) - 
섬돌에 달 비칠 제 펴진 잎 그림자 지고 꽃필 제 흩어진 향기 바람에 날아든다. 
궁궐 연못에 심어짐만 못하지만 들판에서 자라는 것보다 오히려 낫지.

⊙ 翠蓋佳人臨水立 檀粉不勻香汗濕 一陳風來碧浪飜 珍珠零洛難收拾
(취개가인임수립 단분불균향한습 일진풍래벽랑번 진주령락난수합) - 
가인이 우산을 받치고 물가에 서있는 듯 단향가루 안뿌려도 향기가 땀에 젖어. 
한 구비 바람따라 푸른 물결 출렁거릴 때 떨어지는 진주를 주워 거두기 어려워.

⊙ 蒲葦蕭蕭送晩凉 滿池雲錦媚新粧 酒醒夢斷疎簾下 風便飄過數陳香
(포위소소송만량 만지운금미신장 주성몽단소렴하 풍경표과수진향) - 
냇버들 바람 소리 시원한 저물녘. 울긋불긋 새로 핀 꽃 연못에 가득. 
주렴 밑 취한 잠 깨어날 때에 바람결에 밀려오는 한바탕 향기.

⊙ 楣移從玉井旁 花開十丈是尋常 月明露冷無人見 獨爲先生引興長
(문도이종옥정방 화개십장시심상 월명로랭무인견 독위선생인흥장) - 
듣건대 옥정에서 옮겨다 신었다하나 핀 꽃은 열이나 여덟 이나 다름이 없이 
달 밝고 이슬 내린 조용한 밤이면 유독 선생의 흥취를 돋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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