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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단의 화제 ■ ⊙ 合房如握拳 吐如掌口(합방여악권 토악여장구) - 머금은 화방은 주먹만한데 꽃술을 토하며 손바닥 입벌린 듯. ⊙ 芳名競占百花玉 更見長安繡蕭帳(방명경점백화옥 경견장안시수장) - 다투어 꽃중의 왕이라 높은 이름 얻었고 장안의 수놓은 휘장에 의지함을 다시 보네. ⊙ 慣把笑容誇絶艶 更含啼淚作嬌姿(관파소용과절염 경함제누작교자) - 항상 웃는 듯한 모양 탐스러움 자랑하고 다시 눈물을 머금어 가냘픈 자태 지어내네. ⊙ 三月洛陽花如錦 春風得意冠群芳(삼월낙양화여금 춘풍득의관군방) - 삼월 낙양에 비단같이 꽃이 피어 봄바람에 뜻을 얻어 뭇꽃 중에 으뜸일세. ⊙ 小院香凝花正好 平安富貴最宜人(소원향응화정호 평안부귀최의인) - 작은 뜰에 만발한 꽃 향기가 얽혀 평안하고 부귀하고 의좋은 사람. ⊙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 - 양귀비 돌아간 후 천년 묵은 한동풍 불 때마다 꿈에서 보네. ⊙ 雨後名花睡正濃 芳姿艶質勝芙容(우후명화수정농 방자염질승부용) - 비 온 뒤 모란꽃 짙게 머리 숙여서 향기로운 자태 탐스런 맵시 부용보다 곱구나. ⊙ 倚欄 重愁無力 繞幕香濃欲醉人(의란장중수무력 요막향농욕취인) - 단장하고 난간에 의지하였으나 수심 깊어 힘 빠졌고 짙은 향기 휘장으로 스며 사람들을 취하게 한다. ⊙ 淺淺花開料 風 苦無妖色畵難工(전전화개요초풍 고무요색화난공) - 잔잔하게 핀 꽃에 가파른 바람불어 요염한 빛 사라진 괴로움 그려내기 어려워. ⊙ 本無塵士氣 自在水雲鄕 楚楚淨如拭 亭亭生妙香 (본무진사기 자재수운향 초초정여식 정정생묘향) - 본래 진토에 머물 기질이 아니어서 속기를 떠난 맑은 물에서만 핀다. 말끔히 닦은 듯 선명하고 우뚝 솟아올라 묘한 향기까지. ⊙ 世愛牧丹紅 裁培滿院中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세애목단홍 재배만원중 수지황초야 역유호화총) - 세상이 모란 붉음을 사랑해 집 가운데 가득히 재배한다. 거치른 초야에 역시 좋은 꽃이 떨기로 있음을 뉘라서 알것인가. ⊙ 東風未放曉泥幹 紅蘂花開不奈寒 待得天晴花已老 不如携手雨中看 (동풍미방효니간 홍예화개불내한 대득천청화이로 불여휴수우중간) - 봄 바람 불지 않아도 새벽 진흙은 말랐으나 붉은 꽃수염의 꽃 피었으니 어찌 춥지 않으랴, 하늘 맑기 기다리니 꽃은 이미 늙었네, 손 잡고 빗속에서 보는 것만 못하다. ⊙ 階前紅牧丹 晩來唯有兩枝殘 明朝風起應吹盡 夜惜衰紅把火看 (추창계전홍목단 만래유유양지잔 명조풍기응취진 야석쇠홍파화간) - 근심하고 슬퍼하는 섬돌 앞에 붉은 모란 늦게 오니 오직 두 가지만 남았다. 내일 아침 바람이 일면 응당 날라가버릴 것 밤에 붉음 쇠하는 것 아까워 불 켜들고 본다. ⊙ 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랭 무인기취월중간) - 장안 호걸들은 봄 쇠잔함을 아쉬워 해 새로 피는 붉은 목단을 다투어 감상하노라. 따로 달이 있어서 이슬 받아 차가우니 일어나서 달 아래 보는 사람 없구나. ⊙ 閨中如妬新將婦 陌上須傳粉朗 昨夜月明渾似水 入門唯覺一庭香 (규중여투신장부 맥상수참전분랑 작야월명혼사수 입문유각일정향) - 규중에서 투기할 것 같은 단장한 신부지만 언덕 위에선 단장한 낭군에게 전하기 부끄럽다. 지난 밤 달 밝으니 혼연히 물처럼 맑아 문에 들어서도 뜰에 가득한 향기만 깨달았을 뿐. ⊙ 陽和不擇地 海角赤逢春 憶得上林色 相看如故人 (양화불택지 해각적봉춘 억득상림색 상간여고인) - 따뜻한 햇빛은 어디에나 비쳐 바다모퉁이에서도 봄을 만났네. 궁궐 안 꽃빛이 생각이 나서 바라 보니 옛 친구를 만난 듯. ⊙ 一朶妖紅翠欲流 春光回照雪霜差 化工只欲呈新巧 不放閑花得少休 (일타요홍취욕류 춘광회조설상차 화공지욕정신교 불방한화득소휴) - 한가닥 휘늘어진 생긋 웃는 꽃에 선명한 빛 흘러 넘쳐 번져 가는 봄빛에 눈서리 녹아날 제 천공은 훌륭한 솜씨 내보이려고 가지 피지 아니한 봉오리를 잠시 쉬고 있구나. ⊙ 小檻徘徊日自斜 只愁春盡委泥沙 丹靑欲寫傾城色 世上今無楊子華 (소함배회일자사 지수춘진위니사 단청욕사경성색 세상금무양자화) - 해가 저물도록 난간 곁을 배회하며 봄 가면 진흙 위에 떨어져 버릴 것을 근심하다가 빨강 파랑 물감으로 뛰어난 빛깔을 그려두려하나 이 세상에 지금 양자화가 없구나. ⊙ 白雲堆裏紫霞心 不與姚黃色鬪深 閒伴春風有時歇 豈能長在玉階陰 (백운퇴이자하심 불여요황색투심 한반춘등유시헐 기능장재옥계음) - 흰구름같은 꽃무더기 속 노란 꽃술이 도황과 더불어서 볼 만함을 다투지만 때로는 봄바람 다하기 전 떨어져 버리니 대궐 섬돌 밑에 오래 있지 못하겠네. ⊙ 百寶于護曉寒 沈香亭畔若爲看 春來誰作韶華主 總領群芳是牡丹 (백보난우호효한 침향정반약위간 춘래수작소화주 총영군방시목단) - 꾸민 손잡이도 싸늘한 아침 침향정 가에 피어 있는 듯. 봄 들면 누가 아름다운 경치를 주관할꼬. 꽃 중에 왕이 되는 모란꽃. ⊙ 長安豪貴惜春殘 爭賞新開紫牧丹 別有玉盤承露冷 無人起就月中看 (장안호귀석춘잔 쟁상신개자목단 별유옥반승로냉 무인기취월중간) - 장안의 부호들이 얼마 남지 않은 봄을 아까워하여 새로 핀 자모란을 다투어 구경하는데 따로 있는 흰쟁반에 싸늘한 이슬 바쳐든 듯한 꽃을 달밤에 가서 보는 이 아무도 없구려. ⊙ 風流富貴百花尊 國色天香到十分 如何箇樣花開大 不及區區茶子孫 (풍유부귀백화존 국색천향도십분 여하개양화개대 불급구구다자손) - 부귀스런 멋은 꽃중의 으뜸이라 빛깔과 향기는 더 보탤게 없으나 어째서 꽃 모양은 그렇게 크면서 작은 열매라도 맺지 않는가. ⊙ 落盡殘紅始吐芳 佳名喚作百花王 競誇天下無雙艶 獨占人間第一香 (낙진잔홍시토방 가명환작백화왕 경과천하무쌍염 독점인간제일향) - 붉은 빛 다 시들 때 비로소 활짝 피어 꽃 중의 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얻고 탐스러움은 천하에 다시 없음을 자랑하니 이 세상에 제일가는 꽃이로구나. ⊙ 葉底風吹紫錦囊 宮爐應近更添香 詩看沈色濃如潑 不愧達君翰墨場 (엽저풍취자금낭 궁로응근경첨향 시간침색농여발 불혼달군한묵장) - 잎 사이 노란 주머니에 바람이 일면 향을 더한 궁로에 가까이 간 듯. 가라앉힌 물감을 뿌린 듯 짙은 빛은 그림을 그려도 부끄럽지 않겠네. ⊙ 翠幄籠霞護曉寒 無人凝笑倚于 玉環去後千年恨 留與東風作夢看 (취악롱하호효한 무인응소의란우 옥환거후천년한 유여동풍작몽간) - 푸른 장막에 안개 얽혀 아침 추위 팔리는데 난간에 의지하여 웃음짓는 사람 없어 양귀비 떠나간 뒤 긴긴 세월 한을 품고 동풍과 더불어서 옛 생각에 잠겼는 듯. ⊙ 嬌無力任支撑 笑瞼初開尙宿 雨濕紅粧終不管 憐渠元自大感生 (교요무력임지탱 소검초개상숙정 우습홍장종불관 련거원자대감생) - 힘 빠진 예쁜 꽃이 받침목에 의지하여 갓피어 웃는 맵시 오래 취한 듯. 붉은 단장 비에 젖는 것 관심이 통 없으니 애처롭다 원래 어리석게 태어났음이여. ⊙ 醉中眼自班 天雨曼陀照玉盤 一朶淡黃微拂凉 紅魏紫不須看 (취중안힐자란반 천우만타조옥반 일타담황미불량 정흥위자불수간) - 취한 눈에 여러 가지 무늬가 반들반들 아롱져서 하늘에서 온갖 빛이 구슬쟁반에 비치는 듯. 한가지 담황색 꽃이 유별나게 돋보여서 정흥이나 위자는 뒤에 쳐져 보이지 않는 듯. ⊙ 蟾精雪魄孕雲亥 春入香一夜開 宿露枝頭藏玉魂 暖風庭面倒銀杯 (섬정설백잉운해 춘입향유일야개 숙로지두장옥혼 난풍정면도은배) - 달의 정령과 눈의 넋이 구름 뿌리로 잉태되어 살찌고 향기로운 꽃 봄들자 피어나네. 이슬내린 가지 위엔 구슬덩이가 감춰 있고 앞뜰에 바람일 적 은술잔이 기울어진다. ■ 파초의 화제 ■ ■ 포도의 화제 ■ 이슬 방울을 금쟁반에 담아주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을. ■ 연꽃 화제 ■ ⊙ 魚戱蓮葉間(어희연엽간) - 물고기는 연 잎 사이에서 희롱한다. ⊙ 蓮 雨退紅(연시우퇴홍) - 연꽃 볼은 비 온 뒤에 붉어진다. ⊙ 流魚動綠荷(유어동녹하) - 노니는 물고기 푸른 연 움직인다. ⊙ 荷背風 白(하배풍번백) - 연 잎 뒤쪽은 바람에 뒤집혀 희고. ⊙ 一朶荷花滿院香(일타하화만원양) - 한 송이 연꽃은 집에 향기를 채운다. ⊙ 荷葉淸香却勝花(하엽청향각승화) - 연 잎 맑은 향기 도리어 꽃보다 낫다. ⊙ 果熟愁枝重 荷生覺渚香(과숙수지중 하생각저향) - 열매 익으니 가지 무거움 근심하고 연꽃이 피니 물가의 향기 깨닫는다. ⊙ 論渠淸絶趣 天下少同人(논거청절취 천하소동인) - 저 꽃의 맑고 뛰어난 정취를 의론한다면 천하에 같이 할 사람이 적을 것이다. ⊙ 畔覆濂溪草 中移玉井荷(반복렴계초 중이옥정하) - 못 가엔 염계의 풀을 심고 못 속엔 옥정의 연꽃을 심어. ⊙ 船入荷花裏 船衝荷葉開(선입하화이 선충하엽개) - 배는 연꽃 속으로 들어가고 배에 부딪쳐야 연잎이 열려. ⊙ 粧凝朝日麗 香逐晩風多(장응조일여 향돈만풍다) - 아침의 맑은 햇빛을 녹여 단장한 듯 저녁바람 따라 쫓겨오는 향기여. ⊙ 湖聲連葉雨 野色稻花風(호성연엽우 야색도화풍) - 호수의 소리는 연 잎에 내리는 비 들의 모양은 벼 꽃에 부는 바람. ⊙ 綠水紅蓮一朶開 千花百草無顔色(녹수홍련일타개 천화백초무안색) - 푸른 물에 붉은 연꽃 한 송이 피니 수많은 화초들 안색이 없다. ⊙ 綠萍池沼垂楊裏 初見芙 弟一花(녹평지소수양이 초견부거제일화) - 파란 마름 잎 버들에 가리운 연못 연꽃 한 송이가 처음 보이네. ⊙ 濃淡共姸香名散 東西分艶替相連(농담공연향명산 동서분염체상련) - 짙고 엷음 함께 고우니 향명이 흩어지고 동서가 어여쁨을 나누면서 뿌리 서로 연한다. ⊙ 丹靑安得龍眼手 氣色添來滿水香(단청안득용안수 기색첨래만수향) - 채색과 명인을 얻은들 어찌 그려낼 수 있을까 빛의 생기에다 물 속의 가득한 향기를. ⊙ 露濕紅房雙朶重 風搖綠帶一枝長(로습홍방쌍타중 풍요록대일지장) - 두 떨기 빨간 꽃이 이슬에 젖어 무거운 듯 푸른 띠 바람에 흔들려 한 가지가 길게 보여. ⊙ 素房含露王冠鮮 紺葉搖風鈿扇圓(소방함로왕관선 감엽요풍전선원) - 흰 봉우리 이슬 머금으니 왕관처럼 산뜻하고 푸른 잎 바람에 흔들리니 전선처럼 둥글다. ⊙ 水宮仙女鬪新粧 輕步緩波踏明鏡(수궁선녀투신장 경보완파답명경) - 수궁 선녀들 다투어 새 단장해 느린 물결을 가벼히 걸으며 명경지수 밟는다. ⊙ 移舟水差差綠 倚檻風搖炳炳香(이주수천차차녹 의함풍요병병향) - 배가 옮겨갈 적 물은 점점 푸르르고 의지한 난간이 바람에 흔들릴 제 그윽한 향기. ⊙ 翠木蒼藤一兩家 門依古柳抱谿斜(취목창등일량가 문의고류포계사) - 푸른 나무 창등의 한 두어 집이 문은 고류 의지해 시내 안고 비꼈다. ⊙ 波澄夜靜花無影 露冷風淸玉有香(파징야정화무영 노랭풍청옥유향) - 물결 맑고 밤 고요하니 꽃은 그림자 없고 이슬 차고 바람 맑으니 옥에 향기가 있다. ⊙ 紅衣不讓美人面 芳性眞宜君子名(홍의불양미인면 방성진의군자명) - 붉은 옷은 미인의 모습에 양보하지 않고 꽃다운 성품 진실로 군자 이름에 마땅하다. ⊙ 庭前綠荷葉 香氣濃於酒 疏雨忽飛來 的明珠走 (정전녹화엽 향기농어주 소우홀비래 적력명주주) - 앞 뜰의 푸른 연잎 술보다 향기가 짙어. 주르르 비가 떨어져 흰 구슬이 굴러 흐른다. ⊙ 浮香繞曲岸 圓影覆華池 常恐秋風早 飄零君不知 (부향요곡안 원영복화지 상공추풍조 표령군불지) - 뜬 향기 골짜기와 언덕에 가득 못은 온통 둥근 꽃그림자에 덮여. 가을 바람 일찍 불까 근심스러운데 그대는 나부껴 떨어질 일을 생각지 못하니. ⊙ 不怨池塘不怨甁 只愁濃艶易飄零 紅顔尙帶三生醉 禁澤何人敢獨醒 (불원지당불원병 지수농염이표령 홍안상대삼생졸금택하인감독성) - 못에 피어 있어도 좋고 병에 꽂혀있어도 좋지만 짙고 고운 꽃이 쉬이 떨어지지나 말았으면. 붉은 얼굴은 피어 있을 때나 떨어져 있을 때나 취한 빛이나 초나라의 어떤 사람만 홀로 깰 수 있을까. ⊙ 何淸入水銀甁 香露處處替淚零 離却一塘應有限 也從詩老醉還醒 (하염청입수은병 향로처처체누령 이각일당응유한 야종시노취환성) - 무엇 때문에 맑은 꽃을 병에 꽂기 꺼려할 것인가 향기와 이슬이 곳곳에서 눈물되어 떨어지는 것을. 못 속에만 있게 말고 잘라 내다가 시 짓는 늙은이 취했다 깰 즈음 보게 해야지. ⊙ 揷折蓮花白玉甁 紅衣濕盡露華零 中通外直君知否 夢斷溪酒半醒 (삽절연화백옥병 홍의습진로화령 중통외직군지부 몽단염계주반성) - 연꽃 꺾어다 흰 병에 꽂으려니 짙은 이슬 떨어져 붉은 옷이 젖는다. 속은 비어 있고 줄기는 곧은 뜻을 그대는 모르는가 염계선생은 거나하게 취하여서도 알아냈는데. ⊙ 今年池水盡成枯 翠盖紅粧掃地無 只有小荷雙葉在 西風吹折誰扶 (금년지수진성고 취개홍장소지무 지유소하쌍엽재 서풍취절천수부) - 금년에 못물이 모두 말라서 푸른 잎 빨간 꽃 쓸어버린 듯. 다만 자그마한 잎 둘만이 남아 그마저 서풍에 꺾였으니 누가 붙들꼬. ⊙ 水檻風來夏赤凉 滿池荷月正蒼蒼 只恐白露凋紅粉 減却鴛鴦夢裡香 (수함풍래하적량 만지하월정창창 지공백로조홍분 감각원앙몽리향) - 물가에 바람 인 시원한 여름날 새파란 연못엔 연이 가득 달이 가득. 이슬내려 빨간 꽃가루 떨어질까 하였는데 갑자기 원앙새가 향기꿈을 깨운다. ⊙ 去時荷出小如錢 歸見荷枯意然 秋後漸稀霜後少 白頭黃葉兩相憐 (거시하출소여전 귀견하고의망연 추후점희상후소 백두황엽양상련) - 돈짝만큼 연잎날 때 떠나갔다가 시들 때 돌아오니 망연하구나 가을 들어 서리 끝에 적어져 흰 머리 누른 잎 모두 다 불쌍하네. ⊙ 出水芳姿再再輕 圓珠灑落見光明 淡香不作芳菲面露冷風凄倍覺情 (출수방자재재경 원주쇄락견광명 담향불작방비면 로냉풍처배각정) - 물 위에 핀 꽃이 아래로 늘어져서 속기없이 둥근 모습 광명을 보는 듯. 꽃이 핀 땐 엷은 향기나지 않다가 이슬 바람 싸늘해야 갑절이나 풍겨온다. ⊙ 玉井根株望巳灰 前塘剩喜兩三開 徘徊正引翁興 莫遺西風湯來 (옥정근주망사회 전당승희양삼개 배회정인염옹흥 막유서풍탕양래) - 옥정의 연 줄기는 막 시들려 하는데 전당에 두세송이 피어 웃는다. 둘러보매 염웅의 흥취 절로 나니 서풍이 불어 와서 물결치치 말았으면. ⊙ 池面輕風細細吹 淸香扁與夜凉宜 天公更借氷輪影 高葉繁花光陸離 (지면경풍세세취 청향편여야량의 천공경차빙륜영 고엽번화광육리) - 못 물엔 가는 바람 살살 불어 밤 들어 서늘한데 맑은 향기 퍼진다. 천공이 또다시 둥근 달을 빌려 주어 잎 밑에 번화한 꽃이 뒤섞여 아름답네. ⊙ 初見新荷疊小錢 漸看千朶翠如烟 可憐葉大眞如許 會作神仙太乙船 (초견신하첩소전 점간천타취여연 가련엽대진여허 회작신선태을선) - 처음에는 겹친 잎이 엽전만 하였다가 자라나면 천 가지가 연기같이 푸르르다. 잎이 넓어 아름다움이 저와 같으니 태을신선은 뜯어다가 배라도 짓겠네. ⊙ 芙蓉照水弄嬌斜 白白紅紅各一家 近日新花出新巧 一枝能著兩般花 (부용조수농교사 백백홍홍각일가 근일신화출신교 일지능저양반화) - 아리땁게 기울여져 물에 비친 부용 흰 빛 붉은 빛이 제각기 또렷또렷. 요즈음 새 꽃이 어여쁘게 막 피어나 한 줄기에 두 송이가 달라붙은듯. ⊙ 南浦荷香水欲秋 晝船歌曲響中流 多情採滿停橈戱 綠子紅房笑揷頭 (남포하향수욕추 주선가곡향중류 다정채만정요희 녹자홍방소삽두) - 남포 연꽃 향기 가을이 깊어오면 뱃노래 메아리가 물 위로 흘러간다. 가득히 채워져 노 젓는 손 멈춰질 때 머리에 꽂혀진 열매송이 보고 웃네. ⊙ 秋來喜見露蜂房 玉子瓊珠箇箇香 嚼能渾驚兼至味 淸心可補十全湯 (추래희견로봉방 옥자경주개개향 작능휘경겸지미 청심가보십전탕) - 가을이 오면 가깝게 벌집이 드러나 구슬같은 씨 낱낱이 향기로워 씹어보면 지극한 맛 놀라웁기만 마음을 맑혀 주는 십전탕일세. ⊙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舟 逢郎隔水投蓮子 恐被人知半日羞 (추정장호벽옥류 하화심처계란주 봉낭격수투연자 공피인지반일수) - 가을날 맑은 호수 푸른 물 넘실넘실. 연숲 깊숙이 매어있는 목란주에 총각이 저쪽에서 연밥을 던졌는데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 반나절 붉은 얼굴. ⊙ 挺出泥不梁塵 艶香淸氣白無倫 誰知君子貞心在 當日濂溪最獨親 (정출어니불양진 염향청기백무륜 수지군자정심재 당일염계최독친) - 진흙 속에서 빼어나 티끌에 물들지 않으니 탐스런 향기와 맑은 기운은 견줄 게 없네. 누가 군자에게 곧은 마음이 있음을 알까 지난날 주렴계(周濂溪)가 가장 이 꽃을 사랑했지. ⊙ 物欲其全不欲 問渠何似舊池開 芳等是終銷歇 願被高人採來 (물욕기전불욕최 문거하사구지개 방향등시종소헐 원피고인채철래) - 물욕은 온전히 꺾어버리기 어려운 것 너는 무슨 일로 흙탕물에 피어나서 그토록 맑은 향기 다할 때까지 고상한 사람이 캐어 가길 바라니. ⊙ 終宵浙浙送寒聲 容枕無聊睡不成 却憶故園池上雨 碧荷千點散輕明 (종소절절송한성 용침무요수불성 각억고원지상우 벽하천점산경명) - 밤 새도록 주르륵주르륵 싸늘한 소리 베개를 당겼으나 애오라지 잠못이뤄. 도리어 고향집 비내리는 연못에 푸른 잎에 맑게 구르던 물방울이 생각나서. ⊙ 畵樓東畔俯蓮池 罷酒來看急雨時 溜滿卽傾器似 聲喧不厭淨襟宜 (화누동반부연지 파주래간급우시 류만즉경의기사 성훤불염정금의) - 그림으로 꾸민 다락 동쪽 부련지를 급한 비 내릴 때 술잔 놓고 바라보니 낙숫물 떨어져 차면 기울어짐이 물 기울기 같으니 소리는 시끄러우나 가슴속이 시원하다. ⊙ 葉展影當月 花開香散入簾風 不如種在天池上 猶勝生於野水中 (엽전영번당체월 화개향산입렴풍 불여종재천지상 유승생어야수중) - 섬돌에 달 비칠 제 펴진 잎 그림자 지고 꽃필 제 흩어진 향기 바람에 날아든다. 궁궐 연못에 심어짐만 못하지만 들판에서 자라는 것보다 오히려 낫지. ⊙ 翠蓋佳人臨水立 檀粉不勻香汗濕 一陳風來碧浪飜 珍珠零洛難收拾 (취개가인임수립 단분불균향한습 일진풍래벽랑번 진주령락난수합) - 가인이 우산을 받치고 물가에 서있는 듯 단향가루 안뿌려도 향기가 땀에 젖어. 한 구비 바람따라 푸른 물결 출렁거릴 때 떨어지는 진주를 주워 거두기 어려워. ⊙ 蒲葦蕭蕭送晩凉 滿池雲錦媚新粧 酒醒夢斷疎簾下 風便飄過數陳香 (포위소소송만량 만지운금미신장 주성몽단소렴하 풍경표과수진향) - 냇버들 바람 소리 시원한 저물녘. 울긋불긋 새로 핀 꽃 연못에 가득. 주렴 밑 취한 잠 깨어날 때에 바람결에 밀려오는 한바탕 향기. ⊙ 楣移從玉井旁 花開十丈是尋常 月明露冷無人見 獨爲先生引興長 (문도이종옥정방 화개십장시심상 월명로랭무인견 독위선생인흥장) - 듣건대 옥정에서 옮겨다 신었다하나 핀 꽃은 열이나 여덟 이나 다름이 없이 달 밝고 이슬 내린 조용한 밤이면 유독 선생의 흥취를 돋구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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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마음의 정원 원문보기 글쓴이: 익명회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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