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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급심(綆短汲深)
두레박 줄은 짧은데 우물은 깊다는 뜻으로, 능력은 부족한데 책임이 무겁다를 이르는 말이다.
綆 : 두레박줄 경(糸/7)
短 : 짧을 단(矢/7)
汲 : 물길을 급(氵/4)
深 : 깊을 심(氵/8)
(유의어)
급심경단(汲深綆短)
편장막급(鞭長莫及)
두레박줄이 짧아서는(綆短) 깊은 곳의 우물물을 길으려 해봐야(汲深) 당연히 팔만 아프다. 어떤 일을 이루려고 하면 당연히 그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재간이 없는 사람은 심오한 이론을 터득할 수 없고 능력이 모자라 일을 감당하지 못한다.
마땅히 처리할 재주가 있으면서 뒷전에 빠져서도 안 될 일이지만‘난쟁이 교자꾼 참여하듯’이란 말과 같이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일에 주제넘게 나서서는 더욱 안 될 일이다.
장자(莊子)의 지락(至樂)편에 실린 내용은 이렇다.
춘추시대(春秋時代), 기원전 770년~403년, 공자(孔子)의 수제자인 안회(顔回)가 동쪽의 제(齊)나라 임금과 정치에 대해 토론하려고 떠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제자를 떠나보내면서 공자가 근심에 잠겨 있는 것을 보고 자공(子貢)이 무슨 연유가 있는지 여쭈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옛날 관중(管仲)의 말씀 중에 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넣을 수 없고 두레박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의 물을 길을 수 없다는 것이 있다(褚小者不可以懷大, 綆短者不可以汲深). 내가 걱정하는 것은 제나라 임금에게 성왕의 도를 말해봐야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고 나아가 의심까지 하게 된다면 안회를 다치게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관자(管子)에는, "짧은 두레박줄로는 깊은 우물속 물을 길을 수 없고, 옅은 지식으로는 성인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다(短綆, 不可以汲深井; 知鮮, 不可以與聖人之言)"라고 되어 있다.
회남자(淮南子)에는, "짧은 두레박줄로는 깊은 우물의 물을 길을 수 없고, 작은 그릇으로는 많은 것을 담을수 없다(短綆, 不可以汲深; 器小, 不伽以盛大)"라고 되어 있다.
경단급심(綆短汲深)
짧은 두레박줄로 깊은 우물물을 긷다
두레박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물을 긷지 못한다는 말이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그에 걸 맞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함을 비유적으로 한 말이다. 우리 속담에 혀는 짧은데 침은 멀리 뱉으려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배움이 모자라고 재간이 부족한 사람은 심오한 이론을 터득할 수 없고 능력이 부족해 일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일을 잘 해낼 재주가 있으면 뒷전으로 빠지지도 말아야 하지만 난쟁이 교자꾼 참여하듯 깜도 되지 못한 사람이 자기 분수에 넘치는 일에 주제넘게 불쑥불쑥 나서지 말라는 뜻이다.
장자(莊子) 지략편에서 공자의 수제자인 안회(顔回)가 동쪽의 제나라 임금과 정치에 대해 토론을 하려고 떠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공자는 제자를 보내고 근심에 잠겨있는 모습을 보고 자공이 "무슨 연유로 그렇게 근심 하십니까?"
그러자 공자도 기다렸다는 듯이 "마침 잘 물었다. 옛날 관중이 한 말 중에 내가 매우 훌륭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있다. 그는 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넣어둘 수 없고 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을 길을 수가 없다고 하였다. 이 말은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 있고 형체에는 적절히 맞는 것들이 있어서 여기에 대해서는 적당히 늘이거나 줄일 수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안회는 제나라 임금에게 가서 요순(堯舜)과 황제(黃帝)의 도를 이야기하며 수인(燧人)과 신농(神農)의 말을 강조할 것이지만 제나라 임금은 자기 마음속으로 그런 것 들을 추구해 보아도 그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혹되게 되면 안회를 죽일까봐 걱정이 된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바다 새가 어느 날 노나라 교외에 와서 내려앉았다. 노나라 임금은 그 새를 맞이하여 종묘로 불러들여 잔치를 베풀고 구소의 음악을 연주하여 즐겁게 해주고 쇠고기와 양고기 그리고 돼지고기로 안주를 삼도록 하였다. 새는 눈을 멍하니 뜨고 걱정하고 슬퍼하면서 한조각의 고기도 먹지 못하고 한 잔의 술도 마시지 못하면서 사흘 만에 죽어버렸다. 이것은 사람의 양육방법을 썼기 때문이다. 그는 새의 기준에 맞추려 하지 않았다.
새를 기르는 방법은 그를 깊은 숲속에 살게 해야 하고, 호수 가에 노닐게 해야 한다. 새는 사람의 말조차도 듣기 싫어하거늘 어찌 시끄러운 음악을 견디겠는가? 구소의 음악을 넓은 들판에서 연주한다면 짐승들은 그것을 듣고 달아나겠지만 사람들은 흥이 나서 서로 모여 구경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것은 서로 자기가 좋아하고 싫어함이 다르기 때문이다.
옛날 성인들은 사람마다 능력을 서로 같게 생각하지 않아 할 일도 서로 다르게 맡겼다. 그렇게 하는 것이 행복을 지속케 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여기서 두레박줄이 짧음은 제나라 임금의 도량을 말한 것이다.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기 스스로는 무엇이든지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그럴 때 자기의 처지는 모르고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를 보고 '경단급심'이라고 한다. 기본이 되어있지 않는데 어찌 심오한 것들이 나오겠는가. 소매가 길어야 우아하게 춤도 출수 있다고 했다. 짧은 두레박줄로는 깊은 물을 퍼 올릴 수 없고 지식이 옅으면 심오한 뜻을 이해할 수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말한 것이다.
경단급심(綆短汲深)
근래에 도로를 걷거나 차를 운전할 때 주위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된다. 이용자를 자주 보는 만큼 전동킥보드 사고 소식도 자주 들려온다. 가볍게 다치는 정도가 아니라 사망에 이르는 사고도 일어나고 있다. 이쯤 되면 언제 어디서든지 저렴하게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편리성만큼이나 안전과 관련된 논의와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전동킥보드에 관한 규제는 훨씬 더 완화됐다. 이전에 전동킥보드는 오토바이 수준의 규제를 받았다. 인도가 아니라 차도에서 운행해야 하고 이용할 때는 헬멧을 착용해야 했다.
이러한 규정은 현실에서 잘 지켜지지 않았다.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인도와 차도를 가리지 않으며 헬멧을 쓰지 않고 두 명이 타는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규정이 있어도 잘 지키지 않으니 도로 사정, 이용자의 부주의, 돌발적 상황 등이 일어나면 무거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의하면 오토바이 면허가 없어도 만 13세, 보통 중학생이라면 아무런 제한 없이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동킥보드를 편리하게 타는 사람이 분명 늘어날 것이다. 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교통수단의 하나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전동킥보드와 연관된 산업과 상업도 성장할 것이다.
전동킥보드가 도로와 거리 곳곳에 아무렇게 주차되고 사고 가능성 역시 늘어날 것이다. 이용자의 편리성에 비례해 생활 민원이 증가할 수 있다. 우리는 두 가능성을 모두 반길 수가 없다. 안전을 고려한 전동킥보드의 활성화에 반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한 가지 가능성에만 주의하고 다른 한 가지의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장자는 자신의 책에 공자를 등장시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잘한다. 그의 제자 안회가 제나라 제후를 찾아가서 정치 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다. 공자는 길 떠나는 제자를 생각하니 근심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다른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왜 그렇게 걱정하느냐고 물었다.
이때 공자는 지난날 현자인 관중(管仲)의 말을 들먹이며 자신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이야기했다. "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넣을 수 없고 두레박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의 물을 길을 수 없다(저소자불가이회대·저小者不可以懷大, 경단자불가이급심·경短者不可以汲深)."
얼핏 생각하면 안회의 주머니가 작고 두레박줄이 짧아서 공자가 걱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안회는 분명히 효율보다도 이상을 앞세우고 이익보다는 사랑과 정의의 인의(仁義)를 말하며 제나라 제후를 설득하려고 할 것이다.
만약 제나라 제후의 주머니와 두레박줄이 안회의 말을 들을 정도로 크고 길 경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칫 안회가 화를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자는 제자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길을 떠났지만 마음 편히 보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짧은 두레박줄로 깊은 우물물을 긷는다는 경단급심(경短汲深)의 고사가 생겨났다. 또 작은 주머니에 큰 물건을 넣는다는 저소회대(楮小懷大)의 고사를 만들 수 있다. 두 성어는 글자야 다르지만 의미는 같은 셈이다.
여기서 짧은 두레박줄로 우물물을 길으려고 애쓰는 장면이나 작은 주머니에 큰 물건을 넣으려고 끙끙거리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노력하려고 무진장 애를 쓰지만 소득이 신통치 않다. 아니 주머니가 찢어지거나 사람이 우물에 빠지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일을 잘하려고 노력을 많이 들이지만 바라는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고 자칫 불행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
1980년대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붐이 일어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롤러스케이트를 타려면 조금 성가시지만 안전을 위해 무릎보호대와 헬멧을 착용하도록 했다. 전동킥보드는 롤러스케이트보다 위험성이 더 큰데도 불구하고 안전장치 없이 이용의 편리성을 확대한다면 어떻게 될까.
바라는 대로 이용객이 급증하고 산업과 상업이 활황일까. 아니면 중대한 사고가 일어나서 전동킥보드 이용 추세가 급감하게 될까. 경단급심의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안전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
▶️ 綆(두레박줄 경, 치우칠 병)은 형성문자로 绠(경)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 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更(경)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綆(두레박줄 경, 치우칠 병)은 ①두레박줄(두레박에 매는 줄) ②노, 밧줄, 그리고 ⓐ수레바퀴가 치우치다(병) ⓑ수레바퀴가 쏠리다(병) ⓒ굴대의 돌출(突出) 부분(병)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두레박줄을 달리 이르는 말을 급경(汲綆), 침 뱉은 우물물 다시 먹는다는 뜻으로 다시는 안 볼 듯이 야박스럽게 굴어도 뒤에 다시 도움을 청할 일이 있게 될 것이라는 뜻의 속담을 일컫는 말을 위불재경오차구정(謂不再綆汚此舊井), 두레박 줄은 짧은데 우물은 깊다는 뜻으로 능력은 부족한데 책임이 무겁다를 이르는 말을 경단급심(綆短汲深) 등에 쓰인다.
▶️ 短(짧을 단)은 ❶회의문자로 예전에 짧은 것들의 치수를 잴 때에 화살(矢)과 콩(豆)으로 쟀다는 데서 '짧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短자는 '짧다'나 '가깝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短자는 矢(화살 시)자와 豆(콩 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短자는 '투호'라 불리는 화살 던지기 놀이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투호는 중국 한(漢)나라 때부터 시작된 놀이로 화살을 손으로 던져 통에 넣는 놀이였기 때문에 短자에 쓰인 豆자는 투호 통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투호 놀이로 화살을 던지는 것은 활로 쏘는 것보다 사정거리가 짧았기 때문에 短자는 '짧다'나 '가깝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短(단)은 화투놀이에서 띠를 석 장씩 갖추어 끗수를 더 얻을 수 있는 약(約) 곧 '청단, 홍단, 초단' 같은 것으로 ①짧다 ②키가 작다 ③가깝다 ④숨이 가쁘다(숨이 몹시 차다) ⑤오래되지 않다 ⑥적다, 부족하다 ⑦짧게 하다 ⑧뒤떨어지다 ⑨어리석다, 천박(淺薄)하다 ⑩헐뜯다 ⑪모자라다 ⑫흉보다 ⑬허물, 결점(缺點) ⑭요절(夭折; 젊은 나이에 죽음) ⑮짧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난쟁이 왜(矮),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늘일 연(挻), 길 장(長)이다. 용례로는 짧게 줄임을 단축(短縮), 짧은 기간을 단기(短期), 낮고 모자라는 점을 단점(短點), 짧은 시문이나 짤막하게 끝을 낸 글 또는 짤막한 영화를 단편(短篇), 일찍 부러짐으로 젊은 나이에 죽음을 단절(短折), 목숨이 짧음을 단명(短命), 짧은 칼을 단검(短劍), 짧은 칼을 단도(短刀), 좁은 소견으로 자기의 의견 또는 식견을 겸손하게 일컫는 말을 단견(短見), 부족한 점이나 못한 점 또는 나쁜 점을 단처(短處), 글 아는 것이 넉넉하지 못함 또는 짧은 글을 단문(短文), 짧게 나는 소리로 짧은 소리를 단음(短音), 짧은 머리털을 단발(短髮), 짧고 작음으로 키가 작고 몸이 작음을 단소(短小),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천박함을 단천(短淺), 소견이 짧음 또는 짧은 생각을 단려(短慮), 긴 것과 짧은 것을 장단(長短), 오래 삶과 일찍 죽음을 수단(壽短), 가장 짧음을 최단(最短), 낮고 짧음을 저단(低短), 식견 등이 얕고 짧음을 천단(淺短), 남의 약점을 들어서 헐뜯어 말함을 훼단(毁短), 숨쉬는 사이가 짧음을 기단(氣短), 타고난 능력이 부족함을 재단(材短), 작은 것이 정밀하고 세차다는 뜻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다부지고 강한 면모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단소정한(短小精悍), 떨어지고 빠지고 하여서 완전하지 못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단편잔간(短篇殘簡), 사람이 빈궁해지면 웅지를 품지 못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궁지단(人窮志短), 긴 것이나 짧은 것이나 다 함께 사용함을 일컫는 말을 용장용단(用長用短), 긴 것은 자르고 짧은 것은 메워서 들쭉날쭉한 것을 곧게 함을 이르는 말을 단장보단(斷長補短), 긴 것을 잘라서 짧은 것에 보태어 부족함을 채운다는 뜻으로 좋은 것으로 부족한 것을 보충함을 이르는 말을 절장보단(絶長補短), 남의 장점과 단점을 말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언장단(不言長短),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장일단(一長一短), 남의 장점으로 나의 단점을 고침을 일컫는 말을 이장보단(以長補短), 길고 짧음은 상대적 관계에서 비교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단상교(長短相較), 장단을 가려서 격식에 맞춘다는 뜻으로 나쁜 것은 버리고 좋은 점은 취한다는 말을 사단취장(捨短取長), 자기의 단점을 말하지 않는 동시에 남의 잘못을 욕하지 말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망담피단(罔談彼短), 머리털은 빠져서 짧으나 마음은 길다는 뜻으로 몸은 늙었으나 일 처리는 잘한다는 말을 발단심장(髮短心長) 등에 쓰인다.
▶️ 汲(물길을 급)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及(급)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汲(급)은 ①물을 긷다, 푸다 ②인도하다(引導--), 이끌다 ③당기다, 끌어당기다 ④천거하다(薦擧--) ⑤힘쓰는 모양 ⑥속이는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골똘하게 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음 또는 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아 골똘함을 급급(汲汲), 두레박에 맨 줄을 급삭(汲索), 두레박줄을 달리 이르는 말을 급경(汲綆), 두레박을 달리 이르는 말을 급기(汲器), 물을 긷는 여자를 급부(汲婦), 물을 길어 나르는 길로 우물길을 급로(汲路), 물을 길음이나 물 긷기를 급수(汲水), 물을 길어 올림 또는 인재를 가려서 씀을 급인(汲引), 황황하고 급급함을 황급(遑汲), 관아에 딸리어 물 긷는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을 수급(水汲), 땔나무를 하고 물을 길음을 부급(負汲), 고서를 탐독하는 일을 급고(汲古), 땔나무하는 일과 물 긷는 일을 초급(樵汲), 시루에 물 퍼붓기라는 속담으로 많은 비용을 들이거나 힘을 써도 아무 효과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여증급수(如甑汲水), 땔나무를 하는 아이와 물을 긷는 여자라는 뜻으로 보통 사람을 이르는 말을 초동급부(樵童汲婦), 두레박 줄은 짧은데 우물은 깊다는 뜻으로 능력은 부족한데 책임이 무겁다를 이르는 말을 경단급심(綆短汲深) 등에 쓰인다.
▶️ 深(깊을 심)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심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심은 又(우)와 火(화)를 합(合)한 모양의 글자에 穴(혈; 구멍, 사람의 주거)를 더하여 이루어진 글자이다. 불을 손에 들고 속 깊숙이 사람이 들어가는 모습이다. 氵(물 수)部를 더하여 물의 밑바닥이 깊은 것을 일컬는다. ❷회의문자로 深자는 ‘깊다’나 ‘깊어지다’, ‘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深자는 水(물 수)자와 罙(점점 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罙자는 동굴 속으로 횃불을 들고 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점점’이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罙자에 水자가 더해진 深자는 ‘물이 깊다’라는 뜻이다. 사실 深자는 변화가 많았던 글자이기도 하다. 갑골문에서는 손으로 동굴 속을 더듬는 모습으로 그려져 ‘깊다’라는 뜻을 표현했었으나 금문에서는 여기에 횃불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소전에서는 水자가 더해지면서 ‘(물이)깊다’를 표현하게 되었다. 해서에서는 횃불이 木(나무 목)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참고로 소전에서 함께 파생된 글자로는 探(찾을 탐)자가 있다. 그래서 深(심)은 ①깊다 ②깊어지다 ③색이 짙다 ④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 ⑤두텁다, 후하다 ⑥무성하다, 우거지다 ⑦많다, 넉넉하다 ⑧책임이 중하다, 무겁다 ⑨감추다, 숨기다 ⑩도랑을 치다, 준설하다 ⑪통하다, 자세히 알다 ⑫높다 ⑬오래되다 ⑭심오(深奧)한 이치(理致) ⑮매우 ⑯깊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깊을 황(滉), 못 담(潭), 깊을 오(澳), 깊을 준(濬),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얕을 천(淺)이다. 용례로는 마음에 깊이 새겨 두는 일을 심각(深刻), 깊게 함 또는 깊어짐을 심화(深化), 깊은 밤을 심야(深夜), 속에 깊이 있는 밑층을 심층(深層), 깊고도 큼을 심대(深大), 늦은 가을을 심추(深秋), 나가서 활동하지 않고 집안에만 들어 박혀 있음을 심거(深居), 깊은 정도나 듬직한 믿음성을 심도(深度), 깊은 바다를 심해(深海), 이론 따위가 썩 깊고 오묘함을 심오(深奧),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을 심사(深思), 깊음과 얕음을 심천(深淺), 깊은 산골짜기를 심계(深溪), 죄수를 가두어 두는 방 또는 깊숙한 곳에 있는 방을 심실(深室), 정분이 깊은 교제를 심계(深契), 심오하고 유연함을 심현(深玄), 깊은 곳에 닿음의 뜻으로 깊은 도리를 깨침을 심도(深到), 깊고 중한 병이라는 뜻으로 마음의 병을 심고(深痼),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함을 심심(甚深), 물의 깊이를 수심(水深), 얕음과 깊음을 천심(淺深), 밤이 깊음을 야심(夜深), 물이 깊음으로 학문이 깊음을 담심(潭深), 논밭을 갈 때의 그 깊이를 경심(耕深), 흙의 깊이를 토심(土深), 바다의 깊이를 해심(海深), 깊숙하고 고요한 산과 골짜기를 일컫는 말을 심산유곡(深山幽谷), 깊이 생각하고 깊이 고찰함을 일컫는 말을 심사숙고(深思熟考), 깊은 꾀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심모원려(深謀遠慮), 물고기가 물 속의 깊은 곳과 얕은 곳을 옮겨 다니는 일을 이르는 말을 심천이동(深淺移動), 소중한 물건을 깊이 감추어 둠을 일컫는 말을 심심장지(深深藏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