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기관들이 지금까지 발표한 19대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을 보면 돌발변수가 없는 한 대략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 ‘2강’구도로 요약된다. 그런데 약 보름전만 해도 문 후보의 지지율이 안 후보보다 우세했는데 최근 들어 박빙세를 보이자 중도 보수층의
표심이 안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2~3일 전부터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지자 이번에는 안 후보를 지지했던
일부 보수표심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을 살피면 이번 19대 대선의 승패는 개혁을 지향하되 민생안정을 원하는 ‘침묵의 다수’가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적지 않다. 다시 말해 얼핏 봐서 상당히 위축된 것 같지만 보수층이 지닌 파괴력이 여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탄핵 정국을 통해
자신들의 지지 세력이 숱한 부조리를 안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깊은 자괴감에 빠져 있을 뿐 그들의 선택에 따라 19대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 간의 대통령 선거에 비하면 이번 대선 전초전은 일면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 고질적인 지역색깔과 진보·보수의 편 가름이 크게
희석됐다. 대선 주자들의 안보관도 한층 뚜렷해졌다. 일부 주자들이 밝혔던 당초의 ‘회색 빛 대북관’이 국익 우선의 안보관으로 바뀌면서 대북
문제를 둘러싼 국민갈등 양상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또 집권당이 사라진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게 돼 순전히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전처럼 특정 정당 후보가 특정 지역에서 몰표를 얻는 행태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울산은 한 때 야도(野都)였다. 독재정권에는 단호히 맞서 민의의 존엄과 가치를 지켰다.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여야 지지세를
공존시켜 필요할 때마다 정권의 일방독주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그러한 시민의식은 아직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시민적 공감대를 ‘참
보수’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울산의 참 보수가 제 모습을 보일 때다. 기득권에 구애받음 없이, 지역별 갈등과 대립이 없는
상태에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다행스러운 일이 어디 있는가. 울산 보수층은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들이
여전히 국가권력임을 보여야 한다.
기사입력: 2017/04/19 [17:38]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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