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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강원대학교 도계 캠퍼스 → 육백산 → 응봉산 갈림길 → 응봉산/왕복 → 1,130봉 → 1,114봉 → 1,120봉 → 1,106봉 → 938봉 → 방지재(지맥 이탈) → 이끼폭포 왕복 → 무건리 → 산기마을회관'의 17km 코스의 오지를 6시간 30분 동안 탐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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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백산[六百山]
[정의]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황조리에 속하는 산.
[개설]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동쪽 황조리에 속하는 해발고도 1,224m 산으로, 육백산 정상부에는 넓은 고위평탄면이 있다. 과거 화전민들이 화전을 일궈 농사를 짓던 산이다.
[명칭 유래] 육백산이라는 명칭은 산 정상부의 지형이 평평하고 그 넓이가 육백 마지기나 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또 서속(黍粟)[기장과 조] 씨를 육백 섬이나 심을 정도로 넓다는 데서 생겨났다고도 한다.
[자연환경] 육백산은 태백산맥의 지맥에 솟아 있으며, 주위에 두리봉[1,072m], 응봉산[1,267m], 사금산[1,081m], 백병산[1,259m] 등이 연이어 있어 고산지대를 이룬다. 산정에는 신생대 제3기 융기 운동의 결과로 형성된 육백산면이라 불리는 넓은 고위평탄면이 나타난다.
[현황] 1913년에 편찬된 『삼척군지』에 “소달면 남쪽에 위치하며 그 동쪽은 육백산이니 해발 4,082척[약 1,237m]이다. 산 지세가 매우 완만하므로 큰 하천이 없어서 배(舟楫)편을 갖는 것은 극히 적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육백산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에서 석탄 산업이 성하기 전 화전민들이 화전을 일궈 농사를 짓던 산이다. 지금도 화전민들이 생활하던 때의 너와집과 생활 용구가 육백산 남쪽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신리문이골에 보존[중요 민속자료 33호]되어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화전으로 감자 농사를 했으나 현재는 숲으로 바뀌었다. 육백산이 지도에서 처음 기재된 것은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근세 한국 오만분지일 지형도』이다. 육백산 동쪽 사면은 응봉산[1268.5m]과 연결되며, 서쪽 사면 아래에는 강원대학교 도계 캠퍼스가 위치한다. 조망이 좋은 산이라 육백산 정상에 서면 푸른 동해를 굽어볼 수 있고, 둘레에는 해발 천 미터가 넘는 봉우리 십여 개가 이 산을 호위하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토산으로 경사가 완만하여 겨울 산행지로도 주목을 받는 곳이다. 육백산은 임도가 잘 발달하여 있고 시야가 트여 길을 잃을 염려가 없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응봉산[鷹峰山]
[정의]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와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과의 경계에 있는 산[남쪽].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신리에 있는 산[북쪽].
[개설] 강원도 삼척시에는 가곡천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에 응봉산(鷹峰山)이 있다. 남쪽의 응봉산은 강원도 삼척시와 경상북도 울진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삼척시 가곡천과 울진군 부구천의 분수계 역할을 한다. 해발고도는 999m이다. 북쪽의 응봉산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육백산 바로 동쪽에 있는 산으로 해발고도는 1267.3m이다.
[명칭 유래] 응봉산이라는 명칭은 전국에 수없이 많은데, 처음에는 산을 단순히 메[매]라고 부르다가 동물로 변하여 한자 ‘매 응(鷹)’으로 표현하다 보니 응봉(鷹峰) 또는 응봉산(鷹峯山)이 된 경우가 많다. 한자를 쓰지 않고 원래의 의미로, 매봉산으로 표기한 예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강원도 삼척시 남쪽의 응봉산은 동해를 굽어보는 모습이 이러한 매를 닮았다 하여 응봉이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와 울진 조 씨가 매사냥을 하다가 잃어버린 매를 이 산에서 찾고 나서 산 이름을 응봉이라 한 뒤 근처에 부모의 묫자리를 쓰자 집안이 번성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응봉산은 ‘응봉’이란 이름 전에는 ‘매봉’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선 시대의 역대 왕들이 이곳에서 매사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환경] 강원도 삼척시 북쪽의 응봉산은 육백산과 지척에 있으며, 선캄브리아기의 변성암과 셰일층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토산에 해당한다. 남동쪽 능선 아래에 427번 지방도로의 문의재 터널이 통과하며, 사금산[1092m]과 연결된다. 경상북도 울진군과 경계를 이루는 남쪽의 응봉산은 강원도 삼척의 가곡천과 경상북도 울진의 부구천(富邱川)의 분수계 역할을 한다. 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쪽 응봉산의 특징은 계곡미에 있다. 강원도 삼척의 덕풍계곡은 용소골, 문지골, 괭이골 등 크고 작은 물줄기를 품고 있는데, 그중에서 응봉산에 내려오는 물줄기인 용소골이 제일의 절경으로 꼽힌다.
[현황] 강원도 삼척시 북쪽의 응봉산과 육백산 그리고 사금산이 감싸고 있는 마을이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신리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화전민 촌락이었던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신리에는 신리 너와집[국가민속문화재 제33호]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물레방아, 통방아, 채독, 설피 등 그 당시에 사용하던 생활 도구들도 보존되어 있다. 강원도 삼척시 남쪽의 응봉산 남동사면에 있는 경상북도 울진군 덕구계곡의 온정골에는 이름 그대로 따뜻한 샘, 덕구온천이 있다. 1759년에 제작된 지도인 『여지도서(與地圖書)』에 ‘가곡산(可谷山)’이란 표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응봉산의 옛 이름은 가곡산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이끼폭포[-瀑布]
[정의]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성황골에 있는 폭포.
[개설] 이끼폭포는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성황골에 있는 3단 폭포이다. 성황골은 석회암 지역으로 석회암 단애 상에 형성된 용소폭포 일대를 이끼폭포라고 한다.
[명칭 유래] 이끼폭포의 명칭은 폭포가 형성되어 있는 석회암 암벽에 이끼가 많은 데서 유래하였다.
[자연환경] 핏대봉 남사면과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위에 있는 방지재의 서쪽 사면 그리고 1,134고지의 북사면에서 모여든 물들이 모여 이루어진 계곡이 무건리 성황골이다. 무건리 성화골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고사리에서 오십천과 합류한다. 이끼 폭포가 있는 이끼 계곡은 큰말의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 300m 아래에 있다. 이끼 계곡에는 땡비알굴, 무건굴, 큰개울굴, 용소굴 등의 석회동굴도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개방하지는 않는다. 용소굴 아래에는 높이 7~8m의 용소폭포에 의해 형성된 폭호(瀑壺)[폭포 아래 암반 상에 항아리 모양으로 깊게 파인 웅덩이]가 발달하였는데, 그 규모는 폭 3m이며 깊이는 알 수 없다. 용소폭포에 의해 형성된 폭호를 용소 또는 납닥소라고 부른다. 용소굴 위에는 또 다른 이끼폭포가 있는데 석회암 암벽에서 무너진 이끼 낀 너덜바위 위로 주변 석회암 동굴에서 나온 물이 흘러내린다.
[현황] 무건리는 핏대봉[881.3m], 두리봉[1,074m], 육백산[1,243m], 응봉산[1,268.5m]으로 둘러싸인 산골 마을이다. 최근에 봉준호 감독의 강원도 산골 소녀 모험기를 다룬 영화 「옥자」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무건리이끼폭포는 강원도 평창 장전리, 강원도 영월 천평리와 함께 국내 3대 이끼폭포로 불린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2024년 10월 두 번째 목요일인 10일은 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방 산행 계획에 따라 천고지가 늘어선 삼척의 육백산과 응봉산에 오른다. 사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국의 산하 천고지 목록에는 육백산이나, 응봉산은 없으나, 그렇다고 1,000m가 넘는 봉우리를 무시하면, 애초 천고지 산행 목표와 부합하지 않는다. 해서 미처 몰랐던 천고지가 나타날 때마다 산행 목록에 추가하는 바람에 한국의 산하 해발 1,000m가 넘는 산 목록으로는 금방 끝날 거 같던 천고지 산행이, 2024년 9월 30일 현재, 목표 192개 중 185개에 올라, 7개 산이 남았다. 하지만, 2019년 천고지 산행을 시작한 이후 계속 추가해, 많을 때는 아홉, 적을 때는 다섯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중이라, 어느 순간 이러다 살아생전 목표 달성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깨달은 이후 그 전과는 달리 조급해하지도 않고, 목표 달성을 위해 서두르지도 않는 여유로움이 생겼다. 물론 안내산악회의 산행 계획 중 천고지 산행을 발견하면 아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최우선으로 신청하는 건 변함이 없다!
정상이 육백 평에 달하는 평지라 이름 붙여진 육백산은 이름만 들었을 뿐 위치는 물론 높이조차 모르고 있다가, 이번 목요방 산행계획을 보고서야 삼척에 있는 해발 1,000m가 넘는 산이라는 걸 알았다. 와중에 어느 동네에나 하나씩은 있어, 삼척에도 있는 매봉산 또는 응봉산이라 불리는 산 또한 해발 1,000m가 넘는다는 것과 많은 계곡 중 하나에 그 유명한 무건리 이끼폭포가 있다는 거도 알았다. 사실 육백산이나 응봉산 이전 여름철이면 늘 안내산악회 게시판에 등장하는 무건리 이끼폭포의 명성은 익히 아는 바고, 2021년 지리산 뱀사골 지류의 이끼폭포를 다녀온[산행기] 뒤 궁금증이 더해 언젠가는 가 보려고, 산행 버킷리스트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고로 이번 산행으로 이름을 가진 천고지 산 둘과 그동안 보고 싶었던, 한국의 삼대 이끼폭포 중 하나라는 무건리 이끼폭포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공지된 산행 코스는 이끼 폭포에서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게 아니라, 폭포를 왕복한 후 능선으로 내려간다. 삼척까지 거리가 멀어 사당 기준 7시간 아니라, 6시 40분 출발하는 걸 보며, 임도로 빠르게 내려오기 위해 그렇게 코스를 잡은 듯하나, 이끼폭포에서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하산로를 선택할 생각이다.
대기업 안내산악회 기준 육백산행은 2016년 무박으로 두 번 있었고 한동안 없다가, 2024년 10월 세 번째 산행이라, 그런지, 공지되자마자 신청자가 몰려, 내가 공지를 발견했을 때는 1인석은 끝에서 두 번째 자리만 남고, 산행 일이 열흘 정도 남은 현재는 만석에, 대기자가 열 명에 이른다. 공지되고 2주일이 지났을 때는 대기자가 28인승 버스 두 대가 출발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2016년 두 번의 육백산행은 무박으로 진행했는데, 당시와 코스가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없으나, 이번 산행은 17km를 6시간 30분 만에 달린다는 계획이다. 그 시간 내에 17km를 달릴 수 있을까? 그래서 하산 코스 중 일부 구간을 임도로 택한 듯하지만. 어쨌든 태백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맑다가 점차 구름이 많이 끼고, 기온은 영상 16℃~19℃, 바람은 1㎧ 내외로 약간 흐리고 추운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 날씨 때문에 산행이 힘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준비는 평소와 같이하고, 인솔 대장이 하산주 식당으로 두 개를 선정했는데, 당일 분위기를 보고 선택할 예정이다.
거의 8년 만에 재개하는 산행이라면, 등산객이나 산꾼에게 인기가 없는 산행이라는 방증인데?! 다른 산꾼에게는 어떤지 모르나, 육백산행에 큰 기대를 안고 산행 일을 기다리고 있는데, 산행 대장이 갑자기 취소했다. 거의 두 달 전, 산행 당일 어떤 일이 발생할지 고려하지 않고, 신청하는 산행이라, 사정이 생겨서 취소는 거야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라,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신청자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인솔 대장이 산행 대장으로 바뀌었다. 그럼, 그전에 취소한 건 인솔 대장을 하기 위한 거다. 고로 사정이 생긴 건 산행 대장이 아니라, 인솔 대장이다. 몇 년간 큰 애정을 가지고 꾸려온 목요방인데, 갑자기 취소해, 혹시 예정된 다른 목요 산행도 대장이 바뀌었는지 찾아봤다. 다른 산행은 그대로인 걸로 봐서 당일 사정이 있거나, 아니면 또 다른 목요방 핵심으로 인솔 대장과 옵션으로 붙어 다니는 산꾼도 빠진 걸 보면, 다른 특별한 산행이 있을 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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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방 산행으로는 드물게 사당역 1번 출구 공영주차장 기준 평소보다 20분 이른 6시 40분 출발하는 산행이라, 인솔 대장이 산행 공지에 '※출발시간 06시 40분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라고 주의를 줄 정도로, 먼 거리에 코스 길이 또한 과거에는 무박으로 진행할 만큼 만만치 않은 산행이다. 와중에 계획을 세운 인솔 대장이 일이 생겨, 다른 대장이 인솔하는 산행이라, 여러모로 불안하지만 언제 그런 거 따지며 안내산악회를 따라다닌 게 아니라, 무시하고 평소보다 이른 4시 30분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어, 정확히 알람에 놀라 잠에서 깼다. 그리고 바로 아지트로 나와 밤새 변한 게 있는지 확인했다. 그사이 변한 건 없다. 해서 끊인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6시 25분경 집을 나서 구산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구산역에서 5시 36분 봉화산행 열차를 타고, 삼각지에서 4호선 오이도행으로 갈아탔다. 이후 사당역에 6시 18분 도착해, 개찰구로 나가, 즉석 빵집으로 갔다. 그리고 채초 김밥 한 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1번 출구로 나갔다.
이른 시각임에도 경기도 방면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방향에 따라 줄을 서서 통근 버스를 기다리는 공영주차장으로 들어가, 늘 산악회 버스가 대기 중인 곳으로 가, 다른 버스와는 색깔이 다른 삼척 육백산행 버스에 타, 인솔 대장과 인사 후 끝에서 두 번째인 내 자리로 가면 친숙한 목요방 산꾼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내 자리에 앉으려고 보니, 다른 자리에 비해 의자가 높아, 별도의 발 받침이 있어, 배낭을 두기 좋았다. 애초 이 자리를 신청한 이유가 이거 때문이었으나, 버스마다 구조가 조금씩 달라, 이 버스는 어떤지 확신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기대에 부합했다. 아니, 이 위치가 엔진룸 위라 아마, 모든 버스의 구조가 같지 않을까? 어쨌든 배낭에서 실제 산행 때 지고 갈 슬링백과 물가방을 꺼낸 후 앞 좌석과 발 받침 사이에 배낭을 놓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김밥을 꺼내, 슬링백에 넣었다. 별도의 발 받침이 있어, 굳이 슬리퍼가 필요하지 않아 등산화만 벗어 받침 아래에 넣고, 발은 받침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사당에서 타기로 한 한 명이 연락되지 않아, 모두 일찍 왔음에도 예정대로 6시 40분에 사당을 떠났다.
이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타는 승객 중 사당에서 타기로 한 승객이 탔다. 자신의 부주의로 좀 일찍 출발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한 걸 알까? 그리고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이 타는 걸 보고, 잠이 들어, 인솔 대장의 휴게소로 들어간다는 마이크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리고, 갈 길이 멀어 평소와는 달리, 15분의 휴식이 주어졌다. 뭐 그렇다고 내게는 달라지는 게 없어, 버스에 내려, 화장실로 가며,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바로 버스로 돌아와 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15분의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본인의 2017년도 산행 경험을 토대로 코스 안내를 했는데, 주어진 시간과 산행 거리, 중도 탈출로가 없다는 걸 고려해, 3.5km/h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없는 산꾼은 왕복해야 하는 응봉산과 이끼폭포 탐방에 신중하기를 당부했다. 그 둘 다 별것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해서 여차하면 천고지 응봉산은 버리지 못하니, 이끼폭포를 버릴 생각이었다.
애초 계획에는 버스가, 들머리는 강원대 도계캠퍼스 입구까지, 날머리는 산기리 마을회관까지 오를 예정이었으나, 들머리는 등산로 입구까지, 날머리 또한 차량이 갈 수 있는 최대한까지 오르기로 해, 대략 2.5km가량을 계획보다 단축했다며, 버스 기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렇게 설명이 끝나고 다시, 두 시간 가까이 더 달려야 했으나, 잠이 오지 않아, 패드로 책을 보거나, 창밖으로 경치를 감상하다, 익숙한 경치가 보여, 자세히 보니, 민둥산이다. 고로 백두대간을 넘어가면 삼척이다. 그리고 조금 지나자, 육백산 정상을 향해 힘겹게 올라간다. 강원대 도계 캠퍼스다. 이런 급경사를 버스가 올라간다는 것에 처음 놀랐고, 이런 고지대에 캠퍼스를 만들 생각을 한 사람들에게 두 번째 놀랐다. 와중에 바람막이를 벗어 슬링백에 넣고, 달릴 때 필요한 하나뿐인 등산지팡이도 배낭에서 꺼내, 슬링백에 넣었다. 이후 등산화를 신고 끈을 조인 후, 전형적인 흙산의 오지라 등산화에 이물질이 들어가기 쉬워 오랜만에 미니 스패츠도 착용하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버스는 10시 45분경 캠퍼스에서 차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 본부 앞에 도착했다. 예정보다 15분 빠르고, 최소 100m 이상 고도를 높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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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강원대 도계캠퍼스 대학 본부 앞에 도착하는 순간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이 지역의 날씨를 확인했다. 일단 16시까지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기온은 영상 16℃~19℃, 바람은 1㎧~2㎧로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약간은 더울 듯하다. 그리고 초미세먼지, 미세먼지는 '좋음'으로 전망대가 있고, 볼만한 경치가 있다면 조망은 좋을 듯하다. 이후 슬링백과 물가방을 크로스로 메고 버스에서 내려, 먼저 두 등산 앱을 기동하고 위성과 동기화하는 동안, 여기에 대학 캠퍼스를 지은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캠퍼스를 둘러봤다. 그리고 동기화가 완료된 시점에 도계캠퍼스 본부 앞의 높이를 확인했다. 788m~790m, 이번 산행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응봉산이 1,267m니, 고도차는 477m~479m로 동네 뒷산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올려야 할 높이를 확인한 후, 벌써 산행을 시작해 보이지도 않는 선두의 뒤를 따라 본부 앞에서 학내 도로로 나가 좌회전해 등산로 입구를 찾아갔다. 그런데, 좌회전 직전 갑판 계단이 산으로 올라가고 있어, 당연히 육백산 등산로라 생각했는데, 먼저 출발한 선두가 그걸 무시하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좌회전하는 걸 보고 그 계단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선두를 따라갔다.
대학 본부 앞에서는 그 계단이 향하는 곳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기 힘들었으나, 좌회전 후 고개를 들어 계단 정상을 보니, 대학의 상징 나무라 생각되는 소나무가 있고, 그 주변을 쉼터로 만든 게 보인다. 당연히 그걸 사진에 담고, 임도 시작 차단봉을 우회해 선두를 따라, 조금 올라가니 정자가 있어, 현판을 힐끔 보고, 태백정(太白亭)이라 읽었다. 이후 무언가 이상해 편액을 자세히 보니, 태백정이 아니라, 육백정(六百亭)이다. 六과 太가 비슷하기는 하나, 그보다는 산행을 검토할 때 육백산에 관련된 정보를 가까운 곳에 있는 태백산에서 유추한 게 많아 혼동한 듯하다. 다행히 내가 한 말을 주변의 일행이 듣지 못한 듯해, 안심하며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벌목 지대 옆의 급경사 등산로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사실 우리가 등산로라 부른 것도 정확히는 벌목을 위한 중장비가 다니던 임도가 시간이 지나, 수풀이 덮고 있어 등산로로 보이는 거뿐이다. 뭐든 처음부터 급경사라 선두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게 조심하며 위로 가는데, 오랜만에 보는 산악회 리본이 나뭇가지에 달려 있어 반가운 마음에 기록으로 남겼다. '비실이 부부!’
급경사라 숨은 가빠오지만, 호흡을 조절하며 위로 가는데, 어느 순간부터 왼쪽 위에서 차량 엔진음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그 소리가 점점 커진다. 고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차량이 우리 방향으로 오고 있다는 얘기라,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가다, 근처라는 생각이 들 때 고개를 들이 위를 봤다. 공사용 덤프트럭이 우리 머리 위를 지나고 있다. 비실이 부부 리본 사진을 자세히 보면, 흰색 덤프가 보인다. 고로 위에 임도나, 도로가 있다는 얘기다. 해서 선두 조에서 뒤로 처진 산꾼에게 아니, 위에 임도가 있는데, 왜 우리는 걸어서 가야 하냐고 투덜거렸다. 어쨌든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야 할 거 같아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7분 거의 비포장 국도 수준의 임도에 도착하니, 입구에 이정표가 있어 자세히 확인했다. 육백산은 임도를 건너, 갑판 계단으로 직진하고, 남은 거리는 1.3km. 우회전은 고비덕재로 13.0km, 좌회전은 장군목으로 2.6km다. 그런데, ‘고비덕재?’ 들어본 지명으로 어느 산행인지 기억은 나지 않으나, 산행 중 지났던 고개인 듯해, 과거 산행기를 찾아봤다. 2020년 4월 천고지인 백병산행[산행기]의 하산 코스의 주요 고개로, 낙동정맥의 주요 고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임도를 건너 갑판 계단으로 위로 올라가,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로 육백산으로 향하며, 지금 가고 있는 등산로를 자세히 보니, 역시 이제는 풀이 차지한 과거 임도다. 그리고 구 임도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육백산 이정표가 서 있다. 구 임도 등산로를 따라, 육백산으로 향해, 11시 22분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도착했다. 고로 여기서부터 진정한 등산로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지점의 이정표에 의하면, 우회전해야 하는데, 등산로가 안 보인다. 정확히는 여기저기 다 인적이라, 어느 게 진정한 등산로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앞선 일행도 제각기 인적을 따라, 올라가는 중이다. 결과적인 얘기로, 이번 산행은 인적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 길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덕분에 다섯이 코스를 이탈해 다른 곳으로 하산하는 일이 발생했다. 바로 이런 때 필요한 게 등산 앱의 지도라, 핸드폰을 꺼내 두 앱의 지도를 비교하며 최대한 지도의 표기에 부합하는 곳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 지역이 통신이 안 되는 곳이라, 온라인으로는 확인할 수 없고, 위성 신호를 받아야 하는데, 그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위성과 동기화가 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길이 확실해 보이는 곳으로 가다가 동기화가 완료되면 지도를 확인했다. 그렇게 100여 미터를 가, 거의 산책로 수준의 등산로를 만났다. 해서 오른쪽 숲속에 흩어져 위로 올라가는 일행을 향해 '여기다!'를 외치며, 등산로로 위로 갔다. 그게 효과가 있어. 일행 대부분이 우회전해 등산로로 접어든 건 좋았는데, 그중 한 명이 길목의 땡삐라고도 부르는 땅벌 집을 건드려, 수많은 벌이 쏟아져 나왔고, 초면인 여성 산꾼이 내 앞을 지나, 화가 잔뜩 난 벌 사이를 빠르게 통과했다. 고로 모든 벌이 내게로 날아와, 순간 그 자리에 멈춰 벌이 흥분을 가라앉힐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천천히 뒷걸음으로 물러나, 막 등산로에 도착한 선두 조 산꾼이 가지고 있던 방향 표지를 이용해 땅벌 집을 우회하라고 표시하고, 마른 나뭇가지를 주위 등산로로 가면 안 된다는 표시를 했다. 그리고 후미를 보고 있는 산꾼으로 참여한 여성 대장에게 길목에 벌집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등산로를 우회해 숲으로 진행하다가 벌집에서 충분히 멀어진 지점에서 다시 등산로로 합류해 육백산으로 향해, 11시 35분 육백산 갈림길에 도착했다. 말인즉 육백산도 왕복해야 한다. 갈림길에서 육백산까지의 거리는 0.3km, 왕복 600m로 내 산행 신조에 의하면 왕복할 거리가 아니나, 여기 다시 올 일이 없으니 우회전해, 육백산 정상으로 향했다. 그러다, 이미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선두 조와 그보다 앞선 일행과 인사를 나누며 교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딱 봐도 정상이 멀지 않았는데, 등산 앱이 조용해, 그걸 무시하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39분 도착했다. 울창한 숲속이라 주변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정상에는 '육백산, 1244m'라 음각한 거대한 정상석이 서 있고, 다른 길로 도착한 일행 둘이 서로의 인증을 찍어 주고 있다. 해서 같이 도착한 산꾼과 서로의 인증을 찍어준 후 앞서간 선두 조를 따라잡기 위해 서둘러 갈림길로 내려가는데, 이제야 앱이 고지가 멀지 않다고 음성으로 알려준다.
이 한 박자 늦은 메시지도 통신이 원활하지 못한 덕에 발생하는 거다. 어쨌든 11시 43분 다시 갈림길에 도착해 우회전해 2.7km 거리의 응봉산으로 향했다. 고로 600m 거리의 육백산 왕복에 8분이 걸렸다. 말인즉 거의 평지의 등산로라는 얘기다. 역시 과거 임도였던 등산로로 응봉산으로 향해, 11시 51분 덤프가 지났던 임도에 도착했다. 결과적인 얘기로, 이 임도는 거의 이끼폭포 갈림길까지 이어진다. 고로 지도를 잘 확인하며 임도를 따라가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역시 산을 망치는 건 산림조합과 그들의 정부 조직인 산림청이다. 임도를 따라가며 한국 산꾼이 어떤 인물들인데, 임도로 계속 가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언제 임도를 벗어날지 몰라, 수시로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능선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발견했다. 그 바닥에는 선두가 깐 방향 지시도 있어, 그 길로, 능선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능선에 도착해 보니, 갈림길이다. 거기서 지도를 확인해야 했는데, 통신 문제로 확인에 오래 걸려, 느낌상 오른쪽인 듯해 우회전했다. 이게 이번 산행 첫 번째 실수다. 말인즉 좌회전해야 했다.
능선 위 잡목을 뚫고 가니, 다시 임도로 내려간다. 해서 12시 정각 임도에 도착했다. 차라리 임도를 따라 계속 내려왔으면, 시간도 줄이고 잡목을 뚫느라 고생도 안 했을 거다. 어쨌듯 임도에 도착해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육백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임도로, 응봉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등산 앱 중 램블러의 지도는 등산로는 임도와 겹치고, 산경표는 임도에서 왼쪽으로 약간 벗어나 능선이 등산로다. 그리고 두 앱의 지도를 종합해 보면, 임도와 능선의 간격이 가장 좁은 곳에서 능선으로 올라서면 된다. 해서 지도를 주시하면 그 위치로 내려가는데, 굳이 지도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산림조합에서 그 능선을 잘라 임도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다. 아까 본 덤프고 이 공사 차량이다. 해서 아직 완성이 안 된 임도로, 능선으로 올라서 우회전해 응봉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12시 18분 앱이 고지가 멀지 않다고 알려줘,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으로 향하다, 역시 육백산과 같이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선두 조와 그보다 빠른 일행과 교행하기도 하며, 10시 20분 도착했다. 정상에는 삼각점과 그 안내문이 서 있고, 그 기둥에 산꾼이 만들어 매단 '삼척 응복산, 1,267m' 명패가 매달려 있고, 그 아래에는 역시 산꾼이 검은 넙적 돌을 주워 만든 '응봉산, 1267.5' 정상석이 기대 있다.
먼저 응봉산 명패와 정상석이 의지하고 있는 삼각점 안내를 기록으로 남긴 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머리 부분이 떨어진 정상석을 들고 그 자리에 앉아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응봉산으로 향하는 임도에서 일행이 되어 동행해 마감까지 같이한 초면의 여성 산꾼과 선두 조 산꾼은 정상석을 손에 들고, 안내문 옆에 서서 인증을 남긴 후, 앞서간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서둘러 정상을 떠났다. 그런데, 정상에서 50여 미터가량 가자, 떠났을 거로 생각한 선두가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을 먹고 있어, 역시 가던 길을 멈추고 슬링백에서 김밥을 꺼내 먹었다. 일행이 가져온 과일도 나눠 먹은 후 가장 빨리 점심을 먹은 산꾼이 짐을 정리해 먼저 내려가며, 우리를 부르는데, 산악회 리본은 그 오른쪽 나뭇가지에 잔뜩 매달려 있는 게 아무리 봐도 그가 길을 혼동한 거 같아, 리본이 많은 곳으로 내가 먼저 내려갔다. 그렇게 리본을 따라 계속 가다, 뒤를 돌아보니, 따라오던 후미가 안 보인다. 그리고 올라올 때와는 달리 리본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지도를 확인했다. 이번 산행 두 번째 실수다. 응봉산은 사금지맥의 주요 봉우리라, 다른 산에서는 보지 못하는 산악회 리본이 많이 보였던 거다.
사금지맥의 응봉산 구간은, 응봉산을 꼭짓점으로 삼각뿔을 그리는데, 응봉산 왕복이 목적인 우리는 오른쪽으로 올랐으니. 역시 그 길로 내려가야 했는데, 반대편 내려간 거다. 그게 다 인적이 너무 많아 길을 혼동한 덕분이다. 그런데, 통신에 문제가 있어, 통화도 안 되는, 지역에서 산악회 리본에 의지해 움직인다면, 나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다. 그래서 사금지맥을 따라 반대편으로 하산한 일행도 다섯이나 됐다. 다행히 통신 불량에 대비해 온라인이 아니 오프라인 지도와 위성의 GPS 신호 조합의 e-산경표로 상황을 파악하고, 결국 좌회전해 응봉산을 꼭짓점으로 삼각형을 그리며 벌목 지대를 가로질러 가, 올라왔던 등산로로 다시 합류했다. 와중에 벌목 지대라 조망이 트인 곳에서 이번 산행 처음으로 가야 할 능선과 그 뒤의 희미하게 보이는 백두대간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응봉산에 올랐던 등산로로 다시 합류해 12시 40분 임도를 짓기 위해 능선을 절단 중인 공사장에 다시 도착해, 반대편을 보니, 선두가 바닥에 깐 방향 지시가 있다. 사실 그 이전에 한 줄로 능선을 올라가는 선두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공사장으로 내려갔다.
조림이라는 이름으로 산을 망가트리는 산림청과 산림조합의 횡포를 기록으로 감기고 봉우리를 향해 올라가는 선두의 뒤를 따라갔다. 사실 지금 올라가는 이 능선으로 내려와 응복산으로 가야 했는데, 첫 번째 실수 덕에 능선이 아니라 임도로 올라간 게 마음에 걸려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2시 46분 무명의 봉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좌회전해 앞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 가면 된다. 하지만, 무명봉에 오르기 위해 아랫배에 힘을 줘서 그런지, 어제저녁 음주의 후유증으로 아랫배가 슬슬 아파져 좌회전이 아니라, 우회전해 숲속으로 들어가 땅을 파고 큰일을 봤다. 그리고 퍼낸 흙으로 잘 덮어주고 등산로로 돌아와 선두를 잡기 서둘러 갔다. 육백 마지기라는 별칭답게 시야가 닿는 곳은 전부 완만한 경사의 평지나 다름없어, 길을 찾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워 수시로 오프라인 지도와 산악회 리본에 의지했다. 그렇게 길을 찾으며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서둘러 가는데, 김밥 먹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큰일을 봐서 그런지 배가 고파 얼린 물통이 든 물가방에서 오이 한 조각을 꺼내 먹으면 갔다. 그러다, 12시 57분경 앞에서 방황하고 있는 일행을 발견하고, 그를 주시하며 갔다.
조금 전 사금지맥 응봉산에서 수많은 리본 덕에 길을 혼동했다면, 여기는 육백지맥이라, 역시 길목의 나뭇가지에 산악회 리본이 많이 달려있다. 고로 그걸 따라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거기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육백산 이정표가 있어 그걸로 제대로 가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고, 길이 헷갈리는 곳에는 선두가 바닥에 깐 방향 지시도 있다. 그런데, 그 리본을 보고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응봉산 방향을 찾지 못해서 그런 듯해. 그에게 응봉산 방향을 알려줬다. 그러자, '응봉산에 다녀온 것보다, 더 많이 다녔다!'라고 답해,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해서 내가 앞장서 길을 찾으며 가다, 수시로 뒤에서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다, 선두가 바닥에 깐 방향 지시가, 오류가 있는 듯해, 앱의 지도가 위성과 동기화하는 동안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다가, 방향 지시와 왼쪽으로 15도 벌어진, 10여 미터 거리의 나뭇가지에서 선두가 매단 산악회 리본을 발견했다. 선두도 바닥에 깐 방향 지시가 오류라는 걸 알았으나, 그걸 수정하러 돌아오기 귀찮아, 그나마 잘 보이는 리본을 매단 듯했다. 해서 바닥의 방향 지시가 제대로 된 방향을 가리키도록 수정한 후 길을 재촉했다. 물론 나를 추월한 일행이 내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걸 보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내가 방향을 튼 걸 보고 있었으니, 잘 따라오리라 생각하고, 앞을 막는 잡목을 헤치며 전진하는데, 앞에 임도라 생각되는 게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시 12분 임도에 도착하자, 후미를 보는 여성 대장이 선두 조는 임도를 건너 능선으로 올라갔고, 응봉산까지 같이했던 산꾼은 임도로 갔다고 알려준다, 해서 뒤에서 따라오는 일행은 대장이 잘 안내할 거로 생각하고 당연히 능선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그 임도 이후의 능선부터는 길이 헷갈리는 곳에는 꼭 나뭇가지가 아니라, 나무 기둥에 박힌, 우리의 최종 목표인 이끼폭포가 있는 '무건리'라 쓴 노란 리본이 길을 안내하고 있어, 이후 할 수 있으면, 다른 산악회 리본은 무시하고 이끼폭포와 관련된 조직? 개인이 나무에 매단 거로 보이는 '무건리' 리본을 따라갔다. 그렇게 전진해 1시 29분경 앞을 가로막는 봉우리다. 그런데, 그 봉우리로 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고개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번 산행 기복 중에는 가장 깊은 듯했다. 그렇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고개를 향해 어느 정도 내려가니, 줄 서서 내려가는 산꾼이 보인다. 선두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임도다. 말인즉 여성 대장을 만났던 임도에서 능선으로 오르지 않고, 임도로 계속 왔으면 여기서 만난다는 얘기다.
꽤 깊은 고개로 내려왔으니, 내려온 봉우리와 같은 높이의 봉우리로 오르려면 내려온 높이만큼 올라가야 하는 건 당연해, 일렬로 서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앞의 봉우리를 오르는데, 느낌상 좀 전에 내려온 봉보다 높아 보인다. 그럼 더 올라가야 한다. 해서 혹시나 지금 올라가는 봉의 높이를 알 수 있을지도 몰라,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그런데. 지도의 등고선으로만 계산하면 내려온 봉과 올라가야 할 봉의 높이는 비슷하고, 오르는 봉과 쌍봉으로 보이는 봉우리의 높이는 1,112m다. 그런데, 이 봉우리 전까지는 완만한 경사의 과히 높지 않은 기복이었으나, 여기는 급경사의 높은 기복이라, 오랜만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다 쉬기를 반복하며 오르다가, 해발 1,110m가 넘는 봉이라, 명패 정도는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시 43분 도착했다. 기대와는 달리 정상에는 어떠한 명패도 없고, 다만 무영객이 자기 리본에 '육백지맥, 1112.2'라 기록해 놓았을 뿐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임도로 떠났던 선두 조 산꾼이 먼저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기록으로 남길 것도 없는 봉우리라 바로 떠나 지도에 있는 1112봉을 향해 고개로 내려가는데, 철탑이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시 45분에 도착했다.
고개의 철탑 주변에 붉게 물든 단풍이 있어, 여성 산꾼이 그걸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동안, 다른 일행은 물 한 모금 하며, 한숨 돌린 후 다시 1112봉을 향해 출발해, 역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시 50분 도착했다. 조금 전 봉우리와는 달리, 이 정상에는 나뭇가지에 우리의 '준·희'가 만들어 매단 '육백지맥, 1114.2m' 명패가 있다. 물론 지도의 높이와는 다르나, 육백지맥의 주요 봉이라고 지도와 준·희가 인정해, 몇 사람이 명패를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해, 몇 개의 기복을 넘어, 2시 16분 산경표에는 '두리봉'으로 우리의 '준·희'는 육백지맥, 1111.4m'라는 명패를 나뭇가지에 매단 봉우리에 도착했다. '두리'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가 근처에 있어, 준·희는 높이로 봉을 명명한 거 같은데, 산꾼에 따라, 단체에 따라 두리봉의 봉우리가 다른 듯하다. 역시 몇몇 산꾼이 명패를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고 다시 이끼폭포로 향하는 동안, 날씨가 심상치 않아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2시 30분 이후 예보를 확인했다. 다른 건 도계캠퍼스에서 확인한 것과 같으나, 16시부터 17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새로운 예보다. 지금까지도 틀렸으니, 앞으로도 틀릴 거로 생각하고 날씨는 무시하고 길을 재촉했다.
도계 캠퍼스 위에서 만나 여기까지 같이 온 임도가 파괴한 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며 전진하는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앱이 고지에 도착했음을 음성으로 알려줘 깜짝 놀라, 핸드폰을 꺼내 앱을 확인했다. 육백지맥의 주요 고개인 ‘방지재’란다. 해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우리의 '반바지'가 만든 '육백지맥, 방지재, 900m' 명패가 나무 기둥에 묶여 있는 고개에 2시 44분 도착했다. 산경표에 의하면 육백지맥에서 이끼폭포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두 개로, 여기 방지재와 여기서 핏대봉 방향으로, 300m가량 더 가면 갈림길이 있다. 해서, 조금 더 가서 두 번째 갈림길에서 내려가자고 했으나, 인솔 대장과 주변 산꾼의 반대로 바로 아래로 내려갔다. 이렇게 의견이 나뉘는 건 인솔 대장, 산행 대장과 대부분 산꾼은 앞선 산꾼이 진행한 트랙을 토대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말인즉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는데, 다른 빠른 길이 있으니, 그 길로 가자고 하면 자신의 내비게이션에는 없는 코스라 겁을 먹는 거다. 고로 남들이 갔던 길만 따라가는 거라 산행 재미가 없어, 절대 남의 트랙은 쳐다도 안 보는 나와는 다르다. 그렇다고 혼자 가는 것도 분위기를 해치는 일이라, 방지재에서 함께 내려갔다.
해발 900m 높이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거라, 당연히 급경사에 등산로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상태가 좋지 않다. 어쨌든 그 등산로로 계곡으로 향하는데, 2시 58분경 작은 계곡을 건넜다. 이번 산행에서 처음 만나는 계곡으로 아마 여기서 흐르는 물 또한 이끼폭포의 일부일 거다. 해서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계속 가자, 작은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고이는 옹달샘이라, 그 물을 떠 맛을 볼까 하다가, 컵을 꺼내기가 귀찮아 그냥 갔다. 그런데, 옹달샘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데, 길을 가다 보니, 그 샘에서 시작한 고무관이 등산로와 나란히 가고 있다. 당연히 식수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그럼, 절이든 인가든 사람이 사는 곳이 멀지 않다는 얘기라 과연 뭐가 나타날지 궁금해하며, 동영상을 찍으며 가니, 생각지도 못한 위치의 집이다. 절집이라고 하기에는 꾸밈이 전혀 없는 게 인가다! 그리고 그 인가 옆에 두 번째 갈림길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인가에서 좌회전해 거의 임도 수준의 급경사 등산로로 계곡으로 내려가다가 건너편에 보이는 능선을 유심히 살펴보니, 우리가 지나온 철탑이 보인다. 고로 저 능선은 우리가 지나온 육백지맥이라, 그걸 기록으로 남기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대로 굴러가면 이끼폭포에 바로 도착한다고 했던 내 농담이 정확했다는 걸 모두 인정했다. 와중에 우리 앞에 있을 거로 생각했던 산꾼 둘이 뒤에서 나타나 다들 놀라 어떻게 된 일이지 물었다. 두리봉을 다녀왔다는 그들의 답이다!
이런저런 농담을 나누며, 이끼폭포를 향해 내려가는데, 갑자기 시야가 트이고, 주차해 있는 SUV가 보인다. 그럼, 저 차가 있는 곳이 주차장이나, 최소 임도라는 얘기다. 고로 이끼폭포가 멀지 않아, 다들 신이 나서 그 차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 3시 17분 '무건리 이끼폭포' 표지목이 있는 임도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산방 감시용 초소가 있고, 그 주변에는 선두보다 빠른 일행이 두고 간 배낭이 놓여있다. 그리고 산방 때문은 아닌 듯하고, 안내? 하는 일이 뭐든 요원이 있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리고 산행이 어땠는지 묻고, 이끼폭포에 관한 우리의 질문에 친절이 답해 줬다. 그리고 그의 도움으로 표지목을 배경으로 단체 인증을 남겼다. 이끼폭포에 별 기대가 없고, 계단으로 400m가량을 내려가야 한다는 얘기에 폭포를 버리는 것도 고민했으나, 여기 다실 올 일이 없을 듯해, 왕복하기로 하고 일행의 뒤를 따라 내려갔다. 와중에 이끼폭포를 감상하고 올라오는 최선두와 응봉산을 포기하고 달린 그룹을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3시 24분 이끼폭포에 도착해, '역시 별거 없네!?"라고 혼잣말하며,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하고 돌아가려고 보니, 갑판 계단이 계곡 상류로 향하고, 처음부터 상류로 올라간 일행도 있어, 거기엔 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위로 갔다.
갑판 계단 정상에 도착해 보니,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갑판 전망대다. 말인즉 위에도 폭포가 있어, 당연히 그것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다시 아래 폭포로 내려와 임도로 돌아가려 보니, 이번에는 하류로 향하는 갑판 계단이다. 응? 이건 또 뭐야? 해서 폭포 전망대 쉼터에 있는 '도계 무건리 이끼폭포 생태탐방로' 안내문을 자세히 살펴봤다. 여기서 300m 하류에 가장 규모가 큰 폭포가 있다. 고로 무건리 이끼폭포는 3단 폭포로 중앙의 2단 폭로를 기준으로 첫 번째 폭포는 10m가량 제일 끝인 세 번째 폭포는 왕복 600m라, 잠깐 고민 후 갑판 계단으로 세 번째 폭포를 향해 내려갔다. 그리고 3시 37분 폭포에 도착해 역시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다. 이후 폭포 쉼터가 있는 두 번째 폭포로 돌아오며 최소 한 번 정도는 방문해 감상해야 할 폭포라는 일행의 말에 동의했다. 그런데, 그것도 다시 임도로 돌아가, 차량이 접근할 수 있는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과연 이런 고생까지 하면 방문할 정도로 대단한 폭포인가 의심이 들었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처음 이끼폭포를 방문한 일행의 공통된 의견으로 상황에 따란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게 인간이다.
갑판 계단으로 낑낑대면 올라, 초소가 있는 임도에 도착해 보니, 후미를 본 여성 대장도 도착해, 힘들다고 투덜대다, 다른 일행과 함께 폭포로 내려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 임도 변에 있는 약수 맛을 보고,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을 향해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비포장 임도로 소형 차량이 접근할 수 있는 주차장까지는 3km가 조금 넘고, 와중에 기복도 있어, 절대 쉽지 않은 길이다. 와중에 시간에 쫓기는 우리는 서둘러 가느라, 더 짜증 났다. 하지만 새롭거나, 정보가 될 만한 게 있으면 기록으로 남기며 가, 4시 38분 차단봉이 내려온 임도 갈림길에 도착했다. 육백산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기사의 동의 하에 인솔 대장이 코스 설명 때 덧붙인 바에 따르면, 버스는 왼쪽의 주차장에서 우리를 기다려야 한다. 해서 신이 나서 차단봉을 우회해 도로로 들어서 주차장에서 버스를 찾았으나, 없다! 그리고 조금 후 도착한 대장의 전언에 의하면 오전에 약속한 대로 여기까지 올라왔다가 버스를 회차해 다시 내려갔다고. 아니 회차했으면 기다리면 되지 다시 내려가는 건 뭔가? 어쨌든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어디에 있는지 모를 버스를 찾아 내려가야 한다.
포장도로로 일행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가는데, 왼쪽으로 가림막을 친 왕복 2차선의 도로에 덤프와 중장비가 서 있는 게 보여, 이끼폭포로 향하는 도로를 확장하는 거로 생각해 일행에게 얘기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공사용 자갈을 만드는 채석장이라는 거다. 해서 자세히 보니, 그런 듯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한 게 채석장이라면 바위 산을 절단해야 정상인데, 갱도다! 그럼, 땅을 파고 들어가 무언가 파오는 거니, 광산이다. 도대체 뭘 채굴하는지 궁금해 광산 입구의 안내문을 봤지만, 통상적인 주의 사항에 한국 산업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얘기만 있지, 채굴하는 것에 대한 언급은 없다. 감춰야 할 광물인가? 다만, 조금 전까지 지극히 수량이 적기는 하지만, 맑고 깨끗했던 계곡물이, 광산을 지나나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오염된 물로 변했다. 물의 색깔로 봐서 석회석 즉 시멘트 원료를 채굴하는 광산인 듯하다[기사]. 어쨌든 석회석인지 모를 자갈을 실은 덤프가 오가는 도로를 따라 내려가, 5시 5분경 주차한 버스가 보이는 지점에 도착했다. 역시 포장도로나 임도를 걷는 게 산행보다 힘들다는 걸 절감한 이끼폭포 표지목부터 산기리 마을회관까지의 5.3km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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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마감보다 23분 이른 5시 7분 산기리 마을회관 앞에 주차 중인 산악회 버스에 도착했으나, 씻을 수가 없어, 등산화를 벗을 형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할 일도 없어, 버스 뒤 친숙한 산꾼 옆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몇 마디 얘기를 나누다가 배가 고프다고 하자, 떡을 꺼내 건넨다. 원래 떡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배가 고파 그걸 받아 같이 먹었다. 그리고 노닥거리고 있는데, 안 씻으며 참지 못하는 산꾼이 개울 건너, 인가에 가 보더니 씻고 나오자, 모두 그 집으로 가 간단히 씻고들 온다. 하지만, 주인도 없는 집의 수도를 사용하는 게 마음에 안 들어, 구경만 했다. 그러다, 물이 수도가 아니라, 산에서 내려는 계곡물이라는 걸 듣고, 버스에서 슬리퍼를 들고 와 그 집으로 가, 마당 한쪽의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용해, 발만 씻었다. 그리고 마감 시각 5분 전 버스에 타고 보니, 길을 잃었다던 여성 산꾼이 동네 주민의 도움으로 날머리까지와 자리에 앉아 있다. 그리고 다른 네 명은 식당으로 오기로 했다고 인솔 대장이 알려줘 모두 홀가분한 기분으로 식당으로 떠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네 명 중 중간에서 마난 동행했던 일행도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내가 방향을 트는 걸 못 봤나? 아니면 나를 신뢰하지 못해 길을 찾아다닌 걸까?
5시 50분경 오전에 예약한 휴게소 식당에 도착해 각자 주문한 음식에 따라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우리 또한 청국장 자리에 앉았으나, 하산주를 마시는데, 안주를 따지는 산꾼들이 아니라, 청국장과 밑반찬을 안주로, 먼저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했다. 그리고 청국장과 밥을 다 먹은 후, 추가 공깃밥과 도가니탕을 주문해 그걸 안주로 이슬이를 마시고 있는데, 6시 40분경 도착한다는 네 명이 저녁을 먹고 갈 수 있게 해달라고 대장에게 오는 중 연락했고, 대장은 원래 6시 40분 마감이라, 다른 산꾼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20분의 시간을 추가하는 것에 동의를 받았다. 당연히 주당들이야 대환영이라, 이슬이를 한 병 더 가져다 마신 후, 5시 50분경 식당에서 나왔다. 그리고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깨어보니 치악휴게소라, 차에서 내려 볼일을 본 후 다시 잠을 청해, 죽전에서 승객이 내리는 소음에 잠에서 깼다. 이후 짐을 정리해 하차 준비를 마치고, 9시 56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내려, 서둘러 양재역으로 가 집으로 향해, 거의 11시경 집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강원대학교 도계 캠퍼스 → 육백산 → 응봉산 갈림길 → 응봉산/왕복 → 1,130봉 → 1,114봉 → 1,120봉 → 1,106봉 → 938봉 → 방지재(지맥 이탈) → 이끼폭포 왕복 → 무건리 → 산기마을회관'의 22.3km(램블러) 오지를 6시간 24분 동안 달렸다. 이동 6시 12분, 휴식 12분!
육백산이라는 이름의 어원답게, 고위평탄면이 펼쳐진 산이라, 딱히 길이라고 부를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길이 없다고도 할 수 없어, 울창한 숲속에서 길을 찾아, 목표한 곳으로 가는 게 쉽지 않은 산행이다.
산행 종료 직전 비도 내린 약간 흐린 날씨가 이어져, 산행에는 좋았으나, 구름이 시야를 가려 조망에는 좋지 않은 날씨였다. 하지만, 울창한 숲에 암릉이나, 암봉도 없는 전형적인 흙산으로 전망대가 없으니, 조망의 좋고 나쁨을 따질 상황도 아니었다.
'대한민국에 이런 산도 있구나!' 하는 정도지, 부러 찾을 만한 산은 아니다. 다만, 이끼폭포의 장관은 한 번쯤 볼만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아, 산행이 아니라 관광이 목적이라면 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