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일하는 보리밭가에 앉아
마경덕
신월리 바닷가
끝없는 그 보리밭
봄이 먼저 취직한
삼월의 보리밭에서 나는 무엇을 했던가
멸치 떼처럼 반짝이는 바다를 건너온
봄이 일하는
보리밭가에 앉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녹색의 갯바람에 젖는 봄의 눈부신 머릿결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끝내
아무 일도 없었던, 실업失業의 봄
그 보리밭이
나는 가장 아팠다
월간 『시인』 5월호
마경덕 시인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신발론』 『글러브 중독자』 『사물의 입』 -新 글러브 중독자 『그녀의 외로움은 B형』
2004년 한국문화예술문화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혜
2010년 한국문화예술문화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혜
2012년 ‘100명의 시인이 뽑은 올해의 좋은 시집’ 『글러브 중독자』 선정
2013년 ‘시인이 뽑은 올해의 좋은 시’ BEST 10 「놀란흙」 선정
2014년 ‘시인이 뽑은 올해의 좋은 시’ BEST 10 「뻐꾹채는 피고」 선정
2016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사물의 입』 세종나눔도서 선정
제2회 북한강문학상 대상 . 두레문학상 , 선경상상인문학상. 모던포엠 문학상 수상
롯데백화점, AK문화아카데미, 강남문화원, 솜다리문학 시 창작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