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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列國志 제104회
공녕(孔寧)과 의행보(儀行父)는 일찍이 하어숙(夏御叔)과 함께 벼슬에 올라 서로 친하게 지낸 적이 있어, 하희(夏姬)의 미색을 엿보아 오던 중이었다. 하희에게는 하화(荷華)라는 시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영리하고 눈치가 빨랐다. 그녀는 주인마님을 위해 남자를 끌어들이는 데 익숙해 있었다.
어느 날, 공녕은 하징서(夏徵舒)와 함께 교외에 사냥을 나갔다가 하징서를 바래다준다는 핑계로 주림(株林)에 가서, 거기에서 하룻밤을 유숙하게 되었다. 공녕은 하화를 불러 비녀와 귀걸이를 주면서 마님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리하여 공녕은 하희와 동침하게 되었다. 공녕은 나올 때, 하희의 비단 잠방이를 하나 몰래 훔쳐 나와서, 의행보에게 자랑을 했다.
의행보는 부러운 생각이 들어, 자기도 역시 하화에게 뇌물을 주고 하희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게 하였다. 하희도 평소에 의행보의 신체가 장대하고 코가 큰 것을 보고 마음에 두고 있던 차였다. 하희는 하화를 보내 의행보에게 밀회를 약속하였다. 의행보는 하희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정기를 돋우는 기이한 약들을 널리 구해 먹었다. 그래서 하희는 공녕보다 의행보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의행보가 하희에게 말했다.
“공대부에게는 비단 잠방이를 주었으니, 내게도 사랑의 정표로 뭘 하나 주시오. 그래야 공평하지 않겠소?”
하희가 웃으며 말했다.
“그 비단 잠방이는 제가 준 게 아니라, 그가 훔쳐 간 것입니다.”
하희는 의행보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비록 같은 잠자리를 했더라도 어찌 차별이 없겠습니까?”
하희는 푸른 비단 속적삼을 벗어 의행보에게 주었다. 의행보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 이로부터 의행보의 왕래는 더욱 빈번해졌고, 공녕과는 사이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의 정황을 읊은 시가 있다.
鄭風何其淫 정나라 풍속은 어찌 그리 음란한가?
桓武化已渺 환공과 무공의 교화는 아득해졌네.
士女競私奔 사내와 계집은 경쟁하듯 사통하여
里巷失昏曉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구나.
仲子牆欲踰 계집은 남몰래 담을 넘으려 하고
子充性偏狡 충직한 사내는 교활해졌다.
東門憶茹藘 동문 밖 풀밭에서 밀어를 속삭이고
野外生蔓草 들판 덩굴 속에서 사랑을 나누네.
搴裳望匪遙 치마를 걷어 올리기는 어렵지 않으니
駕車去何杳 수레를 타고 어디로 갈까?
青衿縈我心 님의 새파란 옷깃 내 마음을 설레게 하고
瓊琚破人老 패옥 소리에 늙어가는 줄 모르네.
風雨雞鳴時 비바람이 불고 새벽닭이 울 때라도
相會密以巧 교묘히 은밀하게 서로 만나네.
揚水流束薪 출렁이는 물결에 장작단이 흘러가듯
讒言莫相攪 비방하는 말로 서로 어지럽게 말아라.
習氣多感人 습관이 되면 많은 사람 알게 되니
安能自美好 어찌 이를 아름답다고 하랴?
의행보는 공녕이 비단 잠방이를 자랑하는 것을 아니꼽게 생각하다가, 이제 푸른 비단 속적삼을 얻게 되자 공녕에게 과시하였다. 공녕은 하화를 통해 하희가 의행보와 은밀히 사통하고 있을 것을 알게 되자 질투가 일어나 마침내 한 가지 꾀를 생각해냈다.
진영공(陳靈公)은 원래 음탕한 사람이라, 전부터 하희의 미모를 듣고 갈망해 왔다는 것을 생각해내고, 공녕은 이렇게 생각했다.
“陳侯를 하희와 통하게 해주면, 반드시 내게 고마워할 것이다. 그런데 陳侯는 소위 호취(狐臭)가 있어 하희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니, 자주 만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의행보와는 차차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니, 그 틈에 내가 차지할 수 있으리라.”
[‘호취(狐臭)’는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이다.]
어느 날, 공녕은 혼자 영공을 찾아뵙고, 이런저런 얘기 끝에 슬며시 하희가 천하절색(天下絶色)이라는 말을 끄집어냈다. 영공이 말했다.
“과인도 이미 오래 전부터 그 이름을 들어오기는 했는데, 그녀는 나이가 이미 마흔에 가깝지 않소? 아무리 춘삼월 복사꽃이라 해도, 이젠 시들 때가 되지 않았소?”
공녕이 말했다.
“하희는 방중술(房中術)에 능란하여, 날이 갈수록 젊어져 그 얼굴이 마치 17~8세의 소녀 같습니다. 그녀의 교접 방법은 아주 묘하여, 주군께서 한 번 시험해 보시면 아마도 넋이 나갈 것입니다.”
영공은 불현듯 욕정이 일어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영공은 공녕에게 말했다.
“경은 어떻게 해서라도 과인을 하희와 만나게 해주시오. 경의 공은 결코 잊지 않겠소.”
“하희는 주림에 살고 있는데, 그곳은 대나무가 무성하여 놀기에 좋은 곳입니다. 주군께서 아침 일찍 주림으로 행차하시겠다는 영을 전하면, 하희는 반드시 주연을 준비하여 주군을 영접할 것입니다. 하희에게는 하화라는 시녀가 있는데, 정사(情事)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신이 하화에게 미리 주군의 뜻을 전달해 놓으면, 절대로 일이 어긋나지 않을 것입니다.”
영공이 웃으며 말했다.
“이 일은 오로지 경에게 일임하겠소.”
다음 날, 영공은 수레를 타고 미복(微服) 차림으로 주림으로 놀러갔다. 공녕은 미리 하희에게 통지를 보내고, 하화에게도 은밀한 뜻을 전달해 두었다. 영공은 오직 하희를 품에 안을 생각밖에 없었다. 경치를 구경한다는 것은 명색에 지나지 않았고, 절옥투향(竊玉偸香)하려는 것이 참 의도였다.
[‘절옥투향(竊玉偸香)’은 옥을 훔치고 향기를 훔친다는 뜻으로, 미인의 사랑을 얻음을 말한다.]
한편, 하희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기다렸다. 이윽고 영공의 수레가 하희의 집 앞에 이르자, 하희는 예복을 입고 나와 영접하였다.
“첩의 아들 징서는 지금 바깥에서 글공부를 하고 있어, 주군께서 왕림하신 줄을 몰라 영접하지 못했습니다.”
하희의 목소리는 마치 꾀꼬리가 지저귀는 듯하였고, 그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와도 같았다. 육궁(六宮)의 비빈(妃嬪)들 중에 하희에게 비할 수 있는 여자는 없었다. 영공이 말했다.
“과인이 이곳에 우연히 놀러왔다가 잠시 들린 것이니, 괴이쩍게 여기지 마시오.”
하희가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
“주군께서 이처럼 누추한 곳에 왕림하셨는데, 천첩이 초라한 주안상을 준비하기는 했사오나, 감히 올리지 못하겠습니다.”
“이미 음식을 마련했다 하니, 예의에 구애될 것은 없소. 듣건대, 이 집 후원이 유아(幽雅)하다 하니, 한 번 구경해 보고 싶소. 주인은 그곳에 음식을 차려 함께 즐기면 어떻겠소?”
“망부(亡夫)가 세상을 떠난 후로 오랫동안 후원을 소제하지 않아, 주군을 모시기가 두렵습니다.”
하희의 대답이 정연하니, 영공은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커져 갔다. 영공은 하희에게 명하였다.
“예복을 갈아입고, 과인을 후원으로 안내해 주시오.”
하희는 예복을 벗고, 은은하게 속살이 비치는 옷으로 갈아입고 곱게 단장하였다. 그 자태는 월하이화(月下梨花)요 설중매화(雪中梅花)였다. 조금 전과는 다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하희가 앞장서 인도하여 후원에 이르렀다.
후원은 비록 넓지는 않았지만 커다란 소나무와 빼어난 잣나무가 서 있고, 기이한 바위와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하였다. 정원의 한쪽에는 연못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연꽃에 둘러싸인 정자가 몇 개 세워져 있었다. 그 가운데에 처마가 높은 정자가 있었는데 붉은 색을 칠한 난간에 비단 장막이 쳐져 있어 보기에도 매우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곳이 바로 손님을 접대하는 곳이었다.
그 정자 양쪽에는 행랑채가 달려 있었고, 후면에는 구불구불한 회랑이 이어져 있는데 곧바로 내실의 침소로 통하게 되어 있었다. 후원 한쪽에는 말을 기르는 마구간이 있었고, 서쪽 공터에는 활터도 있었다.
영공이 한번 둘러보고 다시 돌아 나오자 정자 안에는 이미 깔고 앉을 자리와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하희가 술잔을 들고 좌정하여 영공의 맞은편에 앉았다. 영공이 자기 곁의 자리를 내주며 앉으라고 권하자, 하희가 사양하며 감히 다가와 앉지 못했다.
영공이 말했다.
“주인이 어찌 옆에 앉지 못한단 말이오?”
영공은 공녕을 우측에, 하희를 좌측에 앉게 한 다음 말했다.
“오늘은 君臣 간의 분별을 생략하고 마음껏 즐겨 봅시다.”
술을 마시는 동안에도 영공의 눈길은 하희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하희 역시 추파(秋波)를 흘렸다. 영공은 술이 취하자 치정(癡情)이 발동했고, 공녕은 또 옆에서 장단을 맞췄다. 두 사람은 술을 얼마나 마신지도 모를 정도로 계속 마셔댔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자 촛불을 켜고 잔을 바꾸어 계속 마셨다. 마침내 영공은 크게 취하여 자리에 쓰러져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공녕이 하희에게 은밀히 말했다.
“주군께서는 오래 전부터 부인의 미모를 사모해 오다가 오늘 부인과 즐기기 위해 오셨으니, 그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시오.”
하희는 미소를 지을 뿐 대답이 없었다.
공녕은 밖으로 나가 시종들의 잘 곳을 마련해 주고, 자기도 객실로 들어갔다. 하희는 비단 이불과 수놓은 베개를 내주고, 자기는 향탕(香湯)에 들어가 목욕을 했다. 하화는 영공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
얼마 뒤, 영공이 잠에서 깨어 눈을 크게 뜨고 하화에게 물었다.
“너는 누구냐?”
하화가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
“천비(賤婢)는 하화라고 합니다. 마님의 명을 받들어 주군을 모시고 있습니다.”
하화는 술을 깨게 하는 산매성주탕(酸梅醒酒湯)을 바쳤다. 영공이 말했다.
“이 탕은 누가 만들었느냐?”
“천비가 끓였습니다.”
“네가 매탕(梅湯)을 잘 만드니, 과인을 위해서 중매(中媒)도 들 수 있겠구나.”
하화는 일부러 아무 것도 모르는 척 대답했다.
“천비는 비록 중매를 설 줄을 모르오나, 심부름 다니는 일은 잘 압니다. 그런데 주군께서는 누구에게 마음을 두고 계십니까?”
“과인은 너의 마님에게 이미 혼을 다 빼앗겼노라. 네가 이 일을 성사시켜 준다면, 후한 상을 내리겠다.”
“저희 마님은 천한 몸이라 귀하신 분께 합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오나 다행히 총애하시어 버리지 않으신다면, 천비가 인도하겠습니다.”
영공은 크게 기뻐하였다.
하화는 등불을 들고 요리조리 꼬불꼬불한 복도를 지나 내실로 영공을 안내했다. 하희는 등불을 밝혀 놓고 홀로 앉아 있었는데, 마치 누구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문득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미처 누구냐고 묻기도 전에 영공이 내실로 들어섰다. 하화는 등불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영공은 이제 여러 말이 필요치 않았다. 하희를 덥석 안아 휘장 안으로 들어갔다. 둘은 곧장 옷을 벗고 나란히 누웠다. 하희의 피부는 부드럽고 반드르르하였으며, 교접을 하는데 완연히 처녀 같았다. 영공이 이상히 여겨 묻자, 하희가 대답했다.
“첩은 스스로 치유하는 법을 알고 있어, 해산한 후에도 사흘만 지나면 예전처럼 다시 충실해집니다.”
영공은 찬탄하였다.
“천상의 신선이라 해도 이보다 낫지 않으리라!”
그런데 영공의 음구(淫具)가 본래 공녕이나 의행보보다 못한데다, 겨드랑이의 냄새도 심했다. 그래도 한 나라의 군주인지라 하희는 감히 싫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고, 온갖 기교를 부려 영공을 즐겁게 해주었다. 영공은 마침내 세상에 드문 기이한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날이 밝자 하희가 영공을 깨웠다. 영공이 하희에게 말했다.
“과인이 사랑스런 그대와 관계하고 보니, 육궁의 비빈들은 모두 분토(糞土)나 다름없소. 그런데 그대는 과인을 조금이라도 마음으로 사랑하고 있소?”
[‘분토(糞土)’는 썩은 흙으로, 보잘것없는 것을 이른다.]
하희는 영공이 이미 공녕·의행보와 관계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이렇게 대답했다.
“천첩이 어찌 감히 속이겠습니까? 첩은 지아비를 여읜 후로 자제하지 못하여, 다른 사람에게 몸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군후를 모신 몸이니, 이후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일절 끊고 감히 두 마음을 품지 않겠습니다.”
영공은 기분이 좋아서 말했다.
“사랑스런 그대가 평소에 관계를 가졌던 자들을 모두 과인에게 말해 보시오.”
“공녕·의행보 두 대부가 첩의 어린 자식을 돌봐 주었기 때문에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 외엔 결코 없습니다.”
영공은 웃으며 말했다.
“공녕이 그대의 교접하는 방법이 절묘하다 하더니, 몸소 겪어 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알겠는가?”
“천첩이 죄를 지은 것은 이미 지난 일이오니,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공녕은 그대 같은 미녀를 천거해 준 사람이라, 과인은 그에게 감격하고 있소. 그대는 의심하지 마시오. 다만 그대와 계속 만나 정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오. 그 외에는 그대가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 내 결코 막지 않으리다.”
“주군께서 원하시면 오실 수 있는데, 무엇이 어렵겠습니까?”
잠시 후 영공이 일어나자, 하희는 자기가 입고 있던 땀에 젖은 적삼을 벗어 영공에게 입혀 주면서 말했다.
“주군께서는 이 적삼을 보시면서 천첩을 생각해 주십시오.”
하화가 등불을 가지고 와서 다시 정자로 안내하였다.
정자에는 이미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공녕은 시종들을 거느리고 어가를 대령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하희는 영공에게 정자로 오르기를 청하여 문안 인사를 드렸다. 요리사는 시종들에게도 모두 음식을 대접하였다. 식사가 끝나자 공녕은 어가를 몰고 조정으로 돌아갔다.
백관들은 영공이 밖에 나가 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날이 밝자 백관들이 조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영공은 조회는 취소한다는 영을 내리고 곧바로 궁으로 들어가 버렸다. 의행보가 공녕을 붙잡고 주군이 어제 저녁에 어디서 잤느냐고 물었다. 공녕은 속일 수가 없어 사실대로 말했다.
의행보는 그것이 모두 공녕의 천거로 이루어진 것을 알고, 발을 구르며 말했다.
“그런 좋은 일을 어째서 그대 혼자서만 생색을 냈소!”
공녕이 말했다.
“주군께서 하희에게 완전히 반해 버렸으니, 다음은 그대가 주선하도록 하시오.”
두 사람은 크게 웃으며 헤어졌다.
다음 날, 영공은 조례를 마친 후 공녕을 불러 하희를 천거해 준 일에 대해 사례하였다. 그리고 의행보를 불러 말했다.
“그런 재미있는 일을 어찌 좀 더 일찍 과인에게 아뢰지 않고, 그대들만 재미를 보았소? 그건 도리가 아니지 않소?”
공녕과 의행보가 일제히 말했다.
“신들은 그런 일이 없습니다.”
“미인이 스스로 다 말했으니, 경들은 감추지 마시오.”
공녕이 대답했다.
“비유컨대, 주군께 음식을 바치기 전에 신하가 먼저 맛을 보고, 아버지가 드시기 전에 자식이 먼저 맛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맛이 좋지 않으면, 어찌 감히 진상할 수 있겠습니까?”
영공은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가 않소. 비유컨대, 웅장(熊掌)과 같아서, 과인이 먼저 맛을 보아도 괜찮소.”
공녕과 의행보도 함께 웃었다. 영공이 다시 말했다.
“그대들이 비록 그녀와 관계를 맺었다고는 하지만, 나만은 못할 것이오. 그녀는 내게 정표로 준 것이 있소.”
영공은 적삼을 내보이며 말했다.
“이것은 미녀가 내게 준 것이오. 그대들이야 이런 게 있겠소?”
공녕이 말했다.
“신에게도 있습니다.”
영공이 말했다.
“경에게는 무엇을 주었소?”
공녕이 관복 속에서 비단 잠방이를 꺼내 보이며 말했다.
“이것이 그녀가 준 것입니다. 신만이 아니라 의행보에게도 있습니다.”
영공이 의행보에게 물었다.
“경은 또 무엇을 받았소?”
의행보는 푸른 비단 속옷을 꺼내 보였다. 영공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세 사람이 다 정표를 가지고 있구려! 다음에 함께 주림에 가서 침상을 나란히 하여 대회를 한 번 열어 봅시다.”
그 군주에 그 신하였다. 조당에서 이런 농지거리를 하고 있다는 말이 밖으로 새어나가자, 한 정직한 신하가 교아절치(咬牙切齒)하면서 소리쳤다.
“조정의 법도가 땅에 떨어져 이렇듯 문란해졌으니, 陳나라가 망할 날도 머지않았구나!”
그는 의관을 정제하고 간언을 하기 위해 조당으로 달려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