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시와 아키가 아직 어린 아이였던 시절,
''○○아, 약한 자를 돕는 건 시민으로써 당연한 의무란다. 특히 공원에 사는 실장석들은 스스로는 살아갈 수 없는 불쌍한 아이들이야. 그러니 우리가 도와줘야겠지?''
그의 어머니는 아주 강박적인 도덕관념을 지닌 사람이었다. 스스로 피해를 입으면서까지 실장석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병적인 도덕관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아들에게도 그것을 강요했다. 그녀의 모순된 윤리관이 어린 토시와 아키를 학대 수준으로 괴롭힌 것이다.
''그럼 오늘도 봉사하러 가자꾸나.''
''...네.''
어리고 약했던 그는 마지못해 어머니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
현재, 고라니 공원.
''자, 도망쳐봐라! 벌레들아!''
아키는 꼬챙이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꼬챙이 끝에 달린 녹은 마시멜로가 튀어 분충들의 피부에 닿자 비명이 울려퍼진다.
''데샤아아아! 존나게 뜨거운 데샤아아!''
''마마! 구해줘 테치!''
피부에 마시멜로가 닿자마자 화상으로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실장석들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치지만, 아무리 달려도 금방 따라잡힌다.
''햣하!''
푹.
아키가 다트 던지듯 날린 꼬챙이가 친실장의 손에 정확히 꽂힌다. 꼬챙이는 두부에 꽂히는 것처럼 간단히 친실장의 손은 관통한다.
''와...와타시의 섬섬옥수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친실장은 바닥에 쓰러져 뒹구른다. 그걸 본 일가의 장녀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집 안에 있는 삼녀와 눈을 마주친다.
''오네챠! 어서 하우스 안으로 오는 테치! 하우스는 안전한 테치!''
삼녀는 스스로 들킬 위험이 있음에도 용기를 내어 소리쳤다.
물론 아키에게 들킨 시점에서 종이로 된 상자가 안전할 리는 없지만, 빈약한 그들의 뇌로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다.
''아...알겠는 테치! 지금 가는 테치!''
장녀는 우스꽝스럽게 뒤뚱거리며 집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아키가 일부러 가만히 놔두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도착한 테...''
장녀가 상자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
''와타시가 먼저인 데스!''
친실장은 자신의 장녀를 손으로 밀쳐 버리고 먼저 상자에 들어간다. 장녀는 친실장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넘어져버린다.
''테챠아! 마마!''
''자들은 다 뒤져도 와타시는 살아야 하는 데스!''
지 살자고 장녀를 희생시킨 친실장은 도착하자마자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집안에 있던 테이프로 문을 막기 시작한다.
''마마! 아직 장녀 오네챠가 오지 못한 테치!''
''시끄러운 데스! 이게 다 오마에타치가 닝겐을 제대로 메로메로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데스까? 그러면 최소한 고귀한 와타시를 위해 고기방패라도 되는 게 자로써의 도리인 데샤!''
눈이 돌아간 친실장이 침을 튀기며 궤변을 늘어놓는다. 삼녀는 어이를 상실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이럴 게 아닌 데스! 삼녀! 오마에도 나가서 와타시를 위해 시간을 버는 데스! 55분만 버티면 된다고 똥닝겐이 말했던 데스! 낳아준 은혜를 갚으란 말인 데샤아!''
서걱.
''뎃?''
''텟?''
서걱.
수상한 소리가 상자의 천장에 들리기 시작한다. 천장에서 종이쪼가리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상자의 틈새로 빛이 들어온다.
''어떻게... 어떻게 한 데스?''
''가위로 잘랐지. 상자도 종이니까.''
그냥 힘으로 문을 부숴도 되지만, 아키는 더 강력한 공포감을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천장을 열었다.
''테...''
친실장이 밀쳐버렸던 장녀는 아키의 꼬챙이에 관통당한 상태로 들려져 있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지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친실장을 노려보고 있다.
''흠...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볼까? 8분! 아직도 52분이나 더 놀 수 있네?''
친실장은 얼어버렸다. 머리 속으로 온갖 행복회로를 굴리고 있지만, 결국 망상은 아키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끝이 나버린다.
''삼...삼녀... 가서 시간을 버는 데스! 와타시가 도망칠 시간을 버는 데스!''
하지만 삼녀는 친실장이 얼타는 동안, 이미 운치굴 속으로 피신한 상태이다.
''뒈지려면 마마 혼자 죽는 테치! 아타치를 끌어들이지 마는 테챠!''
''지랄마는 데스! 자면 자답게 마마의 명령에 복종하는 데스!''
꿈틀.
''자란 존재는 마마에게 복종하기만 하면 되는 데샤아아아!''
꿈틀.
친실장가 내뱉은 몇마디의 개소리가 아키를 자극한다. 그건 아키에게 있어서 역린.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친실장은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다.
''너...''
''뎃?''
아키는 친실장의 멱살을 잡고 그대로 들어올린다. 아키와 바로 앞에서 눈이 마주치자 친실장은 참아왔던 운치를 지려버린다.
''너도 명색이 어미라면 최소한 자식을 방패막이로 삼지는 말아야지?''
''자...자는 얼마든지 더 낳을 수 있는데... 왜 그래야 하는 데스?''
친실장은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방금 전까지는 웃으면서 즐기던 아키의 얼굴이 이렇게 일그러졌는지, 살기 위해서는 도망가야 하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지, 왜 인간에 불과한 아키가 이렇게 무서운지,
퍽.
''데갸아아아아!''
아키는 친실장의 면상을 그대로 나무에 박아버렸다. 감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기계적인 동작으로 폭력을 가하는 아키.
친실장의 얼굴이 추상화처럼 일그러지자 그제서야 아키는 손을 멈춘다.
''데...데...''
''휴... 갑자기 머리에 피가 쏠렸나... 흥분했네.''
''데...데스웅~~''
친실장은 온전하지 않은 몸상태로 한 손은 입 옆에 다른 한 손은 자신의 원피스를 들쳐보이면서 아양을 떨었다.
''아, ㅅ발.''
쾅쾅쾅.
나무에 적녹색의 벽화가 새겨졌다. 아키도 더 이상 자신의 손을 더럽히기 싫어서 기절한 친실장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친실장의 한쪽 눈알이 빠져서 바닥에 굴러더닌다. 그 와중에도 친실장은 꿈틀거리며 본능적으로 아양떠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저러고도 안 뒈졌네. 질긴 새끼.''
물론 아키는 이대로 얌전히 죽게 내버려둘 생각은 없었다.
''너는 내가 연구한 학대법 중 가장 최악의 방식을 체험하게 될 거야.''
●●●
토시는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주변을 살폈다. 자신의 손에는 적녹색의 피가 묻어있고, 주변은 아수라장이었다.
이미 형체도 알 수 없이 불타서 숯이 되어버린 차녀.
꼬챙이에 꽂혀 피와 내장을 쏟으며 죽은 장녀.
그리고 일가의 친실장은 어딘가로 사라져 있다.
기억은 없지만 토시는 손에 남아있는 감각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직감했다.
''어머니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토시는 허공에 대고 사죄를 하며 오열한다. 그때,
''...닝겐상?''
토시를 부르는 목소리. 그 정체는 일가의 삼녀였다.
''너, 살아있었니?''
''역시, 애호파 닝겐상으로 돌아오신 테치. 잘 이해가 되진 않지만, 닝겐상은 하나의 몸에 두개의 정신이 있으신 테치. 맞는 테치까?''
삼녀는 토시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아키가... 너는 죽이지 않은 거야?''
''...그 학대파 닝겐상이 말한 테치. '넌 양충이니까 건들지 않는다.' 라고 테치.''
토시는 당황했다. 자신이 아는 한 아키가 실장석을 학대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아키.''
○○○
친실장은 정신을 차렸다.
''여긴 어디인 데스?''
어느새 몸에 나있던 상처는 사라져있었다. 한쪽 눈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전부 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와타시의 눈이!!!! 석녀가 되어버린 데스!!!''
친실장은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이내 숨을 고르고는,
''이렇게 되면 자판기를 이용해 자를 낳게 하는 수밖에 없는 데스. 비록 이번에도 실패를 했지만, 다시 도전하는 데스! 내일도 살아가는 데스!''
친실장은 의지를 다시 갖추고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 주변을 살폈다.
몸이 답답하다. 좁다. 친실장은 지금 아주 좁은 상자 속에 갇혀있다.
''와타시의 몸이 묶여있는 데스. 매니악한 취미를 가진 똥닝겐인게 분명한 데스.
그리고 어째서인지 달달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다.
''뎃? 이건 똥닝겐이 가지고 있던 간식들인 데스!''
친실장은 마시멜로를 보자마자 혀를 내밀고 훼벳거린다. 입에 들어오는 단맛에 방금 전까지 학대받던 기억은 눈 녹듯 사라진다.
''마시멜로 만이 아닌 데스? 달콤한 우유랑 콘테이토, 그리고 초코도 있는 데스!''
친실장은 조그만 간식 상자 안에 갇혀있던 것이다. 녀석은 천국에라도 왔다고 생각하며 혀로 간식들을 핥아먹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도 모른 채,
''뎃? 개미씨인 데스? 저리 꺼지는 데스. 이건 전부 와타시의 것... 데갹! 따가운 데스!''
달콤한 향기에 이끌린 벌레들이 점점 친실장이 있는 상자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본래 친실장 정도의 개체라면 벌레쯤이야 간단히 처리할 수 있겠지만, 녀석은 지금 몸이 묶여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아키가 말한 최악의 학대법.
''데갸아아아아! 와타시의 세레브한 몸에 알을 낳지 마는 데샤아아!''
고대 페르시아에서 유래한 '스카피즘'이라는 고문 사형법을 실장석의 사이즈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다.
먼저 실장석을 우유와 단 간식이 들어있는 상자에 묶어서 가둬둔다. 그리고 방치하면 달콤한 향기에 이끌린 벌레들이 모여든다. 벌레들은 간식과 함께 실장석의 몸을 갉아먹고 그 안에 알을 낳는다.
사람이라면 보름 안에 죽게 되겠지만, 위석처리가 된 실장석이라면 수명이 다 할때까지도 살 수 있다.
''어...어째서 소중한 돌씨는 와타시를 편하게 만들어주지 않는 데스... 이건... 배신인...데스.''
아키는 앞으로 1년은 쓸 정도의 활성제 통에 친실장의 위석을 넣어 두었다. 그동안은 혀를 깨물든 벽에 머리를 박든 절대 죽을 수 없을 것이다.
''제...발 죽...여줘...뎃...''
아키는 친실장을 아주 깊숙한 외지에 방치했다. 인간은 물론, 실장석의 발길도 닿지 않는 깊숙한 오지에 말이다.
첫댓글 이 자는 카페의 보배인 레후!
서늠녀가 너무 귀여운 레후.똥분충으로 타락시키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