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다고 한다.
다만 날씨 처럼 그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서,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만사는 자신은 원인을 몰라 억울해 해도,
길게 전체적으로 보면 다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일리가 있다.
사라호 태풍이나 홍수의 경험도 많았고,
사반세기 전에도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기는 소동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그 후 기술도 발전하고 상당한 보완 공사를 하였으나, 물난리를 피하지 못한 것은,
처리능력을 초과하는 자연의 변화에다 사람들이 덧 붙인 배출량의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서울의 하수처리 설계는 10년에서 30년 주기의 강우량에 기초한다고 한다.
시시때때로 벌이는 땅파기 때, 형편대로 100년 주기는 못 되어도
30년에서 50년 주기라든가 처리량을 키워왔어야 할 것인데,
국가나 서울시나 기후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동네방네 떠벌리면서,
눈에 보이는 디자인이니 수변 경관이니 외양 겉치레에 치중해 온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소생이 사반세기 전 해외공사판에 있을 때 사막 한가운데에서도,
하수처리장 설계를 200년 주기로 하려다 축적된 관측 자료가 없어 100년 주기로 설계를 승인 받아,
그에 맞추어 기자재를 발주하고 공사를 했던게 기억난다.
영화 쟝발장에서 평균 강수량이 상대적으로 고른 파리의
사람이 걸어다니는 대규모 하수도를 보고도,
여름과 초가을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우리나라의 하수처리 시설을
이정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배짱이 놀랍다.
지금은 자연배수 뿐 아니라 펌프를 이용한 강제 배수도 가능 하므로,
하수도의 구경 탓만 할 수도 없다. 저류지 확보나 그린벨트 보전 등 할 일도 많다.
더욱이 우면산 산사태는 과잉개발의 부산물임이 명백하다.
간선도로가 막히고 영향력 있는 인사들도 참화를 당해, 정권과 그 후계체제 구상이 위험할 지경이 되었는지,
4,000명이라는 대규모 민관군이 총동원되는 장면이 벌어졌으니,
앞으로 과잉개발이 개선될지는 모르겠으나,
비과학적이고 허세를 좋아하는 국민들 의식수준에 영합하고 오히려 부추겨 이득을 도모하는
정치인들은 물론 교육 문화등 사회지도층들의 얄팍한 처세가 바뀌지 않는 한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평창으로 있지도 않는 그랜드슬램이라고 조어를 만들며 허풍 떨던게 불과 한 달 전이다.
첫댓글 No men은 답답하고, Yes men은 위험하단 말이야. 옛 사람이 가르치듯 No men은 말 태워 보내고, Yes men은 소를 태워 보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