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가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마무리 공사를 해 주려 들었건만 일은 뒷전에 두고
집 뒷산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선홍빛 달콤한 유혹에 가시에 찔리는 아픔도 감수합니다.
마뜰농장의 개구쟁이 민석이의 손에 담긴 산딸기
마뜰농장은...
봉화 깊숙한 골짜기 재산면에서도 일월산 자락으로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산중에 있습니다
작년삼월 이곳으로 귀농한 젊은부부와 아홉살 서윤이,일곱살 개구쟁이 민석이네 삶의 터전이죠.
첫 해에 3600평 넓은땅에 고추와 콩으로 작은소출을 보더니
올 해는 수박농사에 전념하고 있답니다
마뜰의 젊은주인과 처음 인연이 된곳도 봉화였고,
이제 강산이 변할만큼 사귐도 깊어졌습니다.
그런 아우가...
도심에서 지치고 병드신 부모님 모실 작은집 한채를 만들어 달라고 청을합니다
하여...
사방12자 구들방에 작은부엌과 화장실이 딸린 8평 흙집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아무리 작은 집이라도 격식과 순서는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규모만 작을 뿐
듬직한 덤벙주초 위에 목조의 골격을 완성했습니다
전기배선,상하수와 오패수관 매설도 마치고
구들방 고막이돌도 쌓았습니다
옛조상님네들의 지혜로운 난방법인 구들 놓기는...
원칙만 준수하면 아주 쉽습니다.
먼저 아궁이 쪽에서부터 고래개자리 쪽으로 불길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약한 경사를 주고,
아궁이 자리는 성인무릎 깊이만큼 더 파낸 다음 불목을 만들어 주고,
윗목에 고래 개자리를 두자정도의 깊이로 길게 파줍니다,
다음은 고래 개자리에서 외부 굴뚝쪽으로 연도를 내어주고,
굴뚝이 위치할 자리에 다시 굴뚝 개자리를 깊숙히 파낸 다음, 적당한 크기의 오지항아리를 뭍습니다.
제가 즐겨놓는 구들방식은 헛튼구들로서 주변에 있는 대충 넙적한돌들을 사용하여 궴돌위에 모자이크 짜 맞추듯 놓습니다
불길이 마치 지렁이 꿈틀거리듯 하겠죠.
열기가 이곳저곳 돌다 나가는 탓에 장작 몇개로 방을 데울 수 있답니다.
오년전인가?!!
양양에 계신 무운선생의 구들학교에서 배운 방식인데 제대로 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암튼 장작 적게들고, 방 따땃하다고들 하니 줄 곳 고집하려 합니다.
광철씨, 아궁이자리를 파내다 망연한 모습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집터가 단단한 마사토위에 섯으니 어찌하오리까. ㅡ,.ㅡ
곡괭이로 찍어내고
삽으로 걷어내고...
저랑 함께하면 늘 아오지 탄광입니다.
두께 17쎈티에 너비가 80센티가 넘는 아주 훌륭한 이맛돌은
세명이서 낑낑거리며 겨우 올려놓아야했답니다.
바닥 시침은 곱개친 황토를 고루 펼친 후 물조리개로 물을 준 다음, 맨발로 꾹꾹 밟아 다지기를 여러차례 해야 합니다
아주 즐거운 노동이죠...
시침후엔 연기가 새는곳이 없는지, 불길은 잘 드는지 확인 해 봐야 하고요.
기와도 이틀만에 다 올렸습니다. 바닥평수 8평인데 기와평수는 20평 가까이 됩니다.
사진 우측하단에 기웃거리는 분은 저와 동거중인 일해스님이랍니다.
창호도 설치되고있습니다
부엌공간에 타일도 붙히고
자그마한 욕실창도 이쁘게 달렸습니다
뒷켠에서 본 부엌창과, 황토로 마감한 외벽모양입니다
굴뚝까지 달아내고 장작을 지피니 연기가 몽실몽실 오릅니다.
참 좋습니다......
준비해놓은 커다란 가마솥은 아직 제대로 걸질 못했습니다.
차분한 시간에 걸어주기로 약조하고...
오지산골에 병약한 부모님을 모시려 애쓰는 후배님의 마음에 작은 격려를 건내며
건강한 집에서 점점 회복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며...
마뜰농장의 행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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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마뜰농장의 행복을 빕니다...좋은 정보와 함께 차분하게 소개해 주신 사람사는 이야기로 이 저녁 저도 행복해지네요. 외벽의 나이테 모양 문양이 아주 인상적입니다...수고 많으셨네요...^_^
와아 멋지네요.. 나무향과 흙내음이 여기까지 전해오네요....
참 좋습니다/ 평안합니다
멋진 집이 완성되었군요,,딱 제가 구상중인 집모양입니다,,10~15평을 올해 가기전 지어야 하는데~^(^
멋집니다.편안한 보금자리가 되겠네요
정감이 묻어나고 사람사는 정이 느껴지네요
이쁘게 보아주신 여러분께... 고맙습니다~
나무가 좋습니다..흙이 있어 더 좋습니다.
참 단아합니다. 모자름없고 넘치지 않는 단아함... 지나는 길에 꼬옥 구경하고 싶습니다. 혹 쪽지루 주소 좀 알 수 있을까요...
참 단아하고 예쁩니다. 퍼가도 되겠지요 ...??!!!
우와 좋으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