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미술관엘 다녀왔다. 근대미술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금년 들어 가장 심하다는 황사가 온 사방을 부옇게 뒤덮고 있었다.
미술관은 무료관람이었지만 관람객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 넓은 공간에 사람들이 없어 그림 보는 데는 좋았다.
그림책에서만 보았던 유명 작품들이 눈에 띄였다. 시간 나는 사람들은 한번 가서
보면 좋을 것이다.
부로슈에 소개된 작품 몇점을 올리고 간략한 비평을 옮겨 본다.
1. 의재 허백련의 [산수]
夜靜水寒漁不食
滿船空載月明歸
(조용한 밤 물은 차서 고기는 입질을 않아
배에 가득 밝은 달만 싣고 오네)
중국 당나라 고승인 덕성선사가 지은 시다.
달무리 속에 보름달과 소나무 사이에 고즈넉한 정자, 그리고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배를 저어 오는 인물 등
맑은 문인화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음에 계속)
2. 小亭 변관식 <무릉도원>
도화유수향연거(挑花流水香然去) 복사꽃이 물에 흘러 내려가니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별다은 천지요 인간 세상이 아니다
변관식은 소림 조석진의 외손자로 그의 예술이 무르익은 것은 해방후의
1950년대에후다. 전국을 방랑하며 사생에 기초한 농촌풍경을 그린 그는 적묵법에 의한 자연묘사에 능하였다.
3. 乃告 박생광 <토함산 해돋이>
토함산 해돋이는 1981년 백상기념관 전시에서 첫선을 보이고 같은 해 제17회 중앙문화대상 예술부문 장려상을 수상한 이후
크기가 다른 여러 점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화면은 상단과 하단으로 2분되어 상단은 불국토, 하단은 불국토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나뉘어졌다.
상단의 중앙에 토함산 석굴암의 본존불이 금빛 법신과 두광을 빛내며 위치하고 본존불의 우측에 석굴암의 보현보살이
역시 금빛 법열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화면의 하단부 정중앙에는 악귀로부터 불국토를 지키는 인왕상이 있으며 그 좌우로 호랑이와 봉황이 각각 1쌍씩
배치되어 있다. 상단과 하단의 경계에는 산과 바다를 암시하는 녹색과 푸른색의 곡선띠가 수평으로 흐르며
토함산에 떠 오르는 붉은 해와 붉게 물든 주변의 장엄함이 붉은 꽃잎으로 암시되어 공간을 떠 다닌다.
불국토의 명상적 분위기와 호랑이 봉황 등 민화적 모티브가 한 공간에서 혼재하는 장면으로 성(性)과 속(俗)이
둘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