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금융계에서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를 두고 이같이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두 가족이 최근 내우외환에 빠졌다. 가뜩이나 LG카드 사태의 여파로 카드 및 캐피탈 업계의 경영여건이 최악인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이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집중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쯤되다보니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회장을 겸하고 있는 이계안 회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11월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현대캐피탈 서울 여의도동 본사 사무실을 상대로 지난 27일 압수수색을 벌인 이후 현대캐피탈과 이계안 회장 등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현대캐피탈 등 현대차 그룹의 자금거래 내역과 재무상황이 담긴 컴퓨터 디스켓 등 전산자료 일체 및 비밀장부·회계자료 등을 압수하고 비자금 조성여부와 돈 흐름 여부를 추적 중이다.
문제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가 ‘동심이체’ 같은 존재라는 점. 물론 양사는 대표이사는 물론 임원까지도 공유하고 있다. LG카드 사태에 이은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를 향한 악재는 그래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악의 경우 한꺼번에 두 회사,상당수 경영진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계안 회장이 조사대상으로 오른 점은 예사롭지 않은 점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회장이야말로 현대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현대차 사장을 거쳐 현대캐피탈 및 카드사 회장에 오른 인물”이라며 “그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회사를 지목한 배경이 궁금하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한 지붕 두 가족인 현대캐피탈 등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불법 대선자금 사태에까지 연루되면 ‘설상가상’ ‘내우외환’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회사는 제조업체보다 외풍을 더 탄다는 점에서 현대캐피탈 등 관계사의 움직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