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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락궁이에 관한 설화는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는 다양한 본풀이 중 일반신본풀이에 해당하며, ‘이공본풀이’로 전승되고 있다. 이공본풀이는 서천꽃밭을 관장하며, 인간의 생사를 주관하는 이공신의 내력을 담은 이야기이다. 설화에서는 어머니의 희생과 함께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남성 중심의 질서가 서천꽃밭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초공본풀이와 삼공본풀이 사이의 이공본풀이
할락궁이에 관한 이야기는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는 다양한 본풀이 중 일반신본풀이에 해당하며, ‘이공본풀이’이란 이름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공본풀이는 ‘이공(二公)’이라는 신의 내력을 풀이한 이야기로 신화에서는 서천꽃밭을 관장하는 꽃감관(監官)이며, 저승에서 인간의 생사를 주관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이공본풀이는 제주 지역에서 연행되는 큰 굿 열두거리 중에서 무당의 조상신의 내력을 풀이한 ‘초공본풀이’와 인간의 운명을 관장하는 전상신에 대한 내력을 풀이한 ‘삼공본풀이’ 사이에서 구연된다.
아버지를 찾아 서천꽃밭으로 떠난 할락궁이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김진국과 부자인 원진국이 살고 있었는데, 둘 다 마흔이 넘도록 자식이 없었다. 어느 날, 절에 공양을 드리면 자식을 낳을 수 있을 거란 말을 듣고, 절에 치성을 드린 후 같은 날 두 아이가 태어났다. 김진국은 아들을 얻어 ‘사라도령’이라, 원진국은 딸을 얻어 ‘원강아미’라 이름 짓고, 두 사람은 “장차 이 아이들이 장성하면 우리 서로 사돈을 맺자.”라고 약속했다. 두 아이는 열다섯이 되던 해에 약속대로 결혼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생겼다. 그런데, 옥황상제의 명으로 사라도령이 서천꽃밭의 꽃감관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원강아미도 만삭의 몸으로 따라 나섰는데, 만삭의 몸으로 길을 따라 가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결국, 원강아미는 근처에 있던 재인장자의 집에 머무르며 종살이를 해야 했다. 사라도령은 “아들이 태어나면 할락궁이, 딸이 태어나면 할락댁이라 이름을 지으시오.”라고 한 후, 증표를 맡기고 서천꽃밭으로 떠났다.
하루는 재인장자가 원강아미를 겁탈하려고 했지만, 원강아미는 배 속에 있는 아이를 핑계로 이를 거절하였다. 이후 사내아이가 태어났고, 원강아미는 남편의 말대로 아이의 이름을 ‘할락궁이’로 지었다. 원강아미는 아들이 열다섯이 될 때까지 재인장자의 청을 거절했고, 화가 난 재인장자가 원강아미를 죽이려고 했다. 이때 막내딸이 죽이지는 말고, 궂은 일이나 시키자고 했다. 그날부터 원강아미와 할락궁이의 힘든 나날들이 지속되었지만, 신기하게 동물들이 그들을 도와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락궁이가 “어머니 저의 아버지는 누구신가요?”라고 묻자, 원광아미는 증표를 주며 아버지에 관하여 알려주었다.
그날 밤, 할락궁이는 어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났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재인장자는 도망간 할락궁이를 쫓지만 잡지 못하고, 결국에는 원강아미를 죽였다. 재인장자의 추적을 따돌린 할락궁이는 긴 여정 끝에 서천꽃밭에 도착하여 아버지를 만났고, 증표를 보여주고 아들임을 인정받았다. 사라도령은 서천꽃밭에서 꽃들을 꺾어 아들에게 주며, “이 꽃들을 가지고 다시 돌아가 죽은 어머니를 살리고, 재인장자를 벌하여라.”라고 말했다. 이에 할락궁이는 재인장자 집으로 돌아가 웃음웃음꽃과 멸망악심꽃으로 재인장자 일가를 죽이고, 홀로 방에 숨어있던 막내딸에게 어머니 있는 곳을 물어 나머지 꽃을 이용하여 어머니를 살렸다. 이후 할락궁이는 어머니와 막내딸을 데리고 서천꽃밭으로 갔다. 그곳에서 사라도령과 원강아미는 다시 부부가 되었고, 할락궁이는 서천꽃밭의 꽃감관이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희생으로 꽃감관이 된 할락궁이
할락궁이에 관한 설화는 서천꽃밭을 관장하며, 인간의 생사를 주관하는 이공신의 내력을 담은 이야기이다. 설화의 주인공인 할락궁이는 서천꽃밭에서 가져 온 꽃으로 재인장자에게 복수를 했고, 어머니를 다시 살려내며, 아버지를 이어 서천꽃밭의 꽃감관이 된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절대적인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할락궁이에 관한 설화에서는 어머니의 희생과 함께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남성 중심의 질서가 서천꽃밭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참고자료
단행본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문학사전: 설화2. 서울:국립민속박물관, 2012.
단행본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문학사전: 마을신앙2. 서울:국립민속박물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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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올려준 제목을 보고
신을 이야기 하는 줄 알았습니다.
설화라고 생각 하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