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4일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는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7-28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7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28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산다는 것
세상에 태어나면서 엄마의 젖을 먹고 자란 사람은 삶 속에서 지치고 힘들 때마다 젖 냄새 나는 따뜻한 품을 언제나 그리워합니다. 자식들에게 젖을 물릴 때가 엄마들은 가장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유(母乳)의 어미 모(母)는 여성의 가슴을 형상화한 글자입니다. 사실 엄마들은 자식들을 모태 안에 열 달을 키우면서 얼마나 정성을 다하고 행복해 하고 자랑스러워하는지 남성들은 감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는 적지 않은 기간 모태 속의 아이와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했으며, 죽음과도 같은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애를 낳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남성들은 감히 이해하고 알 수 없이 신비롭고 거룩한 일입니다. 오죽했으면 산고(産苦)라고 했겠습니까?
요즘 뉴스에서 부모가 자식들에게 구박을 받고 매를 맞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접할 때 얼마나 우울한지 모르겠습니다. 또 자식을 구박해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는 소식은 정말 가슴 아프게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엄마의 젖을 빨지 못하고 어미의 품속에서 자라지 않았으니 어머니의 사랑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저지른 소행이 아닐 런지요. 요즘에는 사실 우유로 키운 자식들이 많으니 엄마의 따스한 품을 기억하거나 알 수조차도 없을 것입니다. 또 자신이 배 아파 낳지 않았으니 그런 일이 생긴 것입니다.
어떤 여자는 성모님을 소리 높여 칭송합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의 스승이시며, 구세주이신 주님을 자식으로 둔 성모님을 아주 부러워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성모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힘들게 아이를 낳아 기르고 온갖 정성을 쏟았던 여인은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 큰소리로 성모님을 칭송하였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말을 큰 소리로 표현한 그 여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명심보감 팔반가에 이런 노래가 있습니다.
[어린자식의 오줌과 똥 더러운 것도 그대 마음엔 거리낌 없건만, 늙은 어버이 눈물과 침 떨어지면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구나. 그대 여섯 자 몸이 어디서 왔던가? 아버지 정기와 어머니 피로 그대 몸이 이루어졌네.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가는 어버이를 공경하여 모시라. 젊으셨을 때에 그대 위하여 힘줄과 뼈가 닳으셨다네]
"유아요분예 군심 무염기 노친체타영 반유증혐의 육척구래하처 부정모혈성여체 권군 경시노래인 장시위이근골폐"
(幼兒尿糞穢 君心 無厭忌 老親涕唾零 反有憎嫌意 六尺軀來何處 父精母血成汝體 勸君敬侍老來人 壯時爲爾筋骨敝)
예수님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강조하여 말씀하십니다. 또한 성모님을 찬송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훨씬 높은 차원으로 그 말씀을 받으시고 다시 강조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성모님의 육체적인 수고와 희생으로 자신을 젖 먹여 키워주신 사랑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오직 순명하며 모든 것을 감싸 안아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일생을 사신 어머니를 치켜세우십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성모님의 그 아름다운 삶을 닮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려서 잘 모를 때에 예수님의 이 말씀이 참으로 야박하게 들렸고 어머니를 깎아 내린다고 생각했는데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를 이렇게 높여주신다는 것을 이제야 겨우 깨달을 수 있으니 바보처럼 살아온 것만 같습니다.
<낫을 대어라. 수확 철이 무르익었다.>
▥ 요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4,12-2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2 “민족들은 일어나 여호사팟 골짜기로 올라가라.
내가 사방의 모든 민족들을 심판하려고 거기에 자리를 잡으리라.
13 낫을 대어라. 수확 철이 무르익었다. 와서 밟아라. 포도 확이 가득 찼다. 확마다 넘쳐흐른다. 그들의 악이 크다.
14 거대한 무리가 ‘결판의 골짜기’로 모여들었다. ‘결판의 골짜기’에 주님의 날이 가까웠다.
15 해와 달은 어두워지고 별들은 제 빛을 거두어들인다.
16 주님께서 시온에서 호령하시고 예루살렘에서 큰 소리를 치시니 하늘과 땅이 뒤흔들린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피난처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요새가 되어 주신다.
17 그때에 너희는 내가 나의 거룩한 산 시온에 사는 주 너희 하느님임을 알게 되리라.
예루살렘은 거룩한 곳이 되고 다시는 이방인들이 이곳을 지나가지 못하리라.
18 그날에는 산마다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언덕마다 젖이 흐르리라.
유다의 개울마다 물이 흐르고 주님의 집에서는 샘물이 솟아 시팀 골짜기를 적시리라.
19 이집트는 황무지가 되고 에돔은 황량한 광야가 되리라.
그들이 유다의 자손들을 폭행하고 그 땅에서 무죄한 피를 흘렸기 때문이다.
20 그러나 유다에는 영원히, 예루살렘에는 대대로 사람들이 살리라.
21 나는 그들의 피를 되갚아 주고 어떤 죄도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지 않으리라. 주님은 시온에 머무른다.”
축일 10월 14일 성 갈리스토 1세 (Callistus I)
신분 : 교황, 순교자
활동 연도 : +222년
같은 이름 : 갈리스도, 갈리스투스, 깔리스또, 깔리스뚜스, 칼리스토, 칼리스투스
성 칼리스투스(또는 갈리스토)는 로마(Roma)의 트라스테베레(Trastevere) 태생인 로마인이었으나 카르포포루스(Carpophorus)의 노예로서 재정을 담당했었는데, 사업에 실패해 그리스도인 예금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히자 도망쳤다가 포르토에서 체포되었다. 이때 그는 중노동형을 선고받았다. 여기서 석방된 후에 그는 또 안식일에 회당에서 싸우다가 다시 체포되어, 이번에는 사르데냐(Sardegna) 섬의 광산에서 일하는 중노동형을 받았다. 그는 황제 코모두스의 첩인 마르키아의 요청으로 다른 죄수들과 함께 석방되었고, 노예 신분에서도 풀려났다.
199년경에 그는 대부제가 되어 아피아 가도(Via Appia)의 교회 묘지들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다. 이때 그는 교황 성 제피리누스(Zephyrinus, 8월 26일)의 친구이자 고문관이 되었다. 그는 217년에 성 제피리누스 교황을 승계하여 교황이 되었으나, 교황직에 가장 유력시되던 히폴리투스의 심한 반발을 받았다. 그들은 교리적으로 또 규율적인 입장에서 교황을 공격하여 쉽사리 사그라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몇 년 후 그가 운명함으로써 이 싸움은 끝이 났다. 4세기경부터 그는 순교자 축일표에 나타나 순교자로 공경을 받았는데, 그 당시에는 박해가 없었지만 아마도 시민 폭도들에 의하여 살해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축일을 맞은 갈리스토 1세 (Callistus I)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