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 동영상과 함께 게재된 “싸가지 삼형제”란 제목의 유모어 내용이다.
싸가지 삼형제가 살았다.
어머니 : 얘들아, 아버지 진지 드시러 오시라고 해라.
맏이 : 야, 너 밥 먹으러 오래.
둘째 : 야, 임마. 너 밥 먹으라 소리 안 들려?
셋째 : 아버지, 진지 드시러 오시래요.
아버지(감격에 겨워 울면서) : 변했구나, 셋째 녀석.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셋째 : 아, 이 새끼는 툭하면 울고 지랄이야!
다음날 아버지는 밭으로 일하러 나가셨다.
어머니 : 애들아. 아버지 불러와라. 어서 식사 하시라고 해.
맏이 : 야. 임마. 너 밥 먹으러 오래.
둘째 : 너 이 자식. 오라는 소리 못 들었어?
셋째 : 아버님, 진지 드시고 하세요.
아버지 : 역시 우리 막내야. 오늘은 안 울어야지. 어제처럼 욕 들을지 모르니까. 웃자. (싱긋 웃는다.)
막내 : 좋냐?
또 다른 유모어 하나. 김형곤의 개그 테이프에 있는 “X새끼 씨리즈”중에 나오는 이야기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손주 삼대가 한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주무시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주전자를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물을 마시자 말자 할아버지는 주먹을 쥐고 벽을 탕탕 치고는 자리에 누웠다.
조금 있다가 아버지가 일어났다.
역시 주전자를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곧장 주먹으로 벽을 탕탕 소리나게 치고는 자리에 누웠다.
마지막으로 손주 녀석이 일어났다.
주전자를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주먹으로 벽을 탕탕 쳤다.
그리고는 소리쳤다.
“X새끼들, 뜨거우면 뜨겁다고 말을 해야지!”
재미있다고 웃어 넘기기에는 웬지 썰렁하다. 요즈음 인터넷이나 지면을 통하여 전파되는 유모어의 대부분이 섹스에 관한 것이 아니면 이와 같이 도덕파괴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돌이켜 보면 어려웠지만 꿈을 가지고 청라 언덕을 망아지처럼 달리던 소년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듯 환갑을 넘긴 나이에 수십 년 다니던 직장에서도 명퇴란 이름으로 자의 조금 타의 대부분으로 밀려나서 변리사라는 제2의 직업에 길들여지려 노력하는 황혼기가 되었다.
지난 반 세기 동안 참 많이도 변했다. 최근에는 “두사부일체”라는 말초자극적인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다. 그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그 제목에서 어릴 적 익히 듣던 “군사부일체”가 생각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60년도 정도에는 반명(班名)하는 시골마다 아직도 옛 유풍(儒風)이 남아 있었고, 스승과 아버님은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되는 무조건적인 존경의 대상으로 알았다. 옛 효자는 아버님 함자가 나오면 익히 아는 글자지만 고의적으로 한 획을 더하거나 덜하여 바로 쓰는 것을 기피하였으며 스승과 아버님 계시는 쪽으로는 발을 뻗어서도 아니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이제는 이런 이야기는 아득한 기억 속에나 있지 요즈음은 들어보기가 힘든다. 나도 내 자식들에게 해 준 기억이 없다. 아득한 향수같은 그리움 속에서 중학교 시절쯤 들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옛날 유모어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비교해 보면 참으로 격이 다르지 아니한가?
그때쯤 대부분 어렵게 살면서 대책없이 애들은 왜 그리 많이 낳았던지. 하기야 가족계획이라는 것도 실시되기 이전이라 생기는 데로 낳다가 보니 사오남매는 보통이고 심하면 구남매, 십남매도 드물지 않았었다. 시골에서 농사 몇 마지기로 빠듯한 살림에 맏이 정도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도회지로 중고등학교를 보냈고 공부를 잘 하면 고학 반, 향토 장학금 반으로 대학을 다닐 수 있었다. 그 아들 뒷바라지에 부모님은 허리가 휘었고 누나나 여동생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또는 채 졸업하기도 전에 입하나라도 던다고 남의 집살이로 보내지기도 했고, 조금 크면 도회지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오래비나 남동생의 학비를 보태기도 했다. 이런 신통방통한 딸들 가운데 하나가 서울에서 어쩌다 헌병으로 있는 육군 하사관과 사귀게 되었고, 결혼을 앞두고 시골 부모님들에 인사를 시키기 위하여 함께 내려왔다.
저녁이 되자 새신랑감이 내려왔다고 온 동네 사람들이 이 집 사랑에 다 모였다. 이 동네는 마침 집성촌으로 신부깜의 아버지는 물론 조부, 종조부, 백부, 숙부를 비롯하여 사촌, 재종, 삼종, 당숙 등 방안가득 모였다. 좌장격인 신부의 할아버지가 물었다.
“그래, 전주이씨라 했던가. 시하(侍下)이신가?”
여기에서 시하(侍下)란 어른을 모시고 사느냐는 내용이다. 아버님은 엄준(嚴峻)하고 어머님은 자애롭다 하여 아버님은 엄친(嚴親)이라, 어머님은 자친(慈親)이라 일컬었으니, 부모님을 다 모시고 있을 때는 양시하(兩侍下), 아버님만 모시고 살 때에는 엄시하(嚴侍下), 어머님만 모시고 있을 때에는 자시하(慈侍下)라 대답했어야 했다. 그러나 도시에서만 자라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이 헌병친구는 “시아이시(CIC : 미군 첩보부대, 그 부대원도 그렇게 불렀다)인가?” 라고 묻는 줄로 알았다. 그래서 곧장 큰소리로 대답했다.
“아닙니다. 헌병입니다.”
동문서답에 고개를 갸웃둥거리시던 할아버지, 일단을 넘어가기로 하고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래, 완장(阮丈)은 계신가?”
이것은 아버님의 형제분, 즉 백부나 숙부는 계시는가 하는 내용이다. 옛날 중국의 위(魏), 진(晉)시대에 죽림에 모여 거문고와 술을 즐기며 청담(淸談)으로 세월을 보내던 죽림칠현이라는 선비들이 있었는데 그 중 완적(阮籍)이라는 분과 완함(阮咸)이라는 분이 있었고, 이들은 숙질간으로서 의가 좋았었다. 그래서 남의 삼촌을 높여 완장(阮丈)이라 했고, 조카를 함씨(咸氏)라 칭했다. 이는 국어사전에도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던 이 친구는 헌병을 증명하는 완장(腕章)을 찾는 줄 알고 얼른 대답했다.
“예, 완장은 뒷 포켓에 있습니다.”
그리고는 얼른 뒷 포켓에서 완장을 꺼내 흔들었다. 방안 여기 저기에서는 참았던 웃음보가 터지기 시작했다. (2010. 3.)
첫댓글 싸가지 없는 유머글에서 읽으면서 놀다 갑니다..ㅎㅎㅎㅎ
즐독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