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임혁백/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 학술원상
시카코대학교 정치학박사
트럼프 대통령이 "폭풍전의 고요"라는 이야기는 미국이 다시 북한에 대해서 일종의
핵무기 시설을 공격하고 폭격하는 것이 아니냐하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이 위기의 성격을 보면 일종의 "말의 전쟁" "war of word"라고 봅니다 트럼프가 즉
"화염의 분노" 라는 얘기를 하니까 김정은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령
인 괌에 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말싸움이 이제 전쟁이 되는게 아닌가 우려를
하고 있는데 이 위기상황이 사실상 전쟁으로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서 보통 우리가
보는 척도가 있습니다
미국은 미국인의 생명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미국이 전쟁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미국인들을 소개(疎開 evacurtion)시킵니다
그래서 1994년 제1차 북한 핵 위기가 있었을 때 윌리엄페리 가 북한을 즉 북한의 핵시설을
꼭 찍어서 폭격을 하겠다고 했는데요 사실상 그 때 미군 군소속과 주한미국 시민들을 소개
시켰습니다.
그래서 그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놀랐고 미국에 체류하고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놀라서
카터 전 대통령에게 중재를 요청했습니다
그 때 카터가 평양으로 가서 김일성과 만나서 타협을 통해"제네바조약"에 이르는 협상을
했고 김영삼 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럼 지금의 위기 상황이 사실상 전쟁으로까지 갈 수 있을 그런 정도의 위기상황이냐
하면 그때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거지요.왜냐하면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추산
20만명이 넘는 미군과 미국시민들에 대한 어떤 소개령(疎開令)이 지금 내려져 있지 않
았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아직까지 미국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든가 어떤 징후가 일어나지 않다
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제적인 위기라기보다 "말의전쟁"을 통해서 위기가 돋워진 상황
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위기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위기를
과장해서도 안 되고 너무 경시해서도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이 현상을 보면서 위기의 징후는 나타나고 있지만 전쟁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
는 배경에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이 와중에도 협상과
타협,이런 요소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물 밑에서 여러가지 대화와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
하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평중 한신대학교 철학과 교수
임교수님께서 "말의 전쟁"의 측면은 다분히 있다는 진단에는 동의합니다.북핵문제는 외교적
으로 푸는 것이 원칙이라는 백악관 캘리비서실장의 발언입니다
켈리비서실장은 미 행정부에서 상당히 입김이 세지 않습니까? 그래서 "말의 전쟁" 차원이
다분히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이라고 봅니다
과연 전쟁이 임박했느냐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객관적 지표가 있지요
경제적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이 있는데 "피치(fitch)가 한국 신용도를 그대로 유지
했습니다
스텐더드 앤드 푸어스"도 그럴것이라 판단이 되는 상황이고 무디스(Moody)의 입장도 비슷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 3대 신용평가기관은 경제적으로 정세를 아주 정확하게 판단하는 집단들이니까 중요한
판단기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군사적으로도 전쟁의 징후를 판단하는 잣대가 존재합니다. 임교수님이 말씀
하신 1994년처럼 한국 내의 미국 민간인들을 소개하는 현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징후가
전혀 없죠
또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한반도에서 "외과적 공격이 되었든 선제 타격이 되었든 군사행동
으로 들어가려면 일반적으로 미국 항모 전단이 대거 동원되어야 합니다.
미국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총 9개의 항모 전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몇년 전 이라크 공격 때
에는 5개 전단이 중동 해역에 일시에 동원된바 있습니다.
한 개의 항모전단 전력이 왠만한 국가전체의 국방력과 맞먹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반도
인근 해역에 단 한개 전단만 있을 뿐이고 하나가 더 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정도입니다
항모 전단 두 개 가지고는 심지어 부분적인 외과적 공격에 대한 준비도 불충분한 상태라는
것이 군사적으로 명백하지요 그런 여러가지 판단 자료들을 볼 때 한반도 전쟁이 임박해 있다
고 하는 추측들은 과장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한반도 위기 자체가 말(rhetoric)의 차원에만 머무르는 것이냐? 그렇게는
보지 않습니다. 저는 크게 3가지의 복합위기가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다고 봅니다.
우선 한국 사회 내부의 심각한 위기들이 있습니다. 중대한 사회,정치.경제적 의제를 둘러싸고
사회가 양분되어있다시피 하는 문제와 성장 잠재력이 소진되어가고 있는 문제 등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한반도 전체 차원으로 확대시켜서 보면 핵 강국으로 우뚝 서고자하는 북한의 국가
대전략이 완성 직전에 있고 북핵이 야기하는 안보위협이 심각하게 실재하는 상태라고 봅니다
이것은 앞으로 문재인정부의 임기와 트럼프 행정부 임기 안에 극적인 어떤 상황변화가 없는
한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핵 위기 상황은 급격하게 계속 고조될 것이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세번째로 한국 국내의 위기.핵 강국이라고 하는 북한의 국가 대전략이 야기하는 위기상황과
함께 동아시아지역 패권국으로서의 중국과 세계적 패권국으로서의 미국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동아시아를 둘러싸고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는 형국입니다
패권국의 역사를 돌아보면 신흥 패권국과 기존의 패권국의 갈등이 평화적으로 풀리는 경우도
있지만 무력갈등이나 무력충돌의 방향으로 비화되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것은 세계사의 엄중한 교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쟁탈전에 대한민국의 생사가 걸려있는 문제이기도 함으로
낙관은 금물이며 엄중하게 예의주시해야만 합니다
한반도의 무력충돌은 구조적으로 견고하게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하겠습니다
미국도 전쟁에 돌입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계속
철학과 현실/2017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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