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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을 통해 청소년사목의 쇄신 방안을 찾는 학술회의가 열렸다.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소장 심상태 몬시뇰)와 새천년복음화사도직협회(회장 박노훈)는 지난 1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청소년사목’을 주제로 제39차 학술회의를 열었다. 정준교 다음세대살림연구소장이 주제발표를 맡았고, 한민택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 부국장)와 김관수 신부(광주대교구 청소년국장), 주국진 신부(대구대교구 청소년국장)이 논평을 맡았다. 30여 년간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와 수원교구 청소년사목연구소에 참여하고 있는 정준교 소장은 오랜 현장경험과 연구를 토대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에서 찾은 청소년사목의 쇄신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정 소장이 제안한 ‘교리교사 학점은행제’와 ‘교리 홈스쿨링’ 등 새로운 방안이 관심을 끌었다. “공의회 정신으로 살았다면 청소년사목 달라졌을 것”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회는 1984년 발표한 <200주년 사목회의 의안>에 청소년의 인격형성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해에 중점을 둔 청소년사목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후 한국 천주교회가 발표한 여러 지침과 교서들 역시 같은 기조로 청소년사목에서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선언이 현실에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겨졌는가에 대해 정 소장은 “그렇지 못했다”고 단언했다. 정 소장은 먼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이 “인류 전체”를 향한 선언이었음에 주목했다. 정 소장은 “지금 이 땅 위에서 누구보다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교회는 신자 여부를 떠나 모든 청소년의 아픔을 위로하고, 그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아픔을 해소해줄 수 있는 ‘영신적, 현세적인 선(평신도교령 13항)’에 근거한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우리 교회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문헌과 정신에 온전히 근거하고 있다면, 이제까지 그러한 일을 해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가) ‘한국적 상황에 적합한 새로운 사회적 잣대’를 제시하고, 국가와 사회에서 이에 근거한 정책과 행동을 선택하도록 견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소장은 어린이 · 청소년 신자 중 절대 다수가 주일학교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 대해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주일학교 교육을 받지 않는 것이 정상이고, 주일학교 교육을 받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질 정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소장은 “만약 지금 나오지 않는 청소년들이 성당에 나오더라도 교회는 이들을 수용하고 정상적인 교리를 가르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1%가 아닌 99%를 위한 청소년사목 필요 정 소장이 제시한 2006년부터 2008년까지의 수원교구 주일학교 출석률을 보면 초등부에서 중고등부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출석률이 감소하고, 초등부 · 중등부 · 고등부 모두 해가 갈수록 출석률이 감소했다. 초등부의 출석률은 30%대, 고등부는 10% 미만이었다. 정 소장은 “프로그램을 몇 개 바꾸거나, 교리교사나 지도자들을 몇 명 더 양성하는 차원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 자체를 통째로 바꾸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쇄신방안으로 정 소장은 “1%에서 벗어나 99%를 향한 사목”을 제안했다. 현재처럼 성당에 나오는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모든 청소년을 향한 사목으로 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청소년 밀집 지역에 선교 거점 마련’, ‘각 학교 법인 신자교사들의 참여 여건 조성’, ‘청소년 사목을 위한 사제 배치’를 제안했다. 이외에도 정 소장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평신도교령의 여러 조항을 들어, 교리교사 양성 방안으로 여러 청소년사목 관계자들이 제안해왔던 청소년사목 전문가의 본당 배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제기했다. 정 소장은 “1차로 필요한 수만큼의 ‘인격과 소질 및 능력을 갖춘’ 인력풀을 양성해 이들을 각 본당에 1명씩 배치하고, 이들을 보조할 지도자들을 순차적으로 양성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리교사 학점은행제, 홈스쿨링 등 새로운 제안 청소년사목 전문가 교육 방안으로는 가톨릭계 대학교나 신학대학에 관련 학과 개설을 제시했다. 특히 교구의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는 차선책으로 ‘학점은행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 소장은 “교리교사들이 교회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쌓는 동시에, 그 경력이 사회에서 청소년들을 상대하는 몫으로도 사용될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와 함께하는 청소년사목 방안에 대해서는 “교리교육을 반드시 주일학교에서 해야 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사제가 책임지는 청소년사목의 분야와 부모가 책임지는 자녀신앙교육 분야를 동시에 가동하자”고 제안했다. 정 소장은 그 예로 홈스쿨링과 가정사목 전면화를 제시했다. 기존의 주일학교 체제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가정사목의 방법으로 홈스쿨링을 허용하는 방안이다. 정기적으로 사제가 해당 가정의 신앙 상황을 점검하고, 홈스쿨링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되 또래 청소년 신자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주일학교 특별행사에는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다. 정 소장은 “청소년사목의 큰 그림을 보고 생기발랄한 사고로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평자들도 정 소장의 발표에 대한 논평과 더불어 청소년사목의 쇄신을 위한 각자의 방안을 제시했다. 김관수 신부는 “본당의 사목 기능과 역할을 새롭게 탈바꿈하자”고 제안했다. 김 신부는 현재 본당의 역할인 신앙 유지와 보호에서 벗어나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 사람들이 다양한 인간적 혜택과 복지를 누릴 멀티 기능을 갖춘 신앙공동체로의 변화”를 제안했다. 주국진 신부는 주교회의 혹은 교구 연합 차원의 청소년사목연구소 설립을 제안했다. 주 신부는 “한국 교회가 제시하는 청소년사목 지침에 다라 각 교구와 본당들이 한 방향으로 사목을 실시할 때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민택 신부도 교구를 초월해 한국 교회 전체가 청소년사목의 방향을 연구하고 운영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