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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정해우(庖丁解牛)
솜씨가 뛰어난 포정(백정)이 소의 뼈와 살을 발라낸다는 뜻으로, 신기(神技)에 가까운 솜씨를 비유하거나 기술의 묘(妙)를 칭찬할 때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庖 : 부엌 포(广/5)
丁 : 고무래 정(一/1)
解 : 풀 해(角/6)
牛 : 소 우(牛/0)
출전 : 장자(莊子) 양생주편(養生主篇)
'포정(庖丁)'은 소를 잡아 뼈와 살을 발라내는 솜씨가 아주 뛰어났던 고대의 이름난 요리인의 이름이고, '해우(解牛)'는 소를 잡아 뼈와 살을 발라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포정해우'라고 하면 기술이 매우 뛰어남을 가리키게 되었다.
포정해우(庖丁解牛)는 장자(莊子)의 양생주편(養生主篇)에 나온다. 포정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었다. 그가 소에 손을 대고 어깨를 기울이고, 발로 짓누르고, 무릎을 구부려 칼을 움직이는 동작이 모두 음률에 맞았다. 문혜군은 그 모습을 보고 감탄하여 "어찌하면 기술이 이런 경지에 이를 수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포정은 칼을 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반기는 것은 도(道)입니다. 손끝의 재주 따위보다야 우월합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소만 보여 손을 댈 수 없었으나, 3년이 지나자 어느새 소의 온 모습은 눈에 띄지 않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정신으로 소를 대하지 눈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눈의 작용이 멎으니 정신의 자연스런 작용만 남습니다. 그러면 천리(天理)를 따라 쇠가죽과 고기, 살과 뼈 사이의 커다란 틈새와 빈 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의 몸이 생긴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 한 번도 칼질을 실수하여 살이나 뼈를 다친 적이 없습니다.
솜씨 좋은 소잡이가 1년 만에 칼을 바꾸는 것은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보통 소잡이는 달마다 칼을 바꾸는데, 이는 무리하게 뼈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 칼은 19년이나 되어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칼날은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저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 없는 것을 틈새에 넣으니, 널찍하여 칼날을 움직이는 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19년이 되었어도 칼날이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근육과 뼈가 엉긴 곳에 이를 때마다 저는 그 일의 어려움을 알고 두려워하여 경계하며 천천히 손을 움직여서 칼의 움직임을 아주 미묘하게 합니다. 살이 뼈에서 털썩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칼을 든 채 일어나서 둘레를 살펴보며 머뭇거리다가 흐뭇해져 칼을 씻어 챙겨 넣습니다."
문혜군(文惠君)은 포정의 말을 듣고 양생(養生)의 도를 터득했다며 감탄했다. 이처럼 어느 분야에 거의 달인의 경지에 이르러 신기에 가까운 솜씨를 자랑할 때, 이를 일러 '포정해우(庖丁解牛)'라 한다.
또 포정(庖丁)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해서 소를 잡을 때 뼈와 살이 다치지 않도록 긍경을 잘 찾아 살을 잘 발라냈다는 데서 연유해, 사물의 급소를 잘 찌르고 요점을 잘 찾아내는 것을 '긍경에 닿다'라고 표현한다.
포정해우(庖丁解牛)
포정이 소의 뼈와 살을 발라내다.
'선무당이 장구 탓한다'는 속담이 있다. 자기 기술이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애매한 도구나 조건만 가지고 나쁘다고 탓함을 비꼬는 말이다. 기술이 뛰어난 명인은 손이 안 보인다. 달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고수는 일을 처리하며 리듬을 탄다. 이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반복 훈련을 거쳤을 것인가.
전국시대(戰國時代) 양(梁)나라에 포정(庖丁)이라는 소잡이 명인이 있었다. 소를 잡아 뼈와 살을 해체하는 솜씨가 신기에 가까웠다. 어느 날 포정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었는데 소에 손을 대고 어깨를 기울이고, 발로 짓누르고, 무릎을 구부려 칼을 움직이는 동작이 모두 음률에 맞았다.
그것을 본 문혜군이 감탄하여 어떻게 이런 경지에 이르렀는지 물었다. 포정은 "제가 처음 소를 잡았을 때는 소의 겉모습만 보였고, 3년이 지나니 소의 모습은 사라지고 부위별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19년이 지난 지금은 눈으로 소를 보지 않고 마음의 눈으로 봅니다. 소의 살과 뼈, 근육 사이의 틈새를 보고 그 사이로 칼을 지나가게 하는데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한 번도 실수로 살이나 뼈를 다치게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장자(莊子)의 양생주(養生主)편 첫머리에 나온다. 같은 뜻의 목무전우(目無全牛)도 여기서 나왔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공부를 하고 기술을 익히고 도를 닦아 포정이 된 사람이 많이 있다. 이들이 19년의 포정과 같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생각지 않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따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입문만 하고선 달인이 된 듯이 자만하다가 사고를 친다. 전문인을 홀대하는 사회는 발전이 늦다.
포정해우(庖丁解牛)
관자(管子) 제분(制分)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돈을 벌려고 정치를 하는 사람은 정치를 한다고 반드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부자가 되는 일을 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 부를 이용해 강자가 되려고 해도 강해지지 않는다. 반드시 강자가 되는 방법을 알아야 강자가 될 수 있다. 강자라고 반드시 모든 적과 싸워 이길 수는 없다. 승리의 방법을 알아야 승자가 될 수 있다. 이겼다고 반드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은 아니다. 제압하기 위해 상대와 어떻게 이득을 나누는지를 알아야 완벽하게 제압을 할 수가 있다."
모든 일은 그렇게 되는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처리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란 포정(庖丁)이 소를 잡을 때 칼을 다루는 것에는 반드시 남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상황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정해우(庖丁解牛)는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 편에 등장하는 유명한 우화이다. 포정(庖丁)이란 요리사 정이라는 뜻이고, 해우(解牛)란 소를 잡는다는 뜻이다. 백정이 소를 잡는 이야기이지만 바로 그 비천한 일을 사례로 도(道)를 설명했다. 장자 특유의 풍자와 해학이 이 구절에 잘 드러나 있다.
포정이 혜문공(惠文公)을 위해 소를 잡았다. 그는 소의 머리와 다리를 어깨에 올려놓고, 소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쪽 무릎으로 누르면서 고기를 잘라냈다. 고기가 가죽과 뼈에서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그 소리가 마치 상림(桑林)에서 연주했던 무곡(舞曲)이나 경수(經首)에서 연주했던 훌륭한 음악과 같았다.
혜문공은 감탄했다. "참으로 훌륭하구나! 사람의 기술이 어찌 그러한 경지에 이를 수 있는가!"
포정(庖丁)이 말했다. "저는 기술보다 도가 더 귀합니다. 처음 소를 잡을 때는 소만 보였습니다. 3년이 지나자 소는 보이지 않고 갈라내야 할 부분만 보였습니다. 지금은 마음으로 소를 대하지 눈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눈과 손과 마음의 작용은 멈추고, 저도 알지 못하는 신기한 기운이 작용합니다. 소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을 따라, 살과 뼈와 가죽 사이에 있는 틈에 칼을 넣어 갈라 낼 수 있는 부분에서 움직이게 합니다. 단단한 뼈와 살이 있는 곳은 무리하게 잘라본 적이 없습니다. 큰 뼈를 억지로 자르려고 했겠습니까? 요즈음 세상에서 제법 소문이 난 요리사도 1년에 한 번은 칼을 바꿉니다. 고기를 잘못 잘라 칼날이 무뎌졌기 때문입니다. 보통 요리사들은 한 달에 한 번은 칼을 바꿉니다. 억지로 뼈를 잘라서 칼날이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이 칼은 19년이나 사용했습니다. 그동안 4천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보시다시피 막 숫돌에 간 것처럼 예리합니다. 뼈와 살이 붙어 있는 관절에는 틈이 있고, 칼날은 두께가 없을 정도로 얇습니다. 두께가 없는 것을 틈에 넣기 때문에 칼날을 자유자재로 움직여도 넉넉하게 여유가 남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칼날을 집어넣을 때마다 긴장됩니다. 시선은 한 곳에 집중되고, 손놀림도 둔해지며, 칼의 움직임마저 흔들립니다. 그러나 흙더미가 무너지듯 저절로 고기가 해체돼 밑에 수북하게 쌓입니다. 저는 칼을 잡고 멍하니 서서 제가 한 일도 잘 모릅니다. 한참 지나고 나면 비로소 만족해 칼을 깨끗이 닦아 제자리에 둡니다."
포정해우(庖丁解牛)에 관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정보의 중요성과 그것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줄 아는 능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포정이 소의 신체적 구조에 대한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19년 동안 4천마리의 소를 잡도록 칼을 바꾸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유능한 지략가는 지금 당장 필요한 정보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정보를 수집할수록 다양한 전략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정이 칼을 다룰 때 넉넉한 공간이 남아있었다는 말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포정해우(庖丁解牛)
경지에 오른 포정의 소잡기
세상은 늘 변하고 있습니다만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자신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유가 있습니다. 변화 속도가 자신의 능력보다 빨라지면 변화를 의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늦습니다. 변화를 따라갈 수 있지만 변화를 이끌어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속도와 대응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게 됩니다. 변화를 이끌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장자의 포정해우(포丁解牛) 이야기를 살펴보면 변화를 타는 장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포정이 문혜군을 위해 궁중에서 소 잡는 일을 했다. 문혜군이 하루 우연히 포정이 소를 잡는 장면을 보게 됐다. 원래 소를 해체하는 일은 큰 도끼를 내리치고 칼을 갈아서 소의 부위를 나누느라 피가 튀기는 잔인한 장면이다. 하지만 포정의 손짓과 발짓 그리고 몸짓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문혜군은 포정의 작업에서 잔인함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아름다움을 느꼈다. 문혜군은 마치 귀신에 홀린 듯이 포정이 발휘하는 신의 기술을 다 본 뒤에 궁금증을 참지 못해서 질문을 했다. "소 잡는 기술을 어떻게 배웠길래 이러한 경지에 도달했는가요?"
포정은 하는 일을 멈추고 자신의 작업을 다음처럼 설명했다. 포정은 자신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라 두 단계를 거쳐서 지금의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정이 처음에 칼을 잡고 소 앞에 섰을 때 소는 실제 크기보다 훨씬 크게 산만한 크기로 자신에 다가왔다.
그는 소 앞에 우두커니 서 있으면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3년쯤 지나자 소의 크기가 조금씩 줄어들었고 또 눈도 소 전체에 압도되지 않고 작업해야 할 부분에만 집중하게 됐다. 지금은 소를 보고 있지만 그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칼을 잡는 순간에 이미 칼이 어디로 들어가서 어디를 거치고 마지막에 칼을 어떻게 거두는지 훤하게 됐다. 눈앞의 소는 포정을 조금도 힘들게 하지 않았다. 그러니 수많은 경험을 통해 소를 잡는 전체 과정을 훤히 꿰뚫게 되니 "소를 잡는다"는 표현조차 이상했다. "소를 가지고 논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설명을 끝낸 뒤에 포정은 다시 소 잡는 기술자를 세 부류로 나누었다. 첫째 달마다 칼을 바꾸는 족포(族포)가 있다. 그이는 칼로 단단한 뼈를 건드리고 힘줄을 억지로 자르려고 하니 칼날이 쉽게 상하는 것이다.
둘째 일 년마다 칼을 바꾸는 양포(良포)가 있다. 그이는 뼈와 힘줄을 피해갈 줄 알지만 아직 살을 억지로 손질하려고 하니 칼날이 무디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의 포정은 칼을 뼈와 뼈 사이, 뼈와 살 사이, 살과 살 사이로 지나게 하니 칼날이 상할 일이 없었다. 포정은 지금의 칼을 19년째 쓰고 있지만 처음 숫돌에서 간 것처럼 조금도 변화가 없다.
전후 맥락을 떠나서 포정의 이야기를 들으면 신비주의처럼 느껴진다.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기술을 문학의 손을 빌려서 멋있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정의 이야기를 꼼꼼히 생각해보면 그는 아무런 근거 없이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는 허풍쟁이가 아니다.
포정이 말하는 것처럼 소의 뼈와 살 사이에 미세한 틈새가 실제로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이 자신이 자르고 싶은 대로 소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소의 뼈와 살의 조직과 구조를 면밀히 이해하고서 칼을 잘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작업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된다.
이 지점에서 보면 소 잡는 일은 세상살이나 경영과 통하는 곳이 있다.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파악하고 그 흐름을 탄다면 억지를 부리느라 힘을 쓸 필요가 없다. 대체와 대세를 장악하면 포정처럼 여유 있게 흐름을 끌어가거나 타고 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흐름에 떠밀리거나 따라가게 된다.
후자가 족포와 양포의 길이라면 전자가 포정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포정해우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사실에 바탕을 두고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의 파악을 강조하는 것이다.
▶️ 庖(부엌 포)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엄 호(广; 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包(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庖(포)는 ①부엌 ②요리인 ③음식(飮食) ④복희씨(伏羲氏: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 ⑤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부엌 주(廚)이다. 용례로는 지방 관아에 쇠고기를 바치는 관노를 포노(庖奴), 가축을 잡는 데 물리는 세금을 포세(庖稅), 푸줏간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 따위의 고기를 파는 가게를 포사(庖肆), 첫날에 지함의 세력가에게 쇠고기를 대던 푸줏간을 찬포(饌庖), 푸줏간 영업을 걷어 치위 그만 둠을 철포(撤庖), 관의 허가를 맡지 않고 마음대로 소나 돼지를 잡아서 고기를 파는 가게를 사포주(私庖廚), 솜씨가 뛰어난 포정이 소의 뼈와 살을 발라낸다는 뜻으로 기술이 매우 뛰어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포정해우(庖丁解牛), 도마를 넘어가서 제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음식 만드는 일을 하다는 뜻으로 자신의 직분을 벗어나 남의 직분이나 권한 따위를 침범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월조대포(越俎代庖) 등에 쓰인다.
▶️ 丁(고무래 정/장정 정)은 상형문자로 못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음(音)을 빌어 천간(天干)의 넷째 글자로 쓴다. 그래서 丁(정)은 (1)십간(十干)의 넷째 (2)사물(事物)의 등급(等級)을 매길 때나 차례(次例)에 있어서 제 4위 병 다음임 (3)정방(丁方) (4)정시(丁時) (5)남정(男丁)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고무래(곡식을 그러모으고 펴거나, 밭의 흙을 고르거나 아궁이의 재를 긁어모으는 데에 쓰는 丁자 모양의 기구) ②넷째 천간(天干) ③장정(壯丁) ④인구(人口) ⑤일꾼 ⑥정, 부스럼 ⑦사물(事物)을 세는 단위(單位) ⑧소리의 형용(形容) ⑨옥(玉) 소리 ⑩제사(祭祀)의 이름 ⑪세차다, 강성(強盛)하다 ⑫친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추측컨대 틀림없이를 정녕(丁寧), 나이가 젊고 기운이 좋은 남자를 정남(丁男), 오야의 넷째 곧 1시부터 3시까지를 정야(丁夜), 성년 남자를 정구(丁口), 장년의 남자를 정장(丁壯), 국가에 등록된 장정을 정인(丁人), 혈기가 왕성한 남자를 정장(丁莊), 돌쩌귀처럼 창문이나 가구의 문짝을 다는 데 쓰는 장식을 정첩(丁蝶), 한창 때의 여자를 정녀(丁女), 남자가 20 살이 되는 나이를 정년(丁年), 장성한 한 사람 몫의 노동력을 정력(丁力), 묏자리 또는 집터 등이 정방을 등진 좌향을 정좌(丁坐), 물건을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정장(丁匠), 육십갑자의 열넷째를 정축(丁丑), 육십갑자의 스물넷째를 정해(丁亥), 육십갑자의 서른넷째를 정유(丁酉), 육십갑자의 마흔넷째를 정미(丁未), 육십갑자의 오십넷째를 정사(丁巳), 병역에 복무하는 장정을 병정(兵丁), 제 밑에 거느리고 부리는 사람을 솔정(率丁), 나이가 젊고 한창 힘을 쓰는 건장한 남자를 장정(壯丁), 집에서 부리는 남자 일꾼을 가정(家丁), 열다섯 살이 넘은 사내인 젊은 남자를 남정(男丁), 군적에 있는 지방의 장정이나 부역에 종사하는 장정을 군정(軍丁), 옥에 갇힌 사람을 맡아 지키던 사람을 옥정(獄丁), 농사를 짓는 사람을 농정(農丁), 삯을 받고 남의 일을 해 주는 사람을 역정(役丁), 영락하여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음을 영정(零丁), 음력으로 한 달 중 중순에 드는 정일을 중정(仲丁), 절에서 밥 짓고 물 긷는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을 불정(佛丁), 국가 소유의 전지를 정전으로 만듦을 작정(作丁), 단 한 사람의 장정 또는 형제가 없는 홑몸의 장정을 단정(單丁), 주장하여 일하는 사람을 곁에서 거들어 도와주는 장정을 협정(挾丁), 새로 주조한 금화나 은화를 신정(新丁), 사내가 열여섯 살이 된 나이 또 그 사람을 성정(成丁), 고무래를 보고도 그것이 고무래 정(丁)자인 줄 모른다는 뜻으로 글자를 전혀 모름 또는 그러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목불식정(目不識丁), 솜씨가 뛰어난 포정이 소의 뼈와 살을 발라낸다는 뜻으로 기술이 매우 뛰어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포정해우(庖丁解牛), 가난하게 되어 남의 도움 없이 고생함을 이르는 말을 고고영정(孤苦零丁), 공교롭게도 좋지 못한 때에 태어남을 이르는 말을 생정불신(生丁不辰), 가난해지고 세력이 꺾여 도와 주는 사람도 없어 혼자서 괴로움을 당하는 어려운 처지를 이르는 말을 영정고고(零丁孤苦) 등에 쓰인다.
▶️ 解(풀 해)는 ❶회의문자로 觧(해)의 본자(本字)이다. 牛(우; 소)와 角(각; 뿔 여기서는 물건을 나누는 일)과 刀(도; 칼)의 합자(合字)이다. 소의 살과 뼈를 따로 바르는 데서 물건을 풀어 헤치다, 가르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解자는 '풀다'나 '깨닫는다', '벗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解자는 角(뿔 각)자와 刀(칼 도)자, 牛(소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角자는 소의 뿔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刀자가 더해진 解자는 칼로 소의 뿔을 해체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解자를 보면 牛자 위로 뿔을 감싸고 있는 양손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소의 뿔을 잘라 해체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양손 대신 刀자가 쓰이면서 '해체하다'라는 뜻을 좀 더 명확히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解(해)는 (1)풀어 밝히는 일. 풀이 (2)해괘(解卦) (3)방정식(方程式)의 근(根), 작은 문제(問題)를 풀어서 얻은 도형(圖形), 미분방정식(方程式)을 만족(滿足)시키는 함수(函數) 등(等) (4)의혹(疑惑)을 푸는 데 쓰는 한문(漢文)의 한 체 (5)백제(百濟) 8대성(大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풀다, 벗다, 깨닫다, 설명하다 ②풀이하다 ③깨닫다 ④통달하다(사물의 이치나 지식, 기술 따위를 훤히 알거나 아주 능란하게 하다) ⑤가르다, 분할(分割)하다, 떼어내다 ⑥느슨해지다 ⑦떨어지다, 빠지다 ⑧벗기다 ⑨흩어지다, 떠나가다 ⑩쪼개다, 분열(分裂)되다 ⑪녹이다 ⑫화해(和解)하다 ⑬그치다 ⑭문서로 보고(報告)하다 ⑮압송(押送)하다 ⑯신에게 빌다, 기원(祈願)하다 ⑰세월을 보내다 ⑱게으르다, 게을리하다 ⑲마주치다, 우연(偶然)히 만나다 ⑳주해(註解), 주석(註釋) ㉑구실, 변명(辨明), 핑계 ㉒관청(官廳), 관아(官衙) ㉓향거(鄕擧) ㉔해태(獬豸: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여 안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 ㉕문체(文體)의 이름 ㉖괘(卦)의 이름 ㉗게(=蟹) ㉘마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흩어질 만(漫), 놓을 방(放), 흩을 산(散), 느릴 완(緩), 풀 석(釋),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리(理)이다. 용례로는 얽힌 일을 풀어 처리함을 해결(解決), 어떤 상태나 관계를 풀어 없앰을 해소(解消), 마음의 긴장이나 규율 등이 풀리어 느즈러짐을 해이(解弛), 고용주가 사용인을 그만두게 함을 해고(解雇), 수학에서 문제를 푸는 방법을 해법(解法), 의심나는 곳을 잘 설명하여 분명히 함을 해명(解明), 속박 또는 예속 상태에서 풀어 주어 자유롭게 함을 해방(解放), 사물을 상세히 풀어서 이론적으로 연구함을 해석(解析), 강제나 금지 따위를 풀어서 자유롭게 함을 해제(解除), 모였던 사람들이 흩어짐을 해산(解散), 무슨 문제를 풀어서 답함 또는 풀어 놓은 답을 해답(解答), 뜻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함 또는 그 책을 해설(解說), 독을 푸는 일을 해독(解毒), 단체가 흩어짐을 해체(解體), 얼었던 것이 녹아서 풀림을 해동(解凍), 하지 못하게 하던 것을 풀어 줌을 해금(解禁), 아이를 낳음을 해산(解産), 직무를 내어 놓게 함을 해직(解職), 얽매임을 벗어 버림을 해탈(解脫),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을 이해(理解), 보고서 깨달아 앎을 견해(見解), 다툼질을 서로 그치고 풂을 화해(和解), 뜻을 잘못 이해함을 오해(誤解), 사정을 살펴서 너그럽게 이해함을 양해(諒解), 녹아서 풀어짐을 융해(融解), 여러 부분이나 요소들로 이루어진 것을 그 낱낱의 부분이나 요소들로 갈라냄을 분해(分解), 풀기가 어려움을 난해(難解), 녹거나 녹임을 용해(溶解), 본문의 뜻을 알기 쉽게 주를 달아 풀이함 또는 그 글 주석을 주해(註解), 글을 읽어서 이해함을 독해(讀解), 도리를 깨달아 알아냄을 개해(開解), 해석하여 가면서 강론함을 강해(講解), 의심 등이 얼음 녹듯이 풀림을 빙해(氷解), 옷을 벗어주고 음식을 밀어준다라는 뜻으로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을 이르는 말을 해의추식(解衣推食), 자기 갑옷을 벗어 남에게 입힌다는 뜻으로 남에게 은혜를 베풂을 이르는 말을 해구의지(解裘衣之), 옷을 벗고 불을 안는다는 뜻으로 재난을 자초함을 이르는 말을 해의포화(解衣抱火),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으로 미인을 이르는 말을 해어지화(解語之花),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라는 뜻으로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거나 사회적 정치적으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해현경장(解弦更張),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매실은 시기 때문에 이야기만 나와도 침이 돌아 해갈이 된다는 뜻으로 매실의 맛이 아주 심 또는 공상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음을 이르는 말을 망매해갈(望梅解渴) 등에 쓰인다.
▶️ 牛(소 우)는 ❶상형문자로 뿔이 달린 소의 머리 모양을 본뜬 글자로 소를 뜻한다. 뿔을 강조하여 羊(양)과 구별한 글자 모양으로, 옛날 중국에서는 소나 양을 신에게 빌 때의 희생의 짐승으로 삼고 신성한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글자도 상징적이며 단순한 동물의 모양은 아니다. ❷상형문자로 牛자는 '소'를 뜻하는 글자이다. 牛자의 갑골문을 보면 뿔이 달린 소의 머리가 간략하게 그려져 있었다. 갑골문에서부터 소전까지는 이렇게 소의 양쪽 뿔이 잘 묘사되어 있었지만, 해서에서는 한쪽 뿔을 생략해 '절반'을 뜻하는 半(반 반)자와의 혼동을 피하고 있다. 농경 생활을 하는 민족에게 소는 매우 중요한 동물이었다. 느리지만 묵직한 힘으로 밭을 갈거나 물건을 옮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한편 소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牛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제물(祭物)'이나 '농사일'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牛(우)는 성(姓)의 하나로 ①소(솟과의 포유류) ②별의 이름, 견우성(牽牛星) ③우수(牛宿: 28수의 하나) ④희생(犧牲) ⑤고집스럽다 ⑥순종(順從)하지 않다 ⑦무릅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 축(丑),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소의 젖을 우유(牛乳), 소의 뿔을 우각(牛角), 소와 말을 우마(牛馬), 소를 부려 밭을 갊을 우경(牛耕), 소를 잡는 데 쓰는 칼을 우도(牛刀), 소의 가죽을 우피(牛皮), 소 걸음이란 뜻으로 느린 걸음을 우보(牛步), 소의 궁둥이로 전하여 세력이 큰 자의 부하에 대한 비유를 우후(牛後), 소의 수컷으로 수소를 모우(牡牛), 소의 암컷으로 암소를 빈우(牝牛), 털빛이 검은 소를 흑우(黑牛), 소싸움 또는 싸움 소를 투우(鬪牛), 식용할 목적으로 사육하는 소를 육우(肉牛), 주로 일을 시키려고 기르는 소를 역우(役牛), 쇠귀에 경 읽기란 뜻으로 우둔한 사람은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이독경(牛耳讀經), 소가 물을 마시듯 말이 풀을 먹듯이 많이 먹고 많이 마심을 우음마식(牛飮馬食),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는 뜻으로 큰 일을 처리할 기능을 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 씀을 이르는 말을 우도할계(牛刀割鷄), 소가 밟아도 안 깨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의 견고함의 비유를 우답불파(牛踏不破), 소를 삶을 수 있는 큰 가마솥에 닭을 삶는다는 뜻으로 큰 재목을 알맞은 곳에 쓰지 못하고 소소한 일을 맡기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우정팽계(牛鼎烹鷄), 소 궁둥이에 꼴 던지기라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은 가르쳐도 소용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우후투추(牛後投芻),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