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곳곳에 벽화마을이 많다. 전주에도 자만동 일대의 골목과 남고산성 가는 길목에 벽화가 많이 그려져 있고, 통영의 동피랑은 대표적인 벽화마을이다. 브라질 리우에서 본 타일 벽화는 색다르게 다가왔다. 칠레 예술가인 호르헤 세라론이 시작하여 작고할 때까지 20년이 넘도록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타일로 계단을 장식해서 리우를 찾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한번은 이곳에 와서 인증샷을 남기고 가는 명소가 되었다. 처음 세라론은 빈민가의 허름한 계단에 근처의 공사장에서 모은 타일로 장식하다가 그 사실이 알려지며서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기부하면서 현재의 세라론 계단이 된 것이다. 산타 테레사 지역 사이 카르네이루 거리에 위치한 세라론 계단은 215개로 연결되어 있고, 높이는 125M, 그리고 세계의 60개 나라로부터 수집한 2천여개가 넘는 타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계단을 올라가는 곳에 각양각색의 벽화들이 그려져 있고, 세라론 계단 곳곳에 거리의 예술가들이 저마다의 작은 축제를 벌이고 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고, 한 사람의 엉뚱하다면 엉뚱하고, 창의적이다면 창의적인 생각이 도시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우리나라로 치면 달동네나 도시 빈민가를 새로운 명소로 만든 헤르헤 세라론은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 오고 가는 사람들을 맞고 있다.
“다시 옛날의 그 길을 거니네. 너무나 잘 아는 그 골목길을 이제는 텅 빈 채 버려진 옛사랑의 집에 들렀었네.
거기는 너무도 좁구나. 포장도 엉망이고 집들은 머리 위로 무너져 내리고 나는 서둘러 그곳을 떠나네.“
하이네의 <귀향歸鄕>이라는 시 구절 같은 골목을 세계적 명소로 만든 한 인간 위대하지 않은가?